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용병의 회귀-13화 (13/131)

# 13

SSS급 용병의 회귀

- 1권 13화

'대단해.......'

비약의 효과는 다행히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그동안에도 마력 스텟이 증가한다는 시스템의 메시지는 계속되었다. 동시에 체내에 마나가 쌓여 가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을 느끼며 페이린은 속으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집중을 했다. 지금도 많은 마나를 쌓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마나를 쌓기 위해서.

'이제는 서클을 만들자.'

아직 페이린의 몸속에 있는 서클은 한 개에 불과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가늘고 긴 서클에 비해서 제법 그 크기가 굵어졌다. 그래봤자 1서클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페이린은 넘치는 마나를 이용해 하나의 서클을 더 만들기로 했다. 마나법을 할 때보다 집중을 하며 체내의 마나를 이용해 서클을 쌓았다.

서클이라는 것은 개념을 설명하자면 상당히 길었다. 요점만 말을 하면 마법사들의 강함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었다.

서클이 높으면 당연히 강력하고 유용한 마법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낮은 서클이 약하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서클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마나의 양을 나타내는 것이다.

마나의 양이 늘어나면 당연히 마나가 많이 소모되는 고위 마법들도 충분히 사용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클이 늘어나면 그만큼 마나가 순환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여러 모로 좋아졌다.

-키이잉!!

마나를 소모하며 서클을 쌓고 있는 페이린의 몸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정확히는 서클이 위치한 심장 근처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빛은 한동안 방 안을 밝게 비출 정도로 커졌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곧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2서클이 되었습니다.

-지능과 마력이 +20 상승합니다.

-마나를 조금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마나를 회복하는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집니다.

"후우......."

그렇게 페이린은 2서클이 되었다. 시스템의 힘까지 합친다면 아마 3서클 마법사와 비슷한 마나의 양일 것이다. 추가적으로 스텟도 상당히 증가하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스크롤을 만들까."

페이린은 먼저 종이 한 장을 집었다. 종이는 손바닥만 한 정도로 작았다. 큰 종이도 있지만 일부러 휴대하기 쉽게 작은 종이를 택했다. 또한 낮은 서클의 마법이기 때문에 큰 종이는 필요하지 않았다.

종이를 펼친 뒤 페이린은 조금 고민을 했다. 마나의 양만 놓고 본다면 3서클의 마법도 스크롤로 만들 수 있었다. 1, 2서클과는 다르게 3서클부터는 본격적인 마법들이 많았다.

"불? 물? 바람? 어느 걸 사용하지."

모든 속성을 사용할 수 있는 페이린은 어느 것을 새길지 고민했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속성들 모두 던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들이었다.

던전은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동굴과 비슷했다. 그렇기 때문에 던전 내부를 박살 내지 않을 정도의 마법이라면 어느 것을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흐음. 무난하게 파이어 볼을 새길까."

파이어 볼은 이름 그대로 불 속성의 동그란 형태를 가진 마법이었다. 1:1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매직 애로우와는 달리 나름대로 범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위력도 괜찮았다.

페이린은 곧바로 종이에 파이어 볼을 새겼다. 스크롤을 만들 때 그는 마법의 술식에 약간의 변형을 가했다.

보통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불덩어리였다. 거기에 변형을 해서 총 다섯 발의 파이어 볼을 만들고 그것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과거에 이미 많이 해 본 것이라 어렵지 않게 스크롤로 만들 수 있었다.

-파이어 볼 마법 스크롤을 제작했습니다.

-새로운 스킬 '스크롤 제작'을 자각했습니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한도 내의 마법을 스크롤에 새길 수 있습니다.

-스크롤 제작에 소모되는 시간이 절반 감소합니다.

-자신이 만든 스크롤의 위력이 10% 증가합니다.......

스크롤 하나를 만들자 시스템의 메시지와 함께 과거에 가지고 있던 패시브 스킬 중 하나인 스크롤 제작 스킬이 생겼다. 말 그대로 스크롤을 만드는 스킬이지만 자신이 만든 스크롤의 위력이 더 증가한다는 부가적인 옵션이 있었다.

그 때문에 한때는 마법을 사용하기보다 스크롤을 제작해서 왕창 가지고 다녔다.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스크롤을 사용하는 편이 더욱더 강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많은 스크롤을 챙겨도 일회성이기 때문에 사용하다 보면 금방 소모해 버린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서클이 오르고 나서는 마법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간단해서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페이린은 나머지 종이에도 모두 파이어 볼 마법을 새겼다. 간간이 다른 속성의 마법도 몇 개 정도 새겼지만 주로 파이어 볼을 새겼다. 그 이유는 파이어 볼이 사용하기에 가장 간단한 마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완성된 스크롤을 페이린은 잘 말아 끈으로 묶었다. 그런 뒤 로브의 안쪽 주머니에 잔뜩 넣어 두었다.

'나중에 로브를 바꾸든가 해야지.'

지금 입고 있는 로브는 안주머니가 많지 않았다. 마법사들이 로브를 선호하는 이유는 보통 안주머니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었다. 스크롤을 넣거나 포션이나 비약들을 넣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 선호했다.

"혹시 모르니까......."

페이린은 남아 있는 약초들을 바라봤다. 비약을 만들기 위해 대부분 사용해서 남아 있는 것들은 해독초나 상처를 치료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것들뿐이었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포션을 만들기로 했다. 자신이라면 다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만일 다친다 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과거의 전성기에 비하면 힘이 턱없이 모자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파야와 짐꾼 한 명도 같이 갈 것이다. 미리 대비를 해 두는 편도 나쁘지 않았다.

페이린은 남은 약초들을 한데 모았다. 그리고 혹시 몰라 남겨 두었던 최하급 마정석 몇 개를 가져왔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물과 함께 잘 섞고 마나를 흘려 넣었다.

비약과는 달리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료도 부족했지만 포션을 만드는 데 연금술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최하급 포션을 완성하셨습니다.

약 5분 정도 재료를 섞자 포션이 완성되었다. 시중에 파는 것과 효과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완성된 포션을 시장에서 사 온 작은 병에 나눠 담았다. 재료도 부족했기 때문에 고작 두 개가 다였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배낭에 잘 챙겨 두었다.

이것으로 내일 던전으로 갈 준비는 대충 끝난 셈이었다.

"더 빠뜨린 것이 있을까?"

페이린은 더 챙길 것이 있나 잠시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더 챙길 것은 없었다. 짐꾼을 데려가니 식량이나 물 정도는 그가 알아서 챙길 것이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신관이 있다면 이런 준비도 사실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작은 도시에는 신관이 없었다. 게다가 신전 밖으로 나오는 것도 상당히 드물었다.

어쩌다가 마을에서 신관을 만나는 날은 큰일이 났다는 뜻이었다. 신관이 나서야 할 정도로 커다란 일은 사실 드물었지만 과거에는 수없이 많이 봤었다.

"그 망할 놈들을 어떻게 잡을까."

세상에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흑마법사들도 그 길에 발을 들여놓는 이유가 참으로 다양했다.

사랑하는 연인이 죽어서 흑마법을 배워 되살아나게 하고 싶다든지, 자신을 따돌렸던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흑마법을 배운다든지.

"지금 생각해 보면 완전 또라이들 아냐?"

흑마법사는 타인의 목숨을 취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녀석들 중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놈들을 찾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아마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무방했다.

"녀석들이 완전 미쳐서 자기들의 나라를 세우려다가 안 되니까 마왕을 소환했었지. 하. 빌어먹을 놈들."

자신들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

그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도 힘들었다. 막말로 조그마한 단체 하나 만드는 것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녀석들은 남의 생명을 착취해서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문에 결국 마족들이 나타나고 마지막엔 마왕까지 나타났다.

"이번에는 녀석들, 반드시 뿌리까지 싹 다 뽑아 버린다. 잡초 같은 새끼들."

과거에 그렇게 많은 흑마법사들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은 계속해서 나타났다. 잡초같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녀석들은 그들이 가진 마법 때문이었다.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 그 대가로 힘을 얻는 금지된 마법.

바로 리치였다. 리치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영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멍청한 녀석들은 마지막에 리치가 되어 더욱 귀찮게 했었다.

"에휴."

흑마법사에 대한 것을 생각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짜증 났다. 결국 페이린은 저녁을 먹을 때까지 마나법을 행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마나법을 해서 마나를 조금이나마 체내에 쌓아 두는 것뿐이었다.

5장. 던전 탐험

'던전이라. 오랜만에 파야 녀석의 함정 해체 솜씨를 볼 수 있겠네.'

파야는 수인들 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했다. 대다수의 함정을 외우고 있었다. 또한 함정을 해제하는 방법은 그녀에게 있어서 숨을 쉬는 것과 같이 간단한 일이었다.

그녀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춰 던전을 돌 것을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과거 이 던전을 갈 때에는 그저 짐꾼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미 과거에 그녀와 많은 던전들을 탐험했었다. 회귀를 한 자신은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뭐. 모르는 편이 낫겠지?'

페이린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정보 창을 열었다.

-이름 : 페이린

-레벨 : 20

-스텟 : 힘 5

지능 95

민첩 10

체력 10

마력 110

-칭호 : 회귀자 - 경험치 및 숙련도 두 배 증가

-직업 : 2클래스의 D급 용병

'다녀와서 3서클로 올라가도 되겠는데.'

심장 근처에 두 개의 서클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나는 3서클에 근접하고 있었다. 아마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오면 3서클로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한 뒤 페이린은 배낭을 메고 용병 길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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