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104화 (104/155)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05 >

천수뇌인(千手雷印).

무량 분신술로 생겨난 수백의 우진이 일제히 팔을 모았다.

합장하는 손바닥들.

— 착...!

천 개의 손이 모아져 비는 것은 오직 하나의 소원.

적의 완전한 죽음.

검으로 가득 찬 하늘에 번개 폭풍이 일었다.

— 콰르릉...!

이내 광범위한 전류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험의 바다에서 본 마나 폭풍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오히려 더 강력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게 끝이 아니다.

그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수천의 검이 떨어져내렸다.

하나하나 낙뢰의 힘을 품은 무서운 일격이었다.

— 콰콰콰쾅!

“피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으니.”

절규하는 4인방.

“흙으로 돌아가라.”

— 퍼서서석...!

일시에 전신이 터져 사라진 놈들.

일대는 모조리 재가 되었다.

“가루가 되어버렸구만.... 앞으로는 정말 강한 놈들에게만 써야겠어.”

주변 풍경은 섬뜩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산에 검은 원의 지형이 생겨버렸다.

“흐읍!”

놈들을 어둠으로 흡수했다.

‘역시 내공이 제법 되는 녀석들이구나.’

특히 소가면을 쓴 녀석은 대단한 포인트를 남기고 갔다.

[상대방의 잔여 내공을 계승합니다.]

[스탯 강화 포인트를 900 획득했습니다.]

무려 900 포인트.

다른 녀석들은 각자 처음의 권술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리하여 이 장소에서 벌어들인 포인트만 해도 총합....

3250 포인트.

우진이 어처구니가 없어 웃었다.

‘중심부는 정말 성장 속도 자체가 다르다.’

물론 이건 자신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계승이라는 기적의 능력이 있기 때문.

그래도 중심부에 오지 않았으면 이 정도로 포인트를 퍼줄 내공 보유자들을 만나지 못했을 테니 잘 된 일이다.

놈들이 있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너희의 뜻은 내가 꺾었다. 명복을 비마.”

품은 생각이 다르니 부딪히고, 거기서 승패가 갈리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다.

죽은 자를 조롱할 생각은 없었으나 후회할 생각도 없었다.

“가자.”

우진이 다음 장소로 향했다.

명령에 따라 대기하고 있던 르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총대장님!”

“오오! 르쉬!”

수하와 합세한 우진.

“다른 녀석들은?”

“아직 조금 남아서 ‘확실히’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저 멀리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생들이 많군. 좋다. 일단은 정비다.”

어차피 금방 돌아올 테니 그 사이에 정리를 좀 하기로 했다.

우선 르쉬가 기절시킨 뒤 묶어놓은 한 무더기의 산적들을 확인했다.

“이 녀석들이 포로들이군.”

“예.”

거기에 자신 측 포로까지.

일단 물을 끼얹어 놈들을 죄다 깨웠다.

“네 죄를 말해봐라.”

“노, 녹림의 일원이었습니다.”

“좋다. 가라.”

우진이 쿨하게 모두 풀어주었다.

어리둥절한 놈들이 손목을 주무르며 눈을 키웠다.

“저, 정말 그냥 가도 됩니까...?”

“다시는 산적질 안 하겠다고 진명으로 맹세해라. 그리고 또 하나 조건이 있다.”

우진의 말에서 나온 것은 다소 뜻밖의 얘기였다.

고민하던 놈들이 결국 결정했다.

“아, 알겠습니다....”

“맹세해라.”

“진명으로 맹세합니다!”

“다른 나쁜 짓도 하면 안 된다.”

“무, 물론입니다! 맹세합니다!”

우진이 만족스럽게 외쳤다.

“해산!”

“으아아아! 살았다!”

후다닥 사라지는 놈들.

그 헐레벌떡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우진이 씩 웃었다.

‘가서 소문을 퍼트려라.’

녹림이 하루 만에 박살났다는 소문은 자신의 중심부 돌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녹림의 악명이 해체되어 자신의 위명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놈들이 들어찰 가능성도 막아준다.

우진이 추가로 내건 조건이 바로 그것이었다.

<녹림 재건의 조짐이 보이면 스스로 목숨을 바쳐 막아라.>

이름이 달라져도 상관 없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일종의 보험이지.’

녹림왕이 대단한 놈이라 이런 세력이 생긴 것이 아니다.

미리 자리를 잡은 강자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쉽게 털어먹을 수 있는 구조라 이렇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밑에 기어들어가면 또 쉽게 벌어먹을 수 있으니 세력이 점점 불어난 것이고.’

자신의 뜻이 정말로 관철되려면, 같은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우진이 초토화된 산맥을 내려다보았다.

깔끔하게 밀려버린 악의 소굴들.

그리고 그 안에서 죽어간 산적들.

‘설마 투항자가 5%도 되지 않을 줄이야.’

나머지는 고스란히 저항 후 죽음을 택했다.

‘투항이 죽기보다 싫은 건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단 걸 인정하기 싫은 건지. 어느쪽인지는 잘 모르겠군.’

씁쓸하게 고개를 저은 우진.

수많은 알림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 지... 초대형 성장을 하고 말았다.’

지금까지의 모든 산채에서 벌어들인 포인트들.

르쉬나 다른 녀석들을 통해 계승된 포인트와 스킬도 어마어마했다.

‘그래... 좋다. 여기서 향후 몇 구역까지는 씹어 먹을 정도로 성장하고 간다.’

녹림 뿐 아니라 다른 녀석들을 상대할 힘이 필요하다.

자랑스럽게 남을 털어 먹는 놈들은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

‘일단 스킬 확인부터 해볼까.’

사천왕들 중 두 놈은 매우 특이한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지혜’를 계승했습니다.]

기감류 스킬이었는데, 지형을 파악하는데 특화되어 있었다.

주변에 적용해보니 이 복잡한 산맥의 구조가 지도를 켠 것처럼 확인된다.

‘좋은 걸 가지고 있었군. 잘 쓰마.’

그리고 또 하나의 신기한 스킬.

[’천근추(千斤錘)’를 계승했습니다.]

사용해보니 땅이 패일 정도의 무게 상승이 발생했다.

‘월드의 천근추는 실제로 무게를 늘려주는군.’

내공을 통해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몸무게를 대폭 늘려버리는 심플하고 강력한 스킬.

‘잘만 쓰면 파괴력이 엄청나게 올라가겠어.’

만족스럽게 테스트를 끝낸 우진.

그 외에도 확인해야 할 것이 많았다.

각종 신체 강화 스킬이며 속성 스킬들.

그리고 전투 보조 스킬까지...

이제 너무나 익숙해진 대량 확인의 과정.

— 훙! 훙! 훙!

우진의 몸에 빠르게 여러 속성이 어렸다가 사라졌다

신체의 여기저기도 강화 되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초스피드 감별 작업이었다.

‘포인트, 포인트, 포인트.’

그때 우진의 눈에 하나의 스킬이 들어왔다.

‘이거...!’

떨려오는 눈동자.

‘드디어!’

자신이 찾아 헤매던 그 스킬이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귀한 건 알았지만 정말 안 나오더니 이제야 나왔구나.’

게임에서 뽑기를 1만 번 해서 겨우 뽑은 그런 느낌이었다.

“흐으읍...!”

드디어 사용해보는 새로운 힘.

우진이 손을 뻗은 순간.

— 스으으으....

세상이 얼어붙었다.

— 파지지직...!

주변을 따라 뻗어나가는 강력한 한기(寒氣).

르쉬가 반사적으로 선글라스를 쓴 채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당황한 우진이 스킬을 멈췄다.

“미안하다 르쉬.”

“브, 블러드 배리어를 펼쳐야 했는데... 제 불찰입니다.”

시험 삼아 썼을 뿐인데 이 정도 효과를 내다니 정말 대단한 능력이었다.

그 스킬의 이름은!

[상급 빙결진]

주먹을 움켜쥔 우진.

‘드디어 최상급 빙결기를 얻었다!’

다른 스킬은 하위 호환을 떠나서 이제 활용도가 떨어진다.

마력 통제가 인간을 벗어난 수준이 되어 하나의 스킬로 별별 운용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특이한 것이 아니면 관심을 갖기 힘들다.

하지만 빙결기는 대단히 강한 스킬로 하나쯤 제대로 된 걸 가지고 싶었는데, 이렇게 상급으로 나와주니 기분이 좋았다.

‘빙결은 공격용으로 쓰기에도 좋고 방어나 유틸 능력도 좋지.’

스킬은 마력과 운용력에 따라 위력이 천차만별이 되니, 자신이 쓰면 더욱 강한 힘을 낸다.

거기에 속성 강화까지.

‘일단 100렙 특전인 배율 상승을 쭉 올려주고.’

[빙결 내성이 1.60배로 상승했습니다.]

[빙결 공격력이 1.60배로 상승했습니다.]

.

.

[빛 내성이 1.60배로 상승했습니다.]

[빛 공격력이 1.60배로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다시 200렙 특전인 속성 극대화를 더해준다.’

[빙결 속성의 극대화 확률이 10.00% 상승했습니다.]

[화염 속성의 극대화 확률이 10.00% 상승했습니다.]

.

.

[빛 속성의 극대화 확률이 10.00% 상승했습니다.]

‘일단 터지면 1.5배 데미지. 계속 포인트를 투자하면 더 올라가니 아낌 없이 부어줄 만 하다.’

마침내 스킬과 포인트 정리를 끝낸 우진.

이제 자신은 속성 배율만으로도 전설급 아이템 몇 개를 두른 강자가 되었다.

그때 르쉬도 무언가 새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저...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수줍게 웃는 르쉬.

우진이 그 속에서 일렁이는 새로운 힘을 발견했다.

“엇...! 너 이 녀석...!”

대폭 상승한 녀석의 기운.

카운트급.

즉 백작위를 지니게 된 것이다!

“피를 많이도 먹었구나!”

“예. 과, 과식하였습니다....”

“이제 싸우면 내가 지겠는데?”

우진이 씩 웃으며 농담을 하자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르쉬.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총대장님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데 어찌....”

“좋다! 새로운 힘을 보여다오!”

“예!”

자세를 잡은 르쉬가 투기를 끌어올렸다.

— 파지지직...!

전신에서 핏빛 투기가 번개처럼 휘몰아쳤다.

‘블러드 레이지.’

카운트 이상의 흡혈귀에게만 허락되는 초강력 상승 버프.

그 기운은 과연 대단해서 힘의 기류 때문에 아지랑이가 발생할 지경이었다.

우진이 불어오는 바람 속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오우! 멋지구나...!”

수천의 흡혈귀 중 고작 1개체의 바론급 흡혈귀가 탄생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다시 극소수의 개체만이 카운트급으로 올라선다.

즉, 자신의 수하가 이제 중심부에서도 빠지지 않는 강자가 된 것이다!

‘예전에 카운트급 하나가 영지의 기사단을 단신으로 섬멸한 일도 있었지.’

보통 기사의 레벨이 150은 된다는 걸 고려하면, 카운트급 흡혈귀의 초월적인 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능력.

혈검이 엄청나게 거대한 형태가 되어 떠올랐다.

“이건 거의 공성병기로구나.”

“예! 총대장님의 거대한 화살을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흐흐흐... 좋다! 노크는 이걸로 하자꾸나.”

그때 돌아온 레비아탄과 병력들.

— 쿠구구구...!

하늘을 통해 돌아오는 대군은 가슴이 벅찬 모습이었다.

“으음! 명령을 이행했소!”

우진이 팔을 활짝 벌려 그들을 맞이했다.

“다들 고생했다!”

“으음! 간만에 몸을 풀었더니 나도 기분이 좋군.”

“좋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알겠소이다.”

껄껄 웃은 우진이 하이파이브를 하듯 거대한 용과 맞닿았다.

— 고오오오...!

하나씩 돌아오는 병력들.

흙으로 사라지는 베히모스에서부터 문양으로 복귀한 레비아탄까지.

그림자와 원혼 또한 모조리 자신에게 빨려들었다.

‘이제 다시 풀파워군.’

차오르는 어둠을 느끼며 충만해진 정신.

이 많은 병력들 덕분에 70개가 넘는 산채를 빠르게 토벌할 수 있었다.

‘힘이 여러 종류라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이 힘으로 마지막 ‘청소’를 할 시간이다.

“좋다. 이제 왕만 남았군.”

우진이 거대한 성채의 문을 올려다보았다.

애초에 수성전을 고려한 듯한 설계.

이런 ‘토벌전’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듯한 모습.

병력도 제일 많다.

게다가 ‘삼라만상’으로 확인하니 내성과 외성 사이에 제법 귀여운 함정까지 파놓았다.

쉽게 접근하기 힘든 수비 태세.

하지만.

그에겐 맛있는 음식의 마지막 조각일 뿐이다.

그 이름은....

‘녹왕전(綠王殿).’

저 안에 녹림왕이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얼굴조차 비추지 않는 한심한 왕.

이제 그 자리를 포기해야만 한다.

“겁쟁아! 나와라!”

하늘에 거대한 화살들을 띄워올린 우진.

— 훙! 훙! 훙!

하나로 합쳐진 별 모양 아래서 외쳤다.

“르쉬! 합동 공격이다!”

“예!”

스타라이트 1식과 초대형 혈검 1식.

두 개의 압도적인 공성추가 전방을 향했다.

“발진!”

거대한 힘이 성문을 터트렸다.

— 콰콰쾅...!

— 스슷!

그 안으로 뛰어든 것은... 하나의 재빠른 형체였다.

*

“노, 놈이 들어온다!”

뚫린 문으로 진입한 우진의 형체.

드넓은 중정을 가로질러 내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쏴라!”

— 투투투투...!

순식간에 쏘아진 마력총과 암기, 그리고 스킬과 투창들.

우진의 형체가 속절 없이 꿰뚫렸다.

뜻밖의 작전 성공에 되려 당황하는 산적들.

“토, 통했다!”

하지만 그것은 분신에 불과했다.

“위다.”

그때 하늘에서 진짜 우진이 떨어져내렸다.

“어, 언제......!”

하늘에 뜬 팔괘선의를 가리킨 우진.

“모든 그림자는 내 이동수단이 되거든.”

— 펄럭...!

다시 팔괘선의를 걸친 우진.

그의 옆에서 야수 모드의 체이서가 울부짖고 있었다.

— 아우우우...!

그리고 소환된 빛의 늑대 열 두 마리.

“쓸어라.”

우진의 명령이 내려지자 늑대들이 순간이동 하듯 사방을 향했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0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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