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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클랜의 멤버
지우는 임정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가 나중에는 격정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나는 지금 환잔데요. 치료해 주려던 거 아니었나요?”
임정이 말했다.
“지금 그러고 있는 거예요.”
지우가 임정을 보면서 손바닥으로 임정의 등허리를 문질러 주었다. 그러다가 이내 일어나 앉아서 임정의 엉덩이에 올라타고 본격적으로 임정의 허리를 꾹꾹 눌러주기 시작했다.
임정의 입에서 만족스런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우는 임정의 두 팔을 허리 옆에 붙이게 해 놓고 신중하게 근육을 풀어주었다. 지우가 임정의 등 위에 엎드려 임정을 끌어안았다.
“이 맛사지의 목적이 뭐예요?”
“나를 주려는 거라면요? 반품은 안 되는데.”
임정이 피식 웃더니 지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우는 붉어진 눈으로 임정의 입술을 열고 들어가 키스를 했다. 지우가 임정의 곁에 누우면서 임정의 허벅지 위에 제 다리를 얹었다.
“어색하고 촌스러운 건 빨리 지나가버리면 좋겠어요. 진짜 어색하네요.”
임정이 말했다.
지우는 임정의 말에 웃음을 짓고 임정의 입술에 깊은 키스를 이어갔다. 지우는 침대 위에 누운 채로 바둥거리면서 드로즈를 벗고 임정에게 다가갔다.
“만져줄 수 있어요?”
그러면서 이미 임정의 손을 가져다가 제 페니스 위에 얹었다. 임정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미지의 영역에 언젠가는 도전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상황이 닥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상대가, 자기가 줄곧 원해왔던 지우라는 게 다행이었다.
임정의 턱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오한이 난 사람 같았다. 지우는 그런 임정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임정의 턱과 입술을 손가락으로 훑어 주었다. 지금은 임정을 다른 말로 위로해줄 수가 없었다. 임정이 어색해하고 두려워하는 이 순간을 빨리 끝내주는 것이 임정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긴장할 것 없어요.”
지우가 말하자 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우의 손이 능숙하게 임정의 속옷을 밑으로 끌어내렸다. 임정은 지우가 제대로 벗길 수 있도록 허리를 들어올려 주면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임정의 볼 위에 분홍색 부끄러움이 쏟아져 내려 앉았다. 지우는 더 이상은 조금도 참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임정의 다리를 벌렸다. 임정은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지우는 임정의 손을 치우고 임정의 입술에 키스를 하면서 손으로 임정의 음부를 더듬었다. 충분히 애액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 지우는 임정의 위에서 허리를 움직였다.
지우는 임정의 얼굴에 떠오른 두려움에 약간 당혹했다.
‘처음인 건가?’
그렇다고 묻기는 난감했다. 만약에 처음이 아니라면 대답을 하기가 난처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답이야, 곧 알 수 있게 되었다. 지우가 들어갔을 때 임정의 안에서는 끝까지 성을 지키려는 마지막 방패막이 힘겹게 지우에게 저항을 해 왔다. 지우는 임정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댄 채 허리에 힘을 주어 밀었다.
“하아아앗!”
벌어지는 임정의 입으로 지우의 혀가 들어갔다. 신음은 한동안 이어졌다. 공포와 아픔보다 큰 것은 당혹감일 것이다. 이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 건지, 이 사람과 얼마나 오랫동안 연결되게 될지. 그런, 관계에 대한 걱정도 얹어졌을 것이다.
“사랑해. 줄곧 이러고 싶었어. 너를 떠올리면서 딸을 쳤고 네 목소리를 들으면서 페니스를 훑었고.”
임정의 귀에 대고 지우가 속삭였다. 지우의 등에 얹어진 임정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들어갔다.
“무서워?”
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물어본 거지, 거기에서 고개를 끄덕인다고 뭔가가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지우는 임정의 안으로 더 깊이 저를 밀어 넣었다. 자극도 자극이었지만 상대가 임정이라는 사실이 더 지우를 흥분시켰다. 잔인할 정도로 냉철한 치안대원 임정을 생각하다가, 제 아래에서 신음을 하고 눈썹을 팔자로 휜 채 괴로워하는 임정을 보노라면 귓속에 미세한 전류가 통하는 것처럼 흥분이 되었다.
“사랑해. 사랑해, 임정.”
임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우의 목을 끌어안았다.
"서이진."
"응?"
"그게 내 이름이예요. 서이진. 하지만 그 이름으로는 부르면 안 돼요. 그래도 지우씨는 내 이름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정의, 아니, 서이진의 슬픈 눈빛을 바라보다 지우가 그곳에 입술을 맞추었다.
"그래도 상관은 없어요. 지우씨를 만난 건 임정인 나였으니까. 사랑해요."
그것이 신호가 되었다. 지우는 임정의 안으로 전력질주를 했고 마침내 임정을 저로 가득 채웠다. 사정을 할 즈음 임정의 복근이 간헐적으로 튕겨 올랐다. 임정의 아래 근육에서는 경련이 일기라도 한 것처럼 규칙적인 수축이 일었다. 아직 임정의 안에 머물고 있던 지우는 그 변화를 고스란히 느꼈다. 임정의 아랫입술이 파르르르 떨리다가 이내 입이 벌어지면서 거친 신음이 한 뭉텅이 튀어나왔다.
지우는 자신으로 인해서 오르가즘에 이르는 여자를 처음 보았다. 거짓 교성을 지르면서, 제 위에서 피스톤질을 하는 지우의 어깨 너머로 TV를 보면서 낄낄거리던 김인아가 자꾸 떠올라서 지우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경험은 그냥 사양할 것을. 임정에게 미안해졌다.
그리고 임정의 오르가즘을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임정의 얼굴은 이제 전체적으로 붉어져있었다.
“처음 느꼈어?”
“네?”
“오르가즘. 느낀 거 맞지?”
“우리 다른 얘기하죠.”
“어떤 거?”
지우는 임정의 안에서 점점 작아지는 제 분신을 안타까워하면서 허리를 조금 더 밀착했다. 그래봐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신이었다. 일어나려는 임정의 어깨를 손으로 눌러 지우는 임정을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조금만 더 이러고 있자.”
“씻어야죠.”
지우는 고개를 저었다. 말 안 듣는 어린애 특유의 고집스런 표정을 짓고 임정의 옆에 누워서 지우는 임정의 음부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임정의 안을 채우고 있던 자신의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처녀혈이 정액에 섞인 채 흘러나왔다. 꼭 그 모습이, 연유에 딸기 시럽을 부은 것 같았다.
지우는 임정의 가슴에 입술을 맞추었다.
“원래는 더 잘 해.”
“더 잘 해 달라고 한 적 없어요.”
“그래도 기대해 봐.”
“아.”
“왜?”
“경험치를 몰아줘서 등급을 올리는 거. 처음에 지우씨로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순간에 그런 걸 떠올리는 여자가 몇이나 될까.
“그럼?”
“써전님요. 그 다음에 태인씨. 그리고 강현씨.”
“왜?”
이상하게 긴장감이나 질투심 같은 게 전혀 들지 않았다. 앞으로 그 세 사람을 향한 믿음은 절대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 공격력이 오를 테니까요. 지금은 다른 어떤 무기보다 그 사람들이 지우씨한테 도움이 될 거예요.”
“응?”
그러고보니 그 말이 맞았다.
써전과 태인, 강현이 각자 등급을 올려 더 큰 공격력을 갖고 싸워준다면 그들의 레이드는 훨씬 시간을 단축하게 될 것이다.
“써전님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겠다. B급이 되면 공격력이 1000으로 오르겠지만 경험치 18000을 채우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확실하지 않으니까. 태인씨를 먼저 올려주는 게 낫겠다.”
임정은 혼잣말을 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태인이 형을 올려주려면 레이드를 몇 번이나 해야 되는 걸까?”
“몇 번은요? 한 번이죠.”
임정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한 번이라니?”
“사실은 서규태 써전님이랑 나, 두 사람만으로도 2급 늪은 공략할 수 있을 걸요? 시간이 간당간당하기는 하겠지만.”
“정말 그게 가능하다고? 2급 늪은 원래 공략이 어렵잖아. 실패 확률도 높고.”
“계약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신뢰로 뭉쳐진 팀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져요. 그건 지금까지 해 왔던 레이드로 알 수 있지 않아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급 괴수가 너무 부담되면 3급 괴수로 해도 돼요. E급으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경험치는 300이고, 3급 괴수를 공략하고 몰아받는 경험치는 100이니까 경험치를 몰아주면서 공략을 하면 각 사람의 승급이 3급 늪에서 레이드를 세 번 하는 걸로 끝나요.”
“그렇겠네.”
“그럼 기본 공격력이 400이 되고, 무기로 공격력을 증폭시키면 대충 1500 정도로 맞춰지겠네요. 차크라 등급으로 증폭되는 것도 있으니까. 태인씨랑 강현씨의 공격 한 번으로 3000씩 데미지를 입혀서 괴수의 체력을 깎아 나가고. 써전님은 공격력이 1000이고 차크라 등급이 1등급에 차크라 숙련도가 100퍼센트여서 차크라 증폭률이 100퍼센트거든요. 공격 증폭률을 높인 무기를 가지고 공격하면 공격 한 번으로 데미지 4000을 주는 거예요. 세 사람이 한 번에 거의 만씩 데미지를 깎으면. 5급 늪의 체력 삼, 사백만짜리 괴수는 그냥 공략할 수가 있는 거죠.”
“왠지 사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내가 탱킹을 하고 지우씨가 괴수한테 치명상을 입혀서 괴수가 회복할 때까지 몇 분 동안 괴수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환상의 팀이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1분에 꼬박꼬박 거의 여덟 번의 공격을 성공시킬 수 있잖아요. 마더 호크를 생각해 봐요. 마더 호크가 왜 까다로운 괴수인지. 마더 호크한테는 공격을 성공시키는 게 어려웠잖아요. 바위가 많은 암석지대라는 지형적인 요인도 있고.”
임정의 말에 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정이 그려내는 그림이 지우의 눈에도 그려졌다.
“그런데 자기는 치안대잖아. 항상 시간을 뺄 수는 없는 것 아냐?”
“슬슬 일을 줄이면 되죠.”
지우는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우면서 생각에 잠겼다.
등급을 올리는 일이 단 한 번으로 끝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
태인과 강현 두 사람이야말로 지우에게 궁극의 무기가 되어줄 터였다.
그리고 임정.
이 사람이야말로.
***
임정은 새벽부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와서 지우의 셔츠 하나만 입고 돌아다녔다. 간단히 먹을 걸 준비해 보겠다고 하면서 주방도구란 주방도구는 다 찾아 꺼내놓더니 정작 재료는 달걀과 라면만 꺼냈다.
“할 수 있는 게 있긴 한 거야?”
점점 걱정이 돼서 물었더니 나오는 대답이 가관이었다.
“요리는 영감으로 하는 거라던데요?”
지우는, 기대를 낮추면 실망 할 일도 안 생길 거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웠다.
뒤에서 바라보는 임정의 모습은 지우를 흐뭇하게 했다. 높은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려고 까치발을 들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엉덩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얼른 가서 자기가 대신 내려줘야겠다는 생각은 자꾸 참게 되었다.
“용하랑 천 대리님한테 연락해 볼게.”
지우가 말했다.
“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을까요?”
“출근 준비하려면 지금쯤은 다들 일어났을 거야.”
지우는 용하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가는 동안 지우가 임정에게 물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있는 데서는 존댓말을 해야 되겠지?”
“그러는 게 좋겠죠?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나한테 함부로 하지 못하는데 지우씨가 나를 너무 편하게 대하는 걸 보면 그 분들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까.”
“응. 주의할게. 어. 신용하.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아직 침대 속에서 뒹굴거리는 거냐?”
지우가 용하에게 말했다.
-웃기고 있네. 내가 너냐? 나 지금 공항이야.
용하가 지우를 한껏 비웃어주면서 말했다.
“공항? 공항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