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SSS급 용병의 회귀
- 1권 18화
'오오! 드디어!'
간간이 나타나는 슬라임들을 잡으면서 페이린은 경험치를 올렸고 결국 50이 되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신속 : 50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사용자의 신체 능력에 비례하여 그 속도가 증가하며 '민첩' 스텟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숙련이 되면 잔상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50이 되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술. 그 이름은 '신속'이었다. 아주 심플한 이름이다. 그리고 이름 그대로 효과 또한 아주 간단했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낼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었다. 이것을 이용하면 검이나 창 등을 이용한 근거리 공격이 더욱 강력해졌다. 그리고 마법에 응용을 하면 마법 또한 더욱 강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사용할 방법이 많고 좋은 기술이었다.
-스르륵. 스르륵.
"후후."
마침 신속을 배우고 나니 슬라임들이 몰려왔다. 페이린은 아까 전 얻었던 롱소드를 검 집에서 뺐다. 날카로운 예기가 서린 검날을 보며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검을 쥐고 손목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그러는 중에 전방에서 슬라임들이 오고 있었다. 그 숫자는 다섯 마리였다.
'저 정도면 마법이 없어도 충분하겠지.'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해서 슬라임들을 학살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경험치가 쏠쏠하게 들어와서 빠르게 레벨을 올리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스킬 신속을 얻었기 때문에 사용해 보고 싶었다. 과거에 자주 사용한 기술이었지만 지금 이맘때는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그 때문에 과연 지금의 능력으로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신속.'
-파아앙!!
"뭐, 뭐야?!"
페이린은 순식간에 지면을 박차고 앞으로 튕겨지듯이 달려 나갔다. 너무 빨라서 파야는 놀라 소리쳤고, 데일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봤다.
6장. 던전 클리어
-서걱! 서걱!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 나간 페이린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예기를 가진 롱소드는 슬라임들의 몸 이곳저곳을 가볍게 베어 냈다.
-스륵! 스르륵!
상처를 입은 슬라임들이 분노하며 페이린에게 달려들었다. 지금까지 그들은 멀리서 페이린의 마법에 허무하게 핵이 깨져 버려 목숨을 잃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달랐다. 몸이 약한 산성으로 덮여 있으며 일반적인 몬스터들과 달리 액체와 고체의 중간 정도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슬라임이었다. 원거리 공격에는 약하지만 근접전에는 상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녀석이었다.
녀석들은 그 이점을 살려 순식간에 페이린을 둘러쌌다. 그 상태에서 녀석들은 자신들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씨익.'
순간이지만 페이린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신속을 사용해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와 함께 페이린이 쥐고 있는 롱소드가 허공을 갈랐다.
-촤악! 촤악! 촤악!
페이린의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슬라임들의 몸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녀석들은 페이린에게 어떤 공격도 가할 수 없었다.
슬라임들은 몸이 재빠른 녀석들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신속을 사용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페이린을 공격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서걱! 서걱!
-경험치가 1,000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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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칼질에 두 마리의 슬라임의 핵이 반듯하게 잘렸다. 순식간에 두 마리가 목숨을 잃어버렸다. 이제 남아 있는 건 세 마리였다.
'아직 검을 사용하기에는 효율이 좋지 않은 것 같네.'
마법은 원거리 형식이었기 때문에 녀석들의 핵을 단번에 꿰뚫어 버릴 수 있었다. 다만 아직 오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슬라임을 일격으로 끝내 버릴 수가 없었다.
또한 지금은 과거의 기억을 살려 검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맘때의 페이린은 몸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근육은커녕 움직임도 과거의 그에 비하면 상당히 둔했다.
그나마 전투를 하는 감각은 실전으로 조금은 찾아 두었지만 역시 과거에 비해서 한참 모자랐다.
-키이잉!!
페이린은 순간 체내에 존재하는 마나를 검에 모았다. 마나에 조금 더 반응을 하는 롱소드는 일반적인 검과 달랐다. 확실히 마나를 더 쉽게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오러는 완성되지 못했다.
'역시 오러는 사용할 수가 없는 건가.'
마법사의 마나와 오러를 사용하기 위한 마나는 비슷하면서도 뭔가 달랐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존재하는 마나를 사용해서 서클을 만들었다.
그에 비해서 오러를 만들기 위한 마나는 사람마다 각기 존재하는 체내의 마나를 이용했다. 그것도 자연의 마나를 받아들여 늘릴 수 있지만 서클이 있는 지금 오러를 사용하기 좋은 마나를 만들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페이린이 익힌 마나법은 마법사의 서클도 더 쉽게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오러를 만들기 위한 마나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최고의 마나법이었다.
개량에 개량을 거쳤고, 개량을 한 것이 다름 아닌 검과 마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페이린 본인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아직 과거의 힘을 다 얻지 못했기 때문에 오러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검에 마나를 불어넣는 것이 오러지만, 기사들이 사용하는 것은 미묘하게 다르고 복잡하며 본질이 달랐다.
그렇기에 보통 마법과 검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검사가 마법을, 마법사가 검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서로가 가진 마나가 호환이 되지 않다는 점이 가장 컸다.
마법사의 마나가 아무리 많아도 오러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지만, 오러보다 효율이 좋지 않았다. 기사들 또한 자신들이 가진 마나로 마법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마나가 많이 소모되는 등 좋지 못했다.
'이 도시에서 볼일이 끝나면 곧바로 그 힘을 얻으러 가야겠어. 쳇.'
과거에 페이린은 두 가지의 힘을 모두 얻었었다.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 검을 사용하게 해 주는 힘을 따로 얻었기 때문에 검과 마법 모두를 사용할 수 있었다.
-서걱! 서걱!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눈앞에 남은 슬라임들을 정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순식간에 세 마리의 슬라임들은 페이린의 롱소드에 의해서 핵이 절단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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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대체 못하는 게 뭐야?"
시스템의 메시지가 나타났을 때 파야가 크게 당황하며 페이린에게 물었다. 그녀의 말에 페이린은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용병이잖아요."
"아니. 용병이라 하더라도......."
"마법을 사용해서 신체를 강화시켰어요. 마침 검도 생겼으니 실험을 해 보고 싶었거든요."
"방금 그 움직임이 정말 마법 때문이었다고?"
"네."
파야는 페이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사용할 때에도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용했던 페이린이었다. 검을 쓸 수 있냐고 물었을 때에도 할 수 있다고 답을 했었다.
'대체 이 꼬마 마법사는 얼마나 강한 거야?'
파야는 겉으로는 납득을 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전혀 믿지 못했다. 마법도 수준급이었지만 검술 또한 누구에게 배운 것처럼 정교하고 허툰 움직임이 없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신속을 제대로 이용하기에는 힘이 부족해.'
반면 페이린은 방금 전 슬라임에게 사용해 봤던 신속을 떠올리며 가만히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신속이 생긴 이후부터 큰 성장을 했었다.
분명 이맘때에는 사용할 수 없던 힘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지능과 마력을 올리는 데 신경을 썼기 때문에 근접전이 약한 건 당연했다.
힘이 낮아 단번에 베어 버리는 것이 불가능했고, 민첩이 낮아 신속의 이점을 살리기가 힘들었다. 남들의 눈에는 대단하게 보이겠지만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신속을 사용했었던 페이린은 성에 차지 않았다.
게다가 아직 오러도 사용할 수 없으니 당분간은 근접전을 펼치지 않기로 했다. 굳이 검을 사용하지 않아도 마법만으로 충분하니까.
또한 자신은 지금 검의 정령과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검의 정령이 전방을 맡아 주면 자신은 후방에서 마음껏 마법을 난사할 수 있었다.
"다 정리했으면 출발하죠."
이전과 마찬가지로 파야가 앞장을 섰고 그 뒤를 페이린과 데일이 따라갔다. 그렇게 일행은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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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나타나는 슬라임들은 모두 페이린이 정리를 했다. 그러면서 레벨이 올랐을 때 페이린은 힘과 민첩에 조금씩 투자를 했다.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를 하기 위함이었다.
마나법을 행해서 마나를 쌓아 마력 스텟을 올릴 수 있듯이 힘과 민첩 그리고 지식 또한 각기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힘은 근력 운동을 하면 증가했고, 민첩은 몸을 날렵하게 하는 움직임을 자주 하다 보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지식은 책을 읽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증가했다.
세 가지 모두 지금 던전에서는 행할 수 없는 것이기에 페이린은 입맛을 다시며 간간이 덤벼 대는 슬라임들을 처리했다.
"아무래도 이 던전, 2층이 끝인 것 같아."
"그런 것 같네요."
파야는 주위의 함정을 모두 해제하며 말했다. 페이린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이미 과거의 경험으로 이곳이 2층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어느덧 일행은 몬스터들이 오지 않는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안전지대의 앞에는 결계가 하나 쳐져 있었다. 그것을 보며 페이린은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하나의 결론을 냈다.
'보스다.'
던전을 지키고 있는 보스 몬스터가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그 공간은 보스 몬스터가 존재하면 자연적으로 결계가 생겨났다. 안전지대와 마찬가지로 보스 몬스터는 결계를 뚫고 나올 수 없었다.
'던전이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걸 생각하면 참 묘하단 말이지.'
던전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가 없었다. 공간은 만들 수가 있다 하더라도 그 안에 존재하는 몬스터가 죽으면 다시 몬스터가 태어나게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던전은 정말 신기한 곳이었다. 던전을 탐험하는 이들도 그것에 대해서 연구를 했지만 알아낸 것은 없었다.
'신이 만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지.'
누구는 신을 믿을 것이고, 누구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신이라는 이름 말고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페이린은 신에게서 시스템의 힘을 받았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신이 가진 전지전능한 힘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