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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8화 (8/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8

“끄아아아악!”

— 쿵!

루가딘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으... 으.. 다리가....”

고통스런 신음.

하지만 지금 다리가 문제가 아니다.

번쩍이는 안광들. 주위를 살핀 루가딘의 눈에 공포가 떠올랐다.

어둠 속에서 순식간에 마물들이 나타났다.

— 키리릭... 키릭...

흥분한 독각귀들이 루가딘을 둘러쌌다.

“도, 도와줘...!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독각귀에게 겁을 먹은 것인지 우진에게 겁을 먹은 것인지, 패거리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절벽 위에서 주춤거렸다.

루가딘은 절망했다.

“도... 도와줘...!”

허나 누구도 자진해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는 ‘대장’의 모습에 실망한

것 같기도 했다.

그때 독각귀들이 움직였다.

— 키리릭!

“끄아아악!”

일시에 루가딘을 덮쳐 인간의 육신을 찢고 피를 마신다.

저게 마물이었다.

청소할 대상이 아닌, 사람을 잡아먹는 진짜 마물의 모습.

— 꿀꺽....

패거리가 마른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하지만 우진은 달랐다.

검을 든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뜻밖의 얘기였다.

“무기랑 방패 꺼내. 곧 올라올 거다.”

“어...? 엇!”

패거리가 곧 상황을 깨달았다.

독각귀의 숫자는 여섯. 루가딘 한 명으론 식사가 부족하다.

절벽이 인간에게나 높은 거지 저 껑충거리는 마물들은 쉽게 올라올 수 있다.

그때 정말로 독각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키리릭...

안광을 번쩍이며 탐색하듯 절벽 위를 살핀다.

마치 상대의 숫자와 자신들의 숫자를 견줘보는 듯한 모습.

패거리가 순간 패닉에 빠졌다.

“씨... 씨발...... 지금 도망쳐야 돼....”

“너 독각귀보다 빠르게 뛸 수 있어?”

“헙.......”

우진의 말에 덜덜 손을 떨며 멈추는 패거리.

그때 독각귀들이 서서히 절벽으로 접근했다.

인간의 공포를 읽고 승산이 높다고 점친 것이다.

우진은 차분히 말했다.

“평소랑 똑같다. 둘은 방패를 들고 둘은 검을 들어라.”

“우리보고 싸, 싸우라고?”

“여기가 수직 통로라고 생각해. 통로에서 사냥은 많이 해봤지?”

“그, 그건 그렇지만....”

“쟤들 평소처럼 머리 위로 못 온다. 지형 때문에 고작해야 정면에서 올 거야.

그것도 ‘도약’의 힘이 가장 약해지는 지점에서.”

“헛...!”

뭔가 깨달음을 얻은 패거리들의 얼굴에 희망이 떠올랐다.

우진이 피식 웃었다.

“루가딘한테 막타 상납할 필요도 없으니 열심히 죽여봐라.”

그때 마침내 독각귀들이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 키르륵!

강력한 점프력을 바탕으로 쏘아지듯 날아드는 기다란 발톱.

엄청난 기세였다.

하지만 우진의 말처럼 절벽이 그들의 도약력을 소모시키고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기세가 꺾인 채로 정면에 도달한 마물들.

패거리가 공방을 나눠 평소처럼 마물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우진도 방패를 들고 검을 쥐었다.

“그쪽 틀어막아.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오는 놈들 쳐낸다고 생각해라.”

“뒤, 뒤는? 그럼 우리 뒤쪽이 비잖아?”

“니들 뒤론 한 놈도 못 간다.”

우진이 비스듬히 V자 대형을 만들었다.

서로가 서로의 등을 커버하듯 절벽과 마주한 것이다.

“씨발...... 믿는다!”

“믿어야지 그럼.”

패거리가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쳤다.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만 무기만큼은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때 첫 놈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 터텅...!

“막았어! 찔러!”

“크아아압!”

패거리가 제법 잘 막아내고 있을 때, 우진 측에도 공격이 날아들었다.

— 텅!

— 스컥!

방어와 공격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며 한 마리의 독각귀가 줄어들었다.

“두 놈이 같이 온다!”

— 터터텅!

“이야아압!”

“옆이다! 옆을 막아!”

“다시 온다!”

패거리는 생각보다 분전하고 있었다.

쏟아지는 포탄을 막아내듯 온 몸으로 버티는 방패조 2인.

그리고 목숨을 걸고 검을 찔러대는 공격조 2인.

— 스컥!

“이쪽이다!”

우진도 자신 쪽을 막으며 틈이 날 때마다 패거리 쪽의 독각귀를 교란하거나

방패로 진로를 막는 식으로 도움을 줬다.

사투를 벌이는 동안 독각귀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인간의 수는 유지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 마리에 이르렀을 때였다.

— 키르르륵!

다른 개체보다 1.5배는 커보이는 대장 독각귀가 뛰어들었다.

방패조가 관성적으로 앞을 향해 방패를 들었지만 놈의 도약은 앞선 놈들보다

더욱 높았다.

“어... 어...!”

그때 우진이 달려들어 패거리의 방패를 밟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자신의 방패로 숄더태클을 하듯 대장 독각귀를 밀어냈다.

“정신 차려!”

자세를 고치는 그에게 대장 독각귀가 다시 덤벼들었다.

우진도 무적은 아니기에 틈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엔 패거리가 그를 지키려 달려들었다.

“이 새끼야아아아!”

“인간을 무시하지 마라!”

순식간에 4개의 검이 대장 독각귀를 찔렀다.

방패도 내던지고 냅다 달려든 그 모습에 우진이 피식 웃었다.

“그래... 그렇게 싸우는 거다.”

4개의 검이 다시 뽑혔다.

순식간에 체력이 바닥난 대장 독각귀가 몸을 바르르 떨고 바닥에 누웠다.

그 주위에 난자당해 쓰러진 다른 독각귀들.

움직이는 마물은 없다. 오로지 인간만이 숨을 헉헉거리고 있을 뿐.

마침내 전투가 끝난 것이다.

“헉... 헉....”

“내가 살아있냐...? 나 살아있는 거냐?”

“그래 이... 새끼야.... 우리 다... 살았다.”

모두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우진도 대자로 드러누워서 숨을 헉헉 쉬다가 눈을 들어 패거리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니들 목숨 구해준 거다. 잊지 마라?”

농담처럼 말한 거였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자기들이 죽이려던 우진이, 자기들을 구해줬다는 걸.

모두 진심으로 죽는다고 생각했다.

매일 보던 독각귀에게 처음으로 진짜 공포를 느꼈다.

안전하게 사냥할 때와 이렇게 사투를 벌이는 건 전혀 달랐다.

하지만 우진은 그 악다구니 속에서도 침착하게 자신들을 이끌었다.

마치 목숨 걸고 싸우는 일이 일상이었던 사람처럼 보였다.

패거리들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저기 드러누워있는 저 남자.

저 남자에게 목숨을 빚진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때였다.

미처 숨통이 끊어지지 않은 대장 독각귀가 작게 몸을 떨었다.

— 키르르.......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검을 뽑고 독각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꿈틀거리는 그 몸에 아무도 검을 대지 않았다.

패거리가 당연하다는 듯 우진에게 막타를 양보했다.

“막타 드십쇼.”

“음?”

“아, 습관이 되어서....”

멋쩍게 입맛을 다시던 패거리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이건 우진...씨? 우진 님이 먹는 게 맞는 것 같슴다.”

우진은 피식 웃었다.

“내가 새로운 대장으로 선출된 건가.”

“그, 그런 건 아니지만... 뭐 그것도 좋을 거 같고요.......”

“누가 그러는데, 대장이 아니라 대장님이라고 부르라고 하더군.”

패거리들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장님.”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그리고...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우진은 잠자코 독각귀의 시체에 검을 찔러 막타를 먹었다.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그는 상태창을 보는 대신 다시 절벽을 향했다.

“내려가서 루가딘 시체 수습해오겠다. 저렇게 두고 가면 찜찜해서 잠이 오겠나.”

“아.......”

그는 다시 절벽 아래로 내려가 루가딘의 시체를 걸쳐매고 올라왔다.

그의 도약력을 본 패거리가 감탄했다.

“그건 혹시 고유 스킬이십니까...?”

“그래.”

우진은 거짓말이자 진실을 얘기했다.

계승으로 얻은 거니 고유 스킬이라 해도 말은 된다.

“오오....”

패거리들이 다시 감탄했다.

고유 스킬은 원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고, 발현 시기가 각자 다른데다 이렇게 저레벨에 생기

는 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그때 루가딘의 시체를 넘겨받은 덩치가 고인의 손에서 뭔가를 끌러내서 우진

에게 건넸다.

“보답이라 하면 너무 약소하지만... 목숨값으로 드리겠습니다.”

그건 반지였다.

루가딘이 항상 차고 다니던 작은 황석 반지.

“고인의 물품을 그렇게 건드려도 되나.”

“원래 제 거였는데 상납한 거니 이 정도는 괜찮겠죠.”

남자가 뒤통수를 긁적였다.

우진은 무등급 아이템인 반지를 확인했다.

[황석 반지]

[황석으로 만든 조잡한 반지. 체력 +1]

“황석으로 만든 걸 보니 제작품인가보군.”

“광산에 2년동안 있었습니다. 가끔 부스러기로 취미삼아 만들었는데, 효과가

붙어서 아이템이 된 건 이거 하나 뿐이더군요.”

“그래도 소질이 있는 모양이군. 고맙게 잘 쓰겠다.”

우진은 반지를 착용했다.

나머지 패거리는 얌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지시를 기다리는 것처럼.

살짝 어이가 없었다.

같은 편이던 루가딘이 죽었다.

그런데 별 감정의 동요가 없이 이렇게 고분고분하다니.

“원래 이렇게 줄을 잘 서나?”

명백히 비꼬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부정하지 않았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루가딘이 죽었는데 별 생각은 없나.”

“글쎄요. 그저 루가딘한테 붙어있으면 생활이 편했으니까 같이 다닌 겁니다.”

“그래? 난 별로 편의봐줄 생각은 없는데. 막타도 내가 다 먹을 거고.”

그들은 놀라지도 않았다.

“상관없습니다. 죽었어야 할 목숨인데 살아있으니 그걸로 감지덕지입니다.”

“그럼 됐다. 독각귀 시체나 둘러매라.”

각자 1구씩 마물의 시체를 매고 돌아갔다.

패거리 중 유난히 덩치 큰 자가 2마리를 매고 나머지가 총 3마리를 챙겼다.

우진의 등에는 대장 독각귀와 루가딘이 모두 얹혀있었다.

새로이 탄생한 패거리.

그들이 총 6마리의 추가 수입을 가지고 갈림길로 돌아갔다.

***

약속 지점에 도달했을 때 다른 조는 이미 ‘청소’를 마치고 갈림길 앞에 서있

었다.

“어...? 어?”

“뭐야 저거...... 루가딘 아니야?”

우진은 말없이 뚜벅뚜벅 걸어와 루가딘의 시체를 내려놓았다.

“보고드립니다. 전투 중 1명 사망. 사망자는 루가딘입니다.”

그는 무감정하게 관리인에게 보고했다.

반장이 엎드린 루가딘의 시체를 들춰보았다.

참혹하게 훼손된 시체에 사람들이 모두 시선을 돌렸다.

반장은 아예 주저앉았다.

“헛.......”

“헉.......”

관리인도 혀를 차더니 고개를 돌렸다.

우진은 그에게 다가갔다.

“할 말이 있습니다.”

관리인은 시선을 피하며 외면했다.

“난 들을 말이 없는데.”

“얘기 나누면 마음이 바뀌실 겁니다.”

차분히 말하는 우진에게 결국 관리인이 손짓했다.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있었다.

자기에게 좋을 게 없었다.

통로 밖.

구석에서 관리인과 우진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뭐 하자는 건데?”

우진은 아무 감정 없는 눈으로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진 대강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어쩌자고. 나 협박하냐? 증거 있어?”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지나간 일 얘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일을 얘기하자는 거지.”

“앞으로 일? 뭔 일.”

우진이 자신들이 가져온 독각귀 6마리와 다른 조가 사냥한 독각귀 시체 더미

를 가리켰다.

“독각귀 시체에는 관심 없습니다. 관리인님 다 드십쇼. 중심 파벌도 제가 먹

었으니까 인부 통제도 어려울 거 없습니다.”

“너 지금 나랑 거래하자는 거냐?”

“예. 루가딘보다 나을 겁니다.”

고민하던 관리인이 우진을 노려보았다.

“그럼 넌 뭘 얻는데.”

“노예 새끼가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관리인님이 알아서 챙겨주십쇼.”

결국 관리인이 킥킥 웃었다.

“대단한 새끼 하나 들어왔네. 알겠다. 일단 그렇게 해보자. 루가딘네 애들은

확실히 구슬른 거야?”

“문제 생기면 책임지겠습니다.”

“좋아. 가봐. 루가딘 죽은 건 알아서 처리할게.”

우진이 무리로 돌아가려려는데 관리인이 다시 불렀다.

그리고 슬쩍 악수를 청했다.

“잘 해보자?”

“예.”

우진은 묵묵히 그 손을 잡았다.

이것도 일종의 능력을 인정받은 거였다.

더러운 짓거리 같이 하기 좋은 놈으로 말이다.

‘그래 잘 해보자. 난 여기 오래 있을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오후 일과가 마무리되었다.

루가딘의 시체는 대충 버려졌다.

반장은 더이상 적대적으로 굴지 않았고, 나머지도 마찬가지였다.

잠자리 따위로 시비를 거는 일도 없었다.

오히려 슬금슬금 친한 척을 했다.

“신입! 어제 보니까 진짜 잘 싸우더라. 나 아주 감탄했어.”

“루가딘한테 한 소리 제대로 할 때는 멋있던데요?”

인간은 어찌보면 독각귀보다 더 지독하다.

강자의 냄새를 기가막히게 알아보고 살랑거린다.

‘꼴사납지만... 나도 결국 강자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건 똑같지. 그래야 인생

이 편해지니까.’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1군 파티에 끼워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고, 그게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번 생은 다르다.

강자 옆에 붙어있는 놈이 아니라, 진짜 강자가 될 것이다.

배신 따윈 꿈도 못 꿀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 드르렁......

깊은 밤.

주위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렸지만 우진은 무시하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이깟 장소에서 알량한 권력에 취해선 안 돼.’

그의 다짐대로 그는 여기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다.

목표는 너무나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정해진 그의 목표는 원대했다.

월드의 정점.

그곳에 갈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

사람이 죽어도 시간은 흐른다.

루가딘이 죽은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이 지났다.

우진은 제 14 하수구에 적응을 완료했다.

그는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어찌보면 루가딘보다 더 리더다운 리더였다.

남들보다 경험치는 더 먹었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싸우고, 때로는 위기에 처

한 자들을 구해내기도 했다.

레벨은 3번이 더 올랐지만 슬슬 한계선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렇게 많은 막타를 먹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이제 레벨 10이다.’

악착같이 경험치를 퍼먹은 결과.

밑바닥에선 나름 강자 축에 속하는 레벨이 되었다.

전체적인 능력치가 다 오른 것은 물론, 근력은 무려 10이 되었다.

월드에서 ‘스탯 10’이 갖는 의미는 특별했다.

평범한 인간의 한계치.

달리 말하면 인간을 초월한 힘의 출발선에 선 것이다.

‘이제 평타에 독각귀의 목이 잘린다.’

스탯 9와 10의 차이를 체감하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때맞춰 중요한 이벤트가 찾아왔다.

“독각마귀의 서식지가 발견되었다.”

관리인이 무거운 표정으로 공고했다.

우진의 활약으로 빠르게 청소된 통로.

지난 일주일간 무려 2개의 통로가 클리어 되었다.

그리고 결국 하수구 청소의 목적 중 하나였던 ‘특수 구역’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목격된 것은 한 체의 거대한 마물이었다.

독각마귀.

하수구의 마물들에게는 진짜 리더가 있었다.

남들보다 몇 배는 거대한 덩치에, 발톱 하나가 인간만큼이나 거대한 독각귀의

통솔자. 독각마귀가 그것이다.

우진은 놈의 [특수한 스킬]을 떠올리며 서늘하게 웃었다.

‘반드시 그걸 계승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이 밑바닥 생활을 청산한다.’

만약 보스 스킬까지 계승이 된다면 이런 곳에 처박혀 있을 이유는 완전히 사

라진다.

특히 독각마귀의 스킬을 얻을 수 있다면 월드에서도 손에 꼽히는 ‘공간계’ 능

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겁에 질린 사람들,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 꾀병으로 어떻게든 이 대규모 ‘레

이드’에서 빠져보려는 사람들.

그리고 독각마귀를 만나기만을 고대하는 우진까지.

그렇게 모두에게 중요한 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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