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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용병의 회귀-117화 (117/131)

# 117

SSS급 용병의 회귀

- 5권 12화

-서걱! 서걱!

파야가 쥐고 있는 두 자루의 단검이 허공에 빠른 속도로 선을 만들어 냈다. 오러를 겨우 다루던 파야는 이제 오러 블레이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녀가 쥐고 있는 단검은 길이가 제법 짧지만, 오러 블레이드로 인해 제법 길이가 길어진 상태였다.

한 자루의 검은 검날이 위로 가도록 잡고, 나머지 한 자루의 검은 역수로 쥐고 있는 상태. 그런 상태에서 파야는 빠르게 움직여 눈앞에 있는 흑마법사들을 베어 나갔다.

"녀석들을 막아라!!"

갑작스러운 기습에 흑마법사 녀석들은 많이 당황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녀석들은 수인들을 상대로 제법 잘 버티고 있었다.

녀석들은 왕국과 대도시 근처에서 신관들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로 이곳 북쪽으로 은밀히 이동을 했었다. 그리고 원래 이곳에서 거주하며 흑마법을 연구하던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흑마법사들은 하나로 뭉쳤다. 녀석들은 이곳만큼은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곳곳에 흑마법으로 함정을 만들어 두거나, 재료로서 명을 다한 시체를 이용해 좀비를 부렸다.

그것들이 현재 파야를 비롯한 수많은 수인들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좀비라고 하면 본래라면 상대하기 제법 쉬운 편에 속했다. 이미 생을 마감한 시체는 곳곳이 썩어 심한 악취를 풍겼다. 그 때문에 살아 있을 때와는 다르게 본래의 힘을 사용하지 못하는 녀석들이 대다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죽었기 때문에 골격이 뒤틀려 있고 뼈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뼈가 존재하지 않는 녀석들도 종종 있었다. 거기에다가 녀석들의 움직임은 둔했고 팔을 휘두르거나 다리를 휘두르는 등 공격을 하더라도 그 위력이 미미한 편이었다.

결정적으로 녀석들은 불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본래 생물이라는 것은 불에 타기 마련이다. 그것을 이미 잘 알고 있는 파야였다. 오러 블레이드로도 녀석들을 베어 버릴 수 있지만, 그것보다 쉬운 방법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었다.

"모두 제 곁으로 모여요!"

다른 전투를 하는 인원들을 제외하고 파야 근처에 있던 수인들은 그녀를 향해 모였다. 그와 함께 좀비들도 점점 포위망을 좁혀 왔다. 그 상태에서 파야는 품속에서 한 장의 부적을 꺼냈다.

그 부적은 꽤나 뜨거운 기운이 깃들어 있어 만지는 것만으로도 열기가 느껴졌다. 파야는 그 부적을 망설임 없이 찢어 버렸다.

-파아앙!!

"크윽."

그녀가 부적을 찢어 버리자 강력한 마나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와 함께 주변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숨을 쉬는 것도 힘들 정도로 뜨거운 공기가 주위를 뒤덮었다.

-콰앙! 콰앙! 콰아아앙!!

-퍼엉!! 퍼엉!!

-화르륵!!

잠시 후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파야가 찢어 버린 부적은 페이린이 직접 만든 부적 중 하나였다. 이전에 페이린이 사용했던 화염의 진 같은 계열의 마법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불의 힘을 가지고 있는 마법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곳곳에서 화염이 솟구치며 좀비들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하하...... 역시 페이린은 대단해."

파야는 주변의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페이린이 없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파야는 마냥 놀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도 나름대로 강해졌고 소드 마스터 정도의 경지에 올라, 오러 블레이드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 정도로 강해졌는데도 페이린의 강함은 그녀로서도 그 끝을 알 수가 없었다.

"이거 분명 줄 때 대충 만들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파야는 페이린에게서 부적을 받을 때를 떠올리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분명 부적을 주면서 그랬었다. 대충 만들었기 때문에 성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전쟁 중이었다. 물론 이제 막 시작을 했지만 그래도 전쟁 중이었다. 그것도 인류의 존망이 걸린 말도 안 되는 전쟁.

그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물자를 준비하는 데 하나하나 꼼꼼하게 준비를 하면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기에 페이린은 부적을 대충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물건은 다른 사람의 눈에는 절대 대충 만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사방에서 불길이 솟구치며 마치 화염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을 하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순식간에 주변은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로 뜨거운 공기로 뒤덮여 버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부적이 대충 만든 것이라고 하면 그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녀석들을 한 놈도 놓치지 마요!"

불길이 사그라지고 뜨거웠던 기운도 가라앉았다. 몇몇 흑마법사들은 지금 눈앞에 벌어진 사태를 도저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제법 많은 숫자의 좀비들이 짧은 시간에 모조리 재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아직 파야가 발동시킨 부적의 영향이 조금 남아 있었다. 남아 있는 불길은 태워 버릴 것이 없어 목표를 흑마법사들로 바꿔 날아들었지만, 녀석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그 틈을 타 파야는 빠르게 녀석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것을 신호로 다른 수인들도 모두 눈앞의 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어나라!!"

그때 한 흑마법사가 모두가 들리도록 크게 외쳤다. 녀석은 흑마법사들 중에서도 제법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었다. 그 녀석이 외치자 불에 타 재가 되어 버렸던 좀비들이 다시금 일어났다. 정확히는 좀비가 아니었다.

강령술 중에서도 제법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마법. 온몸에 조그마한 살덩어리 하나 없이 뼈로 이루어진 병사들이 생겨났다.

녀석들은 모두 손에 칼이나 창 따위의 무기를 쥐고 있었으며 좀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와 강한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스켈레톤? 젠장......."

좀비는 불로 태워 버리면 죽일 수 있다는 확실한 약점이 있었다. 그에 비해 스켈레톤은 죽여도, 죽여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녀석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은 시전자를 죽이는 것이다. 아무리 불사의 몸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들은 시전자의 몸에서 마나를 받아 움직이며 그 명령을 따르는 녀석들이니 말이다.

"칫. 저 녀석은 내가 상대한다!"

"다녀오십쇼!"

"뼈다귀 녀석들은 저희가 맡고 있겠습니다!"

다른 수인들이 스켈레톤을 맡고 있을 때 파야는 그것을 소환한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녀석을 향해 공격을 하려고 할 때 곳곳에서 튀어나온 흑마법사들과 스켈레톤들이 방해를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솜씨 좋은 다른 수인들이 나타나 파야를 고스란히 흑마법사에게 보내 주었다. 그 덕분에 파야는 빠르게 스켈레톤들을 소환한 흑마법사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긴말하지 않아. 죽어!"

"크큭. 무슨 배짱인지 모르지만 죽는 건 네 녀석들이다! 조금만 있으면 그분이 오실 것이다. 그분이 오면 너희들은 모두 끝나!!"

"그 전에 네 목숨부터 받아 가 주지!"

파야는 오러 블레이드가 휘감긴 두 자루의 단검으로 녀석을 향해 힘차게 휘둘렀다.

-카앙!!

흑마법사는 마법을 이용해 파야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아 냈다. 공격을 막아 내며 녀석은 자신이 이겼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번의 공격을 막은 것뿐이지만 그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했고 자신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씨익.

하지만 그건 녀석의 착각이었다. 파야의 공격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한 번의 공격 이후로 그녀는 빠르게 움직이며 무수히 많은 공격을 퍼부었다.

'......? 뭐야?'

흑마법사는 공격을 막아 내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때문에 녀석은 의문을 가지며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파야에게 먹히는 마법은 단 하나도 없었다.

-서걱! 서걱!

파야의 단검. 그 두 자루에는 모두 오러 블레이드가 깃들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을 모두 베어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파야는 이전에 페이린에게서 습득형 아티팩트를 받아 그것을 사용해서 속보(速步)를 배웠었다.

페이린이 사용하는 신속과 비슷한 정도의 능력. 그 기이한 움직임에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들은 거의 다 그녀를 맞출 수가 없었다. 더불어 그 기이한 움직임 때문에 전투는 파야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마치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 움직임에서 나오는 강력하면서도 묵직한 공격.

그 공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적게는 수 번에서 많게는 수십 번까지 생겨나 흑마법사를 압박했다.

-쩌적!

"크윽!"

그리고 마침내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에 조그마한 금이 갔다. 녀석의 몸을 막아 주던 방어 마법이 금이 간 것은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파야는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더욱더 거세게 공격을 퍼부었다.

-쩌적! 쩌적! 쨍그랑!!

"하아!!"

얼마 가지 못하고 녀석의 방어 마법이 완전히 박살 나 버렸다. 동시에 녀석이 가지고 있는 마나 또한 모두 바닥이 나 버렸다.

-서걱!

결국 녀석은 공격다운 공격 하나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채 파야의 공격에 목이 잘려 버렸다. 파야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녀석을 확실하게 죽이기 위해 심장에도 단검을 찔러 넣었다.

-털썩.

결국 녀석은 바닥에 쓰러졌다. 녀석의 시체는 곧 새카만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흩날리며 사라졌다.

-털썩!

-풀썩!

-후두둑!

그와 함께 주위에 있던 스켈레톤들도 힘을 잃고 하나둘씩 쓰러졌다. 시전자가 죽었기 때문에 더 이상 마나를 공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마나를 가지고 있는 녀석들도 수인들이 모두 처리를 했다. 스켈레톤은 마나를 공급해 줄 이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불사의 힘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 녀석을 처리하는 것은 좀비를 상대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다친 자는 후방으로 보내 치료를 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간단하게 정비 후 진격한다!"

"예! 알겠습니다!"

모두 한 성격 하는 용병들이지만 모두 파야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을 했다. 나인 테일이 파야에게 지휘권을 넘겨준 것도 있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그녀 때문이기도 했다.

용병들에게는 성별을 떠나 강한 힘을 가진 자를 존경하고 따르는 것은 예의였으며 당연한 일이었다. 그 때문에 모두들 파야에게 어떤 불만도 가지지 않은 채 그녀의 말대로 행했다.

부상을 입은 이들은 후방에 대기하고 있는 신관들이 치료를 맡았다. 간단한 상처는 그들의 힘으로 치료를 하고, 상처가 깊으면 페이린의 특제 회복 포션을 이용했다.

-파야. 거긴 잘 끝났어요?

파야의 귓가에 페이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만든 통신용 아티팩트였다. 목걸이의 형태였는데 그것을 착용한 것으로써 페이린과 통신을 할 수 있었다.

"어, 여긴 모두 끝났어. 이제 앞으로 더 진입할게."

-조금만 기다려요.

잠시 기다리라는 페이린의 말이 들려왔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멀리 보이는 여러 건물들에 불덩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군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녀석들을 빠르게 일망타진하기 위한 페이린의 공중 지원이었다.

-됐어요. 이제 앞으로 나아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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