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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6화 (6/155)

언데드가 되어 돌아왔다 6

제 14 하수구 부지에 구경꾼들과 시체, 그리고 우진이 있었다.

—스으윽.......

우진은 녹슨 검을 넣고 직접 시체를 끌어다 치우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아직까지 조용한 구경꾼들과 팔짱을 낀 관리인들에게 꾸벅 인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우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우진은 묵묵히 차가운 시선들을 버텨냈다.

‘그래... 좋다. 피차 안 건들면 차라리 편할 수도 있겠지.’

바라던 기회를 잡았으니 냉랭한 분위기야 상관 없었다.

자유를 위해서면 차가운 눈초리 정도야 천 번도 참아줄 수 있었다.

‘명심하자. 내 목표는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게 아니다. 성장하는 거지.’

***

제 14 하수구로의 이직.

어차피 똑같은 노예 생활이지만 그래도 변화는 있다.

우선 달라진 것은 숙소였다.

예전과 비슷하게 단체로 쓰는 곳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좀 달랐다. 이쪽은 다들 상태창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사냥과

경험치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잡담의 질 자체가 바뀐 것이다.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불평이 아니라 진지하게 스탯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이건 우진에게 좋은 소식이기도 하고 나쁜 소식이기도 했다.

그들에게 잘 싸우는 신입이라는 건, 제 14 하수구라는 집단의 전력 상승을 뜻

하는 것이기에 굳이 배척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우진을 향한 심한 괴롭

힘은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단점도 있다.

하수구 사람들과 달리 여기선 모두 ‘사냥감’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다. 자신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우진도 자기 밥그릇을 잘 챙겨야 한다.

‘이게 다 월드의 경험치 시스템 때문이지.’

월드에서 경험치는 막타친 놈이 먹는다.

경쟁을 불러오는 일종의 장치였다.

밑바닥부터 최상위권까지 눈치게임과 파워게임을 강요하는 귀찮은 시스템.

‘막타가 중요하다는 건 그만큼 파티 사냥이 복잡해지고 서로 믿기 힘들어진다

는 거거든.’

파티를 짜기 힘들면 강한 마물을 상대하기 힘들다.

즉, 월드의 개척이 늦어지는 것이다.

그걸 노린 신적 존재들이 개입해 만들어 놓은 규칙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막타만 잘 먹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여기 사람들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룰을 정해놓은 것 같았다.

일단 공평하게 돌아가면서 막타를 먹거나, 혹은 파벌의 대장이 3마리를 먹으

면 나머지가 1번씩 먹는 식으로 권력구조가 형성된 것 같았다.

‘좋아, 이 사람들이랑 잘 지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서열 정리는 한 번 해야

겠군.’

그래야 밥그릇을 챙길 수 있으니까.

우진은 일단 현재 자기 입지부터 정확히 파악해보았다.

데릭이란 남자를 죽여서 첫인상은 아주 안 좋았다.

하지만 이놈들끼리도 뭐 엄청난 전우애가 있는 건 아니다.

‘내 동료를 죽인 원수...!’라는 식의 바보 같은 적대감을 드러내진 않았다.

잘 섞여들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괜한 텃세를 부리거나 시비를 걸진 않았다.

‘물론 몇 명은 그냥 이유없이 불만이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는 괜히 들으라는 듯이 이것저것 불평을 한다.

우진 때문에 숙소가 좁아졌다는 어이없는 말도 있었다.

우진은 일단 귀가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좋아, 일단 무난하게. 며칠은 무난하게 가보자.’

아침에 이직 절차를 마무리하고, 숙소와 주변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점심에 식당 소개 및 식사, 그리고 오후엔 직접 ‘제 14 하수구’에 가

서 멀찍이 독각귀 잡는 걸 참관했다.

그리하여 지금 저녁이 되었다.

일과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다 잠들기 전의 시간.

눈치가 빠른 사람이면 얼추 돌아가는 분위기 파악할 시간으론 충분했다.

‘얘들끼리도 엄청 친한 건 아니야. 딱 직장 동료, 아니면 군대 선후임 그정도?’

약 30명 가량 되는 인부들 사이, 파벌은 서너개가 있는 것 같았다.

그 중 무시해도 되는 놈들이 반 정도, 오히려 먼저 말을 걸어준 사람들도 있

었다.

나머지 10명은 그냥 무관심과 냉대 그 사이의 어딘가였다.

문제는 5명으로 구성된 중심 파벌.

여기서 가장 목소리도 크고 레벨도 높은 놈들인 것 같았다.

그들이 우진을 대놓고 싫어하고 있었다.

‘그래도 생긴 거로 시비는 안 거네.’

다행히 여기서도 언데드의 육신이 크게 눈에 띄는 것 같진 않았다.

어디 아프냐, 왜 이렇게 말랐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있었지만 별 의심을 하진

않았다.

일단 얼굴이 크게 이질적이지 않은 게 큰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말랐다고 언데드라고 의심하는 건, 반대로 덩치가 크다고 오크냐고 의

심하는 거만큼 이상한 일이니까.

브라카 정도로 유별나게 거대한 덩치를 가져야 겨우 ‘하프트롤’이 아닌가, 하

고 소문이 생길 정도였다.

‘그럼 내 실력 증명하고, 도움되는 존재라는 것만 보여주면 되겠네.’

일터에서 일 잘하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물론 그러고도 중심 파벌이 시비를 걸 가능성은 있다.

그건 그때가서 정리하면 된다.

‘힘으로. 혹은 짬밥으로.’

월드에서 구른 세월만해도 우진이 쟤들 다 합친 거보다 길다.

목소리만 큰 하룻강아지 같은 놈들 정리하는 건 쉬웠다.

물론 귀찮겠지만 어려운 건 아니다.

‘그럼 내일 독각귀와 첫 대면이나 준비해야겠군.’

준비래봐야 푹 쉬는 거지만, 그거도 중요하다.

우진은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

다음 날.

음침한 하수구에 우진이 섰다.

마물 ‘독각귀’가 출현하는 제 14 하수구.

“오늘도 힘내서 합시다! 신입이 있으니 좀 더 안전 유의하고!”

“예! 안전 안전 안전!”

관리인이 통제하는 가운데, 하수구 반장이 선창하고 작업자들이 후창하는 식

으로 전의를 다졌다.

“전원 진입!”

“전원 진입!”

통로로 들어가자 사람들이 각자 방패를 꺼내들었다.

나름대로 일사분란한 것이 확실히 전투에 진지한 모습이었다.

우진도 지급받은 자기 방패를 꺼냈다.

[나무 방패]

[판자라고 불러야 할 조잡한 물건]

방패가 이곳에서 목숨이다. 막고 치기가 기본 전략이기 때문이다.

‘독각귀는 점프력이 탁월한 마물이다. 주의해야 해.’

4족 보행하는 인간형 마물 독각귀.

위에서 덮쳐오는 발톱을 방패로 막고 반격하는 것이 기본이다.

“순서대로 어그로 먹고! 못 잡겠으면 빠진다!”

“선두 진입!”

우진은 동료들과 대열을 갖춰 통로의 깊은 곳을 향했다.

그때 저 멀리서 지독한 시취와 함께 번쩍이는 눈빛이 보였다.

장발에 긴 발톱을 지닌 인간형 마물.

독각귀였다.

— 키릭......

잠시 이쪽을 갸웃거리듯 바라보던 놈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올라 사람들을 덮

쳤다.

— 터텅!

방패에 막히는 독각귀의 발톱.

그리고 그 위로 사람들의 검이 날아든다.

“막아! 치고 빠지고!”

“공격했습니다!”

“막타에 집착하지 말고 쳤으면 뒤로 빠져!”

선두 그룹에서 제법 괜찮은 싸움 실력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잘 싸우는 사람들을 선두에 배치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선두가 빠지자 후열이 다시 나서서 독각귀를 마

무리했다.

“좋아! 한 마리 잡았고. 막타는 누가 먹었지?”

“랄프입니다.”

“좋아, 랄프는 뒤로 빠지고 전열 정비해.”

그때 하수구 저편에서 독각귀 두 마리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다시 온다! 준비해! 이번엔 두 마리다!”

“후열 대기! 후열 대기!”

“공격한다!”

다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두 마리의 독각귀가 사냥되었다.

그러다 순번이 돌고 돌아 마침내 우진의 차례가 되었다.

“신입. 욕심을 버리고 데미지 조금이라도 주는데 주력해라.”

“알겠습니다.”

반장의 말에 우진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기 한 놈 온다!”

그런데 막상 독각귀가 뛰어들자 생각이 바뀌었다.

‘방패로 막고.’

— 터텅...!

완벽한 방어에 이어지는 공격.

‘찌른다.’

독각귀는 매우 빠른 생물이지만 공포심을 억누르고 잘 관찰하면 틈이 많기도

하다.

— 스컥.....!

깔끔하게 목을 관통한 검.

우진이 검을 회수하자 독각귀 한 마리가 툭 쓰러졌다.

마치 마술 같은 모습이었다.

‘좀 과했나? 하지만 빈틈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안 죽일 수도 없잖아.’

우진이 빠르게 검을 닦고 전열에 복귀했다.

반장이 넋나간 모습으로 죽은 독각귀와 우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열을 통제했다.

“전원 대기... 전투 종료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지금껏 몇 명이 공방을 나눠 한 마리씩 사냥했는데 우진은 그걸 혼자서 해냈다.

놀란 것은 반장 뿐만이 아니었다.

“혼자 막고 혼자 공격까지 했어...?”

“뭐야 저거... 저딴 거 첨 보는데.... 저게 가능해?”

인부들도 난생 처음보는 모습에 당황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진은 우진 나름대로 바빴다.

그는 귓속을 울리는 짜릿한 알림에 집중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적을 죽여 그의 힘을 이어받습니다.]

[’도약’을 계승했습니다.]

단숨에 레벨이 하나 올랐다.

워낙 낮은 4레벨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계승했다! 이번에도 계승했어!’

고유스킬 ‘계승’의 발동.

새로운 마물을 잡자 또 스킬이 늘어났다.

하수구 쥐 이후로 의심했다.

스킬 습득이 우연인가? 특정 조건이 있나? 혹시 첫 번째 마물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제 일말의 의심이 사라지고 자신이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존재란 확

신이 생겼다.

‘계승은 정말 무한대의 힘에 가깝다. 이건... 이건 정말 엄청난 능력이야.’

이번 스킬의 이름은 ‘도약’.

저 독각귀 놈들이 사용하던 가공할 점프력의 근원이다.

‘상태창.’

우진은 지체없이 상태창을 확인했다.

[상태창]

[우진]

[LV : 5]

[종족 : 언데드]

[체력 : 5]

[근력 : 7]

[민첩 : 2]

[지력 : 1]

[기술 : 1]

[마나 : 1]

[스탯 강화 포인트 : 1]

[고유 스킬 : 계승]

[계승 목록 : 짐승의 후각, 도약]

‘좋아! 확실히 계승 목록에도 포함되어 있다.’

도약이라면 정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이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맨몸과 짬밥만으로 승부하던 시절은 정말 죽도록 힘들었으니까.

게다가 오자마자 벌써 레벨 5가 되었다.

전생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성장이었다.

‘전생에선 지금도 광산에서 채찍을 처맞고 있었겠지.’

이젠 다르다.

문득 이번 삶이 ‘계승’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을 계승해서 이번 생을 돌파하는 셈이니까.

‘좋아, 쭉쭉 가보자. 일단 민첩에 스탯 1을 투자한다.’

적이 한 방에 죽는 걸 확인했으니 좀 더 안전한 사냥을 위해 민첩에 분배했다.

민첩이 있어야 회피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자 다시 진입한다! 신입이 좀 튀는 짓을 했지만 신경쓰지 말고 루틴 지켜!”

“예!”

“선두 전진!”

사람들은 여전히 수근거리고 있었으나 신경쓰지 않았다.

이곳의 규칙과 자신의 목표를 잘 섞으면 된다.

<자기 차례에 덤비는 놈만 죽인다.>

이 정도면 크게 거슬리는 행동은 아닐 테니까.

‘규칙대로’ 맨 뒷자리에서 따라가며 우진은 미소를 지었다.

***

그날 밤.

다들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한 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걸 제외하면 죽은 사람도 없고 성공적인 사냥이

었다.

신입이 낀 걸 고려하면 좋은 결과였고, 오히려 신입 덕분에 더 많이 잡았다.

우진 혼자서만 5마리를 잡았으니까.

‘레벨도 하나 더 올라서 6이 되었지. 예전 하수구에선 꿈도 못 꿀 빠른 성장

이다.’

마음만 같아서는 통로를 독차지하고 독각귀를 마구 잡고 싶었지만 그게 또 불

가능하다.

다들 원래 루틴을 고수했고, 혼자 튀어나가서 독각귀 떼에 둘러싸이면 안전을

보장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튀는 짓을 했다간 여기서 쫓겨날 수도 있는 거고. 무엇보다 아직 난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다.’

아직 레벨 6에 불과하다.

스탯이나 장비도 독각귀 무쌍을 찍기엔 모자랐다.

그래도 막타를 5개나 먹은 사람은 우진이 유일했다.

다들 떼거지로 잡아야 했고, 그나마도 차례를 지키면서 막타를 먹었기에 우진

만 압도적인 경험치를 획득했다.

‘뭣보다 계승이 진짜 너무 마음에 든다. 이런 괴물같은 능력이라니.’

우진은 계승된 스킬 ‘도약’을 확인하며 다시 웃었다.

당장이라도 써보고 싶을 정도로 설렜다.

지금은 스탯이 낮고 레벨도 낮아서 쿨타임은 좀 있을 것이다.

막 난사하기엔 힘이 부족하다.

‘그래도 도약이라면 엄청나지.’

풀파워로 뛰면 몇 m는 거뜬하다.

게다가 도약 후 이어지는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면 추가 데미지도 있을 것이다.

일단 우진은 스탯 포인트를 민첩에 분배했다.

이제 체력 5, 근력 7, 민첩 4로 균형이 어느정도 맞았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 우진은 잠자리에 들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 생겼다.

그가 이불을 펼치려고 할 때였다.

“아 좁은데 딴 데서 좀 잡시다.”

옆자리 사람이 갑자기 성질을 부리며 화를 냈다.

우진에게 별 악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인물이라 의아했으나 우진은 잠자코 자

리를 옮겼다.

그러나 다른 데서도 마찬가지였다.

“거... 굳이 여기서 자야되나? 여긴 원래 내 자린데?”

역시 이상할 정도로 텃세를 부리는 사람들에게 치여 계속 자리를 옮겨야했다.

그는 결국 포기하고 완전 구석의 싸늘한 자리로 가서 이불을 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수난이 끝난 건 아니었다.

처음부터 우진을 못마땅해하던 5명의 중심 파벌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와서 시

비를 걸었다.

“자려고?”

“밤이니까요.”

온화하게 답하는 우진에게 놈들은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잠이 와?”

“뭐가 문제입니까?”

“신입이 막타 욕심을 왜 이렇게 내?”

주동자가 이불을 발로 툭툭 건드리며 이죽거리자 패거리가 거들었다.

“뭐 경험치 좋은 거 남들은 몰라서 안 하나?”

‘이거였군.’

우진은 욕설을 참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제 차례에 검을 휘둘렀을 뿐입니다. 그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입니까?”

“어. 안 할려면 안 할 수 있지 않나?”

주동자처럼 보이는 남자가 빈정거렸다.

별 농담도 아닌데 5인의 무리가 죄다 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작정했네.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지.’

대놓고 시비거는데 계속 무시하기엔 앞으로 생활이 귀찮아진다.

죽이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다.

쟤들도 그런 생각으로 시비를 거는 걸 거고.

아까 하수도에서부터 좀 꼬장을 피웠는데 이참에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려줄

생각이었다.

은근히 발을 걸거나 대열을 교대할 때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등등....

귀찮게 굴었지만 싹 무시하고 사냥에 집중했다.

‘갈굼은 익숙하니까.’

전생에서부터 익숙했다.

텃세, 무시, 조롱, 비아냥과 괴롭힘 등등.......

그때마다 우진은 좋게 풀어가려고 했다. 어차피 싸워봐야 득될 것도 없고, 자

기가 남들보다 못난 게 많았으니까.

못난 놈이 감수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꿀릴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어차피 한 번 뒤진 몸이다.’

우진은 강수를 두기로 했다.

“그러냐? 하면 안 되는 걸 몰랐네. 왜?”

형형한 눈빛으로 일어난 그의 목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었다.

갑자기 세게 나가자 5인조는 당황했지만 주동자는 다시 지치지도 않고 입을

털었다.

“왜긴, 깝치지 말라는 거잖아. 말귀 못 알아들어?”

우진은 피식 웃었다.

“씨팔 억지 부리기는.”

“뭐?”

“개새끼들이 사람을 너무 물로 봤네.”

“이 놈이...”

“너네 오늘 하나는 뒤질 줄 알아라.”

우진이 품에 손을 넣었다 뺐을 때, 숙소에 공포가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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