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63
악마와의 전투를 끝낸 우진.
그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꺾이고 부러지고 줘터졌지만....
“승리.”
브이를 그리는 손가락은 어느새 멀쩡해졌다.
제아무리 악마라도, 밤의 주인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일단 하늘을 펄럭이며 구울 한 마리를 꺼내먹은 우진.
“어우, 회복 땡큐.”
야경과 맛있는 음식의 조합은 승리의 선물 그 자체였다.
“그보다 내가 이제 아주 플라잉 언데드가 되어버렸구나.”
피의 날개를 크게 펄럭인 우진.
괜찮다.
언데드여도 좋고, 유사 흡혈귀인 것도 별 거부감 없다.
근데 날아다니는 게 왜?
오히려 즐겁게 비행의 힘을 누렸다.
수많은 모험 중에도 이런 자유로운 비행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침대에 기댄 듯 허공에 드러누운 그가 아찔한 전투를 복기했다.
그건 치밀하고 객관적인 자기 평가였다.
정말 순수하고 진지하게 내린 총평.
‘나...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더 강해진 거 같다.’
포인트를 많이 퍼먹긴 했다.
아이템도 상당히 좋은 상태고.
무엇보다 스킬과 그 조합.
적을 녹여버린 이 기술들은 단순히 여러 스킬만으로 구사할 수 있는게 아니다.
탁월한 숙련도와 연습의 결과물.
또한.
‘무형활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어.’
애쉬라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무표정한 거 같으면서도 한 번씩 활짝 웃으면 세상이 화사해지는 그 엘프.
그 명장 덕에 승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그리고 브라카.
‘너 덕분에 첫 스타트를 아주 잘 끊었지.’
강자와 싸우는 법, 그리고 승리의 전율.
이번 생의 달라진 노선을 깨우쳐 준 첫 ‘대형 마물’.
심지어 제론까지도 도움이 되었다.
‘탈주 노예가 뜬금없이 감독관 만난 게, 야밤에 악마 만난 거보다 솔직히 더
후달렸거든.’
그때 느낀 쫄깃함에 비하면 오늘밤의 전투는 오히려 제대로 몸푸는 느낌이라
즐거웠다.
‘물론. 최고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누가 발을 걸면 날렵하게 피하지 못해도 된다.
오히려 추하게 넘어져도 좋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나는 거다.
오늘도 비슷했다.
처맞는 걸 모두 피할 순 없다.
강렬한 타격을 몇 번이나 허용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다.
그러면 다시 걸어갈 수 있고.
그러면 다시 기회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전생부터 끝없이 걸어와 오늘밤에 도착한 것이다.
‘그래, 전생의 나도 최고였지. 잘 버텼다 우진아.’
빙긋 웃은 우진.
‘자 이제 내려가자. 이 얼빠진 녀석들 정말 얼이 쏙 빠져버렸겠군.’
그가 수하들을 챙기기 위해 하강을 시작했다.
날개를 접고 옥상으로 내려간 우진.
결계 안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얼간이들이 달려왔다.
“총대장님!”
오직 르쉬만이 이글거리는 눈이었다.
“괜찮으십니까! 그 악마 녀석이 감히 총대장님을...!”
전투의 결과보다도 악마에게 분통을 터트리는 르쉬.
우진이 웃으며 진정시켰다.
“음, 내가 훨씬 더 많이 패줬으니 용서하여라. 그게 강자의 아량이니.”
“가, 강자의... 아량...! 이 르쉬 또 한 번 깨우칩니다.”
그리고 그제야 제정신이 든 르쉬.
“그보다... 악마... 악마를 패퇴시키셨습니다...! 그건 정말... 그건 정
말.......”
수하에게 우진이 알맞은 단어를 찾아줬다.
“위대한. 압도적인. 눈을 의심케하는.”
“예! 그건 정말 위대한...! 위대한... 명승부였습니다...!”
“맞습니다!
열렬히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삼.
그때 르쉬가 덧붙인다.
“그리고 제 복수를 성공시켜주셨습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복수도 성공시켜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총대장님!”
우진이 지휘자처럼 손을 움직이며 칭송을 음미하다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하나 빼먹었군.”
“헛...! 저희가 무, 무엇을 빼먹었는지요...?”
“이 도시를 지켰잖나.”
“아! 맞습니다!”
“총대장님이 이 도시의 수호자이십니다!”
열광하는 부하들.
그리고.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 거대한 의지가 있었으니.
— 띠링!
[월드를 수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악마 침공을 저지시켜 전설적 위업 ‘마를 멸하는 자’가 달성되었습니다.]
‘마멸자. 이제 나는 공식적으로 강자가 된 셈이군.’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진다.
[수호자 휘장이 2단계로 강화됩니다]
순간 우진의 몸을 감싸는 푸른 광채.
[전설 휘장]
[수호자] [2단계]
[수호의 방벽]
[이제부터 수호의 방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별 보상]
[원하는 스탯을 선택하세요.]
[해당 스탯 +20]
감탄하는 우진.
2단계 휘장은 좀... 엄청나다.
작정하고 펼치면 반경 1km 이내에 그 광휘가 가득할 정도다.
아직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알림부터 광채가 번쩍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게다가 ‘수호의 방벽’.
이건 가호처럼 구슬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방벽으로 더 넓은 범위를 지켜낼 수 있기에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다.
흐뭇한 우진.
‘이제 난 배리어 3개를 운용하는 셈이 되었군.’
이거 다 뚫으려면 상대가 누구든 고생 좀 할 거다.
‘게다가 배리어를 다 파괴해도 힘의 장막과 마기의 보호를 뚫어야하니....’
난공불락.
정말 아득하게 느껴질 거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오늘밤 우진이 해낸 일은 도시를 지킨 것만이 아니니까.
그 근본적 원인이 되는 일이 남아있었다.
[악마 살해]
[악마를 처치하여 전설적 위업 ‘악마 살해’를 달성하였습니다.]
[당신의 압도적 위명이 월드에 영원히 새겨집니다.]
그리고 주어지는 또 하나의 강렬한 휘장.
[전설 휘장]
[악마 살해자]
순간 우진의 전신에서 뻗어나오는 붉은 기운.
— 프스으읏...!
일종의 오오라 효과.
그 기본은 스탯 상승이다.
‘발동시 모든 스탯이 1.5배 상승한다.’
또한.
자신보다 약한 마물들에게 본능 레벨의 공포심을 부여할 수 있다.
즉, 불러내는 순간 일대에 진정한 ‘강림’을 시전할 수 있는 것.
게다가.
‘악마에게 보여주면 어그로가 끌리지만 퍼센트 단위로 디버프를 먹일 수 있지.’
일종의 강자 싸이클이라 더 좋다.
악마를 잡았기에 악마를 더욱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것.
그리고 가장 끝내주는 마지막 효과.
[마계 아이템의 사용 권한을 획득하였습니다.]
마계 아이템에는 패널티가 있다.
광증과 때로 즉각적인 사망.
최악의 경우 의지에 상관없이 마계에 빨려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권한’이 있으면 아무 패널티 없이 마계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그 힘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건 월드와 마계의 독특한 협정에서 비롯된 제한이지.’
곧 확인해볼 수 있을 테니 일단은 미뤄두기로 했다.
‘휘장부터 눈으로 봐둘까.’
일단 악마 휘장을 불러냈다.
— 쿠궁....
꽂히듯이 나타난 휘장.
새까만 휘장에선 위험할 정도로 아름다운 광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흡혈귀들이 그 위엄에 감탄한다.
“저, 정말 엄청납니다.”
“그, 그런데 어째 몸이....”
“너, 너무 춥습니다.”
새파랗게 질려가는 흡혈귀들의 얼굴.
‘아 얘들도... 마물은 마물이지.’
그냥 꺼내기만 해도 덜덜 떨리게 만드는 본능 레벨의 공포.
진짜 위협을 발동시키면 약한 마물은 그냥 얼어서 죽어버릴 거다.
하지만 본능이 느끼는 위협감과 휘장의 진짜 오오라는 좀 다르다.
공격할 의사도 없는데 이러면 곤란하다.
다정하게 말하는 우진.
“음. 이게 내가 너희를 지키기 위해 꺼낸 것이라고 생각해보아라. 그럼 무섭
지 않을 것이다.”
르쉬가 눈을 감고 상상한다.
그리고 살며시 뜬 눈.
새까만 휘장 속에 우진님의 미소가 보인다.
“하, 하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히려 강력한 힘이 저희를 지켜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 이건 내 힘이고 내 힘은 당연히 너희를 지키는데 사용될 것이다. 그러
니 두려워하지 마라.”
“예!”
본능보다 강한 믿음.
총대장님을 향한 믿음으로 흡혈귀들이 공포를 이겨냈다.
오히려 즐거워하며 휘장을 구경하는데....
‘역시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흥이 나는군.’
우진 역시 더욱 뿌듯하게 느껴진다.
그건 아까의 대전투도 그렇다.
관객이 있어야 흥이 사는 법.
이 녀석들이 있기에 더욱 즐겁게 싸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위대한 전투를 목도한 것은 수하들만이 아니었다.
4인의 관객을 상정하고 마음껏 벌인 전투.
관객들이 더 있었다.
그건 바로 페인텔의 시민들.
시작은 ‘전능의 가호’라는 특별한 보호막이 자신들을 지켜줬다는 걸 인지한
순간부터였다.
‘저... 저 금빛 구체가 악마의 모든 공격을 막아줬어.’
그때부터 호기심과 용기가 넘치는 자들을 필두로 하나 둘 하늘을 바라보기 시
작했다.
거대한 붉은 날개를 펼친 우진의 모습.
언데드 폼도 영웅이 사용하자 무서운 괴물의 모습이 아니라 위대한 강자의 능
력이 되었다.
월드에는 수많은 능력을 가진 이들이 있고,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템도 많다.
악마와 싸울 정도의 강자라면 별의별 기상천외한 일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한 영웅.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존재와 용감하게 싸워 승리한 도시의 수호자.
그는 고귀한 적색의 날개를 접고 한 건물의 옥상으로 모습을 감췄다.
시민들이 아래서 영웅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악마를 죽인 용사님!”
“용사님!”
“괜찮으신가요 용사님!”
용사라 부르는 사람들에서부터.
“수호자시여!”
“감사합니다 수호자님!”
“수호자님! 듣고 계신가요!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수호자라 칭송하는 자들까지.
— 벌떡.
결국 일어난 우진이 건물 꼭대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단계로 강화된 수호자의 휘장을 펄럭이며 밤하늘을 빛낸 그 모습.
“와아아아!”
“수호자께서 모습을 드러내셨다!”
“용사님! 감사합니다!”
그때.
두 손을 든 우진이 휘장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려 페인텔의 모두가 볼 수 있게
빛을 발했다.
그건 마치 밤에 뜬 찬란한 태양과도 같았다.
사람들이 모두 감탄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 수호자의 휘장이다...!”
“나 저, 저거 실제로 처음 봐....”
어떤 능력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
이게 휘장의 힘이다.
그때 우진이 시민들에게 위엄만을 담아 선포했다.
“들어라! 블랙 로즈 클랜의 칼리아는 악마와 계약했다.”
순간 웅성이는 시민들.
흡혈귀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악마와 계약했다니...?
월드에서 악마는 공적.
만인의 혐오 대상이다.
용서할 수 없는 중범죄를 저지른 칼리아.
마약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사악한 일로, 월드 그 자체에 막대한 피해를 끼
치려 했다.
바로 우진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따라서 내가 칼리아를 처단했고, 그 클랜을 무너뜨렸으며, 그 사악한 영혼이
부른 악마를 지옥으로 돌려보냈다.”
양손을 든 우진이 좌우에 무언가를 소환했다.
— 쿠웅.
— 쿠웅.
황금빛 5원소 휘장과 칠흑의 악마 휘장을 불러낸 우진.
“선언한다. 블랙 로즈의 재건을 도모하는 자. 또한 그런 이에게 협력하는 자!
이 모두는 이유, 종족, 성별, 출신과 신분을 막론하고 나의 적이다. 그리고
난 나의 적을 반드시 멸할 것이다.”
번쩍이는 위엄 속에서 선언한 우진.
이 도시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그러자 사람들이 환호한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저희도 블랙 로즈 때문에 골치가 아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호자님!”
빙긋 웃은 우진의 고민은 단 하나였다.
‘아... 무슨 스킬을 써야 위엄이 가장 충만할까.’
결국 삭풍으로 옷자락과 머리를 신적 존재처럼 펄럭이게 하는 걸로 만족했다.
— 휘오오오...!
“이야아아!”
“블랙 로즈에게서 해방되었다!”
“수호자님이 이 도시를 구하셨다!”
[평판이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현재 단계 : 위대한 모험가]
페인텔이라는 도시에서 평판이 오른 것이 아니다.
우진 자신의 평판이 극도로 치솟은 것이다.
게다가.
[도시 ‘페인텔’의 우호도가 최대가 되었습니다.]
[페인텔 모든 세력과 협상 우선권을 갖게 됩니다.]
[페인텔의 모든 선성향 시민들과 친밀 이상의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페인텔 내부에서의 모든 중립 행위에 면책권을 갖게 됩니다.]
[페인텔에서의 주거지 구매, 상행위, 세력 설립이 자유로워집니다.]
‘워... 최고 단계... 이제 페인텔에서 돈 주고 밥 사먹을 생각은 접어야겠군.’
이 정도면 도시를 지킨 성자급 평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니, 내가 진짜 도시를 지킨 성자잖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은 참 많이 성장했다.
하나의 도시를 지켜낼 수 있을 정도로.
그건 비단 전투력의 성장 뿐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이기도 했다.
주먹을 불끈쥔 우진.
‘그래. 힘을 계승하는 자. 나는 힘을 계승하는 자다.’
그때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친다.
“수호자님의 존함을 알려주십시오...!”
“맞습니다! 위대한 용사님의 성함을 알려주세요!”
고민하던 우진.
“음. 알겠소이다.”
그가 당당하게 옥상 위에 우뚝 섰다.
“내 이름은 우진. 끝없이 나아간다는 뜻이오. 꺾여도 꺾여도 다시 일어서는
이 우진의 이름처럼! 페인텔의 여러분들도 모두 앞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겠소
이다! 하하하하!”
껄껄 웃던 우진이 잠시 정색을 하더니 다시 말했다.
“아, 악한 이들은 빼고. 너희들은 그냥 무너지거라. 하하하하!”
영웅은 겸손한 것보다 광오한 편이 좋다.
그래야 안심되니까.
그리고 이름 정도 밝혀도 된다.
노역장의 영향력 정도야 일신의 무력으로 재낄 수 있으니까.
이 도시에 입성하던 때의 목표를 벌써 달성하고 만 것이다.
‘내 성장 속도는 폭주기관차. 눈을 깜빡이면 지구 반대편에 있지.’
그리고 건물 꼭대기에서 등을 돌린 우진.
“그럼 이만! 행운과 행복이 여러분의 앞날에 가득하시길!”
그러자 아쉬워하는 시민들.
“용사님! 가지 마세요!”
“수호자님! 저희가 식사라도 대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수호자님! 사랑해요!”
“용사님! 여기 한 번만 봐주세요!”
그 순간.
“어! 저기!”
“와아!”
“날아가신다!”
— 펄럭
피의 날개를 펼쳐 쏜살같이 밤 하늘을 가르는 우진.
그 품에는 새끼 고양이들처럼 웅크린 4총사가 그를 칭송하고 있었다.
“진짜 위엄 있었습니다!”
“진정 용사님이십니다!”
피식 웃은 우진.
그가 신속을 발동해 아무도 쫓을 수 없는 속도로 도시 밖을 향했다.
*
달이 저무는 밤.
우진이 어딘가에 내려섰다.
그건 도시 밖의 오래된 건물.
르쉬 클랜의 근거지였다.
‘칭송도 좋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지.’
시민들의 칭송.
수하들의 칭송.
모두 고맙다.
하지만 아직 청소는 끝나지 않았다.
‘오늘밤이 끝나기 전. 흑염제 목까지 딴다.’
일단 재정비를 위해 알림부터 확인하는데.
‘어우 뭐가 많네.’
스킬과 능력치, 그리고 수령해야 할 아이템까지.
아직 보상이 많이 남았다.
정리해야 할 것도 좀 있고.
즉, 지금 자신은 아직 풀파워 상태가 아니라는 것.
‘다 챙기고 나면 도대체 얼마나 더 강해질지 나도 좀 섬뜩하군.’
다시 불어온 바람이 우진의 머리를 신화 속 장면처럼 위엄있게 흔들고 지나간다.
삭풍이 아니라 진짜 밤바람이었다.
보상을 확인하기 시작하는 우진.
“이야.... 마계(魔界) 녀석들 인심 좋은데?”
보상은 월드의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마계에서 유혹하듯 전해온 아이템들.
“좋아. 이걸 써주지.”
그 중 하나를 고른 우진이 빙긋 웃는다.
차오르는 힘과 함께 날아오른 우진.
— 펄럭....
흑염제의 목이 바닥에 놓인 건 2시간 후의 일이었다.
새로운 ‘무기’를 깔끔하게 납도한 우진.
그가 미소와 함께 선언한다.
“다크 파이어. 현 시간부로 소멸되었다.”
용사 겸 수호자의 선포.
페인텔이 진정 새로운 도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