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21화 (21/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21

유적의 폐허.

그곳에서 빛의 화살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 푸슉...!

고속으로 날아간 화살이 원숭이의 미간을 관통하고 그 뒤의 벽에 깊은 자국을

만든 뒤 사라졌다.

— 풀썩....

바닥에 떨어진 모래 원숭이의 시체를 보며 우진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제법 먼 거리였지만 정확히 명중했다.

그것도 원래 노리던 지점인 미간에 놀랄 정도로 예리하게 적중했다.

‘조준 보정이 정말 미친 수준이군.’

민첩도 제법 올려뒀지만, 역시 활에 붙어있는 조준 보정 옵션이 어마어마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명사수 흉내를 내볼 수 있겠어.’

그때 원숭이 무리가 우진을 발견했다.

저격수가 일부러 노출된 장소에 있는데 이상한 걸 느끼지도 못한다.

본능을 따르는 마물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놈을 죽였는데 겁을 먹기는 몰려오기 시작했다.

— 끼이익! 끼기!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후방에서 소리를 지르자 쏜살같이 사방에서 이쪽으로

달려온다.

‘이런 난전은 익숙하지.’

공격계 스킬이 없을 때도 온갖 아수라장을 거쳐온 우진이다.

패닉이 오기는커녕 집중력이 더욱 상승했다.

— 피슉! 피슉!

침착하게 속사를 발동해 두 마리를 연속으로 꿰뚫자 길이 열렸다.

— 끼이이! 끼긱!

‘돌진.’

그 틈으로 순식간에 몸을 빼내며 뒤로 돌아 다시 한 마리의 머리를 쐈다.

— 피슉...!

— 끼이이이!

잠깐 사이에 몇 마리가 줄었지만 그 사이 나머지 놈들이 가까이 접근했다.

— 끼이이익!

대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놈들.

놈들이 일제히 스킬을 사용했다.

우진이 노리고 있는 바로 ‘그 스킬’이었다.

— 퍼펑...!

충격파와 같은 것이 뿜어져 나와 우진을 향했다.

원숭이들은 단순히 빠른 마물이 아니었다.

신체 말단에서 공기의 포탄 같은 것을 쏠 수 있었다.

— 타탓...!

우진이 그것을 피하며 계속 활을 쐈다.

속도전과 포격전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 퍼엉...!

심지어 공기 포탄을 꼬리로 쏴대는 놈도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다.

발끝에서 포탄을 터트려 공중에서 독특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 우끼익!

‘나왔군. 원숭이의 공중곡예.’

일반적으론 예측할 수 없는 기묘한 이동방식.

방향을 읽고 공격하려고 하면 순식간에 직각으로 진로가 꺾인다.

— 퍼펑...!

그렇게 공격과 이동을 번갈아 교차하며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는 마물들.

하지만 우진에게도 새로 얻은 비장의 스킬이 있었다.

‘삭풍!’

세차게 일어난 모래바람이 전방의 세 놈을 밀어내고 주위에 모래를 흩뿌렸다.

마나가 담긴 바람으로 밀어내는 건 생각보다 물리력이 강했다.

그리고 원래 노리고 있던 효과도 발동했다.

— 우끼익.... 까아악!

눈을 마구 문지르며 고통을 호소하는 원숭이들.

밀려난 놈들 뿐 아니라 주변 놈들도 시야가 가려져 허둥지둥 얼굴을 문댔다.

그때 차분히 발사된 몇 발의 화살이 놈들을 꿰뚫었다.

— 피슈슈슉!

— 끼이익... 끼익...

하지만 여전히 덮쳐오는 놈들.

우진은 이번엔 좀 더 복잡한 방식으로 스킬을 사용하기로 했다.

‘삭풍!’

힘을 반달형태로 흩뿌리자 순간적으로 모래바람의 결계 같은 것이 생겨났다.

그것은 적을 밀어내는 벽이자 공기 포탄을 상쇄하는 장막이었다.

일순 밀려나는 원숭이들을 다시 화살이 꿰뚫었다.

— 끼에에엑...!

마침내 한 마리가 남은 순간.

주위를 둘러보아도 동족의 시체 뿐 우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우끼이...?

그때 도약으로 허공에 있던 우진이 공중에서 마지막 화살을 발사했다.

— 푸슉...!

마나를 더욱 집중해 쏘아낸 강력한 한 발.

시험삼아 써본 것인데 효과는 엄청났다.

— 쿠궁...!

곤죽이 된 시체 앞에 우진이 착지했다.

마지막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어버린 최후의 마물.

“이 정도면 대포에 맞았다고 해도 믿겠군....”

놈을 터트려버린 것은 고작 1발의 화살.

마나를 집중하니 파괴력이 대폭 상승한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알림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에어블로우’를 계승했습니다.]

‘좋아, 바로 이거지.’

원하던 스킬을 계승하는데 성공했다.

원숭이 녀석들이 쓰던 스킬의 이름은 바로 ‘에어블로우’.

공격 뿐 아니라 이동에도 활용하던 특수한 능력이다.

시험삼아 사용해보았다.

손을 뻗어 시동어를 읊자 허공에 응축된 공기가 포탄처럼 발사됐다.

— 퍼펑...!

이름 그대로 공기팡과 같은 능력.

삭풍과 마찬가지로 공격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텅 빈 허공에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그는 원숭이 흉내를 내보았다.

도약 후 발끝으로 쏜 에어블로우로 옆으로 방향을 꺾었다.

— 퉁...!

놀랍게도 공중에서 자유롭게 방향전환이 가능해진다.

아까 원숭이들이 보여준 복잡한 움직임이 바로 이거였다.

이걸 활용하면 순간적인 ‘가속’과 ‘방향전환’이 가능해진다.

궁수가 근접전을 벌이면서도 자기 몸을 지킬 수단이 생기는 것이다.

바닥에 착지한 우진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씩 웃었다.

‘마물들은 자기 스킬을 정말 잘 써먹는다. 그렇기에 이렇게 마물의 사용 방식

을 관찰하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유적에 온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보통은 단물이 다 빠졌다고 생각되는 공용던전인데다 현 시점에선 인기도 없

는 황량한 필드.

하지만 우진에겐 보물창고였고, 삭풍과 에어블로우라는 귀중한 두 스킬을 얻

을 수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일단 여기서 한계선까지 사냥을 하자.’

원숭이들이 아직도 경험치를 많이 준다.

거기에 요정들까지 닥치는대로 잡으면 아주 효율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정 사냥터를 독식하는 건 보통은 힘든 일이지만, 이 유적 폐허에선 그게 가

능하다.

그렇게 우진은 레벨을 1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사냥을 시작했다.

*

사흘이 지났을 때.

우진이 몰아치는 모래바람 속에서 영창하듯 시동어를 읊조렸다.

‘다중시. 3발. 하나는 마력을 더욱 집중한다.’

그의 뜻에 따라 날아간 3발의 화살.

2발은 작은 요정을 관통하고 1발은 원숭이를 터트려버렸다.

그때 순간 접근한 나머지 원숭이와 요정들.

‘에어블로우.’

— 펑!

급속도의 후진.

그와 동시에 속사로 쏘아진 몇 발의 화살.

— 피슈슈슉...!

바닥을 빠르게 미끄러지던 우진이 그 속도에 맞춰 제동을 걸듯 왼손을 바닥에

향했다.

‘삭풍.’

브레이크처럼 바닥으로 쏘아진 삭풍을 그대로 휘둘러 전방으로 뿌린다.

접근이 차단되고 혼란에 빠진 마물들.

‘다중시.’

마지막 3발의 화살들이 발사되고 남은 마물들이 모두 머리가 뚫려 쓰러졌다.

— 휘오오오....

일대가 조용해졌다.

순식간에 죽어버린 마물들 사이에서 우진이 황량한 폐허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이 정도면 다 정리가 된 것 같군.”

매일 달려드는 마물들.

그 속에서 끝없이 전투를 치뤘다.

사냥이 지속되자 그를 경계하던 유적의 마물들.

놈들은 연합이라도 맺은 것처럼 우진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다.

‘자동으로 몰이사냥이 되는 기분이었지.’

원숭이와 요정이 동시에 달려드는 건 꽤 괴로운 일이었다.

두 종류의 마물은 모두 성가신 움직임을 보유하고 있기에.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이제 전생의 감각이 거의 돌아온 것 같군.’

거듭된 난전으로 전투 감각이 더욱 예민해졌다.

소위 말하는 폼이 올라온 것이다.

언데드의 육체는 끝없는 전투에 적합했다.

잘 지치지 않으니 사냥과 휴식의 텀이 거의 없었다.

‘이래서 부두술사들이 시체를 노예로 쓰려는 거군.’

체력만 버텨주면 무한히 움직이는 전투 기계가 될 수 있다.

근력이 부족해서 힘싸움에 지는 건 몰라도, 지쳐서 검을 휘두르지 못하는 경

우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극한까지 혹사시키면 몸이 붕괴하겠지만... 그 정도 궁지에 몰린다는

거 자체가 멍청한 짓이겠지.’

결코 무적이 아닌, 스태미너가 매우 뛰어난 육체라고 생각하고 운용하면 될

것이다.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자만은 위험하니까.

게다가 자신에게는 융합이라는 급속 회복 능력까지 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두려울 정도로 지속력이 좋을 것이다.

‘상태창.’

우진이 상태창을 불렀다.

[상태창]

[우진]

[LV : 42]

[종족 : 언데드(성장형, 1단계)]

[체력 : 25]

[근력 : 30]

[민첩 : 33]

[지력 : 2]

[기술 : 10]

[마나 : 20]

[스탯 강화 포인트 : 0]

[고유 스킬 : 계승]

[계승 목록 : 짐승의 후각, 도약, 하급 점멸, 트롤의 재생력, 땅굴 파기, 위

색, 돌진, 기척 감추기, 음파 감지, 잠복, 괴성, 융합, 삭풍, 에어블로우]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레벨은 42가 되었고 이 정도면 하급 고대 던전에 가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민첩도 30이 넘었다.

전투에서 크게 체감될 정도로 순발력과 반사신경이 상승했다.

기술도 10이 되어 주스탯과 3:1비율을 맞추면서 스킬 쿨타임을 꽤나 줄여주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제 유적 필드가 경험치를 거의 주지 않는다.

한계선이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종족란의 성장형이 여전히 1단계다.’

종족란에 변화가 없어서 약간은 초조했다.

어쩌면 단순히 레벨을 올리는 것이 답이 아닐지도 몰랐다.

혹시나 싶어 융합으로 다수의 시체를 먹어봤지만 역시 특별한 효과는 없었다.

다만 체력만 빵빵하게 차올랐을 뿐.

‘역시... ‘흡혈’을 해야하는 건가.’

단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흡혈을 택한다.

언데드 육신의 근간이 흡혈귀 왕이니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놈이 자신의 격을 올린 방법이 바로 흡혈이었기에.

하지만 자신에겐 송곳니도 없고 흡혈 스킬도 없다.

‘만약 흡혈귀를 죽이고 놈들의 스킬을 계승한다면...?’

기회가 되면 시도해보기로 했다.

아직은 흡혈귀를 순살할 정도의 힘은 없기에.

또한... 그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흡혈귀 왕의 흡혈은 그런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었지.’

놈은 변신이 가능한 고위 마물이었고, 흡혈 역시 자신의 신체를 바꿔 적을

‘삼키는’ 방식으로 행했다.

자신의 정체성이 흡혈귀 왕에게 있다면 단순 흡혈로는 종족치를 성장시킬 수

없을 것이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고민한다고 바뀌는 것도 없으니까.’

일단 리치의 고성을 찾는 게 먼저였다.

다시 마을로 돌아와 정비와 보급을 마쳤다.

드릴혼 바자르의 북적거리는 거리를 걸어가자 최근 매일 방문했던 정보상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며칠 간 우진이 올 때마다 소득이 없다고 알리던 정보상이 오늘은 자

신만만했다.

“찾던 정보가 들어왔네!”

우진은 그가 내민 서류를 보았다.

'사막 중간, 모래에 파묻힌 거대한 석판을 발견했다. 위치 정보를 원하면 의

뢰하시오.’

아래엔 뭔가 음침하지만 신비한 석판에 대한 묘사가 있었다.

조잡하게 손으로 그린 그림도 있었다.

남이 보기엔 낙서처럼 보이겠지만, 우진은 그것을 알아보았다.

던전의 입구였다.

바라던 정보가 들어왔으나 우진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도 아니군. 하지만 확인해볼 가치는 있겠어. 정보를 구매하지.”

그저 무덤덤하게 위치 정보만 구매하여 돌아섰다.

알려줄 필요가 없으니까.

굳이 정보상에게 ‘자신이 찾던 것을 발견했다’는 추가 정보를 넘겨줄 필요는

없었다.

‘이것도 어쩌면 브라카한테 배운 셈이군.’

필요에 따라 표정관리를 하고 연기를 하는 방법.

정직하다고 알아주지도 않는 세상에서 우진은 너무 순진하게 살았다.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리치의 고성을 독점할 수 있으면 무조건 독점해야지.’

경험치 뿐 아니라 관련 업적만으로도 탐스러운 먹이가 된다.

다행히 정보를 빨리 입수할 수 있었다.

석판을 여는 방법도, 그 안에 던전이 있다는 것도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누군가 열긴 할 거야. 그 전에 내가 먼저 차지해야 한다.’

소문이 슬슬 돌 거다.

원래 제대로 조사되어서 유명해지려면 아직 몇 년은 남았지만, 자신의 움직임

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바로 출발한다.’

레벨은 충분하다.

이제 그렇게 무섭던 브라카와 정면승부를 해도, 아예 몇 수를 양보해도 여유

롭게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어쩌면 제론과 브라카가 동시에 덤벼도 상대할 수 있겠군.’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고대 던전은 고대 던전이다.

만만히 볼 순 없었다.

브라카나 제론 같은 자들이 자유를 포기하고 그냥 노역장에서 권력의 맛이라

도 보는 걸 택한 이유는 결국 모험이 두렵기 때문이다.

적과 싸우면 끝없이 성장하는 월드지만, 그걸 위해 점점 더 강한 적과 싸워야

한다.

35~40레벨 정도가 평범한 정신으로 감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그 이상은 상상할 수 없이 두려운 적들과 싸워 경험치를 벌어야 한다.

‘하지만 내게는 이제 고작 시작이다.’

여긴 정점에 가려면 첫 발자국이라고 하기에도 모자란 곳이었다.

힘이 더 필요했다.

우진은 멈추지 않고 어딘가로 향했다.

*

“감사합니다!”

대시장 바자르.

거기에서도 유독 행복해보이는 상인이 있었다.

방금 손님 하나를 떠나보낸 그가 흥분에 젖어 매대를 바라보았다.

“이게 다 몇 개야...?”

마물 시체를 취급하는 건 언제나 이득이 되는 장사다.

그런데 오늘 그 귀중한 소재를 수십 개나 입수했다.

“저 손님 혹시 어디 대형 파티의 파티장인가...?”

그가 떠나간 손님의 모습을 떠올렸다.

별별 모험가와 수많은 상인이 모이는 드릴혼 바자르에서도 눈에 띄는 고객이

었다.

그 창백한 얼굴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양의 소재를 ‘혼자서’ 들고 왔다는 점

에서.

“뭐,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 난 돈만 벌면 된다...!”

상인이 ‘난 부자다!’ 포즈로 소재들을 들어올린 뒤 어깨춤을 추며 창고로 걸

어갔다.

한편 우진은 무거워진 주머니로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제 그는 제법 넉넉한 자금을 보유하게 되었다.

작정하고 놀려면 한 달 정도는 귀족처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수준으로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방어구를 갖춘다.’

돈이 한 푼도 남지 않아도 된다.

설령 구입한 방어구가 죄다 부서져도 상관 없다. 던전을 클리어하면 돈은 충

분해지고 또 목숨값에는 비할 바가 아니니까.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쓸만한 것들을 사기로 했다.

장비를 소모품처럼 쓰는 건 최상위권 파티에서 배운 테크닉이었다.

‘걔들은 돈도 많고, 또 장비도 엄청나게 얻으니까.’

진짜 귀중한 장비가 아닌 적당한 수준의 방어구는 깨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굴린다.

그리고 결국 끝에 가서 효율을 따져보면 그게 더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게 우진이 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그는 딱 4개의 조건만 따졌다.

[최소한 매직. 가능하면 레어 등급]

[방어력이 제일 높다]

[마법 공격 감쇄 효과가 붙어있는 것]

[민첩이나 근력 옵션이 붙어있으면 가산점]

그렇게 장비 구입을 마친 우진이 마치 상점처럼 가득찬 인벤토리를 바라보았다.

‘이게 다 부서져도 상관없다. 살아서 돌아올 수 있으면, 그리고 리치의 고성

을 정복할 수 있으면.’

여관에서 그가 장비들을 걸치고 몸에 맞게 조정했다.

마침내 우진이 사막으로 출발했다.

*

그런데 정보를 따라 도착한 석판.

그곳에 뜻밖의 인물이 있었다.

“저 여자는...?”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고 있는 여인은, 이 사막에서 보리라곤 전혀 예상하

지 못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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