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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28화 (28/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28

드릴혼의 2인조는 제법 유명했다.

강하고, 잔인하고, 살인까지도 서슴치 않고 행하기에.

두 사람의 연격은 대사막 수준에서 쉽게 받아낼 수 없는 강력한 공격이었다.

그래서 두 남자는 석판을 발견했을 때까지만 해도 매우 즐거웠다.

뜬금없이 모래 한복판에 열려있는 석판.

월드의 이상현상은 꼭 강한 실력이 있어야만 찾아낼 수 있는게 아니다.

‘누가 운 좋게 뭔가를 발견했나보군.’

그래서 숟가락을 좀 올리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강자와 엮일 확률은 0에 가깝다.

그런 이가 드릴혼에 얼쩡거리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게다가 우리는 이 지역에선 거의 최고레벨 수준이지.’

자기들도 대사막에서는 목에 힘 좀 줘도 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모래 아래에서 나타난 남자는 어딘가 좀 특이했다.

이상한 정중함.

이상한 대화의 흐름.

거기다 자꾸 전투인형에 집착하는 모습.

‘뭘 믿고 저러지?’

미친놈인가 싶었지만.......

우진에겐 당연히 생각이 있었다.

‘이건 귀중한 기회다.’

자신은 이번 던전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스킬은 물론이고 언데드로서의 변신 능력까지.

‘언데드 폼을 쓰면 가지고 노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찢어버릴 수도 있지.’

즉, 저놈들 2명은 살아있는 전투력 테스트기였다.

그걸 모르는 놈들은 아직도 ‘승산’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인형사냐? 걔랑 너랑 둘이 싸우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 거야?”

터번을 쓴 남자가 조롱하듯 말했다.

인형사.

어떤 이들은 전문적으로 인형을 다루기도 하는데, 그런 이들을 인형사라고 불

렀다.

뭐, 인형사라고 생각해도 상관 없었다.

사실 무슨 생각을 해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좀 측은했다.

‘체이서의 수준을 알아보지 못하는군.’

자기 눈엔 최상급이라는게 훤히 보이는데 저들은 지금 자기들이 뭘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일단 한 방 쏴볼까.’

개시이자 축포를 갈기기로 했다.

“갈겨.”

명령과 함께 즉시 날아가는 마력탄.

근처의 바위가 바스라졌다.

끝이 아니다.

“변해라.”

— 슈쿵....

발진 대기 자세가 된 체이서.

놈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이 각자 전투 준비를 갖췄다.

“이 새끼가....”

“칼릭, 단검 준비해. 버프 들어간다!’

야비한 얼굴을 한 놈이 단검을 들자 터번 남자가 버프를 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내 총신을 내려 전방에 발사하는 체이서.

— 투툿....

“흐엇...!”

우연히 손발에 마력탄이 한 발씩 튀기자 놈들이 황급히 물러났다.

‘조작이 불안정하고 마나가 딸리는데도 위력은 끝내주는군.’

좀 삐걱거리지만 파괴력은 확인했다.

자신의 조작 능력만 개선되면 될 것이다.

게다가.

고작 이 상태로도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쟤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상황을 즐기며 관망하는 게 아니다.

도저히 공격할 각이 안 나오는 것이다.

‘즉, 가만히 있는 체이서가 양아치 2인을 압도하는 셈이지.’

하지만 슬슬 끝내야 한다.

체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마나를 요구했다.

이 정도로 기동시킨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한 번만 더 데리고 논 다음 슬슬 마무리하자.’

체이서를 향해 나직히 명령했다.

“찢어라.”

— 꿀꺽....

놈들이 극도로 긴장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장난이었기에.

체이서 발진까지는 못한다.

‘왜냐면 마나가 없거든.’

말은 이렇게 했지만 놈들을 죽이는 건 자신이 될 것이다.

새로운 동료의 자랑은 충분히 했다.

‘야수 모드까지 보여줬으면 이제 여한이 없다.’

스킬 계승을 생각하면 테스트도 이쯤 접어야 할 것 같았다.

그때였다.

뭔가 낌새를 눈치챘는지 적들도 슬금슬금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보아하니 뭔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군.”

— 치지직....

자신의 손에서 전류를 피워올리는 터번을 쓴 남자.

그가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마나가 부족한 거지? 던전을 공략하느라 바닥난 거야. 맞지?”

우진이 감탄했다.

‘호오. 생각을 할 줄은 아는군. 틀렸지만.’

완전히 바보는 아닌 모양이다.

차라리 그게 낫다. 아무 의미 없는 전투보다는 잡는 맛이 있는 적이 자기에게

도 보람이 있다.

우진이 빠르게 인형을 회수했다.

“예. 오늘은 제 친구가 피곤하다고 하는군요. 죄송하지만 저랑 싸우셔야겠습

니다.”

야비한 인상의 남자가 전황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앞으로 나섰다.

“그래, 내가 네놈 주둥이는 반드시 찢어놓겠다.”

“그럼 한 수 부탁드립니다.”

“오냐, 이 인형 없는 인형사 새끼야.”

우진이 웃음을 참았다.

‘날 아직도 인형사라고 생각하는군. 이 깊은 오해를 어찌하면 좋을까.’

그때 남자의 ‘능력’이 전개되었다.

— 샤샤샥

빛나는 단검.

그게 순간 여러 개가 되어 허공에 떠올랐다.

역시 들고 있던 유니크 단검이 주무장이었다.

“오.... 분열에 비행까지....”

우진이 허공의 단검들을 보며 감탄하자 야비한 인상의 남자가 킬킬 웃었다.

“눈 돌아가지? 무서워서 다리가 덜덜 떨리지?”

아니다. 손이 덜덜 떨린다.

저렇게 유용한 스킬을 가진 놈이 제발로 찾아오다니.

우진이 청혼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제 힘이 되어 저와 영원히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무... 뭐?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순간 날아오는 단검들.

그걸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극도로 변칙적인 움직임이다. 단검 하나로 저런 걸 펼치는 건 힘들고, 저게

바로 스킬이겠군.’

넓게 퍼져서 전방위를 노리며 쇄도하는 단검 무리.

화살로 치면 곡사와 속사를 섞어쓰는 꼴이었다.

‘비행, 분열, 변칙적인 움직임. 저 모든 게 스킬일 수는 없다. 또한 저 모든

게 아이템 옵션일 수도 없지.’

경우의 수를 나눠서 가장 합리적으로 배분해보면 이렇다.

분열과 비행은 단검의 능력.

놈의 스킬은 오히려 ‘조종’에 가까울 것이다.

‘저렇게 자유로운 움직임이라니 넌 정말 꼭 죽어줘야겠다.’

이름은 모르겠으나 반드시 얻고 싶은 스킬이었다.

무형시에 적용하면 유도화살을 쏠 수 있을 테니까.

‘스킬을 내놔라.’

— 쿠드드득....

순간적으로 언데드 폼으로 변신한 우진.

그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모든 단검을 쳐내고 바닥에 착지했다.

— 처척.

“크르으....”

분위기를 잡기 위해 일부러 짐승같은 소리를 냈다.

지금 불거진 야수의 육체는 저들의 눈에 진짜 공포스럽게 보일 테니까.

목소리에 ‘괴성’의 효과를 살짝 섞었으니 위압감마저 느껴질 터였다.

“뭐... 뭐야....?”

역시 놈들은 갑자기 괴물로 변한 우진에게 놀랐다.

놀란 놈들에게 그가 얼굴을 홱 돌리며 빙긋 웃었다.

“봐 버렸구나?”

섬찟한 감각에 얼어붙는 양아치들.

“괴... 괴물이... 괴물이 사람 흉내를....”

우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이걸 본 이상 살려둘 순 없다. 부담없이 죽어라.”

소름끼치는 얘기에 황급히 물러섰을 때.

“부담없이 죽으......?”

목이 사라졌다.

야비한 인상의 남자가 목 없는 시체가 되어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바닥에 착지한 우진이 손으로 잡아뜯은 그의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 퍼석....

잘 익은 수박처럼 터지는 머리.

그리고 떠오르는 알림들.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유류(流類)’를 계승했습니다.]

‘역시 조종계 능력이군. 잘 쓰기로 하마.’

일단 나중에 확인하기로 하고 남은 놈에게 걸어갔다.

터번을 쓴 남자가 주저앉은 채로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마물... 마물인가...? 아니 마물이 왜.......”

우진이 놈에게 악마와도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넌 스킬이 무엇이냐.”

“저, 저는.... 이... 이 괴물아 죽어라!”

혼란에 빠진 남자가 어설픈 공격을 해왔다.

쌍검을 꺼내서 크게 휘두른다.

‘겉멋만 들었군.’

— 츠츠츳....

쌍검 사이에서 ‘전류’가 연결되며 제법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었다.

검날에 닿지 않아도 저 푸른 범위 안에 들어가면 제법 큰 데미지가 있을 것이다.

‘버프의 수동적인 단점을 쌍검으로 커버하려는 거군.’

하지만 딱 그것 뿐이었다.

의도는 알겠는데 잘 되지 않는게 뻔히 보였다.

일단 쌍검 자체가 문제다.

‘그런 식의 능력이면 차라리 그물 계열이 훨씬 쓰기 편했을 거다. 아니면 채

찍도 나쁘지 않았겠군. 그런데 하필 쌍검이라니.’

그물과 채찍.

둘 다 사용하기 힘든 무기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쌍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나마 더 효율적인 걸 골랐어야 한다.

‘이해는 간다. 귀찮았겠지. 그래서 그냥 멋이라도 챙긴 거고.’

뭐든 연습하면 된다. 실력이 늘어난다.

스킬이 좋으니 제법 이름을 날렸을 수도 있다.

쌍검을 쓰고 싶었으면 피나는 노력으로 쌍검귀 같은 이명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진의 기억에 저런 스킬을 쓰는 남자는 없었다.

원래도 그리 대성하지는 못했을 인물이라는 거다.

‘스킬도 좋은데 노력할 이유가 없지. 오히려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겠지. 땀

흘려 무기술을 익히는게 바보처럼 보였겠지.’

스킬만 써도 파티에서 압도적인 배분을 차지할 수 있으니까.

‘쉽게 먹고, 쉽게 크고, 세상이 쉬웠겠구나.’

본인이 쉽게 살았으니 남이 얼마나 힘들지 모른다.

그러니 그렇게 쉽게 뺏어먹으려고 하는 거다.

‘네 죽음도 쉽게 받아들여라.’

— 콰드드득....

우진이 오른팔에 힘을 집중해 단숨에 달려나갔다.

그리고 사막에 피로 새긴 거대한 한 일(一)자가 그려졌다.

— 뿌드득....

박살이 난 남자의 시체를 떨구고, 우진이 변신을 풀었다.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뱀장어의 술(術)’을 계승했습니다.]

남자의 능력이 고스란히 우진에게 계승되었다.

‘허... 술법계. 게다가 증폭술. 이거라면....’

스킬을 확인한 우진이 무서운 미소를 지었다.

아까 죽인 녀석은 조종계의 ‘유류’.

그리고 이 증폭계의 ‘뱀장어의 술’

놈들은 이 둘을 통해 강력한 합격을 선보였고, 대사막에서 강자 노릇을 했다.

그런데 자신은 이 두 가지를 ‘혼자서’ 쓸 수 있다.

‘거기다 매우 특수한 활인 무형시까지 합쳐진다면?’

일종의 필살기 하나가 추가로 생긴다.

살아있는 번개를 쏘는 셈이니까.

우진의 머릿속에 빠르게 그림이 그려졌다.

장대하고 파괴적인 ‘범위기’를 사용하는 방법.

‘단검까지 조합하면 번개 폭풍을 불러올 수도 있겠군.’

자신의 힘은 대량의 스킬과 그 조합이다.

이 새로운 조합식은 어쩌면 자신을 마법사에 필적하는 존재로 만들어줄 지도

몰랐다.

‘일단 시험을 해볼까.’

우진이 사막에서 번개 폭풍을 불러낼 준비를 시작했다.

*

그 결과는.......

‘엄청나군....’

사막을 가로지르는 번개.

아직 완성된 기술도 아니고, 고작해야 화살 2개를 이었을 뿐인데 이 정도 위

력이다.

‘게다가 발전 여지가 어마어마하다.’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까 자신에게 이 기술이 있었다면, 저 두 남자는 첫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죽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단검.......’

스킬 연계의 주축이 되어준 단검.

예사 물건이 아니었다.

‘이래서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였군.’

우진이 즐거운 얼굴로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십이 늑대(十二狼)] [유니크]

필살기를 극대화시켜줄 아이템이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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