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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10화 (10/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10

숙소는 흥분과 열기로 가득했다.

평소라면 지친 얼굴이었을 인부들이 각자 끌어 안거나 손뼉을 마주치며 즐거

워하고 있었다.

그때 우진을 업어온 덩치가 조심스럽게 그를 이불에 눕히며 속닥였다.

“다들 조용히 해라. 대장님 깨실라.”

“깨야 좋은 거 아녀?”

“그, 그런가...?”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만큼 즐거운 날이었다. 자신들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노예가 아니라,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다 우진 덕분이었다.

그때 숙소의 문이 쾅하고 열렸다.

나타난 것은 브라카와 관리인이었다.

“헙.....”

“흡....”

다들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고 정렬해서 섰다.

그런데 브라카는 뛰어들어와 사람들을 다독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야이 새끼들아! 뭘 쫄아? 니네 오늘 대박 터트렸는데! 웃어 웃어! 계속 웃어

도 된다.”

“헛... 감독관님?”

다들 조금은 긴장이 풀리는 가운데, 더욱 즐거운 얘기가 들려왔다.

“저기 저 놈 그냥 탈진한 거지?”

“예.”

“그럼 간호 잘 해주고. 깨어나면 나 좀 보자고 해.”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너네 오늘 저녁 먹지 마라.”

“.......”

다소 갑작스러운 말에 반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브라카가 호탕하게 외쳤다.

“너네 오늘 회식이다. 배 터질 준비나 해.”

그제야 모두의 얼굴에 진심의 기쁨이 떠올랐다.

“헛... 감독관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욕 존나 하는 거 다 아니까 개소리들 하지 말고, 씻고 대기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니들 오늘 멋있었어. 아주 이거였어.”

엄지를 치켜들고 브라카 퇴장했다.

멀어지는 발소리를 듣던 사람들.

잠시 조용하더니 누군가 싱글거리며 농담을 던졌다.

“와 저 돼지새끼가 진짜 약속을 지키네?”

“어허, 돼지새끼라니. 브라카 감독관님이다.”

“그래 오늘은 감독관님 맞다! 감독관님 만세다!”

그 말에 손을 들어올리던 누군가가 외쳤다.

“아니지, 우진 대장님 만세다!”

“우진 대장님 만세!”

사람들이 우진의 이름을 연호하며 만세를 불렀다.

“만세!”

“만세!”

***

한편 우진은 꿈을 꾸고 있었다.

바닥이 쿵쿵 울리면서 독각마귀가 숙소에 들어왔다.

그리고 숙소엔 독각귀들이 가득했다.

‘어어.......’

그때 갑자기 독각귀들이 만세를 부르며 우진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우진 대장님 만세...!’

‘우진 대장님 만세...!’

순간 흐리멍텅한 의식이 또렷해지면서 눈이 번쩍 떠졌다.

“으아앗!”

주위에선 진짜로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부르며 만세를 올리고 있었다.

원시부족 의식처럼 자기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말이다.

“무... 뭔 미친 짓들이야?”

그때 덩치가 깨어난 우진을 발견했다.

“앗! 대장님이 깨어나셨다!”

“영웅이 눈을 떴다!”

그들이 우진을 들어올려 헹가레를 칠 기세로 다가왔다.

그때였다.

우진이 멍한 얼굴로 잠깐 기다리라며 손을 들어올렸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뭐... 뭔 알림이 이렇게 많아?’

아까 기절하느라 확인하지 못한 알림들이었다.

대형 마물을 죽인 기억까지는 선명했다. 그리고 그 이후의 계속 울리던 소리

까지도 생생하다.

우진은 차분히 지난 알림을 확인했다.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레벨업!]

[레벨업!]

[하급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여 위업 ‘군주 살해’를 달성했습니다.]

[체력 +1]

[다수의 소형 마물을 상대하여 업적 ‘무모한 용기’를 달성했습니다.]

[민첩 +1]

[호칭 ‘마물 살해자’를 획득했습니다.]

[기술 + 3]

짜릿한 느낌.

단숨에 엄청난 성장을 했다.

그러나 다음 알림에 비교하면 위의 것들은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졌다.

자신만의 고유스킬. 계승의 힘이 이번에도 발동했기에.

[강대한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하급 점멸’을 계승했습니다.]

우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정말로 보스의 스킬을 계승했다......!’

보스에게는 계승이 안 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이 위대한 능력은 보스의 스킬마저도 자신의 힘으로 삼아버렸다.

독각마귀의 스킬 ‘하급 점멸’.

쿨타임이 길고 이동 거리가 짧지만 매우 귀중한 공간계 능력이다.

즉 짧은 거리를 순간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온갖 기상천외한 스킬이 있는 월드에서도 드문 능력으로, 하급이라도 굉장히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었다.

‘보스전에서 독각마귀가 사용하려고 했지만 적절하게 끊어서 다행이었지.’

놈은 분명 이 스킬을 사용해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우진이 놈을 죽여서 발동을 막았다.

마물의 실책이었다.

쿨타임 때문에 최후의 도주기로 남겨둔 것 같은데, 만약 전투에 공격적으로

사용했다면 죽은 것은 우진이 되었을 수도 있다.

우진이 벌떡 일어났다.

“다들 고맙다.”

“대장...?”

주위에서 우진의 확인을 기다리던 인부들이 당황했다.

“너희 덕분에 이겼다. 우리는 14 하수도의 명예를 드높인 게 아니다. 우리 자

신의 명예를 드높인 것이지.”

“대장...!”

“그러니 진심으로 감사한다. 나를 믿어준 것을. 그리고 함께 싸워준 것을.”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진 인부들 사이에서 이내 함성이 터져나왔다.

“와아아아!”

“우리가 이겼다! 노예가 이겼다고!”

“여기가 끝이 아니야!”

“이 지하 노역장을 나가서 자유로운 몸이 될 거라고!”

“우린 할 수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우진도 함께 기뻐했으나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자신은 여기서 최대한 빨리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다 데려갈 수는 없다. 나 혼자 나갈 가능성도 불투명해.’

그래도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희망이 있는 인간은 버틸 힘이 생긴다.

‘3년이다. 3년 동안 최대한 성장하고 버텨라. 그럼 우리도 언젠가 지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월드의 규칙에 따라 3년의 노역이 끝나면 자동으로 노예 상태가 풀린다.

물론 그 사이에 죽거나, 큰 사고를 쳐서 감금당하거나, 혹은 더 위험한 곳으

로 팔려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우진은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되든, 그들을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랬다.

물론 현실적으로 모두와 재회할 가능성은 몹시 희박했지만 말이다.

그때 숙소로 관리인이 들어왔다.

“시끄러운 걸 보니 우진이가 깨어났군.”

다정한 미소였다.

얄밉던 관리인이 이제 우진을 살갑게 대해준다.

오늘 있었던 일 뿐 아니라, 그가 리더가 된 후로 이 숙소에 좋은 변화가 찾아

왔기 때문이다.

관리인이 장난스럽게 복도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연회가 준비되었다. 너네 오늘 진짜 배 터지겠더라.”

“와아아아! 밥이다!”

우진이 기세좋게 외쳤다.

“14 하수구! 식사 준비!”

“준비!”

“먹어치워라!”

“와아아아! 적을 섬멸하자!

돌격하듯 30인의 인부가 식당을 향해 달려나갔다.

***

그러나 소동은 식당에 도착한 순간 끝났다.

인부들 선두부터 조용히 멈춰섰다.

식당 안에 뜻밖의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 감독관님도 같이 드시는 겁니까?”

뒤늦게 입장한 관리인조차도 당황했다.

하지만 상석에 앉아있던 브라카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한 명의 노예에게

만 시선을 줬다.

“어! 그래 우진이 왔구나.”

브라카가 쿵쿵 걸어와 우진을 손수 자기 옆자리에 앉혔다.

“원래 사무실로 부르려고 했는데, 그냥 술 한 잔 하면서 얘기 좀 하려고. 좋지?”

“예.”

말은 그렇게 해도 좋을리 없다.

그냥 편하게 먹고 싶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 싫다고 할 바보는 아니었다.

‘브라카 이놈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냥 잡담이나 하자는 게 아닐 거다.

뭔가 꿍꿍이가 있을 거다.

그걸 알아봐야 했다.

인부들이 쭈뼛쭈뼛 서있자 브라카는 태연하게 말했다.

“다들 앉아, 뭐해? 밥 식겠다.”

그래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인부들에게 브라카가 껄껄 웃었다.

“야 너네 나랑 먹기 싫어서 그래? 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 앉아.”

분명 좋은 말에 좋은 표정이었지만 그건 일종의 명령이었다.

인부들은 차례로 자리에 착석했다.

브라카가 손을 쫙 펼쳤다.

“보다시피 고기다. 존나 많은 고기. 그리고 이건 술이다. 뒤지게 많은 술.”

실제로 테이블 위에는 고기와 술이 넉넉히 올려져있었다.

브라카가 호탕하게 말했다.

“이거 다 니네 거니까 실컷 먹어라. 남기면 뒤진다?”

그제야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브라카랑 먹어도 고기는 고기고, 술은 술이다.

“고기 좋지?”

“예!”

“술도 좋고.”

“좋습니다!”

“그래, 먹어! 먹자!”

드디어 식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 머뭇거리다가도 한 점 맛을 보자 다들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야... 살살 녹는다 이거.”

“술도 엄청 맛있어. 달다 달아.”

브라카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다가 우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자네도 먹게. 오늘의 영웅인데 제일 신나게 먹어야지.”

“예.”

“그렇지. 건배나 하자고. 다들 잔 들어봐.”

브라카가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큰 목소리로 외쳤다.

“제 14 하수도의 명예를 드높인 우진을 위하여!”

“위하여!”

— 꿀꺽꿀꺽

“캬아.......”

입을 슥 훔친 브라카가 우진의 접시에 손수 고기를 챙겨주었다.

그가 친근하게 말했다.

“너 오늘 진짜 잘 싸우더라. 원래 겁이 좀 없는 편인가?”

“아닙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 아니긴. 쟤들 너 덕분에 이거 먹는 거야. 그지 얘들아?”

브라카의 질문에 인부들이 신나게 외쳤다.

“맞습니다! 너 덕분에 고기 먹는다 우진아! 고맙다!”

“나한테는 안 고마워?”

“감사합니다 감독관님!”

오늘따라 사근사근한 브라카의 모습에 인부들은 긴장을 풀고 완전히 편한 상

태가 되었다.

평소라면 말도 못 붙일 감독관에게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게 이상했다.

이 그림은 어딘가 이상하다.

우진은 머릿속의 경계심을 지우지 않았다.

‘원하는 게 있으면 누구나 친절해지지. 브라카도 지금 원하는 게 있는 거다.’

자기 옆에 앉아있는 이 험상궂고 부담스러운 덩치.

감독관이란 지위까지 가진데다 사람을 때려죽이고도 태연한 폭군.

지금 이건 진짜 모습이 아니다.

자기 옆에 착 붙어있는 걸 보면 인부들이 아니라 자기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우진의 의문은 하나였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뭘까. 그걸 알아내야 하는데.’

오늘 14 하수구가 특별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브라카가 이렇게 회식자리에 껴서 크게 칭찬을 할 이유는 없다.

이 인간은 보기보다 바쁘니까.

‘아니, 인간이 맞는지도 궁금하지만.’

이 거대한 감독관은 아마 지구 출신은 아닐 것이다.

다른 차원에서 왔거나 혹은 월드에서 태어난 인물일 수도 있다.

그때 감독관이 다시 친근하게 말하며 우진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아이고 잔이 비었네. 고기는 맛있어?”

“예. 감사합니다.”

“다행이네. 근데 맨날 우리 보면 나만 질문을 하고 있네. 그때도 그렇고. 그

지? 너 여기로 보내달라고 사무실 찾아왔을 때 있잖아.”

“예. 그때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고. 너도 나한테 뭐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사람들은 그러면서 친해지는 거잖아. 안 그래?”

말투도 친근하고 표정도 친근하다.

그러나 난감한 요구였다.

‘내가 너한테 궁금한 게 뭐가 있겠냐. 진짜 하프트롤이냐고 물을 수도 없고.’

그때 브라카가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술 한 잔을 벌컥 마셨다.

“아, 다들 그거는 궁금해하더라. 내가 진짜 하프트롤인지 아닌지.”

“.......”

“하프는 아니고 쿼터다. 조부모님 쪽에서 트롤피가 섞였지. 어떻게 인간과 트

롤이 몸을 섞었냐고? 그게 월드다. 여기 빨리 적응하는게 좋을 거야.”

윙크를 하는 브라카를 보며 우진이 어색하게 웃었다.

“노력하겠습니다.”

놈이 뭘 원하는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친근한 흉내도 낼 줄 알다니.

연기 하나는 기똥차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러다가 수틀리면 주먹으로 후려쳐서 날 죽이겠지.’

속지 않아야 한다.

그때 마침내 브라카가 본론처럼 들리는 얘기를 꺼냈다.

“야 우진아. 너 감독관하면서 제일 힘든 게 뭘 거 같냐.”

“글쎄요... 아무래도 바쁘시니 체력 관리가....”

“아니 개소리 말고. 너 관리자 마인드잖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

고민하던 우진이 말했다.

“사람이겠죠 아무래도 저희 인부들도, 저기 관리인도. 또 다른 감독관님들도

전부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모든 변수는 그 안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래! 마물은 문제 안 만들어. 광물도 문제 안 만들고. 사람이 문제지. 너

진짜 똑똑하다 역시 새끼. 내가 사람 잘 봤지.”

술이 약간 취한 듯 얼굴이 붉어진 브라카가 우진을 게슴츠레하게 바라보았다.

“야. 너 내사람 할래?”

“아... 예?”

우진은 당황했다. 말도 말이지만 브라카의 모습이 너무 풀어져서 였다.

이 덩치가 술 몇 잔에 이렇게 취할 리는 없다.

이거도 연기의 일종이었다. 술김에 진심을 말하는 거 같은 그런 연기.

‘와 너는 지구에 태어났으면 배우해서 잘 먹고 잘 살았겠다.’

우진이 망설이자 브라카가 손으로 자기 얼굴을 쓸더니 정신차리는 시늉을 했다.

“여기선 믿을만한 놈 찾기가 어려워서 그래. 너도 알지? 너 존나 특별한 거.

그런 놈이 내 사람이면 내가 얼마나 든든하겠냐? 그지?”

브라카는 달콤한 말투로 말했다.

떠보기가 안 통하니 본격적으로 구슬리려는 것이다.

“이해가 될 것도 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범한 노예였다면 감격해서 고개를 조아리고 충성을 맹세했을 것이다.

그리고 브라카의 온갖 더러운 일을 앞장서서 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감독관의 치부를 아는 노예의 끝은 뭐가 될까.’

모른다.

다만 행복한 결말이 되긴 힘들 거였다.

우진이 정확한 대답을 주지 않자 브라카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좋다. 이렇게 하자. 이번 주말에 너한테 아주 특별한 포상을 주겠다. 그리고

그게 맘에 들면 내 제안을 다시 생각해봐. 어때, 이 정도면 괜찮지?”

노예에게 명령이 아니라 선택을 맡긴다.

아주 파격적인 조건.

이거까지 대답을 망설이면 상황이 이상해진다.

“예. 알겠습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에 브라카가 신나게 말했다.

“그래! 우진이가 내 일도 도와주고 그러면 나도 우진이를 아껴주겠지. 좋잖

아? 서로 돕고 사는 거라고. 어때? 난 내 사람은 무조건 끝까지 챙기거든.”

우진은 표정관리를 하며 생각했다.

‘내 사람은 얼어죽을.... 그냥 노예에서 자기 전용 노예가 되라는 뜻이지.’

그리고 겉으로는 옅은 미소와 함께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때 브라카가 속닥이듯 말했다.

“뭐... 솔직히 내가 아무리 편의를 봐줘도 노역을 끝내줄 순 없어. 어쩔 땐

사람도 죽여야 하고 귀찮은 일이 생길거야. 근데 대우는 최대로 쳐줄게. 너보

다 편하게 지내는 노예 없을 거고, 너보다 좋은 음식 먹는 노예 없을 거다.”

솔직히 단점을 말하는 척 하면서 그 안에 또 달콤한 미끼를 숨겨놓는다.

‘뭘까.’

갑자기 솔직한 척 하는 놈은 딱 하나다.

더 구린 걸 숨기기 위해서다.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었다.

굳이 자기를 홀리는 이유가 뭘까.

왜 홀딱 넘어가게 만드려는 걸까.

‘너 대체 뭘 원하는 거냐.’

그걸 알아보려면 딱 하나다.

호랑이 굴에 뛰어드는 것.

우진은 결심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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