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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97화 (97/155)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98 >

레비아탄 소동이 있고 얼마 후.

아침 햇살 속 선교에 우진이 내려섰다.

“사령관님을 뵙습니다!”

칼 같이 반듯하게 도열한 선원들.

그건 바로 모두들 제복을 통일하여 사령관을 맞이하는 ‘하나’의 모습이었다.

우진이 알려준 디자인의 제복은 모두에게 잘 어울렸다.

“이제야 우리가 하나가 되었군.”

자신의 어둠처럼 이들도 영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멋진 광경!

우진과 르쉬도 흑색의 제복으로 갈아입었다.

“멋지구나.”

“멋지십니다!”

그 망토를 펄럭이며 단 위에 선 우진.

이제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우렁찬 호령으로 모두에게 개전을 알린다.

“캐스케이드! 우리는 이제 시험의 바다로 간다. 나는 이 항해에 만반의 준비를 했으며 그 이유는 단 1%의 위험성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오오...!”

신호하자 열리는 개폐막.

드넓은 해원이 모두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이 바다를 완벽하게 건넌다. 하나의 위기도 허용하지 않겠다. 나와 함께라면 가능하다.”

“우오오오!”

무결점 항해.

시험의 바다를 향해 그것을 선포한 것이다.

“이건 도전이 아니다. 확인이다. 바깥 고리에서 쌓아온 모든 것을 증명하고 얻어내겠다. 바로 너희와 함께.”

마침내 손을 들어올린 우진.

“가자! 정점으로!”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나왔다.

“이야아아!”

— 쿠구구궁...!

구름 사이에서 거대한 비공선이 나타났다.

마을 쪽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었다.

“오늘도 누군가 떠나는군....”

“크기는 대단하다만 시험의 바다는 덩치로 뚫을 수 있는 곳이 아니지....”

그때 완전히 드러난 초대형 비공선의 모습.

“오오...!”

“캐스케이드...!”

바깥 고리의 명물이 중심부를 향하고 있다!

“누, 누가 저걸 움직이고 있는 거지?”

“그... 그러게 말일세. 이 무슨.......”

순간 세 개의 거대한 추진기에 모두 푸른 빛이 돌고.

“발진!”

사라진 캐스케이드의 모습.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사실마저도 부정하는 듯한 엄청난 속도였다.

“허허....”

마을 사람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중심부에 대단한 파란이 일어나겠군.”

“우리는 어쩌면... 세계가 바뀌는 모습을 본 걸지도 모르겠어....”

모두가 예감하고 있었다.

월드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리란 사실을!

*

— 쿠구구구...!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가는 거선.

그 선체의 외부에서 우진과 르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바깥 고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그렇구나. 반대로 우린 중심부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아...!”

감격에 젖은 르쉬의 얼굴.

그때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데 항상 궁금했습니다. 바깥 고리는 왜 바깥 고리일까요?”

빙긋 웃은 우진이 자신도 한때 품었던 의문을 해결해주었다.

“바깥 고리라는 명칭 자체가 각 주민들의 차원과 저 너머의 진계(眞界), 중심부를 이어주는 연결 지대라는 뜻을 담고 있기에 그렇다.”

“그, 그렇군요...!”

우진이 뱃머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저 먼 곳을 바라보았다.

“즉, 우리는 이제야 진짜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주위는 아직 평범한 바다.

하지만 이 잔잔한 광경에 속으면 안 된다.

두 존재가 선내로 돌아왔다.

‘이제 곧 첫 번째 구역이 등장한다.’

우진의 예리한 기감에 벌써부터 짜릿한 마나가 느껴졌다.

서서히 폭풍이 다가오는 것이다.

선교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 쿠구궁....

모든 문이 밀폐되고.

“한계선 진입 30초 전!”

선장의 외침과 함께 긴장하는 선원들.

이 바다가 허락하는 마지막 안전 지대를 벗어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모두 자리로!”

우진이 주위를 살폈다.

‘일단 1지대 배의 무덤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저기 배의 ‘시체’들이 보인다.

선박들의 공동묘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

벌써부터 도전자를 질리게 만드는 두려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전속 전진!”

그 모두를 뒤로 하고 달려나가는 거선.

“온다!”

저 멀리 덮쳐오는 대자연의 신비.

세상을 찢어버릴 것 같은 폭풍 지대.

하늘을 찢고 떨어지는 수천의 전기장이었다.

하지만.

“배리어 최대 전개!”

순간 푸른 장막이 거선을 감쌌다.

“그대로 돌파한다!”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주파하는 첫 번째 위험.

단 하나의 공격도 허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막아내는 단단한 배리어.

이것이 거선 캐스케이드의 위엄이었다.

— 쿠구구궁...!

마침내 폭풍을 뚫고 나타난 거선.

단 하나의 피해도 없는 상태였다.

“좋아!”

역시 캐스케이드!

1차 시험 정도는 기본 방어력으로 버텨낸다!

우진이 손을 꼭 모아쥔 르쉬에게 말했다.

“걱정 마라. 마나 폭풍만 뚫으면 시험의 바다의 입장 허가는 받았다고 봐도 되지.”

“예!”

그때 들려오는 선장의 외침.

“이제 바다를 타고 달리겠습니다!”

“오오!”

— 쿠구궁...!

바다에 내려앉은 캐스케이드.

— 차아아앗...!

시원하게 미끄러진다.

이 배의 진짜 힘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는 우리의 영역이다!”

“우오오오!”

공중에서 바다로 완벽하게 경로를 바꾼 거선.

그렇게 첫 시험을 통과하여 달려나가는데.

하지만 안심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제 녀석이 등장할 시간이군.’

저 멀리 무언가가 보인다.

거대한 마나의 흐름.

첫 번째 벽이다.

장애물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호의’에 가깝다.

<이걸 뚫을 수 없다면 돌아가라.>

이 앞은 죽음 뿐이니.

하지만 우진에게 그럴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그가 호기롭게 외쳤다.

“벽을 뚫는다. 천공포를 준비해라!”

— 쿠구궁...!

벽을 향해 조준된 거대한 포신.

“단계는 무엇이 좋겠습니까?”

천공포의 위력은 5단계였다.

그중 최고 단계는 동력 보유량의 반 이상을 소모하는 거대한 포격.

배를 잠시 멈춰야 할 정도로 거대한 에너지 소모지만, 우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당연히 최고 단계다.”

순간 좌중이 긴장했다.

“동력을 벌써 거기에 써버리면...... 다음 구역에서 항해가 위험해지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빙긋 웃는 사령관.

“힘이라면 나에게 충분히 있다.”

거대한 구슬에 손을 올리고 정신을 집중하는 우진.

그 의도를 깨달은 선원들이 입을 쫙 벌렸다.

“서, 설마... 스스로의 마력으로 천공포를...!”

저 거대한 대포를 1인의 힘으로 운용할 순 없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혼이 빨려들어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우진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보여주는 것이다. 이 배가 얼마나 강력한 녀석인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자신도 여러가지 종류의 기파를 쏠 수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배를 포신으로 삼아 쏘아내는 힘은 의미가 다르다.

“간다!”

모여드는 기운.

구슬에서 엄청난 광채가 뿜어져나왔다.

“최고 단계인 광격 천공포를 뛰어넘는 위력이...!”

그리고 가로막는 벽을 향해 세상을 가를 듯한 섬광이 뿜어졌다.

“우진류. 초(超) 천공포.”

— 콰아앙...!

“벽이...! 벽이 열린다...!”

“시험의 벽이 열리고 있다!”

선장만이 유일하게 정신을 차리고 선원들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아니, 우린 이미 죽었지만... 아무튼 재죽음을 각오하고 맞서라!”

우진도 힘차게 외쳤다.

“이 배에 살아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잃을 거 없는 싸움이니 전력으로 부딪치는 거다!”

“예!”

벽이 끝이 아니다.

열린 틈으로 바다가 살아있는 것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건 월드의 의지.

쉽게 보내주지 않겠다는 강력한 시험의 의사였다.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라!”

선체 위에 선 우진이 마력을 총동원해 파도를 가르는 사이.

마침내 거선이 벽을 통과했다.

뒤에서 스르르 닫히는 마나의 흐름을 보며 감격하는 선원들.

“우와아아...!”

“첫 번째 벽을 통과했다...!”

풀썩 주저앉는 선원도 있었다.

“한 고비 넘겼군....”

이제 다시 잔잔해진 바다.

조타장이 다가와 묻는다.

“도대체 다른 이들은 이런 바다를 어찌 통과하는 겁니까...?”

우진이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답했다.

“시험의 바다는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아서 한쪽에 정신이 쏠리면 다른 쪽은 잊는 성질이 있지.”

“설마 그 말은.......”

“그렇다. 바다에 제물을 바치며 구역을 넘어가는 자들이 있다.”

“이, 이럴 수가.......”

“용왕에게 공양을 드리는 것처럼 바다에 희생자들을 풀어놓고 그틈에 치달아 구역을 통과하는 방법이지.”

바다의 눈을 속이고 달리는 희생양 작전.

“또한 애초에 대규모의 선단으로 출발하여 몇 척이나 되는 배를 희생시키며 전진하는 방법도 있지. 즉 배 자체가 공물이 되는 것이다.”

“허.......

“물론 강력한 탑승물 여럿을 준비한 뒤 혼자 갈아타며 가는 경우도 있지. 또한 여럿이 힘을 합쳐 구역을 공략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경우도 있다. 방법은 가지각색이니 중심부의 인간들이 모두 사람을 제물로 쓰는 악인이라고 보긴 힘들다.”

“그, 그렇습니까....”

우진이 전방을 바라보며 잠깐의 평화를 만끽했다.

“허나 남들의 방식엔 신경 쓸 필요 없다. 우린 캐스케이드가 있잖나.”

“맞습니다!”

“그리고 사령관님이 있습니다!”

“좋다! 다음 장애물을 향해 가자!”

“우오!”

그리고 얼마 후.

이상 기류가 감지되었다.

혼란에 빠진듯 요란하게 경보음을 내는 대형 패널.

“무, 무엇이 오는 지 알 수 없습니다.... 마치 모든 위험이 한 번에 다가오는 듯한.......”

우진이 정신을 집중했다.

“실제로 그러하다.”

순간 경악한 조타실의 모두들.

“그, 그렇다면 여기가......!”

마침내 드러난 오색의 바다.

“혼돈의 영역이다!”

모든 속성의 위협이 닥쳐오는 혼란 그 자체의 영역.

하지만 우진은 그저 침착하게 어딘가로 걸어갔다.

“현혹되지 마라. 모든 위험은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평소처럼 가는 것이다.”

“그,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날 믿어라.”

마침내 도착한 곳은 천공석.

이 배의 동력인 거대한 수정이었다.

거기에 손을 올리자 무언가를 예감한 선원들.

“서, 설마...?”

저 가공할 힘의 사령관.

배리어를 자신의 힘으로 펼칠 생각이다...!

우진이 마지막으로 당부를 남겼다.

“무엇이 와도 멈추지 말고 달려라.”

“예!”

든든한 대답과 함께 우진이 눈을 감았다.

이제부터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나 혼자 저 거대한 자연의 힘을 무효화 시킬 순 없다. 하지만 캐스케이드를 향하는 에너지만 모두 튕겨낼 수 있다면...’

중급 악마와의 일전이 남겨준 기술.

상쇄.

그것의 대규모 응용이다.

장갑을 바라본 우진.

‘도와다오.’

작전은 간단하지만 극도로 까다롭다.

속성이 감지되는 순간 같은 양의 힘을 흘려 소멸시킨다.

말이 쉽지 인간을 넘어선 정신 집중이 필요한 일.

그때 첫 번째 위협이 닥쳐왔다.

‘화염...!’

순간 천공석이 붉은 빛으로 번쩍이고.

장갑의 구슬에서도 찬란한 붉은 빛이 터져나왔다.

— 쾅!

그리고 상쇄된 모든 에너지.

‘가능하다!’

— 쾅! 쾅!

두 번째와 세 번째도 한 호흡 사이에 막아냈다.

무아지경 속에서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심상 세계.’

자신의 힘으로 이 신비한 영역에 진입한 것이다.

어둡고 광활한 대지.

그 속에서 하늘이 번쩍일 때마다 거대한 낙뢰가 자신에게 꽂힌다.

초속의 반응력으로 상쇄해낸 우진.

‘피뢰침이 된 기분이야.’

유물 장갑이 쉴 새 없이 빛난다.

이 녀석이 아니었다면 일이 더욱 힘들어졌으리라.

그렇게 수십 회의 상쇄를 성공시킨 우진.

‘무겁군....’

몸이 가라앉아 땅 속을 빨려들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우직하게 버티고 서서 모든 힘을 상쇄해냈다.

— 쾅! 쾅! 쾅! 쾅!

세상이 터질 듯한 소리가 반복되고.

보지 않아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밖에선 번쩍이며 오색의 위협이 닥쳐왔다가, 다시 튕겨나가고 있을 것이다.

‘다들 버텨다오.’

우물쭈물하면 일이 어그러진다.

두려움 없이 전진해야 모든 것이 끝난다.

그때 마침내 조용해진 세상.

어느 순간 맑게 개인 하늘이 보였다.

눈을 뜨자 현실에도 잔잔한 바다가 보였다.

“토, 통과했습니다! 혼돈의 바다를 아무런 피해 없이 통과했습니다...!”

주먹을 움켜쥔 우진.

“역시!”

모두의 믿음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으음! 좋다! 계속 전진한다!”

“우오오오!”

하지만 평화도 잠시.

“파도가 심합니다!”

“전방에 괴물 같은 파도가...!”

마침내 조타장의 경악스런 외침이 들려왔다.

“파고 10km...!”

우진이 지체없이 외쳤다.

“배리어를 전력으로 펼쳐라! 엔진 최대 출력! 힘으로 뚫는다!”

이제 천공석에 양 손을 올리고 정신을 집중한다.

반복되는 막대한 양의 부스트.

‘버틸 수 있다!’

기합과도 같은 외침이 모두를 격려하고.

“밀어 붙여라!”

천공석에 아낌없이 힘을 퍼붓는 우진.

이 힘을 다 받아내는 거선이 고마울 따름이다.

‘한 번 더!’

마지막으로 거대한 힘을 밀어넣은 우진.

“흐랴압!”

— 콰과과광...!

기세만으로도 선내에 폭풍이 몰아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건 위협적인 바람이 아니다.

투지의 바람이었다!

— 두두두두두....

“충전량 1000%!”

“오오오오!”

모두가 감탄할 때.

선장의 외침이 들려왔다.

“사령관님의 의지다! 뚫어내라!”

“예!”

— 콰과과광...!

거대한 파도와 정면으로 승부하는 거선.

자연 그 자체의 경이로운 공격을 하나의 배가 맞서고 있었다.

그 결과는 함선의 승리였다.

“와아아아!”

“뚫어냈다!”

모두가 펄쩍 뛰어오르며 전율을 만끽했다.

뒤를 보자 거대한 파도가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시 질주하는 거선.

“아, 아무런 피해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니...!”

“이건 기적입니다...!”

하지만 우진의 눈은 꿈쩍도 하지 않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탑승물 시험은 거의 다 끝났군. 이제부터 전투력 시험이다.”

“그, 그 말씀은....”

“이제부터 마물의 영역. 모두 긴장을 풀지 마라.”

죽음의 바다라 불리는 곳에 진입한 것이다.

“어어...! 전방에...!”

아니나 다를까 벌써 시작된 공격.

거대한 그림자가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그 어떤 존재보다 거대한 형체.

그때 선체 위에 등장한 우진.

“내 배를. 막지 마라.”

대흑검이 순간 단계를 초월해 거대한 형상이 되고.

— 콰드드득...!

바다에 검푸른 야수가 뛰어들었다.

“...!”

모두가 미동조차 못하고 바라보는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무한(無限) 질풍참!”

그것은 세계가 처음으로 목도한 초월적인 형태의 참격이었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98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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