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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117화 (116/155)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17 >

‘어둠 능력을 완성해야 한다.’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미완성의 힘’.

그걸 깨달은 건 레비아탄과의 전투에서였다.

의지와 상관 없이 거대해진 육체.

어둠 능력이 너무 강하다보니 강제로 ‘거인’ 형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걸 완벽히 통제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만 달성하면 수련장에서의 목표는 모두 이루는 셈이군.’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르쉬의 수련을 확인한 우진.

저 멀리 1구역 보스와 악마 사이에서 날뛰는 수하가 보였다.

“검은 원숭아! 느리다 느려!”

“난 원숭이에서 빼달라고!”

르쉬는 중급 악마를 원숭이라 부르며 도발하고 있었다.

처음 악마에게 놀림 당하던 걸 이번엔 자신이 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진의 눈엔... 잽싸게 날아다니는 자신의 수하도 비슷하게 보였다.

‘붉은 원숭이... 르쉬...!’

거대 원숭이와 검은 원숭이.

그리고 붉은 원숭이가 어우러진... 원숭이 대난투!

르쉬에게 말하면 하루 정도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아서 꾹 참았다.

잠시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가 자신과 르쉬를 동시에 격려했다.

‘조금만 더 고생하자꾸나!’

이제 수하와 멀리 떨어진 자리로 이동한 우진.

일단 자신이 품은 어둠의 양을 확인했다.

몸 속에 흐르는 마의 힘은 강대하고 심원했다.

‘어둠 보유량이 처음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원래도 막대한 양이었는데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핵이 생산해내는 양에 자신이 빨아들인 어둠까지 더해 보유량이 훌쩍 증가했다.

‘이제 진짜 마음만 먹으면 어느 곳에든 어둠의 땅을 강림시킬 수 있겠군.’

이제 그 힘을 통제하기 시작한 우진.

이건 누구와 싸워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이 수련장에 모조리 털어넣은 구역 포인트로 성장 속도를 가속시킬 뿐.

그리고 자신만의 특별한 보상인 1.5배의 상승 속도를 믿고 매진해야 한다.

그가 집중력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끌어모아 자신 안의 깊은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거의 24시간이 지났을 때.

‘됐다......!’

그를 감싼 어둠의 크기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건 힘이 적어진 게 아니다. 그만큼 응축된 것이다!

다시 24시간이 지났을 때.

어둠은 완벽히 그의 힘이 되었다.

— 고오오오......

무서울 정도의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며 일어선 우진.

자신의 몸을 감격스럽게 바라보았다.

‘이 정도의 밀착에 성공할 줄이야.’

거인이 되어야만 담을 수 있었던 강대한 힘이 이제 한 겹의 투기에 모조리 흐르고 있다.

정말로 진마 수준의 어둠 통제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상태를 간단히 ‘진마 투기’라 부르기로 했다.

강제 거인화(化)를 거치지 않고 모든 힘을 개방 가능한 궁극의 단계.

더욱 강한 어둠 배리어를 형성하거나,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어둠의 통로를 발사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어둠 거인화도 가능하다.

압도적인 형상을 취하고 싶으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게다가 가장 멋진 것은....

‘합체 폼.’

— 콰드드득....

변신한 상태로 어둠을 끌어냈다.

언데드 폼에 진마 투기를 두른 최강 형태.

악마 언데드라 불러도 될 것이다.

파워업한 우진이 다시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주먹에 모인 것은 초월적인 어둠의 힘.

강신에서부터 의지의 거인에 이르는 모든 증폭을 하지 않아도 지금 이 주먹에 그 모든 힘이 담겨 있다.

아니, 오히려 몇 배는 강한 힘이 담겨 있다.

— 콰아앙!

— 쿠구구구!

가벼운 권풍에 반으로 쪼개진 대지.

‘미쳤군.’

이 정도면 규격 외 강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잘 성장한 자들이 아니라 싸움의 ‘천재’.

또한 힘의 운용과 스킬 이해도의 천재들.

단신으로 1구역을 휩쓸고 1만 포인트의 이 수련장에까지 찾아오는 그런 초월적인 강자들!

‘전생에 그런 존재들을 몇 명이나 봐왔지.’

따라잡을 존재가 아니라 별개의 영역에 포함되는 초인들.

말 그대로 ‘규격 외’의 존재들.

그러나 이제 다르다.

자신 또한 그 영역에 포함되며....

‘내가 그들 중 가장 강해질 수 있다.’

전생에 그런 자들을 곁에 두고 모험을 한 것은 일종의 행운이었다.

질투나 시기 없이 순수한 감탄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 그들이 우진을 경계하지 않고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준 것도 큰 행운이었다.

이 수련장에 대한 정보도 그런 것들 중 하나였다.

‘물론... 그 순진함이 결국 나를 죽음으로 이끌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괜찮다!

모든 걸 바로 잡기 위해 돌아왔으니까.

또한 그런 경험 덕에 여기까지 더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이제 마무리다.’

무아지경 속에서 마지막 수련에 돌입한 우진.

계속 수를 늘려가며 다수의 강적과 훈련을 벌였다.

그렇게 모든 것을 복습하고 뼛속까지 새기는 4일의 수련이 이어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 콰콰쾅...!

전신에 즉살(卽殺)의 투기가 담기는 초월적인 경지의 우진.

‘이제 투신 진광과 육탄전을 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백호전(戰) 준비가 끝났다.”

이제 르쉬에게 돌아간 우진.

역시 크게 성장한 수하의 기운에 감탄했다.

‘르쉬도 최선을 다 해 싸웠구나!’

대견하고 또 대견한 자신의 수하.

르쉬는 이제 30마리의 날개 원숭이와 3마리의 악마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저건 ‘연습’에 불과하다.

그 움직임에 담긴 실력 상승을 알아챈 우진.

빙긋 웃으며 수하에게 ‘진짜’ 힘을 드러낼 것을 명했다.

“끝내보아라.”

척하고 고개를 숙인 르쉬가 자세를 잡더니 나직하게 읊조렸다.

“순살(瞬殺).”

순식간에 블러드 레이지와 변신을 사용해 모든 것을 섬멸한 르쉬.

어감이 좋아 자신의 세 번째 기술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청출어람이로구나!”

모든 것이 사라진 황야에서 우진이 수하를 칭찬했다.

이제는 정말 떠날 시간.

그러나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가 중급 악마를 불러냈다.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 의도를 알아차린 악마가 허탈하게 웃었다.

“날 몇 번을 죽일 셈이냐?”

“미안하게 됐군.”

씁쓸하게 웃으면서도 즐겁게 전투를 준비하는 악마.

“흐흐흐... 아니다. 나도 이 편이 재밌지. 복수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

중급 악마와의 마지막 수련.

아무 것도 쓰지 않고 육체의 능력만으로 상대하기로 했다.

“많이 강해진 느낌인데?”

“그런가.”

우진을 보던 악마가 무언가를 준비했다.

“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걸 이미 알지.”

— 쿠구구구...!

무섭게 폭발하는 악마의 기운.

벌써부터 선천지기까지 끌어다 쓴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서 있는 우진.

악마 입장에선 투기조차 발현하지 않는 상대가 조금 걱정될 지경이었다.

“정말 괜찮겠어?”

“물론.”

“그럼 간다?”

악마가 자세를 잡는 순간.

우진의 신형이 사라졌다.

“어억......?”

악마의 복부를 가격한 기본적인 정권.

그러나 그 안에 담긴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속도와 힘이었다.

— 뻐억!

“커어억...!”

저 멀리 날아간 악마가 다시 달려들었으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몇 번의 공방 끝에 자신의 성장을 확인한 우진이 깨달았다.

‘선천지기를 쓴 중급 악마를 상대로 정말 아무 것도 쓰지 않아도 된다.’

마력도, 어둠의 힘도, 스킬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강하던 진신(眞身)의 중급 악마가 이제 원하는 순간 목숨을 끊을 수 있는 평범한 적이 된 것이다.

“이제 그만 끝내겠다.”

“그게 무슨......!”

어림도 없다는 듯 자세를 잡는 악마.

그가 한순간 정말 ‘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콰가각......!

르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가 그를 파고 들었다.

무엇에 당했는지도 모를 초속의 공격.

배가 뚫린 채 바닥에 쓰러진 악마.

녀석이 이내 미소를 지었다.

“부럽구나.... 계속 나아갈 수 있어서.”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피곤하다는 듯 드러누운 악마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이제 가라!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어라.”

“고맙다.”

악마가 사라졌다.

고마운 녀석과 작별도 했으니 정말로 떠날 시간이다.

“가자!”

“예! 가자!”

— 쾅!

수련장 입구를 박찬 2명의 존재가 길을 나섰다.

*

화끈하게 출발한 모험길.

그러나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었다.

— 꼬르륵....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은 식사를 해야 했다.

수련장에서의 격한 훈련은 심상의 식사로는 해결하기 힘든 허기를 가져왔다.

“먹자!”

“예! 먹자!”

배불리 먹고 마신 스승과 제자.

간만에 현실의 식재료를 이용하니 두 존재가 모두 평소의 몇 배나 먹어치울 수 있었다.

“이 맛에 산다.”

“저도 이 맛에 삽니다.”

그때 턱에 손가락을 올린 르쉬.

“그런데 가끔은 먹는 시간이 아까울 때도 있습니다. 그 시간에 수련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흐흐...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생물도 있긴 하지.”

르쉬가 놀랐다.

“예? 그런 생물이 있습니까?”

“영기를 먹고 사는 영물들은 모두 자연지기를 흡수해 생을 유지하지. 지금 우리가 만나러 가는 녀석이 그러하다.”

우진의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린 르쉬가 감탄했다.

“백호...!”

“그렇다. 우리는 이제부터 백호가 사는 수해로 가는 것이다.”

수해(樹海).

1구역과 2구역 사이의 통로 역할을 하는 중간 지역이다.

여기서 그곳까지는 다양한 경로를 택할 수 있다.

원래라면 이 또한 탐험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진은 이미 길을 알고 있다.

수해로 접근하는 길과, 그 너머의 ‘결전 지대’에 대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직진만을 하여 나아가는 일행.

남들이 보기엔 다소 특이한 경로를 택해 빠르게 나아갔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저 멀리 수해가 등장했다.

“와아아아....”

“넓군.”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생물과 토양.

기묘한 생태계가 구성된 숲의 바다가 나타났다.

이곳은 넓을 뿐 아니라 위험하다.

그 이명(異名)은 ‘모험가를 잡아먹는 숲’.

넓고 낯선 지역. 게다가 서식하는 마물들도 특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후덥지근한 기후와 식음할 수 있는 생물 없이 모조리 독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고통스러웠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제약이 더 있다.

그건 바로 ‘인벤토리 봉쇄’.

이 깊은 숲에선 인벤토리를 사용할 수 없다.

‘아주 제대로 극한 체험하라는 뜻이지.’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면 근력이 상당히 높을 모험가들.

커다란 배낭이라도 매고 다니면 그만이다.

하지만 상당히 불편해지는 건 사실이다.

계속 쓰던 것이 막히니 오히려 더 큰 귀찮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그런 상태로 아주 넓은 구역을 탐험해야 하니 성가시지.’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결전의 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참으로 악독한 스테이지 배치였다.

‘탈진이라도 한 상태로 결전 지역에 처음 진입하면 다른 놈들의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거든.’

물론 자신은 VIP 통행증이 있으니 이런 건 쓸데 없는 걱정이다.

백호만 만나면 손쉽게 통과해 다음 구역으로 갈 수 있다.

오히려 설렘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며칠 수련장에 박혀 있다가 숲에 오니 기분이 좋구만!”

“기분이 좋구만!”

그런데 수해가 시야에 들어오자 흥분한 건 우진만이 아니었다.

레비아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호의 영역이군.>

그 소리는 너무나 침착해서 반대로 엄청난 흥분감이 느껴졌다.

오로지 세상의 한 존재에만 집중한 듯한 레비아탄의 의지.

“느껴져?”

<그 존재의 영기(靈氣)가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소.... 정말 무서울 정도의 힘이군.>

자신도 정신을 집중해보니 느껴진다.

입자처럼 숲과 인근을 가득 채운 놈의 ‘영역 표시’.

영물에 가까운 레비아탄에겐 거의 포식자의 동굴에 들어온 것처럼 본능적인 압박감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물론 그 안의 흥분 또한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싸우고 싶다는 호승심!

우진이 그를 향해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첫 번째 사신수는 내게 양보해 줄 수 있어? 약속대로 주작은 온전히 네게 맡길게.”

레비아탄이 싸워도 힘은 우진의 것이 되지만, 투사의 마음을 알기에 양해를 구한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레비아탄이 답했다.

<흐흐흐.... 이거 어쩔 수 없군. 그대의 뜻이 곧 내 뜻이오. 뜻하는 대로.>

“고맙다. 레비아탄.”

<으음, 절대 지지 마시오!>

레비아탄이 정신의 심층으로 가라앉는 것을 느낀 우진이 주먹을 꽉 쥐었다.

“걱정 마라. 널 주작에게 데려가기 위해서라도 난 여기서 죽지 않을 테니.”

오히려 그에게 보여줄 생각이다.

신수들이 싸우는 방식을.

‘그럼 주작전(戰)에서도 도움이 되겠지.’

일단은 백호를 찾아야 한다.

이 넓은 숲을 하나하나 뒤질 순 없었다.

그렇다고 기감이나 곤충 지배를 이용할 생각도 없다.

오히려 더욱 확실한 ‘도전장’을 던질 생각이었다.

“르쉬. 전력 질주다.”

“예!”

— 스슷!

순간 사라진 검고 붉은 형체.

두 존재가 수해의 깊숙한 곳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그건 대담한 도전자라기보단 노련한 사냥꾼의 모습이었다.

신수(神獸)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1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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