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SSS급 용병의 회귀
- 1권 3화
-마나법으로 인해 마력이 1 증가합니다.
마나법을 어느 정도 하고 있으니 시스템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력이 1이 증가했다는 간단한 문구였다. 그것을 확인한 페이린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시스템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아주 간단하면서도 커다란 차이.
그것은 바로 스텟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마나법을 하는 것으로 스텟이 올라갔다.
1의 수치는 별거 아니지만 당장 10 정도만 늘어나도 1서클이 아닌 2서클 정도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비록 얇고 가는 서클이 하나뿐이었지만 점점 마나법을 해서 마력을 올리면 서클이 하나여도 2서클의 힘을 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의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괜히 신이 준 힘이 아니었다.
'흐음. 그나저나 이젠 뭘 해야 할까.'
과거에 이리저리 되는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마땅히 할 만한 것이 없었다.
마왕이라는 녀석에게 한 방을 먹여 주기 위해서라도 강해져야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그뿐이었다.
강해지기 위한 방법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이미 강해지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했었다. 당장 마나법을 한 것도 시스템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해지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한 것이다.
'다시 용병이 되는 게 나을까?'
페이린은 과거 용병으로서 살았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 세계의 용병이라는 직업은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었다. 그리고 용병들의 세계는 오로지 무력으로 결정되었다.
용병들이 가지고 있는 등급도 개인의 무력에 따라서 나뉘어졌다. 가장 최하위급인 E급부터 가장 높은 등급인 SS등급까지 힘의 차이는 다양했다.
과거 페이린도 SS등급의 용병까지 올라갔었다. 그렇지만 페이린의 힘은 같은 SS등급의 용병이라 하더라도 비교를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S를 하나 더 붙인 유일한 SSS등급을 얻었다.
페이린이 용병 일을 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마탑에서 쫓겨나 겨우겨우 용병이 되었지만 등급도 받지 못해 허드렛일을 했었다.
가장 최하위 등급인 E급을 얻어도 할 수 있는 의뢰는 없다시피 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짐을 들거나 전리품을 수거하는 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하지 못하면 당장 생계가 어려웠기 때문에 꾹 참으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페이린은 거친 용병들의 세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웠다.
'그때 얼마나 개고생을 했었더라.'
용병 일을 하던 때를 떠올리며 페이린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더욱더 많은 구박을 받았었다. 밥을 먹지 못할 때도 많았다.
그런 용병 생활을 하며 페이린은 하나의 말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힘 있는 놈의 말이 법이다」. 명언이란 말이지.'
용병들의 세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었다. 힘이 없는 자는 힘이 있는 자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비단 용병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그래. 일단은 용병이 되자. 과거에도 그랬듯이. 마왕을 막기 위해서 최강의 용병이 되는 거야.'
생각을 마친 페이린은 이번 생도 용병이 되기로 했다. 가장 강한 힘을 가진 SSS등급의 용병으로.
용병이 가진 이점은 자유롭다는 것 하나뿐이었다. 그 이점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상인들 못지않게 돈 냄새를 잘 맡기도 하는 것이 용병이었다. 물론 힘이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강한 용병들은 상당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보통 B급 이상 되면 기사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A급 혹은 S급 정도가 된다면 귀족들에게 찾아가 작위를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용병이라는 직업은 자신의 힘을 증명해 보이는 유일한 직업이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말은 쉽지.'
강해지면 모든 것을 얻는 것.
말로 내뱉는 것은 쉽지만 정작 그것을 이루는 것은 어려웠다. 과거 페이린도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 용병이 되었다. 싹수가 노래서 강해진 경우는 아니었다.
먹고살기 위해 검을 휘두르다 보니 몸에 하나둘씩 상처가 생겼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을 몇 번 겪으니 짬밥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A급 용병이 되어 있었고, 이후 S급, SS급을 넘어 SSS급이 되어 있었다.
'그래. 일단은 용병이 되고, 과거의 힘을 되찾는 데 집중을 하자.'
결국 페이린은 용병이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용병이 되는 방법은 의외로 까다로웠다. 그들의 시험을 통과하거나 큰돈을 내는 두 개의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돈이 없던 페이린은 시험을 보는 걸 택했지만 그 시험도 상당히 만만치 않았다.
'늑대들을 잡는 거였나?'
이곳. 그러니까 페이린이 현재 있는 곳은 작은 도시였다. 그리고 그 주위는 상당히 많은 숲이 존재했다. 그 때문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고블린이나 늑대들이 많이 출몰했다.
용병 길드에서 주는 시험은 그 늑대들을 잡아 오는 것이다. 과거 힘이 없고 어렸던 페이린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였다.
결국 해내긴 했지만 용병 길드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몇 년이 지난 후였다.
'뭐. 지금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겠지. 마침 경험치도 얻어서 레벨을 올려야 하니 딱인데?'
마나법을 하면서 페이린은 머릿속으로 대충 견적을 짰다.
-마나법으로 인해 마력이 1 증가합니다.
견적을 짜는 도중 마력이 증가했다는 시스템의 문구가 나타났다. 그걸 확인하며 페이린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상태라면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2서클의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검이 없어도 충분하겠는데?'
과거에는 힘들게 단검으로 늑대들을 상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나법도 익혔고 2서클의 힘도 곧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늑대들을 상대하는 것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지. 그때 이 힘이 있었다면 밥 굶는 일은 없었을 건데.......'
늑대들의 가죽은 많지는 않지만 제법 가격이 나갔다. 더구나 늑대를 잡으면 고기도 얻을 수 있었다. 딱딱한 빵 쪼가리도 구하기 힘든데 고기 정도면 비교할 수 없는 만찬이었다.
과거에 이 힘이 있었더라면 적어도 밥을 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정도로 지금 가진 힘은 상당했다. 또한 지금 가진 힘으로 늑대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마나법으로 인해 마력이 1 증가합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또다시 시스템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래. 그렇게 점점 강해지는 거야. 크크큭.'
남들보다 쉽고 빠르게 강해지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페이린은 입이 귀에 걸리도록 미소를 지었다. 지금 누가 본다면 그것은 15살 소년의 미소라고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상인이나 용병들이 큰돈을 봤을 때처럼 엄청난 이득을 얻은 자의 미소였다.
'그나저나 마나법을 너무했나.'
마나법을 해제하고 주위를 둘러본 페이린은 쓴웃음을 지었다. 마나법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상당히 늦은 시간이 되어 버렸다.
당장 밖으로 나가서 강해진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지만 이 시간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아마 도시 밖으로 나가는 문도 굳게 닫혀 있을 것이다.
이런 한밤중에 자신 같은 꼬마를 내보내 줄 경비는 아무도 없으리라. 나가면 죽을 것을 뻔히 아는데 누가 내보낼까.
'마나법을 계속해야겠네.'
그 때문에 페이린은 입맛을 다시며 마나법을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은 늦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페이린은 간간이 시스템의 메시지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을 위안 삼아 마나법을 계속했다.
-마나법으로 인해 마력이 1 증가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다시 시스템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것을 보며 페이린은 이왕 이렇게 된 것 확실한 힘을 쌓고 내일 늑대들을 잡기로 생각했다.
'늑대 고기를 오랜만에 먹을 수 있으려나?'
용병 생활을 할 때 상당히 많이 먹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늑대의 고기였다. 상업이 발달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것이 숲이었다.
그런 곳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녀석이 바로 늑대였다. 그 때문에 종종 녀석들을 잡아 식량으로 사용을 했다. 시스템의 힘을 얻었을 때에는 상당히 강해져 좋은 대우를 받았기에 늑대 고기 따위를 먹지 않았지만 말이다.
'고기 먹고 싶다.'
고기 생각을 하니 배가 출출해지는 것을 느끼며 페이린은 입맛을 다셨다. 오늘은 마나법을 하고 내일은 질리도록 늑대 고기를 먹으리라 다짐하는 그였다.
* * *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다. 페이린은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에 여기서 자니까 너무 추워......."
지금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날씨가 상당히 춥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겨울이면 찬바람이 여과 없이 통과하던 낡은 판잣집이었다.
이불도 없어 몸에 걸친 로브를 꽁꽁 둘러매고 잠을 청했다. 그나마 전신에 마나를 퍼트려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정말 동사할 정도로 추웠다.
"과거의 난 이곳에서 대체 어떻게 잔 거지......."
새삼스럽게 과거의 짠내 나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정보.'
-이름 : 페이린
-레벨 : 1
-스텟 : 힘 5
지능 15
민첩 10
체력 10
마력 30
-칭호 : 회귀자 - 경험치 및 숙련도 두 배 증가
-직업 : 1클래스의 무명 마법사
어제 하루 종일 마나법을 했기 때문에 마력이 10포인트가 올라가 있었다. 총 마력이 30이니 이 정도면 얼추 2서클 정도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시험을 해 볼까."
페이린은 천천히 체내의 마나를 순환시켰다. 그런 뒤 하나의 가벼운 마법을 발동시켰다.
-화르륵.
순간 페이린의 손바닥 위에 작은 불꽃이 생겨났다. 작지만 온기를 가진 불꽃은 모닥불을 피우기에 딱 좋은 마법이었다.
"이 정도라면 괜찮겠는데?"
과거에는 이것 하나 사용해 보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쉬웠다. 자신이 가진 마나량에 만족한 페이린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의 마나라면 어제 생각한 것처럼 늑대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