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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20화 (20/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20

결계가 보호하는 여관방에서 우진이 생각을 정리했다.

미라클 포션이 가져온 2가지의 큰 변화.

종족이 성장형으로 변하고 무려 20개의 강화 포인트가 생겼다.

일단 그걸 점검해야 했다.

‘일단 강화 포인트를 분배하고 출발하자.’

우진이 상태창을 불렀다.

다양한 정보가 있지만 주목할 것은 2가지였다.

[종족 : 언데드(성장형, 1단계)]

[스탯 강화 포인트 : 20]

첫째는 종족.

성장형이란 설명과 그 단계가 추가되었다.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새로운 설명이 추가될 확률이 높았다.

다음은 강화 포인트 20개.

이게 지금 상태창을 부른 이유였다.

‘이 20개의 포인트는 활을 위해 투자한다.’

전설 아이템이라고 다 압도적인 능력을 보이는 건 아니다. 등급 내에서도 옵

션에 따라 성능이 갈린다.

하지만 무형활 정도라면 월드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강력한 아이

템이란 판단이 들었다.

‘이걸 주무장으로 안 쓰는 건 너무 손해지.’

과거 그는 활과 검을 모두 사용하는 일종의 레인저 클래스였다.

원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그걸로 엄청난 강자가 되지도 못했다.

다만 살아남으려고 그렇게 된 것일 뿐.

하지만 그 덕분에 제법 괜찮은 활솜씨를 갖게 되었다.

‘이것도 어찌보면 전생을 계승해서 현생에 도움이 되는 경우군.’

일단 효율을 위해 마나 20으로 끝자리를 맞추기로 했다.

남는 건 민첩에 투자하여 스탯 보정을 최대로 끌어올릴 것이다.

‘마나에 18포인트를, 민첩에 2포인트를 분배한다.’

[마나 : 20]

[민첩 : 25]

스탯을 분배하자 충만한 기운이 몸을 타고 흘렀다.

단숨에 20포인트가 오른 것이라 평소보다 훨씬 더 강한 상승감이 찾아왔다.

‘순간적으로 20레벨업을 한 셈이니 정말 엄청난 거지.’

상태창을 닫은 우진이 지금까지 얻은 능력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일단 방을 지켜주던 결계를 거두고 아직 에너지가 남은 결계석을 회수했다.

그리고 짐을 챙겨 도시 외곽으로 나왔다.

근처의 숲에 도착해 활을 꺼내들고 시위를 당기자 어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로 힘이 맺혔다.

— 부우우웅....

마치 강력한 엔진의 시동을 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묵직한 손맛이 전해졌다.

이게 마나의 힘이었다.

보유한 마나량이 올라가니 화살의 위력이 비교할 수 없게 강해졌다.

일단 시위를 놓지 않고 화살을 흩어버렸다.

이번엔 다시 정신을 모아서 무음시를 장전했다.

— 스으으......

활은 영리하게도 우진의 의지를 읽어 조용한 화살을 만들어냈다.

장전 상태에서도 큰 소음이 나지 않아 저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중시는 몇 발까지나 되려나. 마나가 20이니까 20발이면 좋은데.’

화살을 흩어내고 시위를 당기자 활대에는 3발의 화살만이 맺혔다.

아무래도 한 번에 매기는 화살수가 늘어날수록 지불해야 하는 마나도 점점 늘

어나는 것 같았다.

‘하긴 한 번에 20발을 쏠 수 있으면 순간딜량이 20배가 되는 건데.’

그건 궁극기 계열의 스킬이나 가능한 딜증폭이다.

그런 걸 뻥뻥 난사할 수 있다면 아무리 전설 아이템이어도 밸런스가 맞지 않

는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마나만 있으면 결국 점점 더 많은 화살을 쏠 수 있

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 정도면 마나 스탯을 더 높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화살을 많이 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었다.

마나 그 자체의 특수한 공격방식 때문이었다.

마나가 까다로운 이유는 물리방어력으로 막을 수 없는 데미지를 줘서다.

즉 마법공격 판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무형활은 기본적으로 최상급 민첩 보정을 받는 아이템이다.

거기다 상급 근력 보정까지.

즉 스탯 보정으로는 물리공격 판정이 들어가고, 공격 방식으로는 마법공격이

적용된다.

적이 어느쪽으로 방어를 갖췄든 둘 다 완벽히 막아내기는 힘들 것이다.

‘문제는... 상반되는 스탯을 올려야하니 일반적인 성장 방식으론 감당하기 힘

든 템이란 건데....’

자신은 일단 미라클 포션으로 20 포인트를 커버할 수 있다.

게다가 미래지식으로 각종 보상 포인트를 벌어들일 수 있으니 활의 장점만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우진은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좋다, 무형활. 앞으로 잘 부탁하마.’

원거리 공격은 기본적으로 이점이 아주 많다. 상대방은 칠 수 없는 거리에서

나만 상대방을 공격한다.

전생에 우진이 제법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단점은 강한 공격력을 내기 힘들다는 건데, 이 미친 템의 옵션들이 그걸 극복

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게다가 무형활은 속사가 붙어있기 때문에 총처럼 운용할 수도 있다.

‘능숙해지면 기관총이 부럽지 않겠지. 물론 그만큼 마나도 받쳐줘야겠지만.’

게다가 형상변환을 한다면?

전설 아이템은 재료가 많이 들지만, 손목에 숨길 수 있는 크기로 가공하여 상

대가 짐작하지 못하는 순간 원거리 공격을 쏟아내는 괴물 같은 아이템이 탄생

할 수도 있다.

‘아이템이란 활용하기 나름이니까.’

즐거운 상상을 마친 우진이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해보았다.

일단 지금 이 도시에서는 더 볼일이 없다.

괜찮은 던전도 없고, 얻어야 할 아이템도 없었다.

‘조금 더 서쪽으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레벨업을 하자.’

그가 목적지로 삼은 지역은 말하자면 사막 필드였다.

서부의 대사막 ‘드릴혼’.

그곳에는 아주 좋은 사냥터가 여러 개 있었다.

우진처럼 초보자를 벗어났지만 아직 성장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곳이었다.

그 중 가장 적절한 사냥터가 떠올랐다.

‘드릴혼 외곽에 ‘리치의 고성’이 있었지.’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건 정보 상점을 통해 알아내면 된다.

‘가자. 1분이라도 더 빨리 강해져야 한다. 아무도 뒤통수를 칠 수 없는 곳에

우뚝 서는 거다.’

수많은 종족이 각자의 목표로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하는 월드.

그곳에 우진이 한 명의 모험가가 되어 다시 섰다.

숲을 나와 도시의 관문을 넘자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 사이에서 우진이 자신의 여정을 시작했다.

*

일주일 후.

드릴혼의 경계지역에 마차 한 대가 도착했다.

그 뒤에서 창백한 남자가 풀쩍 뛰어내렸다.

— 펄럭....

방풍의를 걸친 남자가 고개를 돌려 주변의 경치를 살폈다.

대사막의 광활한 모습 외에도 색다른 광경이 보였다.

가지각색의 천막들.

마치 북적거리는 시장 같은 모습이었다.

일종의 바자르로 사막 상인들의 무리가 눌러앉아 점점 큰 집단을 형성하더니

결국 마을처럼 변해버린 장소였다.

‘드디어 드릴혼 바자르에 도착했군.’

그때 마차에서 누군가 걸어와 정답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잘 가시오. 덕분에 쓸쓸하지 않은 여정이 되었군.”

고맙게도 이쪽으로 오던 상인을 만나 마차를 얻어탈 수 있었다.

짐칸에 걸터앉는 수준이었지만 그 정도로도 매우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아닙니다. 덕분에 아주 편하게 왔습니다.”

상인이 활짝 웃으며 품에서 박쥐의 날개를 꺼내보였다.

“이건 내가 잘 팔아서 고맙게 쓰겠소.”

마차를 얻어타는 대신 상인에게 잡다한 소재 몇 개를 선물했다.

비상식량으로 남겨둔 악어의 발이나 박쥐 날개 등이었다.

“별 말씀을.”

상인은 마차로 돌아가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우진은 그 앞에 묶인 타조 같은 마물을 보며 생각했다.

‘슬슬 나도 따로 탈 것을 마련해야 할 텐데.’

항상 마차를 얻어타는 행운을 기대할 순 없다.

자신만의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월드에는 탑승물이 꽤 많았고, 우진은 가급적이면 최대한 좋은 것을 마련할

생각이었다.

‘일단 기회가 오면 마련하도록 하고, 여기선 먼저 볼 일부터 보자.’

우진은 바자르의 북적거리는 거리를 걸어갔다.

상인들의 마을답게 정말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었다.

‘모험가들이 모이는 장소엔 상인도 모이는 법이지.’

다양한 종족과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대부분은 모험가였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수인족들이나 혼혈족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이종

족들이 거리를 오갔다.

‘이제 나도 좀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군.’

아무도 우진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다.

방풍의를 입어 체형이 가려지긴 했지만, 그걸 제외해도 아주 조금 마른 체형

정도로 보였다.

‘언데드가 사람들 틈에서 걷고 있다니.’

우진이 피식 웃으며 거리를 계속 걸어갈 때였다.

호객 행위를 하던 여관 주인이 정답게 말을 걸었다.

“아! 새로운 방문객이시군요.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웃고 계십니까?”

우진은 푸근한 인상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좋은 일은 딱히 없소. 그냥 바자르에 도착한 것 자체가 즐겁군.”

“혹시 머물 곳이 필요하시면 저희 여관으로 오시지요. 시원한 맥주도 있고 따

뜻한 스튜도 있습니다.”

여관이라고 해도 천막들을 여러 개 이어붙인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숙소는

필요했다.

우진은 그곳에 방을 잡고 식사를 했다.

걸죽하고 기름진 스튜를 먹으며 다음 목적지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리치의 고성 위치부터 확보해야겠군.’

리치의 고성은 실제로 성은 아니다.

대마법사인 리치가 보스로 존재하는 던전도 아니다.

오히려 예전에 리치가 살던 장소가 던전화 된 것에 가깝다.

‘굳이 따지자면 최하급 고대 던전이겠지.’

월드의 역사는 아주 길고, 고대 던전이라고 할만한 장소도 존재했다. 여기는

그런 장소 중 하나였다.

모든 고대 던전에 등급이 붙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편의상 나눠놓은 기준이

었다.

그중 최하급은 우진의 현재 레벨로 아슬아슬하게 도전해볼 수 있는 정도였다.

‘이것도 보상으로 추가 포인트를 엄청나게 벌여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지금 그는 33레벨이지만 대략 1.5배 수준의 전투력을 예상할 수 있었다.

벌어들인 포인트만 보면 더 높은 레벨일 것 같아도, 다른 이들도 추가 보상을

얻기 때문에 약 50레벨 정도의 강함으로 추정하는 것이 적당했다.

식사를 마친 우진이 거리로 나섰다.

“전갈 꼬치가 5개 1쿠퍼! 깨끗한 식수도 있습니다!”

“맛좋은 휴대식량이 단돈 2쿠퍼!”

바자르는 오후에도 북적거렸다.

사람이 충분히 모인 곳이라면 다 그렇듯이 별별 종류의 상인들이 있었다.

음식, 음료는 물론이고 의복점에서 그럴듯한 대장간까지 존재했다.

그 중엔 정보 상인도 있었다.

우진은 어느 좌판 앞에 멈춰섰다.

한쪽 눈에 안대를 한 고양이 수인이 꾸벅꾸벅 졸다가 번쩍 눈을 떴다.

“사냥터? 아이템? 아니면 사람을 찾고 있나?”

“사냥터. 정확히는 던전의 정보를 원한다.”

“어떤 던전인데?”

우진은 ‘리치의 고성’에 대해 생각나는 정보를 말했다.

미발견 던전이니 우선 장소를 찾아야했다.

“이 사막에서 발견된 정체 모를 석판에 대한 정보가 있나?”

“석판이라.... 오, 그런게 있었던 것도 같은데.”

상인이 책상을 뒤지더니 목을 가다듬고 하나의 문서를 읽어내렸다.

“음침한 기운을 풍기는 작은 석판에 알 수 없는 문양이 적혀있다. 자세한 정

보를 알고 싶으면 의뢰하시오.”

그럴듯한 정보였지만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저건 그냥 저주받은 아이템이다. 억지로 해석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게 되지.’

그가 다시 조금 더 상세한 정보를 얘기했다.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거대하고 봉인된 것 같은 장소다. 아주 큰 석판으로

땅을 막아놓은 느낌이라고 하면 되겠군.”

상인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글쎄, 일단 내쪽엔 정보가 없는 것 같은데. 여기저기 알아볼게. 더 자세한

거 있어?”

“석판이 완전히 드러나있지 않을 수도 있다. 모래에 파묻혀 일부만 보일 수도

있겠군.”

“좋아, 실마리라도 잡으면 바로 알려줄게. 숙소 위치가 어디야?”

우진이 여관 위치를 알려주고 다시 길거리로 나섰다.

다른 정보상에 갈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저 정보상이 자기 대신 모든 정보망을 탈탈 털어 작은 실마리라도 알

아낼 테니까.

그걸 위해 선금을 넉넉히 지불했다.

바자르를 돌아다니며 몇 가지 물품을 보급한 우진이 이번엔 상점 구획을 벗어

나 사막 안쪽으로 향했다.

‘이쪽 공용 던전이 아마 35Lv 정도 수준이었지.’

일단은 거기 갈 생각이었다.

리치의 고성에 대한 정보가 들어올 때까지 최대 일주일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 시간을 빈둥거리고 있을 순 없었다.

힘을 조금이라도 더 키워야 했다.

‘여기 공용 던전이 아마 유적 필드였지?’

공용 던전은 이미 정리된 장소에서 리젠되는 마물들을 상대하는 일종의 자유

사냥터였다.

현재 수준보다 약간 상위 필드였으나 자신은 레벨보다 전투력이 높으니 충분

히 사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거기서 얻어야 할 귀중한 스킬이 있지.’

— 휘오오오....

우진이 폐허 유적지 필드에 도착했다.

사막 위에 무너진 기둥과 벽들이 있는 장소로 개방된 필드형 던전이었다.

우진이 기억 속에 있는 먼 과거를 추억했다.

‘예전에는 제법 각광받는 사냥터였지.’

인기 사냥터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몇 명의 사람들만 드문드문 사냥을 하고 있어 마치 인적 드문

장소에 와있는 것 같았다.

바로 근처가 드릴혼 바자르인데도 말이다.

아직 유명해지기 전이고, 마물들이 잡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진에겐 꼭 이곳에 올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발생하는 2 종류의 마물이 모두 재밌는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유적 필드의 출현 마물은 모두 2개체.

하나는 사막 요정이고 하나는 모래 원숭이다.

놈들의 이름이나 획득 경험치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단, 스킬이 중요했다.

둘 다 공격계 스킬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 샤아아아!

그때 마침 필드에서 몇 마리의 사막 요정이 그를 발견하고 날아오기 시작했다.

요정이라고 귀엽지는 않다. 오히려 팔뚝만한 크기에 사악한 얼굴을 하고 있다.

날개까지 달려있어 움직임도 매우 재빠르다.

— 휘오오...!

순간 놈들이 스킬을 시전했다.

삭풍.

모래바람을 일으켜 적을 타격하는 스킬이 월드의 법칙에 따라 우진을 향했다.

— 타탓....

하지만 쉽게 피해낸 그가 반격으로 무형활의 시위를 당겨 순식간에 3발의 화

살을 속사로 쏘아냈다.

— 피슈슉....

날파리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요정들.

역시 레벨보다 전투력이 높아서 그런지 사냥이 어렵지 않았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삭풍’을 계승했습니다.]

‘좋아, 계승했다.’

삭풍은 공격계 스킬이지만 데미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사막 요정들도 적의 눈을 공격해서 시야를 혼란시킨 뒤 접근해서 날카로운 이

빨로 뜯어먹는 전략을 주로 사용했다.

‘그래서 경험치에 비해 잡기 힘들다고 기피 되었지.’

작은 몸집에 높은 공격성, 게다가 성가신 스킬까지. 굳이 잡을 이유가 없는

마물처럼 여겨졌다.

요정 날개가 귀중한 소재라는 것이 밝혀져 가격이 폭등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은 바로 놈들의 그 성가신 스킬이 필요했다.

일단 얻은 기념으로 시험삼아 사용해보았다.

‘삭풍.’

— 휘우우웅...!

마물 고유의 능력이 우진의 손을 따라 발현되었다.

마나가 높아서 제법 강한 바람이 쏘아져나갔다.

하지만 이걸 공격용으로 쓸 생각은 없었다.

‘데미지는 상관 없다. 그냥 바람이 아니라 모래바람이라는 게 중요하지.’

자신은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고, 적의 시야에 영향을 주는 스킬은 매우 소중

하다.

모래바람으로 눈을 가린 뒤 공격하는 요정들의 방식을 따라하면 엄청난 효과

를 볼 수 있을 터였다.

‘그냥 피하기도 힘든 무형시를 눈이 가려진 상태로 피한다? 불가능에 가까워.’

우진이 만족스럽게 스킬을 종료했다.

‘그보다 그냥 스킬을 얻으러 왔는데 경험치도 엄청나게 퍼주는군.’

잡은 것은 요정 몇 마리 뿐.

그런데 생각보다 경험치가 쏠쏠했다.

여기서 레벨을 좀 올려도 될 것 같았다.

‘그 전에 하나 더 얻어야할 게 있지.’

다시 폐허의 조금 더 깊은 곳.

무너진 기둥이 입구처럼 자리잡은 곳에 진입하자 새로운 마물이 보였다.

그건 원숭이였다.

‘모래 원숭이.’

팔이 길고 잽싼 놈들로 체구도 크고 난폭하다.

어떻게 보면 삭풍보다 훨씬 유용한 스킬을 사용하는 놈들이었다.

‘무엇보다 그 스킬을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사용하지.’

독특한 습성 때문에 사냥하기 힘든 마물이었고 그래서 우진도 별로 관심을 두

지 않았다.

까다로운 마물에 굳이 집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그 독특한 능력이 내 것이 될 테니까.’

놈들의 특별한 스킬.

그걸 얻으면 우진도 일종의 ‘특수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 스오오....

우진이 무형활을 들고 멀리서 원숭이를 겨냥했다.

경험치나 레벨 때문이 아니다.

싸움의 방식 자체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였다.

— 피슉...!

마침내 화살이 무형의 시위를 떠났을 때, 허공을 지배하는 원숭이 떼와의 전

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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