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85 >
“주... 중심부...!”
르쉬의 눈이 커졌다.
거기 담긴 것은 두려움이 아닌 동경.
높은 곳을 꿈꾸는 자의 반짝임이었다.
그것이 우진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그래 중심부에 가는 것이다.”
“저, 저희가 정말로 그곳에 도전하는 것입니까?”
“물론. 그것도 낮은 확률로 찔러보는 게 아니다. 우리는 ‘반드시’ 넘어갈 것이니 날 믿어라.”
중심부.
중앙.
진짜 세계라는 뜻의 진계(眞界).
또는 도전자들의 땅.
사실 무엇이라 불러도 상관 없다.
도착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조차 극소수.
시험의 바다를 건널 계획이라면 확실한 준비를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죽을 테니까.
우진이 자신의 계획을 정리했다.
“일단 넘어가기 위해서는 시험의 바다의 ‘벽’을 뚫어야 한다.”
도전자를 가로막는 에너지 장벽.
‘그것 때문에 바깥에서 중심부로는 워프가 불가능하고, 그래서 힘으로 뚫어내야 하지.’
물론 가로막는 건 벽이 끝이 아니다.
‘게다가 벽을 지키는 문지기까지.’
제대로 된 탑승물이 없으면 도전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본 드래곤 정도로는 뚫을 수 없는 시험의 바다.
‘뼈 용은 커녕 기갑룡조차 찢겨버릴 지독한 마나 폭풍이 친다.’
그걸 위해 최강의 비공선, 유령선 ‘캐스케이드’를 얻을 생각이다.
그건 초(超) 거대 함선으로 본 드래곤과 기갑룡이 ‘수납’될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월드의 지형지물 같은 놈들이라 일반적으론 사유화 시킬 수 없지만... 나에겐 방법이 있다.’
그 외에도 바깥고리에서 끝내 놓아야 하는 일들이 몇 개 있었다.
‘그냥 넘어간다고 해서 끝은 아니니까.’
격이 달라진다.
하다 못해 그쪽의 작은 용병단만 해도 바깥고리에선 영토를 가진 최강자 집단이 될 수 있을 거다.
‘그래도.’
우진이 자신의 몸을 부분적으로 변화시켰다.
오른팔은 언데드, 왼팔은 악마가 된 모습.
‘난 기어코 여기까지 왔다.’
다시 또 모든 걸 이겨낼 것이다.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 후우우웅.......
드래곤의 체내.
뼈의 틈을 전부 어둠으로 덮어 피부를 만들어줬다.
광마교 놈들이 어둠 방벽을 만들었던 걸 보고 응용한 것인데, 실체화 능력까지 합쳐지니 정말 단단한 암흑의 벽이 되었다.
소리도 조용하여 마치 비행기를 탄 기분이었다.
‘밖에서 보면 암흑 드래곤처럼 보이겠지만.... 환영 스킬로 가려놨으니 이목을 끌 일도 없지.’
그 아늑한 내부에서 수첩을 꺼낸 우진.
거기에 적힌 목표들을 확인했다.
중심부로 슝 넘어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계획은 철저해야 한다.’
넘어가는 것조차 실패하면 복수는 꿈도 꾸지 못한다.
월드의 선두는 커녕 출발점에도 서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성공한다면. 이번엔 자신의 힘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지난 번처럼 남의 손 붙잡고 쭐래쭐래 따라가는 게 아냐.’
스스로의 힘으로 단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 전에 바깥고리에서 필요한 마지막 물건을 챙겨야 한다.’
속성 통제력.
베히모스의 눈물을 먹은 뒤, 그리고 어둠의 주인이 된 후.
속성 통제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되었다.
‘날개랑 똑같아. 날지 못할 땐 그냥 좀 부러운 정도였지만, 이제 이게 없으면 좀 답답할 것 같거든.’
통제력도 없을 땐 몰랐다.
이게 얼마나 압도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
자신이 드넓은 대지의 힘으로 기적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강대한 마력에 통제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5속성을 조금씩 채울 방법을 알아.’
대지와 어둠 쪽은 이미 최상급 통제력을 얻어뒀다.
눈물과 주인.
남은 것 물, 불, 전기, 바람 그리고 빛.
그 중 빛을 제외한 나머지를 채울 방법이 있다.
대협곡을 다시 건너 북쪽으로 가면 나오는 도시.
사막마귀단의 행선지였을 그곳.
무법지대 자이하츠.
‘개인’에 의해 지배되는 범법자의 천국.
거기 그 아이템이 있다.
[다섯 군주의 장갑] [유물]
오속성 통제력을 모두 상승 시켜주는 유물다운 아이템.
추정치는 대략 20%에서 30%사이.
몇 배로 높여주지 못한다고 우습게 보면 곤란하다.
다섯 개의 속성에 전부 적용되기에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유물답게 고대의 존재가 쓰던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의 현 소유자는 분명하다.
무법지대의 ‘왕’ 란돌프.
용병단의 단장이었던 놈은 북부의 사막에서 발견된 그 유물로 자이하츠의 지배자가 되었다.
장갑의 기본 능력만으로도 5속 집행자라 불리게 된 강자.
정권에 모든 속성을 담는 기적을 선보여 악인들의 통솔자가 되었다.
놈들의 주장으로는 ‘왕’이란다.
‘무법왕. 참 그럴듯한 이름이야. 가짜지만.’
감히 왕의 이름을 참칭하는 무뢰배.
월드에서 왕이 뜻하는 바는 엄청나다.
해당 종족, 계통, 능력, 세력의 모두가 인정하는 절대적인 지존.
내부에서 인정 받아도 끝이 아니다.
외부에서도 감히 왕의 신하들을 건드리지 못해야 한다.
왕 하나 때문에 세력 전체를 존중하게 되는 무서운 힘.
가령 종족의 왕일 경우.
종족 구성원 모두를 무력으로 압도하고, 그 경지가 월드의 기준을 통과해 초월적이며, 외부 세력조차도 감히 그가 왕임을 의심할 수 없는.
위대하고 초월적인 강자.
‘즉. 왕격을 획득한 존재 자체가 역사에 보기 드문....’
하나의 아득한 경지.
그게 바로 왕의 이름인 것이다.
그런데.
‘감히 왕을 참칭해? 변방 산적 두목 같은 놈이?’
왕을 꿈꾸는 존재로서 그냥 두고 보기 너무 꼴사납다.
게다가.
‘거기는 말하자면 바퀴벌레 소굴이라 소독을 하고 가고 싶거든. 아주 깨끗하게.’
자이하츠는 기본적으로 악인들의 쉼터. 여기저기 세상을 떠돌다 한적하게 푹 머물려고 오는 독사와 독충들의 소굴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니 힘 좀 쓰기로 했다.
게다가.
더 좋은 점은. 거기에서 ‘유령선’의 목격 정보를 얻을 확률이 매우 크다는 것.
고정된 목표물이 아니라 최신 정보가 필요했다.
무법지대에는 행동반경이 큰놈들이 꽤 있으니 어디서든 목격된 바가 있을 것이다.
‘좋아.’
계획은 완벽하다.
우진 스타일로 완벽하다.
‘왕이라. 바깥고리의 ‘마지막 상대’로는 제법 재밌겠어.’
가짜왕 란돌프.
놈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다.
그렇게.
대협곡을 건너 북쪽으로, 다시 북쪽으로.
무법지대를 향하는 암흑의 드래곤.
제법 긴 시간이 걸렸을 여정이다.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1달은 잡아야 할 거리.
좋은 탑승물이 있어도 며칠은 걸릴 거리.
하지만 자신은?
‘1시간 정도면 도착하겠군.’
패널을 살핀 우진이 만족스럽게 드러누웠다.
수첩을 보며 계획을 정리하는데.
그때 르쉬의 배에서 꼬르르륵 소리가 났다.
“음?”
“아......”
붉어진 흡혈귀의 얼굴.
미소 짓는 우진.
한 시도 쉬지 않고 수련을 하니 배가 고플만도 하다.
‘게다가 한동안 사람 피를 못 빨기도 했지.’
“흡혈귀가 꼬르륵 소리가 난다는 건 정말 지독하게 배가 고프다는 뜻이지.”
“아, 아닙니다!”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밥을 먹긴 먹어야한다.
몸을 일으킨 우진.
‘내부 인테리어 좀 바꿔볼까.’
— 따악!
튕겨진 손가락.
어둠을 조절해서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커다랗게 창문도 뚫었다.
무형의 마나를 실체화시키니 바람은 새지 않고 정말 창문처럼 바뀌었다.
밝게 들어오는 빛.
르쉬나 자신이나 야간 시야가 있지만 그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까.
“와아아아...!”
제법 풍경이 멋지다.
“캠핑이라도 온 것 같구나.”
하늘의 캠핑이다.
도시락도 떨어져서 요리를 하기로 했다.
경비대가 식자재를 바리바리 싸줬다.
부족한 살림일 게 뻔하지만...
‘이제 보급로도 뻥뻥 뚫렸고.’
이거라도 받아야 사람들의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사양하지 않고 챙겼다.
그리하여.
“아침도 못 먹었으니. 내가 실력 발휘를 좀 해보마.”
우진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시작했다.
생활 스킬은 하나씩 챙겨두었기에.
[탁월한 손재주]
[완벽한 미각]
[짐승의 후각]
이거 3콤보면 요리도 제법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거기다 자유자재의 불조절까지...!
무쇠 냄비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고, 춤추는 칼들이 재료를 썰어내 만든 그 요리는?
새빨갛게 끓어오르는 향긋한 스튜.
“우오아아...!”
훌륭한 반응에 만족하는 우진.
요리의 이름을 선포한다.
“이름은 피의 스튜다!”
“피의 스튜다!”
그렇게 시뻘건 스튜를 먹어치운 스승과 제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은 르쉬.
누가보면 피라도 빠는 줄 알았을 거다.
‘하지만 사람 피와는 전혀 다르지.’
그런데도 불평 없이 싹 비웠다.
저건 채식만 하거나 반대로 육식만 하면서도 아무 불만이 없다는 거다.
우진이 빙긋 웃었다.
“약속하마. 곧 수많은 피를 먹게 해주지.”
“예! 감사합니다!”
인간끼리 나누기엔 좀 살벌한 얘기지만...
르쉬에겐 더없이 다정한 말로 들렸다.
게다가 총대장님의 말씀이 틀린 적은 없었기에.
‘믿습니다!’
그때 르쉬의 의문.
“자이하츠는 어떤 곳입니까?”
빙긋 웃는 우진.
지금 가는 목적지에 대해 마치 동화를 들려주듯 말했다.
“그곳은 무시무시한 곳. 착한 사람들은 발조차 들일 수 없는 공포의 도시.”
“공포의... 도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무법자들의 쉼터. 힘이 곧 법이고 눈을 깔지 않으면 눈알이 파이는 비정한 공간...!”
“비정한 공간...!”
“하지만.”
“하지만!”
우진이 수하의 어깨를 다독여줬다.
“어둠의 땅에 비하면 쉬러 가는 정도지. 그냥 쫙 쓸어버리고 필요한 것만 구해서 나오자꾸나.”
“예!”
악인들의 도시.
항상 ‘토벌’을 대비하여 방어를 단단히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법지대라는 오만한 명칭도 성립하는 거지.’
하지만 자신이 누구?
우진이다.
거칠고 위험한 놈들이 가득한 장소지만....
‘내가 부드럽고 상냥한 천사들로 만들어 줄게.’
월드 전역의 범죄자들이 모여드는 곳.
악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악행을 저지르러 나갈 악의 안식처.
이제 없어질 거다.
이걸 일종의 바깥고리 마무리 작업으로 삼기로 했다.
‘그 전에 또 해야 할 마무리가 있지.’
중심부로 가기 전에 완성된 기갑룡을 회수해야 한다.
시험의 바다에 적합하지 않을 뿐. 기갑룡은 당연히 대단한 전력이 되어줄 테니까.
무조건 챙겨가야 한다.
‘좌 기갑룡, 우 본드래곤을 포기할 순 없지.’
언젠가 완성될 자신의 드래곤 군단을 위해.
차곡차곡 쌓아가는 거대한 존재의 힘들.
그때 떠오른 의문.
‘음. 블러드 드래곤은 얼마나 커졌을까나.’
간만에 혈박쥐를 불러내보는데.
“오... 너도 제법 커졌구나. 오케이. 잠시 놀고 있어라.”
애교를 피우는 거대한 혈박쥐와 르쉬가 장난을 치는 사이.
우진은 디바이스로 애쉬라인과 연락을 취한다.
가끔 짬이 날 때마다 안부나 물으면서 지냈는데.
제법 오랜만의 통신에서 들려오는 것은.
— 뚱... 땅... 탕....
작업실의 소리.
그 사이로 통화를 하면서도 일을 멈추지 않는 듯한 애쉬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급한가?”
“제 용건을 어떻게 아시고...?”
“희미하게 바람 소리가 들리는데. 하늘을 날고 있군. 그 와중에 나한테 연락을 했다는 건.... 그 정도 비행으론 성에 안 찬다는 뜻이겠지.”
혀를 내두르는 우진.
“와.... 귀신이네요. 그런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기갑룡이 필요해진 건 맞는데... 타기 위해서는 아니에요. 전력 보강을 위해서입니다.”
순간 짧은 정적이 흐르고.
그녀의 미소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넘어가는 거군.”
“그렇죠.”
“그럴 줄 알았다. 넌 뭔가 달라도 달랐으니까. 그렇다면 다시 묻겠는데, 급한가?”
“많이는 아니고 아주 조금요. 그러니까 무법지대를 박살낸 후에 찾으러가도 될까요?”
“......급하다는 뜻으로 알고 긴급 공정을 시작하겠다. 나는 지금부터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기갑룡을 완성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그 정도로 급하지는 않은데. 1주일 정도면 가능할까요?”
“3일이면 충분하다.”
“오좋그감!”
“음?”
“오! 좋습니다! 그 정도면 너무 감사하죠!의 줄임말인데요....... 애쉬라인? 애쉬라인?”
디바이스를 두드려본 우진.
정상 작동한다.
그가 자신의 수하에게 말했다.
“르쉬. 이분은 1초마저도 이렇게 아껴 쓰시는 분이다. 우리도 어서 움직이자꾸나!”
“예!”
어차피 기갑룡을 챙겨서 가야하니 그 전까지 할 일을 다 마무리하면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다.
그런데 그때.
‘음?’
순간 느껴지는 다수의 인간들.
지상 저 멀리 무언가가 있다.
‘도시다.’
미소 지은 우진.
마침내 본 드래곤이 황야의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명령이 내려진 것도 순간, 바닥에 착지한 것도 순간이었다.
— 쿠구궁....
일단 원거리에서 느긋하게 바라보며 적진을 파악하는 우진.
저 멀리 보이는 풍경.
딱 무법자들 도시다웠다.
크고 흉폭하고 거칠다.
‘어디 도시의 경계 수준을 좀 볼까.’
기감을 펼치는 우진.
사령 거미줄이 화살의 비처럼 날아가 도시를 살핀다.
‘많군.’
대치 상황도 아닌데 이미 적대적인 흉흉한 강자들의 기운.
과연 월드 전역의 악인들이 모여있을 만한 곳이었다.
하지만 미소 짓는 우진.
‘많은 거 하면 내가 또 자신 있지.’
— 펄럭....
그가 팔괘선의를 걸치며 외쳤다.
“모두 나와라!”
순간 하늘과 대지를 뒤덮은 어둠의 생물들.
그 모두가 자신의 충실한 종복들이다.
중앙에는 본 드래곤이 위엄있게 명령을 대기하고 있었다.
— 쿠구궁....
그리고 대지에서 솟아난 거대한 영물. 베히모스.
“막아세우는 건 모두 짓밟는 거다.”
응답하듯 낮은 울음 소리를 내는 거수.
— 고오오오.......
만족하여 본 드래곤의 머리에 올라탄 우진.
거기에 날아오른 르쉬까지.
“가자! 우진 군단!”
막아세울 수 없는 세력.
어둠의 군단이 악인들의 도시로 향하고 있었다.
*
“흐아아암.... 쩝....”
하품을 하던 초병이 몰래 낮잠을 잘까 고민하던 늦은 오후.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으잉?”
경계를 서던 병력이 망원경을 들어올리고.
“저... 저거... 저거.......”
망원경 속에 보이는 거대한 존재는....
‘베히모스...? 대협곡의 영물이 도대체 이곳엔 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기현상.
멀리서 보기에도 압도적인 저 괴물이 왜 이 도시로 접근하고 있단 말인가...?
‘여... 영역을 넓히려는 셈인가...? 영토 확장?’
느린 것 같지만 쉴 새 없이 가까워지는 영물의 모습.
그제야 초병이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막을 수 없어.... 저런 게 성문을 들이박으면....’
그때 지평선 너머에서 다른 무언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오싹 얼어붙는 초병의 몸.
“하늘이... 하늘이... 새까맣게...... 가득 찼다.......”
질릴 정도로 많은 수의 그림자들이 날아온다.
귀기 어린 소리를 내는 레이스, 스펙터.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흉측한 원혼들까지.
초병이 결국 알아차렸다.
“어... 어둠의 땅이 밀려오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협곡 너머 어둠의 땅이 도시를 습격하고 있었다.
그때 대지가 울리는 소리.
본 골렘들이 진격하고 있다.
— 쿵... 쿵... 쿵....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존재들이 무려 수십.
그리고 하늘에는....
“신이시여....”
믿지도 않는 신을 찾게 만드는 존재.
그것은 검은 기운을 피워올리는 강대한 마물.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는 본 드래곤이었다.
그때 칠흑의 대검을 들고 뛰어내리는 누군가.
“란돌프야—! 장갑 내놔라——!”
근방에선 적수가 없는 강대한 존재.
자신들의 군주 ‘왕’의 이름을 너무도 쉽게 부르는데.
그 기세는 도시를 반으로 쪼갤 위력이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허겁지겁 움직이는 초병.
“비상...! 비상이다......!”
목이 찢어져라 외치며 종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첫 번째 공격이 시작되었다.
<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85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