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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55화 (55/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55

밤을 불태우기 전.

일단 이 녀석들 사는 꼬라지나 좀 보기로 했다.

“너네 근거지는 있냐?”

망설이는 르쉬.

“아... 저... 그게 있기는 합니다만....”

말하는 걸 보니 뭐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너무 더럽고 벌레가 많아서 잘 안 갑니다.”

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월드에서도 돈 없으면 힘들다.

“어디 내 눈으로 좀 보자.”

그리고 도착한 버려진 건물.

부랑자도 ‘아 여긴 좀....’ 하고 침을 뱉고 가버릴 것 같은 꼬락서니의 폐허.

그것도 유일하게 4벽이 다 남아있는 지하실.

거기가 놈들의 근거지였다.

“세상에.... 너희들이 고생을 많이 했구나.”

감탄하는 우진.

자신도 별의별 장소에서 다 지내봤지만 이곳은 아주 특별했다.

“이런... 곳에서 잠을 잘 수 있다고...?”

사실...

안 잤다.

짐만 두고 관에서 잤다.

하지만 쪽팔려서 입을 다문 르쉬.

“일단 여기 짐 좀 빼봐라.”

— 영차 영차

얼마 되지도 않는 짐을 바깥으로 옮긴 4인조.

— 화르르륵...

거기에 우진이 소독을 시작했다.

벽을 얇게 덮는 고도의 컨트롤로 전부 화염 소독을 해줬다.

“이제 벌레는 안 나올 거다. 곰팡이도 다 사라졌고.”

“아, 악취도 안 납니다. 감사합니다!”

이 건물의 가장 고통스러운 점.

묘한 냄새! 그게 사라졌다!

우진이 농담을했다.

“그래 좀 잘들 씻고. 그래야 또 냄새 안 나지.”

그러자 일시에 르쉬를 쳐다보는 수하들.

원망감과 치욕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는 르쉬.

“자... 잘 씻겠습니다.”

우진이 빙긋 웃으며 주머니 하나를 내줬다.

“일단 여기서 지내고 이걸로 새 근거지를 알아봐라.”

홀쭉이가 무심결에 주머니를 받아들다 휘청거렸다.

보지도 않고 준 돈주머니.

그게 너무 무겁다.

‘이, 이게 다... 돈이라고?’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돈의 무게.

하지만 우진은 벌써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르쉬는 중급이니까 태양 버티지?”

“예, 아마 한낮에 1시간 이상 쬐는 거만 아니면 괜찮을 겁니다.”

돌아보는 우진.

“나머지는 어때?”

그러자 민망하게 고개를 숙이는 3인방.

“저, 저희도 버틸 수는 있지만 힘이 엄청나게 약해집니다. 죄, 죄송합니다.”

“아니야. 뭐가 죄송해. 힘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그런 거지.”

“가, 감사합니다!”

결정한 우진.

“좋다. 그럼 오늘은 일단 밤을 즐겨야겠군.”

그가 위색으로 얼굴을 바꾸며 부하들에게 물었다.

“일단 모습부터 바꿔야지. 너네 위장용 변신은 아직 안 되지?”

“저... 저는... 밤안개 정도만...... 가능합니다.”

나름 어필하려는 듯 밤안개를 뿜어내는 르쉬.

‘와 기운이 맑네.’

밤안개.

흡혈귀의 위장 능력이자 공격 능력이다.

시야를 가리고 독처럼 데미지도 들어간다.

사냥, 도주, 흡혈귀끼리의 기세싸움 등등 다방면에 사용된다.

그런데 그 기운이 대단히 맑다.

다른 흡혈귀가 진득진득한 타르 같은 느낌이라면...

‘묽어.’

중급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음, 그럼 됐다. 인피면구 좀 보자.”

그러자 당황하는 부하들.

“인피면구라면....”

“위장가면 말이야. 너네가 쓰고 다니던 거.”

“아! 그거라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척척 뒤집어쓰는 4인조.

그런데....

‘너무 초라하고 조잡하군.’

자신은 감이 너무 좋아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그래도 부하들이 저런 어설픈 꼴로 돌아다니는 건 맘에 안 든다.

“이 돈으로 최상급 인피면구 구해와라.”

“최상급이라면....”

“네가 구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 해봐.”

“헛! 예!”

그리고 디바이스를 조작하는 우진.

“1시간 준다.”

그러자 재깍 나서는 3번 무난이 칼슨.

“30분에 끊어보겠습니다.”

무난이 칼슨은 은근히 발이 넓다. 뒷골목을 누빈 세월이 있으니까.

‘가능하다.’

르쉬가 신뢰를 담아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28분 뒤.

“후우아 허어억....”

성공했다.

르쉬가 고개를 끄덕여주고, 칼슨의 마음도 벅차올랐다.

‘저... 해낸 겁니까...?’

‘그래, 총대장님께 우리의 저력을 보여드렸다.’

역시 흡족한 우진.

“음. 이 정도는 돼야 내 부하지.”

그러자 감격에 찬 부하들.

‘내.......’

‘부하......!’

새로운 인피면구를 씌워놓고 보니 이제야 만족스럽다.

“너흰 이제 인간이다.”

“예.”

“나도 이제 인간이다.”

“예.”

“가자!”

“예!”

그렇게 도시로 향하는 일행.

흡혈귀들이 사용하던 비밀 통로가 있다.

“잠깐. 비밀 통로가 있다고...?”

성벽 아래를 은밀히 파서 토끼굴을 만들어 놨다.

물어보니 자랑스럽게 답하는 덩치.

“직접 팠습니다.”

르쉬가 설명한다.

취약 지점을 찾기 위한 칼슨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망을 보는 한센의 노력은 또 어땠는지.

무서운 속도로 토끼굴을 파던 덩치 올로의 노력은 또 어땠는지 열심히 설명했다.

‘근성이 대단하군.’

마음에 든다.

그렇게 도시의 밤거리로 향한 5인조.

대도시. 게다가 공학 도시이기에 가로등에 간판까지 빛이 난다.

그야말로 도시의 밤.

‘오랜만이네 이런 분위기.’

시골이나 작은 도시에서는 맛보기 힘든 페인텔만의 독특한 밤 풍경.

‘일단은 애들 장비부터 좀 사줘야겠군.’

가장 큰 무기 상점에 들어갔다.

그러나 머뭇거리는 흡혈귀들.

“저, 저희도 들어가도 됩니까...?”

엄격하게 말하는 우진.

“너희는.”

“이, 인간이다...!”

“나는.”

“인간이다...?”

“아니. 우진이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진다.

인피면구까지 뒤집어 쓴 녀석들 책임 못 질 이유가 없다.

“들어온다. 실시.”

“실시!”

가게로 들어선 흡혈귀들.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

멋진 진열장과 푹신한 카펫에 감탄하는 녀석들.

“이야....”

그때 점원이 그 꾀죄죄한 몰골에 의심을 품고 곁으로 다가온다.

“저기....”

쳐다보지도 않고 돈주머니를 던져주는 우진.

“계산은 그걸로 하겠소.”

주머니를 확인한 점원이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컥... 커억....”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얌전히 물러난다.

이제 눈에서 하트가 나올 거 같은 4인조.

덩치는 눈물을 흘리며 뭔가를 연신 중얼거리고 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우진이 근엄하게 말했다.

“아이템 가지고 싶은 거 있으면 하나씩 가져와라. 오늘은 내가 쏜다!”

반사적으로 자신들의 머리를 가드하는 4인조.

이내 의미를 깨닫고 흩어진다.

“가, 가져온다! 시... 실시!”

그러나.

첫 번째로 뭔가를 가져온 홀쭉이 한센.

헤헤 거리면서 자신의 옆에 서있는데....

이건 지하에서 자신이 받은 매직 아이템 수준이다.

‘어디서 제일 싸구려를 골라온 모양이네.’

결국 결단을 내린 우진.

“장난치지 말고. 각자 주특기 번호 읊어봐라.”

당황하는 4인조.

“주... 특기 번호라면...?”

“아 번호는 빼고. 각자 주특기를 읊어봐라.”

눈치 빠른 르쉬가 먼저 나선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펼치는 솜씨.

— 훙훙!

제법 매서운 원투.

“저, 저는 체술을 익혔습니다.”

“오. 흡혈귀가?”

“인간 시절에 익힌 능력인데... 아직도 그쪽이 흡혈귀 능력보다 더 강합니다.”

“그래. 인간일 때도 노력하는 타입이었군. 좋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마땅히

보답이 있어야지.”

점원을 부른 우진이 주문한다.

“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로 주시오.”

그리고 빨간 벨벳에 놓여 등장한 최고급 너클.

“흐음....”

물론 좋은 물건이지만 뭔가 성에는 안 찬다.

‘제일 비싼 게 레어라니. 대도시도 유니크는 주문 제작만 받는 거로군.’

사실 레어도 비싸고 좋은 아이템이다.

자신의 장비 평균 등급이 너무 높아서 그렇지.

“일단 합격.”

르쉬에게 수여된 건틀렛.

감읍하여 숨도 못 쉬고 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들고 있을 뿐.

“가, 가,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우진이 작은 어깨를 두드려줬다.

‘감동에 할애할 시간 없다. 쭉쭉 나간다.’

“자 다음 주특기.”

힘 좋은 덩치는 그나마 망치를 잘 쓴단다.

홀쭉이는?

“혈박쥐가 주특기입니다....”

무난이는 그냥 정보력이 특기란다.

감탄한 우진.

“야... 너희 정말...!”

일동 주목한 가운데.

“중구난방이구나!”

당황한 4인조.

“중구...?”

우진이 쭉쭉 구매를 이어갔다.

“자 망치맨은 망치 받고.”

“가, 감사합니다!”

망치의 옵션인 크기 변화를 확인하며 감격하는 덩치 올로.

“너는 이거. 망토.”

혈박쥐맨에게는 조작 옵션이 있는 망토를 줬다.

“와...! 이, 이렇게 비싼 물건을...... 감사합니다!”

“정보력맨 너는 이거. 신발.”

[재빠른 사슴의 신발]

뛰어다니는데 도움이 되라고 스태미너와 민첩 옵. 그리고 이동속도 옵션이 있

는 걸 사줬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게 밖으로 나왔을 때.

거리에 오체투지로 널부러진 4인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행인이 많은 건 아니지만 눈에 띈다.

너무 부끄러워서 강혼으로 죄다 일으킨 다음 말했다.

“엎드리는 건.... 제발 하지 마라....”

빠르게 알아들은 4인조.

“복종!” “충성!”

“찬양!”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동하는데.

— 소근소근

속닥이는 흡혈귀들.

‘내 아이템은 색깔이 멋있잖아.’

‘에이, 그래도 내 망치가 더 폼나지.’

‘다들 조용히 해. 내 너클이 최강이니까.’

다들 이제야 분위기가 풀어져서 말도 주고 받고 서로의 아이템 자랑도 한다.

‘하이고, 고생했네.’

공포 정치가 이제야 끝난 거 같다.

빙그레 웃는 우진.

하지만 친밀화 작업은 아직 안 끝났다.

‘자 이제는 먹을 거로 마음을 녹여볼까나.’

전생을 떠올렸다.

아이템 다음으로 좋았던 기억.

밥 사주는 사람.

‘그것도... 배고플 때 밥 사주는 사람이 최고지.’

그렇게 쓸만한 가게를 물색하던 도중...

‘어라.’

앞에 척 봐도 이상한 놈이 걸어온다.

풀린 눈으로 비척비척 움직이는 요상한 무빙의 사내.

처음엔 취객인줄 알았으나...

“헛. 총대장님. 저기 저런 자가 바로.......”

“안다.”

마약에 취한 행인.

비틀비틀 스쳐지나간다.

‘으음.... 역시 대놓고 저런 녀석들이 있군.’

이 도시의 현실을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굳어가는 우진의 표정.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자 다음 코스는 식사다. 다들 고기 좋아하지?”

“예!”

눈치 없이 피 얘기를 하려는 홀쭉이는 르쉬가 죽빵으로 커트했다.

“그런데 그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우진이 그들을 고급 옷가게로 데려갔다.

아주 최상급 샵이었다.

‘일단 옷부터 좀 빼입히자.’

아까 장비점에서 부하들이 무시당한 것이 신경쓰인 우진.

위풍당당하게 오더한다.

“이들을. 싸그리 몽땅. 바꿔주시오.”

“생각하시는 가격대는.......”

우진이 엄격, 근엄, 진지하게 말했다.

“무제한.”

“예! 저희가 책임지고 바꿔드리겠습니다!”

— 슥슥 삭삭.

바쁜 점원들과 어색해하는 흡혈귀들.

아주 광을 내주고 옷도 한 벌씩 제대로 빼입혀줬다.

그것도 최신식 정장 스타일.

르쉬는 무슨 연미복 같은 걸 입혀놨는데 제법 귀엽다.

“흡혈귀 클랜 고위직들은 이게 유행이라며.”

우진이 묻자 어색해하면서도 활짝 웃는 4인조.

“헛... 예. 갱단 쪽에서도 고위직은 다 이런 복장을 선호합니다.”

우진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네도 잘 어울리네. 잘 입어.”

다들 착 붙는 깔끔한 수트가 잘 어울린다.

내친 김에 자기도 한 벌 빼입었다.

‘이제 진짜 뭐 어디 마피아라도 된 거 같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고. 어깨 인사를 하는 흡혈귀들.

“자 이제 진짜 밥 먹으러 가자.”

우진이 중앙대로 커다란 가게에서 걸음을 멈췄다.

대놓고 ‘나 비싸니 잘 판단하고 들어오시오.’ 하는 느낌으로 꾸며진 가게.

그 커다란 계단을 성큼성큼 지나 문을 홱 열고 들어갔다.

“어, 어서오십시오...!”

이번에도 점원이 굳은 얼굴이 되었다.

그러나 손님이 초라해서가 아니다.

반대로 너무 품격이 넘쳐서였다.

우진이야 원래 기세가 있고, 나머지도 다 한가닥 하는 듯 값비싼 옷을 입고

걸어들어오고 있다.

‘다크 파이어 간부들인가...?’

‘블랙 로즈 간부...?’

어느 쪽이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가게가 풍비박산이 날 수 있기 때문.

그렇게 정중히 자리를 안내받은 일행.

비싼 가게. 터무니없는 가격표지만 우진은 숫자를 읽지도 않았다.

일단 부하들에게 묻는다.

“음, 너희 술도 하나?”

다들 머뭇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아, 아닙니다.”

팔짱을 끼고 쳐다보는 우진.

“진짜 안 해?”

망설이다가 르쉬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매, 맥주 한 잔만 마셔도 되겠습니까......?”

꼭 사주겠단 덩치와의 약속. 그것을 지키기 위해 털어놓은 속마음.

그러자 화색이 도는 우진.

“어, 너네도 맥주구나!”

“어, 총대장님도...?”

“나는 술은 맥주만 마셔. 야 반갑다. 여기 맥주 5천씨씨 2개 주세요!”

당황하는 점원.

“어.... 5천이라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아 여기 지구 아니지.’

그제야 정신을 차린 우진.

넉넉한 팁과 함께 다시 주문한다.

“아. 무조건 시원한 걸로. 가격은 상관 없으니까 잔 떨어지면 쭉쭉 넣어주시오.”

곧 잔이 놓이고.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는 부하들.

“크아....”

“딸꾹....”

“술이... 얼마만이냐.......”

맥주만으로도 기뻐하는 모습.

우진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 여기 혹시 뱃살 돼지 고기 있나.’

메뉴를 보니 있다.

희귀도에 걸맞게 매우 비싼 가격.

상관 없이 주문해서 먹여주니.

기절할 거 같이 좋아한다.

“노, 녹습니다.”

“이, 이게 정말 돼지 고기입니까...?”

울먹거리는 정보력맨 칼슨.

“저, 저는 토끼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토끼 밖에 먹어본 게 없는

거였습니다...!”

우진이 계속 메뉴를 살피며 말했다.

“그래 울지 말고. 이제 시작이니까.”

계속 호화찬란한 메뉴들을 주문해서 먹게 뒀다.

“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마음대로 시켜 먹어.”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화장실에 가는 척을 하며 자리를 떴다.

‘어디 보자....’

여기엔 마냥 놀러온 건 아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가게를 살피는 우진.

제일 ‘적합해보이는’ 웨이터를 불렀다.

“여기.”

으슥한 복도에서 일단 팁을 두둑히 찔러줬다.

눈을 빛내는 웨이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손님?”

이미 뭔가를 감지한 듯한 눈빛.

우진이 손가락을 비볐다.

“그거 있냐?”

— 꿀꺽

마른침을 삼킨 웨이터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 번 시치미를 뗀다.

“담배라면.... 저희에게는 씹는 종류와 코담배, 그리고 궐련과....”

우진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거 말고. 약 있냐?”

다시 주변을 살피는 웨이터.

우진의 복장을 유의깊게 확인하더니 마침내 고개를 끄덕인다.

“여긴 없고.... 제가 소개해드릴 수 있습니다.”

우진이 씩 웃었다.

“그래?”

“예. 확실합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우진.

“그렇다면 소개비를 줘야겠지.”

다시 거액의 팁을 찔러줬다.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작된 설명.

가격부터 종류까지.

접선 장소와 거래 방식까지 알려주는 웨이터.

명함도 한 장 받았다.

“그럼 저쪽 방에서 기다리시면.......”

그때 흉신악살의 얼굴이 된 우진.

“하지마.”

“...?”

그가 흉안과 괴성을 최고수치로 이끌어올렸다.

죽음의 서 덕분에 2배가 된 위압감이 공기마저 얼려버릴 기세로 뿜어져나왔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소개. 하지. 마라.”

우진의 눈을 본 웨이터가 실금을 하며 주저앉았다.

— 털썩.

그걸 싸늘하게 바라보는 우진.

“넌 완전한 내부자가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다. 명심해라.”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지만, 숨이 막힌 듯한 웨이터가 안간힘을 다해 대답

했다.

“컥... 커억... 예...! 예! 손 털겠습니다...!”

우진이 돌아섰다.

그러나.

그가 등을 돌리자 돋아나는 웨이터의 송곳니.

— 샤아아...

정체를 드러낸 놈이 단검을 뽑아들고 기습을 하려는데.

나직한 우진의 음성.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널 고른 거니까.”

그게 들려온 순간 흡혈귀의 몸이 우뚝 멈춰섰다.

[경고!]

[페인텔의 중요 세력 ‘블랙 로즈’ 클랜과 적대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상관 없어. 사라질 세력이니까.”

웨이터의 붉은 눈이 마지막으로 본 건.

그를 향해 날아오는 단검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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