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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67화 (67/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67

마법을 배운다.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판검사가 되겠다 의사가 되겠다 수준의 테크트리가 아니다.

‘머리는 기본.’

거기에 운동선수처럼 타고난 신체 자질이 반필수다.

즉, 일종의 선택 받은 자들을 위한 길.

‘기연이 있으면 또 모르겠지만.’

하지만 전생의 우진에게 그런 기연은 없었다.

눈앞의 이 노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진은 결국 생을 되감아 아주 특별한 존재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이 노인 또한 무언가를 이루어낸다.

일단 노인이 묻는다.

“마법사가 되고 싶소?”

“그들보다 더 강한 마법을 쓰고 싶습니다.”

우진의 대담한 말에 빙긋 웃는 노인.

이해는 된다.

아무것도 모르면 오히려 용감할 수 있는 법이니까.

“하하.... 그럼 기본 이론을 설명해드리리다. 원래 복잡하기 짝이 없으니 천

천히 들어보시오.”

“예.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90도로 인사를 올린 뒤 다시 앉는 우진.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분 후.

‘수... 수업도 마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가...?’

무슨 소린지 정말 모르겠다.

모르는 분야를 모르는 외국어로 배우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 한 단어, 한 문장은 있다.

그걸 악착같이 파고드는 우진.

질문도 많이 했다.

책만 봐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다른 학자에겐 나올 수 없는 자세하고 쉬운 설명이 들려온다.

바로 노인이 자기 자신, 스스로를 이해시키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해왔기 때문.

그 귀중한 지혜들을 열심히 받아적는 우진.

점심 무렵.

노인이 시계를 확인했다.

“일단 식사를.... 약소하지만 내가 자주 먹는....”

그때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꺼낸 우진.

“드시지요.”

“허어... 이런 것을.... 내가 어찌 이런 걸 받겠습니까.”

“저는 지금 무얼 드려도 받을 수 없는 걸 받고 있습니다. 부디 든든히 드시고

오후 수업도 잘 부탁드립니다.”

마법 잘 아는 사람은 많다.

마법 잘 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노인처럼 자신에게 맞춤형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오후 5시.

장장 10시간에 걸친 수업이 끝났다.

다시 고개를 꾸벅 숙인 우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허허... 고생은 내가 아니라 청년이 했지.”

솔직히 이론 수업만으로 치면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일은 아니었다.

똑똑한 사람이 들었으면 대략 1시간 분량의 수업.

천재였다면 5분 안에 요체를 습득했을 기초 중의 기초.

하지만.

우진은 10시간으로도 충분히 감격이었다.

‘내가... 내가 모든 이론의 필기를 끝냈다...!’

빼곡한 노트를 바라보는 우진.

자신만의 비밀 교재.

이제 이걸 외우면 된다.

분명 나중에 다시 볼 땐 이렇게 될 거다.

<검은 건 글자고. 흰 것은 종이로군. 하하하하!>

하지만 다 외우고 또 복습하고 또 생각하고 또 연습하다보면.

길이 열릴 것이다.

‘맨땅에 헤딩은 아니잖아. 마력 운용은 충분히 연습했어. 1서클을 터득하기엔

충분해.’

중요한 건 원리를 깨우치는 거다.

주변의 마나를 느껴본다.

친밀하고 위대한 힘.

‘이 힘이 도대체 어떻게 사람의 몸을 회복시키고 치료시키는지. 그걸 깨우쳐

야 해.’

부수고 태우고 찢는 건 쉽다.

하지만 힐은 도대체 무슨 원리일까.

그건 이제 자신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제... 영감님께 진짜 보답을 드려야겠군.’

자신만큼이나 간절한, 어쩌면 자신보다 몇 배는 간절할 노인.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마나를 깨우친다.

평생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그걸 위한 약간의 희망 정도를 남겨드리기로 했다.

‘고민 많이 했지. 마나에 관련된 영약을 하나 구해올까. 쩔을 돌고 스탯 몇십

정도 부어서 마나를 개화시켜드릴까.’

하지만 그거보다 그냥 선택지를 드리기로 했다.

영약이나 용병이 필요하면 자신이 제공한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스스로 이뤄보고 싶다면?

그 역시 영감님의 선택이 될 거다.

“언젠가.... 제가 꿈을 꾸었는데 말입니다. 이 서점에서 한밤중에 엄청난 빛

이 났습니다. 누가 마법이라도 쓴 것처럼요.”

“허... 빛이...?”

“예. 스스로... 원하시는 걸 이루시는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부디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놀라는 노인과 멋쩍은 우진.

‘난 말재주가 왜 이렇게 없냐.’

모르겠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한 것 같다.

영감님의 시선도 좀 달라졌다.

우진의 말이 그저 헛소리로 듣기엔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

온갖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는 월드. ‘예지몽’을 꾸는 자가 있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우진도 그것을 알기에 좀 더 과감히 미래의 일들을 얘기했다.

“그.... 아무것도 없는 녀석을 거둬먹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밥

한끼만 달라고 찾아왔다가 한 달이나 신세를 졌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자들엔 2종류가 있지. 정말 그런 자와....”

“아직 자신이 무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자들. 정말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그저 웃는 노인.

저 영감님도 어쩌면 자신이 가졌던 행운 중 하나였을 지도 모른다.

그걸 몰랐을 뿐.

그러니 이번 생엔 보답하는 것이다.

‘어차피 다크 파이어 애들 얘기는 핑계고.’

핑계 삼아 돈이라도 챙겨드리고 가는 거다.

이유?

반대항이다.

‘내가 회귀를 해서 엿먹은 놈들이 있으면, 반대로 도움을 얻는 사람들도 있어

야지. 빛과 그림자. 오케이?’

저 영감님은 그 리스트에 무조건 포함될 사람이다.

가끔 얼빠진 질문을 하면 70세 불꽃 펀치를 날리기도 했지만.

이것이 진짜 ‘어른’이다 싶은 훌륭한 영감님이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고요.”

“그래... 다음에 또... 꿈을 꾸거든 한 번 들르시게. 그땐 내가 먼저 알아보

고 반겨주리다.”

우진이 활짝 웃었다.

“감사합니다.”

회귀라는 것은 사실 외딴 세상에 떨어진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 영감님은 마치 자신과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연륜이나 똑똑함이라기보단... 타고난 인품 스탯이 높다고나 할까.’

그가 홀가분하게 뒷골목을 벗어났다.

빚 많은 삶에 하나를 덜어낸 기분이다.

이제 다시 ‘진짜 빚’을 갚아주러 달려나가야 한다.

그건 바로 자신의 핏값.

날아오른 우진이 마지막으로 높은 하늘에서 페인텔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무너진 칼리아의 본부.

저 멀리 모가지를 들고 걸어가는 갱단들.

시청도 공무를 재개했다.

이제 됐다.

진짜 페인텔의 성자가 될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인간으로서 도리는 다 한 것 같았다.

‘가자.’

그가 빠르게 도시 밖으로 향했다.

*

근거지 공터에 내려앉은 우진.

빛과 그림자에 대한 생각.

그건 르쉬 애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그들이 살아갈 길을 찾기에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이제 슬슬 작별을 준비해야겠군.’

우진을 보고 쭈뼛쭈뼛 다가오는 르쉬와 3인방.

뭔가를 예감한 듯 모여선다.

그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처음 만날 때 얘기한 바 있지. 난 이곳을 떠날 것이라고.”

“예....”

“그 시간이 왔구나.”

같이 가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헌데.

울먹거리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진지한 얼굴의 3인방.

“솔직히 데려가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총대장님께서 가시는 길은 분명 위대하고 엄청난 모험이 되겠지요.”

“저희는 사실... 그 길에는 썩 보탬이 될 전력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빙긋 웃는 우진.

“그렇게 생각하나?”

“예. 지금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달라질 것입니다. 언젠가 총대장님

곁에 서도 누가 되지 않는 날이 올 때까지 수행을 하겠습니다.”

“수행이라.”

멋쩍게 웃는 3인방.

“예. 정글 쪽에서 모험하며 힘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정글은 저희

같은 존재가 활개치기 좋으니까요.”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이군.”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글에 갔다가 너희가 먹히는 건 아니고?

“저... 외람되지만 잠시 저희의 투기를 발산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구경이나 해보자꾸나.”

셋 다 밤안개를 발산하며 겸연쩍게 웃는다.

우진도 빙긋 웃었다.

확연히 달라진 기세.

3인방 모두 중급이 된 것이다.

‘하긴 저 녀석들 피를 좀 많이 먹긴 했겠군.’

많이 먹은 정도가 아니다.

흡혈귀 계의 기연이라고 봐도 무방한 대사건.

3녀석이 허리를 칼각으로 숙인다.

“모든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보 같은 오체투지가 아니라 멋지게 각을 잡아 인사를 올리는 녀석들.

우진이 씩 웃었다.

“그래, 도움 받고 도와주고 하는 게 사는 맛이지. 너희도 배고픈 얼간이들 보

이면 밥이나 한끼 사주도록 해라.”

“예! 저희도 남을 도울 수 있는 멋진 강자가 되겠습니다!”

그때 옆을 바라본 우진.

“그런데 왜 르쉬는 말이 없지?”

르쉬가 화들짝 놀라더니 머뭇거리는데.

부하들이 용기를 준다.

“말하십시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결국 용기를 낸 르쉬.

고백이 아니라 간청을 올린다.

“저,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부하와 총대장의 관계가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되고 싶다는 것.

의아한 우진.

“무슨 제자? 나는 알려줄 것이 없는데.”

“그 용기와 지혜! 그리고 기백과 배포! 이 르쉬도 언젠가 총대장님의 반의 반

이라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강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척.

반듯하게 인사를 올리고 일어난 르쉬.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그거라면.’

우진이 목례한 르쉬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르쉬야.”

“예.”

깊은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는 우진.

“저 하늘의 새가 이 아침에 동쪽으로 날아가는 이유를 아느냐?”

— 끼룩... 끼룩....

“새... 새 말씀입니까?”

르쉬가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졌다.

잠시 시간을 줬지만 안절부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때 우진의 답.

“걸어가면 힘드니까.”

그리고.

르쉬가 0.1초의 지체도 없이 반응했다.

“아... 아하하하하하! 이 르쉬는....”

“그만. 그 정도면 네 충심은 증명이 되었다.”

잘 받아주는 수하.

역시 호흡이 잘 맞는다.

‘좋다. 심심한 거보다 똘똘한 수하 하나 있는게 좋지.’

좌 체이서 우 르쉬.

누구도 부럽지 않은 청룡백호.

‘이 정도면 나는 뒤에서 브레이크 댄스만 춰도 가벼운 일은 다 정리될 거다.’

마침내 결정한 우진.

“좋다. 단.”

긴장한 르쉬.

“단...!”

“총대장님이란 호칭은 계속 유지하도록 하여라. 스승님 이런 건 좀 낯부끄럽

구나.”

“예! 알겠습니다 총대장님!”

우진이 마지막으로 3인방을 보았다.

“내가 너희 대장을 데려가버려서 어쩌지.”

“아닙니다! 저희도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익힐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빙긋 웃는 우진.

“그래. 꼭 강해져서 나쁜놈들을 혼내주는 정의의 흡혈귀단이 되어라.”

“예! 저희도 바라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당부를 남기는 우진.

“아, 하루에 꼭 나쁜놈 3명씩 잡아먹거라. 성장기엔 삼시세끼를 꼭 챙겨먹어

야 해. 그래야 나한테 포인트가 들어오거든.”

“아... 예! 감사합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고개를 숙이는 일이삼.

‘이 충성심. 어찌 갸륵하지 않으랴.’

살아갈 돈도 듬뿍 줬으니 더 걱정하는 건 부모자식 관계에서도 오바다.

‘자 내 역할은 끝났고.’

르쉬와 3인조가 인사를 나눈다.

“대장님. 건강하십시오.”

“너희도 마찬가지다. 꼭 강해져서 돌아와라.”

그리고 어깨 인사를 하는 일이삼.

“예! 대장님! 그리고 총대장님! 그간 감사했습니다!”

우진이 혀를 찬다.

“무슨 인사가 그래. 다시 안 볼 사람처럼. 우린 혈서약으로 맺어진 사이 아니

더냐. 반드시 다시 보게 될 거다.”

“예! 맞습니다!”

이건 우진의 진심이었다.

공간 이동 능력을 얻게 되면, 어디 방문하는 정도야 동네 가게 들락거리는 수

준이 된다.

“또 보자!”

“예! 곧 뵙겠습니다!”

“그래, 이번엔 정확히 인사하는군.”

돌아선 우진.

“가자 르쉬!”

“예! 총대장님!”

페인텔을 등지고 황야로 출발하는 슈퍼 언데드와 흡혈귀.

그리고 얼마 후.......

*

“저... 총대장님. 그런데 저희는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도시락을 우물거리던 르쉬가 묻는다.

애진작에 다 먹고 이를 쑤시던 우진.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데.

“유령을 좀 만나러 가야한다.”

“유... 유령 말씀이십니까...?”

다시 수첩을 확인한 우진.

“정확히는 유령선인데... 이게 우리편이 될 거거든...?”

“아....”

“근데 그 전에 어둠의 땅에 가야해.”

입을 쩍 벌리는 르쉬.

“어... 어둠의 땅...!”

월드의 금지(禁地).

도대체 거기엔 무슨 용무가 있으신 걸까...?

진입하는 것만으로도 몸에 이상이 생기는 위험한 곳인데....

그때 빙긋 웃는 우진.

“후회 되나?”

르쉬가 벌떡 일어나 맹세한다.

“아닙니다! 지옥이라도 함께 가겠습니다!”

우진이 수첩을 보며 계획을 확인한 뒤 말했다.

“어... 지옥도 가긴 갈 건데. 그건 좀 나중이라... 르쉬? 르쉬...?”

그때 도망간 줄 알았던 르쉬.

나무 뒤에서 짜잔 나타난다.

그 등에 달린 것은......

“오! 피의 날개! 너 상급 됐구나?”

“예! 모두 총대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성장한 건 3인방 만이 아니었다!

— 펄럭....

멋지다기보단 귀여운 날개.

쪼끄맣지만 날 수는 있다.

“이제 어느 장소도 문제 없습니다! 이 르쉬는 영원히 총대장님을 따를 겁니다!”

우진이 수하의 성장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오! 굳! 가자!”

“예!”

“어둠의 땅으로!”

“......예!”

그리고 며칠 후...

어두운 대지에 날개를 편 두 존재가 나타났다.

그 땅의 자욱한 어둠을 보며 선언한 우진.

“이게 전부 다 내 힘이 될 거다.”

그의 원대한 계획이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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