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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41화 (41/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41

“자, 이걸 가져가라.”

블랙 카드를 내미는 애쉬라인.

지구의 신용 카드 같은 생김새였다.

“이걸 주신다고요?”

이건 장소의 ‘공간 좌표’가 새겨진 아이템이라고 보면 된다.

“능력을 못 얻어도 워프 센터에서 사용하면 된다. 조작법을 모르면 직원에게

라도 물어봐라.”

사용법을 알기에 빨리 받아서 챙겼다.

“감사합니다!”

이건 사실상 집 주소랑 비밀번호를 알려준 거랑 똑같은 행위다.

즉 언제든 방문해도 되는 손님으로 인정받은 것.

설령 주인의 허락이 없어도 말이다!

그때 우진의 머릿속에 든 의문.

“아 그런데 워프 포탈이 집에 있다고요?”

워프 포탈은 양쪽 모두 존재해야 전송이 가능하다.

이걸 준다는 건 이 집에 포탈이 있다는 뜻.

“내가 만들었다.”

“예? 포탈을 만들어요...?”

씁쓸하게 웃는 애쉬라인.

“이쪽을 출발지로 쓰는 건 안 된다. 도착지로만 설정이 가능하지. 말하자면

반쪽짜리 워프 포탈이겠군.”

민망한 듯 말하는 엘프.

하지만 우진은 경악했다.

“그거만으로도 미친 기술력인데요? 혼자 만드셨어요? 그 고대의 유산을?”

이제야 조금 미소를 띄는 엘프.

“내 목적이 뭔지 알 텐데. 반쪽 정도를 재현하는 건 가능하다.”

“그래도 그걸... 포탈이라니.... 와 정말 미쳤는데요?”

원래 포탈은 남겨진 걸 찾아내서 쓰는 게 전부다.

고대의 유산을 후손들이 감사히 사용하는 정도.

그런데 그걸 직접 만들었다니 엘프의 연구 성과가 놀라웠다.

“언제든 찾아와라. 넌 내 손님이니. 부품을 가져와주면 더 반갑겠지만 그냥

와도 좋다. 받아가야 할 물건도 있으니까.”

“예! 일단은 심층부에 갔다가 한 번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방어구가 완성 될

까요?”

“하루만에 돌아올 생각이 아니라면. 물론 완성되어 있겠지. 잘 만들어놓을 테

니 걱정 말아라.”

“예!”

미소 짓는 애쉬라인.

많은 걸 얻어가는 명장의 보금자리.

여기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엘프의 호의 그 자체가 아닐까 싶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뭔가를 주는 애쉬라인.

“이건....”

“네비게이터다. 가져가라.”

모험용 지도다.

패널에 자동 기록되는 형태로 최신 기술이었다.

“내가 탐사한 부분까지는 기록이 되어있는데, 사실 난 모험가가 아니라 그리

대단한 정보는 없다. 그래도 화산을 무모하게 쏘다니는 것보다는 낫겠지.”

“헛... 이런 귀한 걸.”

돈주고 사려고 해도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그걸 그냥 가는 길에 배웅하듯이 준다.

‘이 정도면 보답으로 뭘 줘도 안 아깝지.’

결심했다.

자신도 정보를 공유하기로.

그것도 던전 위치에 대한 정보를 말이다.

“돌아와서 제가 기록한 데이터를 넘겨드릴게요. 계속 화산에서 지내실 거면

도움이 될 거예요.”

“그래주면 대단히 고맙지.”

무덤덤한 엘프.

애쉬라인은 아직 모른다.

자신이 ‘어떤 던전’의 위치를 알게 될 지.

그건 바로 고대종족 드워프의 던전이다.

‘물론 단물 빠진 곳에 리젠되는 기계형 적들만이지만... 그래도 부품 수급할

장소가 생긴다는 거니까.’

그것도 거주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더 도움이 될 거다.

“그럼 진짜 가보겠습니다.”

우진이 시설의 입구로 향했다.

“좋다. 살아서... 다시 보도록 하지.”

작별인사마저도 감정을 숨기는 엘프.

하지만 우진은 그녀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예. 저는 이런 데서 죽으려고 다시 돌아온 게 아니거든요. 꼭 다시 보게 될

거예요.”

의문을 표하는 애쉬라인.

“음?”

하지만 우진은 씩 웃을 뿐이었다.

*

“영차.”

절벽을 거슬러 돌아왔다.

복잡한 발판 구역과 기어올라야 하는 장소까지도 역주행을 했다.

‘언데드 폼으로 이동하니까 훨씬 편하네.’

애쉬라인과 같이 올 때는 엘프의 몸놀림을 따라잡기가 살짝 빠듯했다.

이번엔 거의 초고속으로 야수처럼 휙휙 넘어왔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초고열 지대.

‘이제부터 탐색이네.’

사실 던전 위치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명확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심층부로 가는 숨겨진 길이 있다고 했지.’

용 모양 바위.

누가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건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조형이 된 건지 모른

다는 신기한 바위.

하지만 그건 명백히 누가 만든 작품이었다.

그것도 드워프들이.

‘세월이 흘러 모양이 애매모호해진 거지. 우연히 생긴 건지 아니면 아니면 누

가 만든 건지.’

그걸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엘프가 준 네비게이터가 큰 역할을 했다.

‘갈 필요 없는 장소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어.’

그렇게 찾아낸 용 바위.

실제로 보니 위용이 더욱 대단했다.

용의 머리를 꼭 닮은 모습이었다.

‘드워프들이 용을 숭배해서 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드나들 때마다 때려주려

고 이런 모양을 한 거지.’

브레스를 쏘듯이 입을 벌린 용.

그 혀를 충분한 힘으로 내려치면 된다.

마치 모루를 내려치듯이.

— 꽈앙...!

언데드 폼 최대출력 상태에서 양손을 감아쥐고 내리찍었다.

그럼 손잡이가 올라온다.

— 쿠구궁....

마치 조이스틱처럼 생긴 손잡이.

그걸 꽉 쥐고 충분한 화기(火氣)를 불어넣으면 용의 머리가 움직인다.

‘드워프들은 강철도 녹이는 능력이 있었으니 쉬웠겠지. 대신 나한테도 철갑나

무를 태울 힘이 있다.’

마나 각성을 했으니 출력이 더 강해졌을 거다.

꽉 쥐고 불어넣는 화염의 힘.

그러자 보답처럼 들려오는 굉음.

— 쿠구구궁....

‘오! 한 번에 됐다. 역시 마나 각성이 엄청나네.’

거대한 용의 머리가 옆으로 밀려나고 아래에 통로가 나타났다.

마침내 드러난 계단.

‘이 계단이 바로 던전의 입구지. 여기서 한참을 내려가야 하지만.’

우진이 힘차게 안으로 진입했다.

“가자! 화산의 심층부로...!”

열심히 내려가는 하강 통로.

어두웠지만 야간 시야가 있기에 수월하게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런데......

“으헥.”

덥다.

아직 본격적인 던전은 시작도 안 했는데 덥다.

‘이게 심층부의 위력이구나.’

얼마를 내려왔을까.

점점 화기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애쉬라인이 화염 저항 안 넣어줬으면 쪄죽을 뻔했네.’

일단 진짜 던전에 진입하기 전에 정비부터 하고 가기로 했다.

‘강화 포인트를 다 사용하자. 아끼다 똥 되겠다.’

항상 10 포인트는 여분으로 가지고 다녔다.

언제 급하게 사용할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근데 이 던전이 그렇게 만만한 장소는 아니라 다 분배하고 가기로 했다.

‘일단 근력부터 올리자.’

근력에 포인트를 분배해서 끝자리를 맞췄다.

[근력 : 50]

전신에 활력이 돌며 새로운 특수 능력이 부여되었다.

[영웅적인 힘]

[자신보다 근력이 낮은 자와의 힘겨루기에서 ‘반드시’ 승리합니다.]

[중압감]

[자신의 근력 1/2 이하인 자는 전투 중 ‘중압감’ 디버프를 적용받게 됩니다.]

‘좋아. 이러면 쪽수 때문에 힘싸움에 밀릴 일은 없을 거고.’

이게 끝이 아니다.

마나와 민첩은 각기 2개의 패시브를 줬지만 근력은 이에 더해 1개의 액티브를

준다.

[영격(英擊)]

[순간 집중으로 근력의 2배에 달하는 힘을 발생시킵니다.]

[유효 시간과 사용 대기 시간은 근력 포인트에 따라 달라집니다.]

‘좋아. 영격. 이게 있으면 순간 딜뻥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아주 쎄게 때리기.

쿨타임은 있지만 한 번씩 2배 딜량을 뽑을 수 있어 깜짝 마무리가 가능하다.

‘남은 포인트로 마나도 올려주자.’

이미 50단위 패시브인 ‘숙련자’와 ‘친밀도’는 획득했지만, 다음 단계인 60을

맞추면 효율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사실 이게 포인트 분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에어컨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

‘마나에 60까지 포인트를 분배한다.’

[마나 : 60]

‘오오...! 힘이 흘러들어온다...!’

체감될 정도로 증가한 마나량.

바로 ‘수력 집중’에 증가분을 흘려넣었다.

눈에 띄게 두꺼워진 물의 장막과 서늘한 기운.

역시 마나통이 커지며 확연히 시원해졌다.

‘역시 온도는 1도 차이도 크지.’

에어컨 28도로 맞춰놓는 거랑 24도로 맞춰놓는 차이.

꼭 세상 기온을 0도로 내릴 정도의 초강력 힘이 없어도 된다.

단 몇 도 차이로도 시원해지니까.

‘좋아. 이제 본격적인 던전으로 가자.’

그렇게 다시 내려간 길.

마침내 기나긴 진입로를 다 지났을 때...

지하 깊은 곳의 ‘건축물’이 보였다.

드워프 유적이었다.

‘드디어 도착이군.’

우진이 웅장한 유적을 보며 감탄했다.

드워프들 솜씨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초입부터 가스가 흘러나오네.’

입구 근처의 공터.

유독한 가스가 눈에 보일 정도로 흘러나오고 있다.

‘나한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지만 저걸 발생시키는 놈들은 다른 문제로군.’

초입에 자리잡은 지하 마물들.

흘러내리는 살덩이들의 몸에서 가스가 나오고 있다.

‘기어다니는 살덩이.’

유적의 일부는 아니고 그냥 던전에 자리를 잡은 마물들이다.

‘청소부터 싹 하고 들어가자. 그게 던전에 대한 예의지.’

오랜만의 방문자인 자신이 손수 치워주기로 했다.

— 화아아아악!

양손으로 화염을 분출하며 돌아다닌다.

그러자 녹아내리는 살덩이들.

그렇게 얼마간 공터를 움직이자 일대가 깨끗해졌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마비 가스’를 계승했습니다.]

‘그래, 이놈들 능력은 마비. 그냥 독뎀인줄 알고 덤벼들었다가 혼난 사람 꽤

될 거다.’

물론 자신은 독이든 마비 능력이든 상관 없다.

면역이니까.

‘융합.’

다시 손을 뻗어 빨아들인 시체들.

그리고 놓치지 않고 시체먹기 판정을 넣어주었다.

‘와 요놈들이 이만큼이나 준다고?’

숫자도 꽤 많고 언데드 친척 쯤으로 쳐주는지 에너지가 많이 모여들었다.

[핏빛 구슬] [60%]

청소 한 번으로 10%를 번 셈이니 쏠쏠하다.

‘역시 사람은 착한 일을 해야 돼.’

그리고 마침내 유적 입구에 선 우진.

청소도 끝났으니 던전 진입만 남았다.

‘내가 다시 고대 던전 앞에 섰구나.’

여긴 [기갑룡의 심장]이라는 아이템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코어지. 그것도 고대템. 그것도 드워프제.’

수량이 1개 뿐인 아이템이라 그게 털린 후에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았다.

이제 그 1개를 바로 자신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난이도가 아주아주 어렵지만 난 통과할 수 있지.’

일명 ‘드워프의 시험’.

드워프 중에서도 탁월한 솜씨를 가진 자들이 후세를 시험하기 위해 만들어놓

은 곳이다.

‘문제는... 이 종족이 실력만큼이나 반쯤 미쳤다는 점이지.’

다들 자기처럼 담력과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던전이 아주 어렵다.

그냥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

‘하지만 여기 보스인 기갑룡을 잡고 그 심장을 얻을 수 있다면... 체이서가

마침내 완전해진다.’

그렇게 큰 마도병기의 심장이라면 체이서를 쌩쌩하게 돌리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무조건 돌파한다.’

공터를 걸어 거대한 입구에 선 우진.

유적 입구를 찾자 알림이 뜬다.

[화산이 자신의 비밀을 드러냅니다.]

[드워프의 고대 유적]

[지력 +3]

— 쿠궁......

유적 문이 열린다.

그 안에 멋진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고대 던전을 발견하였습니다.]

[모든 스탯 +1]

우진이 거대한 유적의 입구로 들어섰다.

‘무조건. 빡공략. 빡클리어. 뒤져도 깬다.’

노빠꾸 공략자가 던전에 입장했다.

*

웅장한 유적.

첫 번째 관문은 ‘미로’였다.

그것도 초거대 미로.

드워프 건축술로 아주 제대로 미궁을 만들어놨다.

‘크다. 그리고 넓다. 그리고 복잡하다.’

본격적인 시험에 돌입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듯 지독하게 복잡한 미

로가 펼쳐져 있었다.

이걸 돌파하려면 엄청난 고생길이 될 것이다.

‘네비게이터도 기록이 안 되네. 뭔가 방해하는 파장이 있나봐.’

하지만 괜찮다.

자신에게는 여기에 딱 맞는 스킬이 있으니까.

‘사령 거미줄을 쓰면 어떨까.’

애쉬라인을 수색하기 위해 썼던 기술.

이제 마나 각성을 해서 더 대규모로 펼칠 수 있다.

— 슈우웅....

우진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거미줄들.

얇지만 그만큼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

더 강해진 힘으로 거의 천라지망 비슷한 걸 펼칠 수 있었다.

‘음. 그건 좀 오바고 백라지망 정도 되겠군.’

천라지망보다 작은 건 백라지망.

사실 숫자 천(千)이 아니라 하늘 천(天)이지만.

우진은 몰랐다.

그는 약간은... 빡통에 가까웠기에.

대신 스킬 숙련도만큼은 탁월했다.

‘퍼져라 사념들아.’

— 슈슈슉....

살아있는 것처럼 미로를 타고 뻗어나가는 거미줄들.

사방의 경로를 전달해온다.

‘막힌 길은 알려주고, 갈림길도 동시에 2군데를 가볼 수 있으니 엄청난 능력

이야.’

그렇게 눈을 감은 채로 미로를 걸어나가는 우진.

마치 머릿속에 입체 맵이 그려지는 기분.

그러다 어느 순간이었다.

‘어? 여기가 도착지점이라고?’

약 3시간 뒤. 미로의 끝에 도달했다.

‘우와... 이거 원래대로면 며칠은 걸렸을 텐데.’

캠핑을 해가면서 어렵게 어렵게 뚫어야하는 곳.

그것도 다인 파티가 대규모 탐색으로 뚫어야 하는 지독하게 복잡한 미로.

그걸 혼자서 단 3시간만에 돌파했다.

길을 헷갈리지 않은 것은 물론....

‘함정을 다 피할 수 있었던 게 진짜 컸다.’

공격용 가스와 창살 함정들.

마력탄을 쏘는 와드.

심지어 미로를 재구성하는 발판까지.

자신은 모조리 미리 알아차리고 피할 수 있으니 간단한 코스로 올 수 있었다.

우진이 벅찬 감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고맙다 칼리! 고맙다 사령 거미줄!’

인사치레인 미로가 간단히 정복되었다.

이제 진짜 던전이다.

그가 미로 끝에 있는 거대한 문을 열고 ‘본격적인 던전’으로 입장했다.

*

그런데....

나타난 것은 아주 복잡한 퍼즐방.

문제를 풀어야 지나갈 수 있는 ‘지혜의 시험’이었다.

‘역시 첫 번째는 퍼즐이군....’

우진에게 퍼즐은 위험하다.

어찌보면 함정이나 마물보다 위험하다.

그는... 빡통이었기에.

‘솔직히 머리 쓰는 건 자신 없거든. 지구에서도 공부는 별로 못 했고.’

지혜의 시험? 차라리 마물 1000마리 죽이기가 낫다.

대신... 그에겐 근성과 수많은 스킬이 있다.

그걸로 어떻게든 뚫어낼 수 있다.

‘다 자기한테 있는 거 써가면서 사는 법이지.’

이해할 수 없다면 박살낸다.

그건 참으로 화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끼얏호우!”

유적 제작자들이 봤다면 억울해했겠지만...

우진은 1시간만에 던전을 클리어해버리고 말았다.

‘좋은 힘 두고 왜 머리를 쓰나?’

힘.

그게 월드의 해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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