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49 >
넓은 복도를 가득 채울 정도의 시체가 있었다.
그 모두가 언데드였다.
데스 나이트 한 기와 수십의 리빙 아머들.
“내 힘이 되어라.”
우진이 양손을 뻗어 모든 놈들을 빨아들였다.
갑옷을 입고 있는 녀석들이라 맛은 그닥 없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놈들의 육체로 판정이 되어 오히려 더욱 큰 경험치가 되었다!
“아주 흡족한 별미로군.”
거대한 몸집에 언데드 종족 값을 지니고 있는 살덩이 괴물들.
놈들은 말할 것도 없이 대량의 종족 경험치를 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간 종족 경험치는 정말 안 올랐다.
처음엔 답답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최강의 형태로 변신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
‘이게 마지막이구나!’
최후의 리빙 아머를 먹어치운 우진이 무언가를 느끼며 전율했다.
[충분한 생명 에너지를 확보하였습니다.]
[성장형 최종 단계]
‘이제야...!’
계속 먹어온 마물의 시체들.
구슬은 조금씩 차올랐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핏빛 구슬이 마침내 찬란한 100%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좋다! 와라, 새로운 힘이여!”
[지위 상승]
[지위 - 죽음을 정의하는 자]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뭔가가 달랐다.
‘이건...?’
커지는 우진의 눈.
— 콰드드득....
[새로운 지위 획득으로 신체가 변화합니다.]
[전신 강화]
우진이 자신의 형태에 감탄했다.
‘인간형이다...!’
지금까지는 계속 크기가 커졌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몸집은 그대로였다.
인간과 비슷한 크기에서 근육의 발달 정도와 피부색만 달라졌다.
또한 사익(四翼)의 날개가 생겨났다.
바로 전 단계인 3m의 대형 폼으로도 변신할 수 있지만, 우진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모습이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완벽하다.
‘미쳤군.’
그저 변신한 것만으로 진마 투기를 압도하는 힘이 느껴진다.
거기에 실제로 어둠을 뿜어내면 바로 전 단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전투력을 보이고 있었다.
인간형의 초월적인 마물이 된 것이다.
[손톱 강화]
[파괴력, 절삭력, 관통력이 완벽의 경지에 달했습니다.]
— 스르륵....
손가락 끝에 뻗어나온 다섯 개의 초월적인 비수.
신급 아이템의 성능을 지닌 손톱이 나타났다.
이것만이 아니다.
전신에 느껴지는 폭발적인 기운!
‘언데드 폼의 강화 효과도 최종 단계가 되었다...!’
변신한 육체에 적용되는 체력, 근력, 민첩의 상승 배율.
지금까지 3배 정도였다면 이제 5배 이상의 효율을 뿜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최종 진화답군.’
그때였다.
— 띠링!
[기존의 능력이 강화되었습니다.]
[마기의 지배가 초월적인 수준이 되었습니다.]
[무형지기가 완벽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마기의 보호가 완벽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완벽한 형태라.’
잠깐 발동한 것만으로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아름다운 무형의 보호막은 물론이고.
— 콰콰콰쾅!
자동적으로 주변을 뻗어나간 의지의 검.
무형지기가 과시하듯 복도를 난도질하고 사라졌다.
‘이게 바로 완벽함이지!’
다음 순간 거대한 상승감이 밀려왔다.
[체력 +3000]
[근력 +3000]
[민첩 +3000]
[지력 +3000]
[기술 +3000]
[마나 +3000]
[스태미너가 무한(無限)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스탯의 상승!
이제 모두 1만을 넘어선 체력과 근력의 성장도 기뻤지만, 더욱 의미있는 것이 있었다.
‘드디어 마나가 5만이 넘었다...!’
[마나 : 50928]
또한 스태미너는 아예 한계가 없어졌다.
무한이란 두 글자가 정말로 자신의 힘이 된 것이다.
게다가.
[내성 강화]
[빛 속성에 면역되었습니다.]
[전기 속성에 면역되었습니다.]
[모든 사술(邪術)에 면역되었습니다.]
[상급 언령(言令)에 면역되었습니다.]
[모든 정신 공격에 면역되었습니다]
전생에 가지고 있던 ‘무아의 백치’가 하나의 기본 능력이 되었다.
모든 정신 공격을 막아주던 방어 능력!
상급 언령과 온갖 사악한 술법들에도 면역이 되었다.
[지위 상승으로 능력이 강화됩니다.]
[전지(全知)의 감각이 적용되는 범위가 대폭 상승합니다.]
‘이건...!’
범위가 상승했다는 건 그저 몇 미터가 넓어진 정도가 아니었다.
세계 만물이 느껴지는 듯했다.
어두운 복도에서 마계성의 전체를 조감하는 느낌이었다.
[’대요괴의 울음소리’가 강화됩니다.]
[’신요(神妖)의 포효’를 획득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도 목소리에 강력한 힘을 불어넣던 대요괴의 울음소리.
그게 더욱 우월한 능력으로 강화되었다.
— 쿠구구궁....
마침내 모든 변화를 마친 우진의 몸에서 마치 신처럼 느껴지는 투기가 흘러나왔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뿜어지는 고귀한 힘.
적을 죽일 준비가 된 최강의 육체.
‘이게 최종 형태다.’
흡혈귀 왕을 목표로 삼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건 그걸 압도하는 강력한 육체였다.
흡혈귀 왕의 최종형은 5m가 넘는 괴물 형태였고, 날개도 2개 뿐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인간과 비슷한 크기에 4개의 날개를 지니고 있었다.
‘어쩌면.... 어둠의 능력과 비슷하게 커다란 크기가 오히려 미숙함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어둠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할 때는 강제로 거인화(化)라는 현상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통제에 성공한 후엔 밀착 형태로 진마 투기를 두를 수 있었다.
흡혈귀 왕도 언데드의 힘을 완벽히 다루지 못해 점점 커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언뜻 보면 더 강해진 것 같지만... 어둠 능력의 사례를 생각하면 힘에 휘둘리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
그때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건 지금까지의 나도 마찬가지였군.’
자신도 진화를 거듭할 때마다 점점 크기가 커졌다.
그 이유는 자신의 격(格)이 부족해서였다.
힘을 통제하지 못해 부피가 늘어난 것이다.
반대로 이제 더 커지지 않는 이유.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야 이 사자(死者)의 힘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된 것이다.
— 쿠구궁!
우진이 다시 한번 투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힘에 전율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밀을 깨달았다.
‘내가 완전체가 되니 알 수 있다.’
흡혈귀 왕은 불완전체였다.
그 강력하던 놈이 결국은 미완성의 존재였던 것이다.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긴 하군.’
5구역 어딘가에 지내고 있는 건 확실하다.
자신의 고유 스킬 ‘영역 지배’를 통해 힘을 키우고 있으리라.
놈의 은신처도 알고 있다.
전생에 우진 본인이 죽은 장소니까.
‘아마 아직 왕격은 없을 테고....’
놈이 왕격을 획득한 것은 몇 년 후의 일이다.
놈과는 할 얘기가 좀 있다.
‘죽이고 싶은 건 아니야. 오히려 보고 싶지.’
사실 원수라기보다는 기회를 준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비록 마물이지만... 놈의 투지가 아니었으면 나도 그냥 거기서 허망하게 모든 게 끝났겠지.’
그때 마지막 강화 알림이 떠올랐다.
[’초월체의 왕’이 되었습니다.]
[왕격이 강화됩니다.]
— 콰아아앙!
우진의 전신에서 형언할 수 없이 위대한 광채가 터져나왔다.
한층 강력한 왕의 기운이었다.
잠시 기운을 만끽하던 우진이 상황을 깨달았다.
“나는 유일(唯一) 종족의 왕이 된 건가.”
자기 자신만을 종족 구성원으로 삼는 종족.
초월체의 왕이었다.
“그래, 나는 나 자신의 왕이지. 그거면 됐다.”
이것은 우진 단신의 힘만으로 월드 전체에 왕이라 인정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뜻.
그렇기에 더욱 각별한 성취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새로운 지위가 주어졌다.
[지위가 최종 단계에 올랐습니다.]
[지위 - 스스로 왕이 된 자]
우진이 뿌듯함을 느꼈다.
이제 최강의 언데드라는 호칭 정도는 부담 없이 붙여도 될 것 같았다.
<르쉬! 이제 돌아와라!>
<예!>
그가 정신을 통해 지령을 하달했다.
돌아온 르쉬가 변신한 우진을 보고 감탄했다.
“이, 이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힘입니다....”
크기는 인간에 가깝지만 본질은 완전히 마(魔)에 가까워진 최종 진화.
그 검푸른 육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투기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매일 봤던 총대장이 더욱 거룩하게 느껴지는 엄청난 힘의 상승!
우진도 뿌듯한 심정으로 말했다.
“이제 최후의 전당에 갈 차례구나.”
“예!”
데스 나이트를 죽였으니 오망성의 조각은 이제 4개.
1개만 더 모으면 진 보스와 만날 수 있다.
— 스슷!
전진하는 일행.
조금 더 나아가자 최후의 전당이 나왔다.
— 쿠구구궁...!
위엄 있는 거대한 석상들 사이에서 무언가가 몸을 일으켰다.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존재.
그건 듀라한이었다.
목이 잘린 기사.
스스로의 목을 옆구리에 들고 있었다.
언뜻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놈은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생을 가진 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마치 우진처럼 말이다.
— 기기긱....
하지만 격의 차이는 분명하다.
놈이 자신의 머리를 들어 입을 열기도 전에 우진이 먼저 말했다.
“상대를 잘못 만났구나. 난 지금 힘이 넘친다는 말로도 부족한 힘이 폭발할 것 같은 상태거든.”
— 콰드드득!
변신한 우진의 몸에서 거대한 마기가 피어올랐다.
그건 우진의 존재를 증명하는 왕관 그 자체였다.
이 마계성에서 진짜 마(魔)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듯한 기세.
듀라한의 안광이 흔들리며 신음과도 같은 것을 흘렸다.
— 크그극......!
“잘 가라.”
— 스쿵....
그저 달려가는 우진.
무형지기와 손톱을 세워 놈의 뒤에 나타났다.
그런데 듀라한이 마치 거대하고 촘촘한 채칼에 썰린 것처럼 산산조각이 되었다.
— 후두둑....
우진의 진화한 육체는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망성의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조각을 획득했다.
“이제 오망성 조각은 다 모았군.”
우선 융합으로 듀라한의 시체를 빨아들였다.
[지금부터 종족 경험치가 변신 후의 상승 배율을 높여줍니다.]
최종 형태가 되었더니 새로운 전투력 상승 수단이 생겼다.
만족스럽게 듀라한의 잔재를 느끼는 우진.
‘너도 충분히 강했지만 최강의 언데드와 겨루기엔 부족했다.’
또한.
이 녀석은 강하긴 해도 진짜 보스가 아니다.
오히려 보스를 지키고 있던 호위병에 가깝다.
그가 마지막 조각과 함께 모든 오망성 조각을 합쳤다.
[오망성이 진정한 모습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바닥의 홈에 그것을 넣었다.
— 쿠구구구....
거기서 흘러나온 것은 핏빛의 기운.
핏빛 기운이 서서히 영역을 넓히며 진정한 오망성이 되었다.
그 가운데 무언가가 소환되었다.
[마계성의 진 보스 ‘우마왕’이 등장합니다.]
— 고오오오....
숨결 속에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괴물.
놈의 전신에서도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쿠구구궁!
저 녀석이 최후의 전당의 진짜 주인이다.
소머리에 검은색 근육질을 지닌 거대한 괴물.
진 보스 ‘우마왕’.
얼핏 왜 이런 녀석이 마계성의 보스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건 진 보스라는 이름 자체가 페이크이기 때문이다.
‘히든 보스가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지.’
그래도 강력한 건 사실이다.
‘전생엔 놈 앞에서 몸이 굳었거든.’
아직도 생생하다.
전생에 우진은 이 장소를 다른 자들의 도움으로 통과했다.
<내 손을 잡아라. 널 월드의 선두로 데려가주마.>
파티장의 제안을 수락한 뒤 그는 곧바로 5구역을 향해 나아갔다.
그때 거쳐갔던 4구역의 보스전.
파티장이 호위 격으로 데려왔던 투신 진광과 가이저헤드가 전투를 담당했다.
우선 진광이 단숨에 우마왕의 사지를 제압했다.
그건 단순한 ‘기’의 운용이었다.
그저 투기로 공간을 지배한 것이다.
그 순간 가이저헤드가 도끼로 한 칼에 적의 머리를 쳐냈다.
그리고 절명한 우마왕.
우진은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때 난 그들과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불가능한 수준의 무력.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격차.
하지만 이제는.
‘나도 가능하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내가 더 강하다.’
그때 구역의 지배자, 우마왕이 적을 인식했다.
분노로 눈을 빛내며 접근하는 거대한 보스.
— 크르르르르!
“무엄하군.”
우진이 무언가를 들어올렸다.
그건 그저 검지 손가락이었다.
더욱 강해진 무형지기가 한 점에 모였다.
거대한 의지가 칼날이 되어 전방을 향했다.
“사라져라.”
우마왕이 달려오다 반으로 찢어져 그대로 절명했다.
— 쿠구구궁....
우진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다.
[구역 보스 ‘우마왕’을 제거했습니다.]
[구역 통과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자신의 힘을 확인한 우진이 미소 지었다.
이건 진광과 가이저헤드도 선보일 수 없는 불가능한 수준의 무력이었다.
설령 그들이 동시에 덤벼도 우진의 상대는 되지 못하리라.
“좋다. 가자!”
“예, 가자!”
그런데 우진이 향한 곳은 뜻밖의 행선지.
최후의 전당의 끝이 아니었다.
‘아직 처리해야 할 놈이 남았거든.’
자신이 상대하야 하는 것은 도합 7명의 천재.
더 큰 힘이 필요하다.
그가 르쉬에게 말했다.
“이곳에는 하나의 비밀 장소가 더 있다.”
이 성에 숨겨진 진짜 비밀.
이곳이 ‘마계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
단신으로 월드에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존재의 거처.
‘지저에 도사린 공포...!’
히든 보스를 만날 차례였다.
그리고 그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49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