# 119
SSS급 용병의 회귀
- 5권 14화
-키에에에엑!!
공기를 찢어발기는 것 같은 날카로우면서도 기괴한 그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녀석은 곧바로 아군을 향해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어림없지!"
그 전에 페이린이 빨랐다. 페이린은 곧바로 녀석이 있는 곳에 도착을 했다. 그와 동시에 녀석이 캐스팅하고 있는 마법을 모조리 캔슬 시켰다.
-키에에에엑!!
마나가 역류하는 고통을 느끼며 녀석은 붉은 눈동자로 페이린을 노려봤다. 그리고 다시금 마법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캔슬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동되었다.
"쯧쯧."
그렇지만 페이린은 시공간 마법을 사용해 그 마법을 따로 만든 공간에 가둬 버렸다. 그로 인해 페이린은 물론이고 아군에게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았다.
"백령 님. 넬을 결계가 있는 곳으로 데려오세요. 그리고 결계 작동시킬 준비를 하세요."
-알겠습니다.
페이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나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시전 시간이 제법 긴 만큼 막강한 위력을 가진 결계가 발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넌 나랑 함께 가자."
-키에엑!!
본 드래곤은 날갯짓을 하며 페이린을 공격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페이린은 곧바로 마법을 시전해 녀석과 자신을 마나로 감쌌다. 그런 뒤 페이린은 아군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본 드래곤과 함께 텔레포트를 했다.
33장. 본 드래곤
-키이잉!!
백령과 다른 하얀 여우 일족의 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에 새파란 마나가 일렁거렸다. 그것은 전쟁에서 조금이라도 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결계에서 흘러나오는 마나였다.
그 결계 하나에 무려 마법사들이 100명 이상이 투입되었다. 복잡한 술식을 가지고 있는 그 결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이 교대로 투입되었다.
그 덕분에 대부분 마나를 상당히 소모한 상태였고 모두들 마나법을 행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마냥 쉬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결계를 발동시키기 위한 준비가 끝난 지금, 그것을 곧바로 사용할 때가 왔기 때문이었다.
-키이잉!!
때마침 허공에서 새파란 빛이 일렁거렸다. 그와 함께 규모가 커다란 마법진이 생겨났고 두 개의 생물체가 나타났다.
하나는 몸 전체가 뼈로 이루어진 기괴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본 드래곤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그 녀석을 여기로 직접 데려온 장본인인 페이린이었다.
"당분간 공중 지원은 할 수 없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이곳을 마무리 짓고 갈 테니까 무리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페이린은 통신용 아티팩트를 사용해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모든 이들과 교신을 마쳤다.
본 드래곤이 활개를 치고 다니게 놔둘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녀석을 붙잡아야 했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페이린이었다. 그의 지원이 없으면 아군이 흑마법사를 상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다소 줄어들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크아아아앙!!
페이린과 함께 텔레포트가 된 본 드래곤은 크게 울부짖었다. 그 울부짖음에는 드래곤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피어가 담겨 있었다.
흑마법사가 만들어 낸 녀석은 드래곤의 종류에 속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피어를 담아 울부짖을 수 있었다.
그 피어를 듣게 되면 강인하지 못한 이들은 모두 무릎을 꿇으며 전의를 상실해 버리게 되었다. 또한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며 끝없는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그 공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드래곤이 피어를 거두는 것 혹은 드래곤과 비슷한 자가 마나를 흘려 깨워 주는 것뿐이었다.
"어딜!"
-파아아앙!!
페이린은 녀석이 울부짖는 곳에 시공간 마법을 사용했다. 그 덕분에 피어가 담긴 녀석의 울부짖는 소리는 멀리 퍼지지 못한 채 페이린이 만들어 낸 공간에 부딪쳐 소멸해 버렸다.
"아 참. 그리고 이거 돌려줄게."
페이린은 다시 한 번 손짓을 했다. 아까 전 녀석이 나타났을 때 사용했던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마법이었다.
그 마법은 온통 검은색의 뼈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창이었다. 그것이 현재 녀석의 눈앞에서 녀석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키에엑!!
녀석은 자신이 사용한 공격이 되돌아오는 것을 보며 황급히 마법을 사용했다. 자신이 사용했기 때문에 그 마법의 위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백령 님. 결계를 발동시키세요. 그리고 넬을 이곳으로 데려와 주세요."
-알겠습니다, 페이린 님.
백령은 허공에 떠 있는 페이린을 보며 통신을 할 수 있는 아티팩트에 대고 말을 했다. 그런 뒤 일족의 마법사들을 지휘해서 결계를 발동시켰다.
-우웅! 우우웅! 우우웅!!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술식들이 하나둘씩 발동을 하기 시작했다.
결계를 발동하기 위해 마법사들이 대략 100명 정도 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모두 결계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술식이 그려진 부적이 있었다.
그 부적에서 강렬한 마나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으며 곧 발동하기 시작하는 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와 하나가 되었다.
-그럼, 전 넬 님을 모셔 오겠습니다.
결계를 성공적으로 발동시킨 백령은 텔레포트를 사용해 이곳에서 벗어났다. 페이린만큼 마법을 잘 사용할 수는 없지만 그녀도 제법 강한 마법사였다.
-우웅! 우우웅!!
'조금 있으면 시작되겠군.'
본 드래곤이 자신의 공격을 막아 내고 있는 동안 페이린은 지상을 바라봤다.
아군이 발동시킨 결계는 곧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에 페이린이 화염의 진이 새겨진 부적들로 발동시킨 결계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결계였다.
인원이 많아야 발동시킬 수 있는 만큼 준비하는 시간도, 발동하는 시간도 제법 걸리긴 했다. 그렇지만 그런 만큼 위력도 강력했다.
-키이이잉!!
지상에서 결계가 완전히 발동되었고 새하얀 빛을 사방으로 뿜어냈다. 동시에 허공에 수많은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 마법진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으며 그것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키에에엑!!
본 드래곤은 주변에 펼쳐진 마법진들을 보며 뭔가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급히 자신도 마법을 사용했다. 본 드래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녀석이 사용하는 마법은 모두 뼈와 관련이 있는 마법이었다.
뼈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창들. 사람의 손과 비슷하게 뭉쳐 있는 뼈들.
그런 것들이 수백, 수천 개가 허공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일제히 페이린과 지상에 있는 아군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키이잉!!
본 드래곤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결계로 인해 완성된 수많은 마법진들이 발동되었다. 마법진에서는 커다란 불덩어리와 날카로운 얼음덩어리들, 거기에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거대한 바람과 바윗덩어리들이 생겨났다.
-콰콰쾅!!
-콰앙!!
아군이 만들어 낸 공격과 본 드래곤이 만들어 낸 마법이 서로 부딪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땅이 뒤흔들리기 시작했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말도 안 되는 열기가 주위를 가득 뒤덮었다.
-끼이익. 끼익. 끼이익.
한바탕 난리가 난 뒤 다친 아군은 없었다. 녀석 또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군이 만들어 낸 마법진의 대다수가 파괴되어 있었다. 그걸 보며 녀석은 기괴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는데 마치 페이린을 비웃는 것 같았다.
-키이잉!!
그와 동시에 지상에서 검은색의 불길한 마법진이 생겨났다. 마법진이 사라진 뒤 곳곳에 뼈로 이루어진 새장 같은 것들이 수없이 많이 나타났다.
-우르르!
잠시 후 그것들이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하나둘씩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기괴한 것들을 보며 지상에 있는 마법사들이 마법을 사용했지만 조금도 먹히지 않았다.
"귀찮게 됐네."
-키키킥. 끼이익.
페이린은 지상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페이린을 보며 본 드래곤은 공격을 하지 않고 그를 비웃었다. 그 비웃는 기괴한 소리를 들으며 페이린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검은색의 마법진에서 튀어나온 뼈들. 그것은 본 드래곤의 마법 중 하나였다. 녀석의 주특기라고 봐도 될 정도로 아주 성가신 마법이었다.
본 드래곤은 흑마법사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만들어 낸 걸작이었다. 물론 그것을 걸작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지만, 적어도 녀석들은 그것을 걸작이라고 생각했다.
거대한 몸집과 드래곤과 비슷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 어지간한 마법에는 내성이 있었으며, 마나도 거의 무한에 가까웠다. 더불어 드래곤이 가지고 있는 피어도 사용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녀석이었다.
드래곤들은 보통 그 일족에 맞는 마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로 들면 레드 드래곤은 불에 관련된 마법을 주로 사용했으며 그것은 인간이 따라 할 수 없는 그들만의 권능과도 같았다.
본 드래곤도 이름에 걸맞게 뼈와 관련된 마법을 사용했다. 그런 녀석의 특기 중 하나가 바로 뼈를 이용한 골렘을 소환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뼈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골렘의 형태가 되었다.
골렘이라고는 하지만 덩치가 2m를 넘지 않았다. 다만 녀석은 본 드래곤의 성질을 그대로 물려받아 마법에 내성이 있었다.
그 때문에 아군의 마법사들이 아무리 마법을 사용해도 녀석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또한 그것 때문에 현재 결계를 발동시키고 유지하고 있는 인원들의 배열이 흐트러졌다.
배열이 흐트러진 것은 고스란히 결계에 영향을 주었고, 결국 허공에 생겨난 수많은 마법진들의 대다수가 파괴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에도 이 녀석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팠었다. 녀석 때문에 수많은 아군이 희생당했었다.
하지만 페이린은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네가 지금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키키킥.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괴한 목소리로 녀석은 답을 했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분명 자신이 이긴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야. 네가 이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키킥?
페이린은 말을 마친 뒤 조용히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이미 시공간 마법을 여러 개 완성을 해 둔 상태였다. 그 시공간 마법들 안에는 아군이 퍼부었던 수많은 공격들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었다. 또한 녀석이 멋모르고 쏘아 보낸 강력한 마법들도 함께 있었다.
-딱.
페이린은 가만히 손가락을 튕겼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페이린이 만들어 두었던 공간들이 일제히 해제되었다. 공간 안에 있던 여러 가지 강력한 마법들은 모두 본 드래곤을 향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뭐라고 할 사이도 없이 미친 듯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커다란 폭발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와 함께 페이린은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페이린 님. 넬 님을 모셔 왔습니다.
마법을 준비하고 있을 때 백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지상을 바라보니 수많은 정령을 거느리고 있는 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넬. 저것들 모조리 쓸어버려. 그리고 아군을 절대적으로 보호해."
-알겠어. 맡겨만 줘!
본 드래곤이 소환을 한 골렘들을 아군들은 상대를 할 수 없어 난감하던 참이었다. 때마침 넬이 등장했고 전세는 역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