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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113화 (112/155)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13 >

진화.

그것이 가져온 변화는 촉수의 발현만이 아니었다.

[손톱 강화]

[파괴력, 절삭력, 관통력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 스르륵....

손가락 끝에 뻗어나온 다섯 개의 아름다운 비수.

이 손톱만으로 전설 아이템의 성능이 나올 것이다.

또한 전반적인 속도와 근력의 상승.

단순한 체감 정도가 아니다.

극도로 발달한 능력을 지니니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건 일종의 버프였군...!’

이 육체에서는 자신의 체력, 근력, 민첩에 몇 배의 상승 배율이 걸린다.

지금까지 모호하게 알고 있던 신체의 비밀을 알아냈다.

‘그래서 언데드 폼이 그렇게 강했던 거야.’

지금까지가 2배 정도였다면 이제는 대략 3배 이상의 효율을 뿜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때였다.

— 띠링!

[추가 능력이 개방되었습니다.]

[마기의 지배]

뜻밖의 알림이었다.

마기의 보호가 한층 강해졌다.

고고한 검푸른빛의 아우라.

지금까지도 방어력을 대폭 상승시켜주며 자신을 지켜준 마(魔)의 능력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

몸을 감싼 무형의 힘에 감탄한 우진.

‘이 정도라면 언데드 폼으로 변신하는 순간 최상급 배리어를 두르는 셈이군.’

어지간한 공격은 튕겨내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무효화시킬 것이다.

그때 느껴진 이질적인 감각.

이제 이건 단순한 방어막이 아니었다.

‘이건... 설마...!’

지배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기 통제력이 생겼다.

단순히 방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 마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

일종의 무형지기(無形之氣).

의지로 적을 벨 수 있는 경지가 된 것이다!

흥분을 가라앉힌 우진이 그 사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파괴력은 정신 집중에 따라 달라지는군.’

— 스쿵!

의지에 따라 무형의 칼날이 뻗어나가 벽을 가른다.

단단한 암벽이 종이처럼 갈라졌다.

‘무의 극에 달한 자들만 할 수 있다는 정신 베기.’

이제 자신은 전투의 명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원 측 고수들은 어느 경지에 다다르면 의지만으로 사물을 벨 수 있게 된다는데, 자신은 비슷한 일을 더욱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 삼아 연계를 해보았다.

어깨에서 나온 두 개의 촉수가 벽에서 커다란 암석을 떼어냈다.

— 스스스슷!

무형지기로 수십 번을 베자 가루가 되어 떨어졌다.

즉, 마기는 이제 보이지 않는 칼날 촉수가 된 것이다.

‘공방일체의 아름다운 힘이다.’

보이는 촉수와 보이지 않는 촉수.

뜻밖의 비장의 수를 얻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어도 ‘의지’만이 살아있다면 자신은 적을 벨 수 있다.

그게 끝이 아니다.

[체력 +1000]

[근력 +1000]

[민첩 +1000]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진 스탯 보상.

‘아니, 소중함을 잊으면 안 된다.’

우진이 감사히 새로운 힘을 받아들였다.

스탯 보상은 어느새 너무 익숙해졌다.

계승의 포인트 전환, 그리고 내공 흡수를 통해 획득한 막대한 양의 포인트.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하지만 지금 이 보상 또한 극상 영약도 주지 못할 상승이었다.

평범한 모험가라면 지금의 성장만으로 존재의 격(格)이 뒤바뀔 것이다.

‘그래, 1포인트라도 소중히 여겨야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우진이 감사히 3000의 상승을 받아들였다.

[스태미너 회복 +2000]

그리고 언데드 육체의 가장 멋진 특권 중 하나.

극강의 스태미너.

‘스태미너는 따로 포인트를 투자할 수도 없기에 더욱 소중하지.’

이제 자신은 월드를 일주하며 밤낮으로 싸워도 버틸 무시무시한 전투 지속력을 지니게 되었다.

물론 내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내성 강화]

[빛 속성 내성이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화염 속성에 면역되었습니다.]

[모든 공포에 면역되었습니다.]

[중급 이하의 언령(言令)에 면역되었습니다.]

[상급 정신 공격에 면역되었습니다]

각종 특수 능력들.

‘능력 하나하나가 전설급 아이템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육체의 변화가 끝이 아니다.

[지위 상승으로 새로운 능력이 부여됩니다.]

‘음?’

[전지(全知)의 감각]

수라의 감각이 진화했다.

우진이 눈을 키우며 감탄했다.

‘좋은 능력이 더 좋은 능력으로 바뀌었다...!’

잠시 정신을 집중하자 세상이 비현실적으로 느리게 느껴졌다.

공기의 흐름까지 느껴졌으며, 그 인지의 속도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이 정도면 거의 예지에 가까운 능력이다...!’

고양이 수인 레이카가 보이던 초월적인 묘기들.

그 괴물은 회피가 아닌 예지에 가까운 신기를 보이곤 했다.

종족 보정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것을 뛰어넘은 신비한 강자였다.

이제 그가 보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정도라면 눈을 감고도 어디서 어떤 공격이 들어오는지 다 알 수 있겠어.’

뿐만 아니라 새로운 특수 능력도 생겼다.

[대요괴의 울음소리]

[이제부터 본신의 흉성이 압도적인 효과를 발휘합니다.]

포효계 능력으로 그 효과는 광역 스턴과 공포.

또한 수준 이하의 존재는 ‘즉사’한다.

이 정도 포효 능력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강자 소리를 들을 것이다.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초월적인 사자후!’

가볍게 몸을 풀며 새로운 육체에 적응한 우진.

금속을 찢는 손톱이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의 대성장.

순간적으로 강화된 힘에 전신에 활력감이 용솟음친다.

한껏 부푼 근육들.

3m에 육박하는 강대한 신체는 등장만으로 일대를 마비시킬 강자의 증표였다.

“좋다.”

다시 모습을 바꾼 우진.

무엇보다 즐거운 건 인간형으로 돌아와도 새로운 특수 능력이 적용된다는 점이었다.

일종의 패시브화(化)가 된 것이다.

‘실제 전투력 측정을 해봐야겠어.’

동굴에서 나온 우진이 테스트를 위해 어딘가로 날아갔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외눈박이 거인.

— 콰드드득!

오른팔을 언데드 폼으로 바꾼 우진.

이제 변신까지 더욱 빨라졌다.

접근, 변신, 타격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한 번의 주먹질만으로 외눈박이 거인이 격살 당했다.

폭발하듯 사라지는 거체를 보던 우진이 간단하게 감상을 표했다.

“미쳤군.”

이걸론 뭔가 아쉽다.

다음으로 더 좋은 상대가 있었다.

금속 골렘이 사는 곳으로 찾아간 우진.

— 크워어어...!

달려오는 놈을 상대로 팔짱을 꼈다.

— 차르르륵!

어깨에서 뻗어나온 촉수 여럿이 합쳐져서 마치 거대한 송곳처럼 앞을 향했다.

— 콰직!

놈의 몸통을 꿰뚫어서 들어올려 버렸다.

‘확실히 엄청난 힘이다.’

강한 방어력을 단숨에 관통한 건 물론이고, 저 거대한 녀석을 손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이제 무형지기를 사용할 차례.

— 스릉...!

솜털이 곤두서는 예기와 함께 보이지 않는 칼날이 적을 베고 지나갔다.

— 스스스슷!

최초의 일격 이후 순식간에 발현된 연속 참격.

그 단단한 골렘이 보이지 않는 힘에 난도질 당해 금속 조각으로 바뀌어 떨어져내렸다.

믿기 힘들 정도의 결과.

이런 강적을 전투력 측정 허수아비처럼 쓴다는 것 자체가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만족한 우진이 씩 미소를 지었다.

“1구역. 확실히 죽였다.”

최초의 목표가 달성된 것이다.

*

이제 르쉬에게 돌아가는 우진.

그런데 무언가가 그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음?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 있군.’

지상에 행패 부리는 녀석들이 보였다.

잠시 지켜보니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리젠된 사막 수호자를 두고 언쟁이 벌어진 것이다.

그건 그저 말다툼이라고 보기엔 살벌한 광경이었다.

‘저 놈들이 노블레스 클랜인 모양이군.’

같은 표식의 망토를 두른 놈들.

사람들에게 듣기론 현재 1구역의 최강자들이라고 했다.

수가 많고 하나하나의 전력도 강해서 말하자면 이 구역의 선두였다.

놈들이 주변 사람들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었다.

“다들 물러나! 죽고 싶지 않으면!”

“우리한테 찍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놈들이 자신들도 실패했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못 건드리게 사막 수호자를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으음... 오지랖을 부려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고민하던 우진이 결정을 내렸다.

전생에 비슷한 행패를 당했던 기억이 있기에 한번만 개입하기로 했다.

— 쿠구궁....

착지한 우진.

“어? 이 분은...?”

“어! 안녕하십니까!”

우진을 알아본 사람들.

어제 낮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들을 도왔더니 이제 유명 인사가 되었다.

현재 상황도 잊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쌌다.

그저 반가움을 넘어선 은인과의 재회였으니까.

뿐만 아니라 야영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보스를 잡아준 건 물론이고 모험가로서의 추억도 함께 쌓았기에 더욱 각별했다.

그때 우진의 기세를 알아본 노블레스 클랜이 흠칫 물러났다.

“웬 놈이냐!”

앞으로 나선 그가 좋게 말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고생 많으십니다.”

“넌 뭐야?”

“지나가던 사람인데 도전 권한을 왜 마음대로 제한하십니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노블레스 클랜원.

“네가 무슨 상관이냐!”

우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저도 도전자고 여러분도 도전자 아닙니까. 애초에 다같이 힘을 모아야 잡을 수 있는 강적인데 독점 욕심을 부리니 일이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 놈들.

“다 같이 힘을 모아?”

“저런 버러지들하고 힘을 합치라고?”

“모두 실패하는 것보다 그게 낫지 않습니까?”

코웃음을 치며 화를 내는 놈들.

“헛소리!”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를 부려?”

“그래! 네가 뭔데 끼어드느냐?”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놈들.

우진이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무형지기를 얻은 이상, 자신이 뜻하는 순간 저들 모두의 목숨이 눈 한번 깜빡이는 순간 사라진다는 걸 알기에.

그건 또한 자신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자신감이었다.

그리 쉽게 악심(惡心)을 품고 남을 해할 리 없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이게 없다면 ‘의지의 검’이라는 큰 힘을 얻고도 혼란과 고독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때 우진의 ‘또 다른 힘’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그가 지금껏 도와준 사람들이 나서서 대신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야 이 부끄러움도 없는 놈들아!”

어쩔 수 없이 물러났던 사람들이, 은인인 우진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억지는 너희가 부리는 것이 억지지!”

“이 분이 너희처럼 자기 욕심만 차리겠다고 그러는 줄 아느냐!”

얌전하던 ‘허접’들이 흥분을 하자 당황하여 주춤주춤 물러나는 노블레스 클랜.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는 끝나지 않았다.

하나둘 추가되어 목청을 높이기 시작했다.

“야이 개 같은 놈들아!”

“우리한테는 몰라도. 이 분한테 그 따위로 구는 건 도저히 못 보겠다.”

“썩 물러가라!”

그러다보니 오히려 노블레스 전체보다 우진을 두둔하는 쪽의 세력이 커졌다.

공동의 은인을 구심점으로 여러 파티가 뭉치게 된 것이다.

우진도 미소 지으며 놈들을 바라보았다.

투덜거리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나는 클랜원들.

“오, 오늘은 어쩔 수 없군.”

“피곤해서 쉬러 갈 테니 그깟 사막 수호자 니들 맘대로 해라!”

놈들이 사라지자 정상적으로 순서가 지켜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진에겐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제 힘을 모아서 잡아 보시면 되겠군요.”

단순히 순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모아 사냥한다.

그러자 탄성을 내뱉는 사람들.

“오오...!”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서...!”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우진을 중심으로 모두에게 ‘하나’라는 의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막 수호자를 레이드하는 대형 파티가 탄생했다.

“잡아봅시다!”

“이번엔 정말 잡는 겁니다!”

사람들이 의기투합하며 돌아봤지만 이미 우진은 그곳에 없었다.

“이, 이럴 수가... 움직이는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나 말끔히 일을 해결하고 사라진 구원자.

묘한 감동이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를 위해 월드가 내려준 수호 천사가 아닐까...?”

그 의문에 답해줄 존재는 이미 시야 밖의 어딘가로 날아간 상태였다.

*

착지한 우진.

이제 1구역에서 볼 일은 다 끝났다.

그러나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멀리 사람들이 사막 수호자를 사냥하는 모습이 보였다.

열심히 전투를 이어가는 대형 레이드 파티.

‘내가 잡아주는 건 생태계 교란인 것 같고....’

대신 잡아주는 건 의미가 없다.

다음 구역에서도 케어해 줄 수는 없으니까.

중심부 끝까지 함께 갈 것이 아니라면, 그들은 그들의 길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좀 도움을 줄 순 있다.

결심한 우진이 대지에 손을 올렸다.

‘내 상상을 이뤄보자.’

자신이 여기서 나뒹굴며 품었던 꿈과 소망들.

그걸 저들을 위해 이뤄주기로 했다.

미소 지은 우진이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과거 이 땅에서 죽음을 각오했던 자가, 지금 이곳에서 목숨을 건 자들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 쿠구구구...!

막대한 마력이 대지에 흘러들어가고.

“흐으음...!”

1구역에 신비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1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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