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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급부터 레벨업-264화 (26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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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부. 콜로니

“덕분에 저희가 길드에 내는 연회비 문제가 쉽게 해결이 됐죠. 정말 운이 좋았던 건데 한 번에 두 개를 발견했거든요. 캐츠 아이 스톤을 발견하려면 정말로 운이 좋아야 한다던데 우리는 그때 진짜. 캐츠 아이 스톤을 하나 줍고 일어서는데 옆에 또다른 캐츠 아이 스톤이 있었대요.”

“그걸 발견한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익헌이 물었다.

“어디에 있을 것 같으세요? 따뜻한 휴양지를 하나 사서 거기에서 몸을 태우고 있겠죠. 저도 돈만 많으면 레이드는 안 할 거예요.”

조위는 그렇게 말을 했다가 클랜 A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돈이라면 지구촌에 있는 모든 나라의 한 해 예산에 맞먹을만큼 버는 사람들이 계속 레이드를 하고 있으니 자기가 실언을 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보창은 어떻게 보입니까? 살고 있는 개체가 200마리가 넘는다면.”

강현이 물었다.

“정보창이 각각의 괴수 위에 뜹니다.”

“간단한 걸 먼저 죽이는 건 전혀 상관이 없는 거죠?”

“네. 하지만 괴수들 사이에도 모성이 있고 가족으로 구성된 것들도 있어서 어린 괴수를 공격하면 부모가 같이 달려올 겁니다.”

조위가 말했다.

“어떻게 할까요? 여기까지 온 김에 조절 좀 해 주고 갈까요?”

강현이 말을 하면서 네메시스를 먼저 꺼내들었다. 거기에서 멈춘 것도 아니고 야나의 뒤에서 갑옷과 장비를 주섬주섬 꺼내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귀찮게 대답을 하는 대신 자신의 갑옷과 무기를 챙겼다. 조위는 뜻밖의 상황에 놀란 것 같았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공격대를 불러도 되겠습니까? 이건 정말 좋은 기회라서요.”

조위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랜 A가 나서서 콜로니를 공략해준다면 협공의 위험에서 그만큼 벗어날 수가 있었다.

“문제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지우가 말하자 조위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말한 것은 자기가 속한 베로니카 공격대만 부르겠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 지역에 있는 공격대중 베로니카 공격대와 우호적인 공격대가 잠시 후에 전부 소집되었다. 이런 얘기인 줄은 몰랐다는 듯이 클랜원들이 멍한 표정을 짓자 미키 위도가 웃으며 상황을 설명했다.

“콜로니가 나타난 지역은 공중에서 전투기로 폭격을 할 필요도 없이 도시가 죽게 돼요. 사람들은 언제 콜로니에서 괴수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곳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벌써 이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전체 도시 인구수의 70퍼센트가 넘어요. 이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 기회를 살려서 콜로니를 없애고 싶을 거예요.”

“그런 생각이었다면 우리가 오기 전에 이렇게 전부 뭉쳐서 할 수도 있는 일 아니었을까요?”

강현이 물었다.

“어떤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쉽게 느껴지는 일이, 다른 사람한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어려울 때가 종종 있죠. 클랜 A에게는 헤르겐이나 스켈 한 마리를 죽이는 게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이 사람들은 공격대를 구성해서 헤르겐 한 마리를 노리고 들어갔다가 실패를 겪는 게 습관이 된 사람들이예요. 이해해주세요.”

미키 위도의 말에 강현이 얼굴이 붉어졌다. 어느새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럼 들어가 보죠.”

서규태가 말하자 이익헌이 손을 저었다.

“분배 방식에 대해서 먼저 얘길 합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갔다가는 러프 스톤을 누가 챙길 건지에 대해서도 다툼이 생길 것 같은데. 다른 공격대끼리 다툼이 일어나는 건 상관없지만 우리도 여기까지 와서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싶지는 않거든요? 이렇게 합시다. 클랜 A는 러프 스톤에는 손을 대지 않는 걸로 하죠. 대신에 이 콜로니에서 이번 레이드로 캐츠 아이 스톤이 나오면 그건 클랜 A가 갖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익헌이 말하자 조위가 눈을 밝혔다. 하지만 이익헌을 속이는 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곧 입을 열었다.

“이 콜로니가 캐츠 아이 스톤을 수없이 토해내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런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나온 캐츠 아이 스톤은 그때 얻은 두 개가 전부였어요. 캐츠 아이 스톤만 갖겠다고 하시는 건 너무 위험한 베팅인 것 같습니다.”

“상관 없습니다. 다들 동의하죠?”

이익헌이 클랜원들을 바라보며 묻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단순히. 계산하는 게 싫었던 것이다.

***

콜로니는 야나를 거부했다. 야나는 진입을 시도했지만 콜로니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기분 나쁘지, 야나? 이 기회에 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봐."

이익헌이 야나를 놀렸다. 하지만 야나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생기는 불편함은 헌터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장비와 무기들을 전부 들고 콜로니로 들어가서 그 넓은 맵을 걸어야 했던 것이다.

헤르겐이 붙어 있는 벽은 유난히 밝았다. 야광 염료를 도포한 것처럼 어두운 콜로니를 헤르겐이 밝히고 있었다.

헤르겐을 죽이는 것은 너무 쉬웠다.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 헤르겐을 죽이기 위해서 사람들이 공격대를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싸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클랜 A가 헤르겐을 간단히 죽일 수 있는 이유가, 그들의 기본 공격력이 무시무시한 상태에 이른데다 차크라 증폭률과 무기의 공격 증폭률의 지원을 받고 있기에 가능한 거라는 생각을 하고 클랜 A는 다른 레이더들을 이해했다.

클랜 A는 그동안 수많은 괴수들을 상대해 오면서 괴수의 움직임을 본능적으로 파악했다. 어느 위치에 자리하면 괴수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는지도 알았다. 클랜원들은 각자 흩어져서 괴수들을 공격했다. 무기를 대여섯번만 휘두르면 괴수의 머리 위에 나타났던 정보창에서 괴수의 체력이 0이 되면서 러프 스톤이 떨어졌다.

그런 사정이다보니 레이드는 뒷전이고 클랜원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러프 스톤만 챙기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익헌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한 마디를 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레이드를 해야 할 겁니다. 클랜 A가 수확한 러프 스톤은 나중에 한번에 수거해서 분배할 테니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클랜 A는 헤르겐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콜로니의 안으로 들어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헤르겐을 공격하고 다른 것들은 다른 헌터들이 해치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조위는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왔다.

“스켈과 헤르겐 말고도 다른 개체들이 더 있습니다. 그 놈들도 지금쯤이면 헌터들이 들어왔다는 걸 알 거예요. 그리고 스켈은 이미 화가 나 있을 겁니다. 헤르겐은 스켈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기니까요.”

조위가 말했다.

“그런데 왜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거죠?”

강현이 물었다.

“다른 때보다 오래 걸리는 거기는 합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벌써 스켈이 나타났을 거예요. 헌터들도 입구에서 이렇게까지 깊이 들어온 적이 없었을 정도예요. 스켈의 소리가 들리면 그때부터 도망쳐야 하니까요. 스켈의 모습을 본 후에 도망치면 이미 늦거든요.”

“그런데 왜 아직 안 나타나죠?”

강현이 물었지만 그거야말로 헛된 질문이었다. 아무리 조위라고 하더라도 스켈이 왜 이렇게 늦게까지 나타나지 않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헌터들의 차크라를 스켈이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다른 때하고는 상대가 안 되는 강한 헌터들이 왔다는 걸 말입니다.”

조위가 말했다. 클랜 A는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갔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개체들을 공격했다. 뒤따라오는 레이더들은 공격대 중에서도 상급 헌터들에 속했다. 다른 사람들은 여럿이 헤르겐을 공략하느라고 뒤처졌다.

클랜 A는 괴수들을 적당히 공격하고, 남아있는 괴수들을 뒤따라오는 헌터들이 상대할 수 있겠는지 파악을 하면서 전진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전진을 하다보니 새로운 종이 나타났다.

눈알 두 개가 얼굴의 2분의 1을 차지하는, 기괴하게 생긴 괴수가 벽에 붙어 있었다. 헤르겐에 비해 체력이 높았다. 거의 여섯 배에 달하는 체력이었다. 등에는 용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가시 같은 것이 자라나 있었다. 고슴도치의 가시같이 생긴 것이 등 위에 일렬로 나 있었다. 전부 해 봤자 열 개도 안 돼 보였다.

“레드런이라는 개첸데 등에 나 있는 가시 같이 생긴 걸로 헌터들을 괴롭힙니다. 저게 길게 뻗어나와서 사람의 빈틈을 노리고 들어가서 칼처럼 찌르죠. 갑옷을 파고 들어서 찔러요. 생긴 것보다는 꽤 강하거든요. 따끔한 정도의 통증만 느껴지지만 피가 멈추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조금씩 나오던 피가 점점 그 양이 많아지면서 지혈이 되지 않아 헌터를 그 자리에서 쓰러지게 만듭니다. 별 것 아닌 공격을 당하고 과다 출혈에 이르게 되는 거죠. 레드런한테 공격을 당하면 그때부터는 전력을 다해서 입구쪽으로 달려야 합니다. 콜로니에서 쓰러진다는 건 죽음을 의미하는 거니까요.”

조위가 말했다.

“저게 칼이라고요?”

임정이 말을 하고 레드런을 공격했다. 레드런의 등에 있던 가시들이 일제히 길게 튀어나오더니 임정을 공격했지만 임정은 가볍게 공격을 막아내고 레드런의 가시가 쉽게 다다르지 못할만한 방향으로 이동해 레드런을 공격했다.

태인은 자신을 향해 공격해오는 레드런을 상대했다. 레드런의 가시를 먼저 잘라냈지만 레드런의 가시는 3초도 되지 않아서 그대로 다시 자라나버렸다. 가시를 잘라내는 것보다는 본체를 공략하는 게 더 빠르다는 것을 깨닫고 태인도 곧바로 방향을 바꾸었다.

레드런을 수 십 마리쯤 죽이면서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때까지도 스켈은 보이지 않았다. 태인이 감응기로 확인을 했을 때 스켈이 콜로니의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스켈이 도망치는데요? 콜로니의 끝에는 뭐가 있죠? 거기에 뭔가가 있어서 그쪽으로 가는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우리를 피하는 걸까요?”

태인이 말하자 조위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렇게까지 깊이 들어와본 적도 없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 스켈이 마중을 나왔었죠.”

조위가 말했다.

“점점 추워지고 있어요.”

레드런 한 마리를 해치우고 강현의 곁으로 달려온 세진이 말했다. 태인이 감응기를 바라보았다.

“콜로니의 현재 실내 온도가 영하 38도야. 거기에서 계속 내려가고 있어. 레이드를 하면서 오지 않았으면 추위를 훨씬 더 일찍 느꼈을 거야.”

클랜원들이 돌아보자 뒤따라오던 헌터들은 턱끼리 부딪치면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클랜 A가 멈추지 않으니 자기들도 웬만하면 따라오려고 하고 있었지만 한 명, 두 명, 낙오자들이 생겨났다.

“영하 42도예요. 차크라로 몸을 보호하세요. 동상에 걸릴 수도 있겠어요.”

태인이 말했다.

“차크라가 충분하지 않은 분들은 여기에서 돌아가셔야 할 겁니다. 여기에서는 앞으로 나아가는데만도 차크라가 많이 소모될 겁니다.”

지우가 뒤따라오던 레이더들을 향해 말했다. 레이더들의 대부분이 돌아갔다. 끝까지 따라오던 사람들도 몇 미터 더 가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일 미터를 앞으로 나가는데 1도씩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는 산소도 얼어버릴 걸?”

태인이 말했다. 그런 곳에서도 괴수들이 산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조위는 이미 한계 상황에 이른 듯했지만 포기하지 못하고 그들을 따라오고 있었다. 조위가 힘에 겨워하는 것을 보고 임정이 조위에게 다가갔다.

“조위. 더는 무리인 것 같아요. 여기까지 와준 것도 고마워요.”

조위는 임정이 응급처치용으로 차크라를 주입해주는 동안 자괴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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