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26
리치의 고성.
마지막 방이라고 생각한 처소 구역에는 아직 뭔가가 남아있었다.
의자 밑의 버튼과 그걸 누르자 드러난 계단.
숨겨진 비밀 구역이었다.
자신도 몰랐던 걸 보니 과거에 발견한 사람이 없는 모양이었다.
‘나도 음파에 걸려서 알아낸 거지 그게 아니었다면 버튼인 것도 몰랐을 거다.’
일단 생김새부터 특이했다.
말이 좋아서 누르는 방식이지 원형으로 배치된 8개의 동그라미를 동시에 같은
힘으로 조작해야 했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 열어야 할 지 감도 못 잡았지.’
그냥 딸깍 거려도 반응이 없어 권좌에 앉아서 리치의 마음을 상상해보았다.
공간이동까지 가능한 녀석이 버튼을 그냥 손으로 눌렀을까?
‘아니지. 분명 특별한 방식으로 마나와 마법을 이용했을 거다.’
그때 리치가 남겨준 스킬이 힌트가 되었다.
강혼.
정신을 집중해 의자에 혼을 불어넣고 버튼을 움직였다.
— 끼릭....
그런데 여전히 아무 변화가 없는 방.
그때 새로운 발상이 떠올랐다.
놈의 시선으로 방을 바라보았다.
‘버튼이 더 있지 않을까?’
다시 방으로 음파를 쏘자 나타난 5개의 동그라미.
눈 닿는 곳에 모두 5개의 버튼이 더 있었다.
‘그렇게 총 13개. 그걸 동시에 조작해야 했지.’
집중력 풀가동 강혼으로 겨우 성공했다.
무생물에 혼을 불어넣어 영향력을 끼치는 보스 스킬 강혼.
거기에 사령술이 보조해주니 어찌저찌 할 수 있었다.
— 쿠구궁....
마침내 의자가 옆으로 밀려나더니 아래의 계단이 드러났다.
[리치의 고성이 그 숨겨진 비밀을 드러냅니다.]
[권좌 아래의 비밀방]
[지력 +3]
‘좋았어. 찾아냈다!’
원래 리치라면 아주 쉽게 조작했을 거다.
하지만 자신은 아직 능숙도가 떨어지니 아주 고생을 했다.
‘어쨌든 성공했으면 된 거지. 내가 월드 최초로 발견한 건데.’
그렇게 어렵게 개방한 비밀 구역.
그 정체는 놀랍게도 일종의 패닉룸이었다.
위기 상황을 위해 마련해놓은 최후의 공간.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좌우의 빼곡한 결계가 보였다.
아주 특수한 형태의 마법진이었다.
‘결계로 보호가 되고 있었군. 그래서 순간이동으로 오가지 않은 거야.’
여기서 모든 마법적인 능력은 무효화되거나 방해를 받는다.
자기자신조차 쉽게 드나들지 못하게 보호하고 있던 공간.
아마 최후의 순간 도망치거나 마지막 저항 수단을 사용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
‘마법 능력도 강하면서 정말 걱정도 많은 녀석이네. 하긴 그러니까 죽기 싫어
서 리치가 되었겠지.’
보스방 입구가 없는 것도 모자라 한 번 더 안전구역을 만들어놨다.
정말 지독할 정도로 자기 목숨을 아끼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아낀 목숨도 결국은 죽어서 던전의 일부가 되었단 말이지.’
던전화(化)된 그의 연구실과 처소, 그리고 자기 자신.
패닉룸 안에는 그 마지막 순간이 담겨 있었다.
전면의 거대한 보관함.
줄줄이 놓인 베셀은 모두 깨져있었다.
그렇게도 대비를 했지만 결국 죽어서 던전의 보스가 되어버린 리치의 최후처
럼, 이 패닉룸의 물건들도 다 파괴되어 있었다.
‘놈의 최후가 상상이 가네.’
리치는 혼이 담긴 베셀이 파괴될 때를 대비해서 여러 개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다 깨진 뒤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는 멀쩡했다.
바로 제단 위의 ‘아이템’이었다.
‘저게 아무래도 던전의 진짜 보상인 모양이군.’
월드의 법칙에 따라 던전이 된 이 공간.
죽여도 리젠되고 부숴도 복구되는 이 장소에서 유일하게 재생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던전 최초 클리어 보상.
우진의 무형활처럼 던전이 유일하게 처음에만 뱉어내는 제일 좋은 보상이다.
제단에 다가간 우진이 사람 형태의 아이템을 바라보았다.
‘저게 뭐지? 일종의 의체인가?’
그건 베셀이 아니었다.
오히려 바깥의 의체와 비슷한 형태였다.
마도공학 기계형 아이템.
지구식으로 표현하면 인간형 전투 로봇이었다.
바깥의 4인조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다.
구성하고 있는 재질부터가 압도적으로 좋아 보였다.
즉, 일종의 최상급 의체였다.
‘아무래도 리치 본인이 직접 쓰려고 한 모양이네.’
인간과 유사한 형태를 유지한 걸 보면 본인용이다.
영혼을 옮길 수 있는 놈인데, 굳이 약한 인간의 몸을 계속 쓸 이유가 없긴 했다.
‘아마 최후의 순간엔 그냥 몸을 다 버리고 여기 옮겨탈 모양이었나보네.’
흡혈귀 왕의 최후가 생각났다.
부활이라는 비상수단을 써서라도 살아남고자 했던 놈의 의지.
리치도 비슷했을 것이다.
아마 최악의 경우 의체를 통해서라도 삶을 이어가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때를 위해 안배해놓은 것은 최상급의 의체.
이제 우진의 보상이 될 이 ‘전투인형’이었다.
그가 정교한 전투인형을 살폈다.
밖에 있는 것들보다 훨씬 강력하고 능력도 많아보였다.
‘마력탄을 쏠 수 있는 건 밖에 있는 놈들이랑 비슷하네. 대신 얘는 기동용 부
스터랑 갑주가 달려있어.’
각기 팔꿈치와 허벅지, 뒷꿈치와 등에 작은 부스터가 달려서 마나 충격파를
쏠 수 있었다.
복잡한 기동이 가능한 작은 부스터들.
말하자면 우진의 에어블로우를 전신으로 빠르게 쓸 수 있는 셈이었다.
게다가 등에 달린 부스터로는 순간적인 고속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조작에 익숙해지면 엄청나겠다. 원거리에서 기계 우진을 운용할 수 있는 셈
이니까.’
강혼으로 조종하면 엄청난 전력이 될 것이다.
갑주 덕분에 내구도 역시 괜찮은 편일 테고, 마력탄은 평범한 마물은 간단히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마력을 엄청나게 잡아먹겠다. 제대로 된 동력원을 달아주지 않으면 내
마나를 다 빨아먹겠어.’
마나를 주입하면 임시로 기동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진짜 기빨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원래 작동 방식이 아니라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
‘아직 내 마나가 마법사들 수준으로 높은 건 아니니까. 그래도 잠깐 움직이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보기 드문 보상을 얻고 바로 써보지 못하는 건 너무 아쉬웠다.
특히 방금 전의 보스전에서 의체들의 기동력과 마력탄의 위협적인 성능을 눈
으로 확인했으니 호기심은 더욱 컸다.
마침 보스 스킬이 이걸 작동시키기 딱이었다.
‘강혼.’
정신을 집중해 최상급 전투인형에 혼을 불어넣었다.
순간 아찔할 정도의 마나가 인형으로 빨려들었다.
‘우억... 예상은 했지만 진짜 마력을 엄청나게 먹는구나.’
그렇게 겨우 기동시킨 의체.
녀석이 눈을 뜨고 붉은 빛이 도는 순간.
[전투인형 체이서가 새로운 주인을 인식했습니다.]
[사용자 — 우진]
연결되었다.
본능적인 감각으로 알 수 있었다.
리치가 총력을 기울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귀속 능력 정도는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월드의 보상 알림이 떠올랐다.
[리치의 고성이 자신의 마지막 비밀을 드러냈습니다.]
[최후의 의지 체이서]
[지력 +3]
‘체이서... 그게 네 이름이구나.’
녀석이 눈을 뜨자 이게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전투인형이 아니라 최상급이다. 어지간한 사람보다 포텐셜이 훨씬 높
아.’
능력만으로도 어중간한 인간은 찜쪄먹을 전투력이었다.
동력원만 제대로 달아주면 브라카나 제론 같은 녀석은 몇 초 안에 녹여버릴
것이다.
‘게다가 외형도 멋져.’
검은색과 붉은색의 조화가 미치도록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인 검은색에 붉은 포인트가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뭔가가 있었다.
‘리치 이놈이 센스가 있네.’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귀속이 되자 체이서의 주인으로서 알 수 있었다.
‘변신이 되네?’
— 슈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낮은 자세로 발진 대기 중인 야수의 형상이 되었다.
‘와, 개쩐다....’
늑대 같기도 하고 표범 같기도 한 아름다운 형태였다.
전적으로 기동력에 치중한 형태.
등에 있는 부스터까지 가동하면 정말 믿기 힘든 속도를 보여줄 것 같았다.
‘잠깐, 이거 타고 다닐 수도 있겠는데?’
야수 변신 상태를 잘 살피자 확연히 안장과 손잡이 부위가 있었다.
기계형상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지만, 용도는 분명했다.
분명 탑승을 고려한 설계였다.
‘이게 아마 마지막 가디언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자신이 사용할 의체 이전에 최후의 수호자. 가장 강력한 보디가드로 남겨둔
모양이었다.
그러다 마지막 순간엔 도주를 고려하기 위해 탑승 모드를 넣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런 기능까지는 필요하지 않았을 테니까.
‘어쩌면 리치도 여기 혼을 넣고 야수처럼 질주하는 로망을 꿈꿨을 수도 있겠군.’
리치도 괴물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타락하기 전엔 분명 이런 저런 꿈과 공상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았다.
‘이건 남자의 본능이다. 질주는 본능이지.’
먼 시공간을 뛰어넘어, 그와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 마지막 선물. 내가 대신 즐겨주마.’
마침 자신도 야수형으로 변신할 수 있으니 더욱 동질감이 들었다.
정말로 기계식 우진처럼 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야수폼이랑 인간폼이 있는 거까지 똑같다니. 너랑 같이 싸우면 진짜 재밌겠다.’
우진이 순수한 즐거움을 느꼈다.
월드에 와서 이만큼 재미를 느낀 것이 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난감을 가진 남자는 죄다 어린 아이가 되어 버린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실 장난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흉폭한 성능이지만....’
괜찮다. 주인 맘에만 들면 된다.
변신도 하고, 타고 다닐 수도 있는데다가, 같이 싸울 수도 있다고?
이런 멋진 선물을 남겨준 리치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딱 하나 빼고.
‘근데... 이거 마나를 진짜 너무 많이 먹는다.’
유일한 단점.
마나를 쭉쭉 빨아먹는 마나 괴물이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동력원을 찾아서 끼워넣어야 할 것 같았다.
리치에겐 라이프 베셀이라는 강력한 아이템이 있었고, 최후에는 자신의 혼이
동력 그 자체가 되는 형태로 구동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체이서에는 동력원이 없다.
말하자면 심장이 없는 것이다.
‘내가 심장이 안 뛰어서 아는데, 좀 허전하더라. 빨리 찾아서 끼워줄게.’
일단 기동을 멈추고 체이서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칸을 좀 많이 차지하긴 하지만 쓸데없는 템을 잘 안 가지고 다니는 편이라 아
직 여유가 있었다.
‘어차피 레벨 100되면 인벤도 확장되니까 별로 불편할 것도 없지.’
또 그 전에 제대로 된 동력원을 찾으면 체이서와 함께 이동하는 형태도 가능
할 것이다.
일단 다시 던전을 거슬러왔다.
리치의 처소를 지나 고문실, 그리고 3중관문과 마지막 구울방에 왔을 때였다.
창고에는 몇 마리의 구울이 리젠되어 있었다.
‘오 이거를 먹으면 딱이겠네.’
마나가 절실했는데 잘 됐다.
빠르게 정리하고 간식처럼 구울을 빨아먹었다.
보스전이 끝났으니 당보충이 필요했다.
‘융합.’
빠르게 빨려드는 시체들과 차오르는 체력.
‘달다 달아.’
체력이 차오르는 느낌은 짜릿했다.
게다가 동시에 마나도 회복되고 있었다.
마나는 명확한 상한선이나 회복량이 정해진 게 없이, 컨디션을 통해 어림짐작
해야 한다.
마치 인간의 집중력과 정신력 등등과 비슷했다.
‘마나야말로 진짜 인간 정신의 신비 그 자체니까.’
그런데 구울을 빨면 빨수록 마나도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체력이 회복되면서 컨디션이 상승하면 마나도 회복되는 흐름으로 가
는 것 같았다.
‘낮잠 30분 정도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딱 그 기분이네.’
충만한 기분을 느끼며 우진이 계속 구울을 먹어치웠다.
리젠이 될 때마다 하나씩 주워먹으니 초밥집에 온 것 같았다.
‘안 돼. 구울을 초밥으로 느끼면 안 돼. 하지만... 하지만 너무 맛있어....’
다른 건 융합으로 먹으면 별 맛이 없었는데, 언데드 계열은 이상하게 달콤한
육즙이 가득한 고기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종족치를 성장시키는 동류의 에너지라 그런 것 같았다.
‘그래 뭐 맛이 없는 거보다 낫지. 어차피 먹어야 하는 건데.’
게다가 이 ‘식사’가 주는 건 회복 능력이 끝이 아니다.
차오르는 핏빛 구슬.
회복에 더해 종족 경험치까지 올리고 있었다.
비록 구울 1마리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지만 여러 마리를 먹으면 조금씩 차
는게 보이긴 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으 잘 먹었다.’
우진이 ‘식사’를 마치고 회복을 끝냈다.
입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손바닥만 뻗고 있었지만, 만찬을 즐긴 기분은 톡톡
히 즐길 수 있었다.
‘이제 진짜 돌아가가자.’
그렇게 던전의 첫번째 구역이었던 창고를 떠날 때였다.
[숨겨진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모든 스탯 +1]
[스탯 강화 포인트 +3]
‘이게 진짜 클리어였군. 어쩐지 클리어 보상이 살짝 비는 느낌이 있더라니.’
마지막 비밀 구역을 발견하고, 다시 역주행해서 나오는 것까지가 과제인 모양
이다.
역주행이야 출구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과정이지만, 비밀 구역을
찾아낸 게 중요했다.
‘올스탯이면 땡큐지. 진짜 잘 먹고 간다!’
마지막 보상까지 낼름 챙겨서 진짜로 떠나려는데.
‘음?’
마지막 출구인 기다란 계단에 도착했을 때였다.
계단에 중간 쯤에서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아직 한참 남았지만 짐승의 후각 덕분인지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나는 게 느껴
졌다.
사막, 오아시스, 칼리의 피냄새....
그리고 또다른 인간.
위쪽에 수상쩍은 기척이 있다.
약간의 말소리도 들려왔다.
불량스러운 목소리들이 껄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멈춰선 우진이 생각에 잠겼다.
‘다른 모험가다. 석판이 열린 걸 보고 뭐 주워먹을 거 있나 찾아왔나보군.’
던전은 탐스러운 먹잇감이니까.
그리고 던전에서 복귀하는 공략자는 더 맛있는 먹이다.
‘별로 강한 놈들은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밀고 들어오지 않은 걸로 봐서 놈들도 고민되는 수준인 것이다.
탁월한 강자는 결코 아니다.
‘피곤한데. 그냥 뛰쳐나가서 언데드 폼으로 박살을 내버릴까.’
그리고 그냥 슉슉 빨아먹고 지나가면 된다.
그렇게 가볍게 스쳐가는 여흥으로 삼을까 싶었으나.
순간. 새로운 '동료'가 떠올랐다.
‘잠깐, 체이서로 재밌는 걸 해볼 수 있겠는데?’
놈들을 그냥 혼내주긴 아쉽다.
마나도 완충된 김에 최상급 전투인형의 능력을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테스트 해볼 게 아주 많겠어. 일단은 마력탄 위력이 궁금한데.’
전투인형의 기본 공격 마력탄.
아까 싸운 의체들보다 더 강력할 거다.
빨리 써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좋다... 양아치들. 최대한 오래 버텨줘라. 그래야 재밌으니까.’
저놈들 입장에선 차라리 깔끔하게 죽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건 안 된다.
새 장난감을 가진 남자는 아무도 막을 수 없으니까.
‘형이 엄청 멋있는 거 구경 시켜줄게.’
불운한 희생자들을 향해 히죽거리는 우진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새로운 ‘로보트’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