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 영주님의 품격 197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97화
197화
* * *
“아스카 님!”
결의를 마친 베이브는 서둘러 아스카를 찾았다.
아스카는 마족들에게 세력을 키우도록 명령한 다음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무슨 일이냐?”
위니스로부터 자신의 숙적이 될 타르타로스의 계약자에 대해 들은 뒤 아스카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상대를 이기고 그녀가 이야기한 군주라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부활과 함께 더욱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은 아스카였지만 베이브에게 들은 범차원 세력들의 힘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부활한 자신조차 따위로 취급할 수 있는 강함을 가진 존재.
당연히 그들의 계약자 역시 절대 범상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이 어쩌지 못할 정도로 강했다면 타르타로스의 인간이 굳이 협상을 걸어서 아인츠발트를 빼낼 이유는 없었다.
그렇기에 아스카는 상대가 의외로 그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베이브나 다른 마족들 역시 아스카 자신에 비할 바는 아니었고.
“아인츠발트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타르타로스의 계약자가 누구인지도!”
“그래?”
아스카는 베이브의 보고에 눈을 빛냈다.
그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막상 아스카는 행동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추측과 달리 상대가 정말 강하거나 당장은 약해도 강해질 가능성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인츠발트가 모습을 드러낸 것 또한 상대가 자신과 싸울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했다.
“계약자는 누구지?”
“아드리안 황태자입니다.”
“황태자?”
척 들어도 심상치 않은 호칭에 아스카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부활한 이 대륙에는 제국이라 불리는 국가가 두 곳 있었다.
하나는 대륙의 동부에 있어서 아직 마주할 일이 없었지만, 다른 하나는 서부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이었다.
“로스니아 제국의 황태자인가. 분명 죽었다고 들은 거 같은데.”
아스카는 베이브에게 들었던 현 대륙의 정세를 떠올렸다.
인간들이 피의 연회라고 부르는 마족들의 마지막 습격 앞에 각국의 수뇌부가 무너져 내전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렇게 죽은 줄 알았던 황태자가 돌아오다니?
확실히 예사로운 일은 아니었다.
“그의 실력은 어느 정도지? 단서가 있나?”
이어지는 아스카의 물음에 베이브는 말문이 막혔다.
그가 알기로 딱히 아드리안 황태자의 무력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
그래도 전장에서 진두지휘했던 일은 많았기에 군사 전략에 능하다는 건 알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황태자가 직접 전장에서 싸우는 일은 없으니까요.”
“흠. 주변의 마법사들은?”
아스카는 연달아서 마법사들에 관해 물었다.
타르타로스의 힘을 빌리는 게 아니라면 상대는 불사인 자신을 죽이기 위한 준비를 할 터.
그것이 가능하려면 상대는 뛰어난 마법사거나 그런 마법사를 곁에 두고 있어야 했다.
황태자가 마법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지위를 생각하면 주변에 이름 있는 마법사 정도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몇 명 있습니다. 그중에서 유명한 마법사는 셋입니다.”
베이브는 아드리안 황태자를 따르는 마법사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아스카는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안덴스 후작이라는 자는 뭐지?”
“지금은 반역죄로 작위를 몰수당한 상태입니다. 카시안 공작을 따랐지요.”
“반역자를 굳이 살려줬다고?”
아스카는 어째서 베이브가 아드리안 황태자를 타르타로스의 계약자라 판단했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무려 반역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잔혹한 형벌로 다뤄지는 중죄.
그런데 황태자란 인물이 그런 죄인을 굳이 살려뒀다.
“있을 수 없는 일이군.”
로스니아 제국이 마법사 하나가 아쉬워서 반역자를 살려둘 만큼 힘없는 국가는 아니다.
실제로 반역자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이름 있는 기사들은 전부 죽여버렸고.
그런데 구태여 마법사 하나를 살려둘 필요가 어디에 있을까?
“근거는 확실합니다.”
베이브의 말에 아스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인츠발트가 붙어 있는 것도 그렇고, 반역을 저지른 마법사를 살려둔 것도 그렇고.
아드리안 황태자는 틀림없이 타르타로스의 계약자였다.
‘그런데 뭔가 찝찝한데.’
아스카는 아인츠발트의 이름이 드러나게 된 상황에서 작은 위화감을 느꼈다.
명색이 타르타로스의 계약자라고 하는 인간이 고작해야 반역자들을 제압하는 일 때문에 아인츠발트라는 비밀병기를 꺼냈다는 것.
이는 무언가 자신의 예측을 벗어나는 느낌이었다.
‘아니면 우리에게 덤벼보라는 신호인가?’
하지만 그런 부분은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했다.
가령 이미 자신들과 싸울 준비를 끝낸 뒤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이는 기만전술이라거나.
상대가 노리는 게 무엇인지는 결국 직접 쳐들어가서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차라리 잘됐군.”
아스카는 이 의문을 적당히 받아들였다.
자신의 앞을 막는 적이라면 이 정도의 긴장감은 가지고서 상대하는 게 맞을 테니까.
그래야지 방심하지 않고 전력으로 철저하게 적을 깨부술 수 있었다.
“시작해라.”
아스카의 명령과 함께 마족들의 진군이 시작되었다.
* * *
카시안 공작의 잔당을 정리하면서 로스니아 제국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아드리안 황태자로 위장한 네르바는 기존의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제국의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황제가 되는 것이었다.
일전에 아인이 일국의 군주로서 황태자라는 신분을 지적했듯이 황제와 황태자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대우의 차이는 비단 외국에만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제국의 귀족들을 휘어잡기 위해서라도 네르바는 즉위식을 서둘러야 했다.
그러나 제국의 예산을 확인하던 네르바는 즉위식이 뒤로 밀릴 수도 있음을 알아차렸다.
‘전쟁에 내전에 다시 전쟁에 내전. 짧은 시간 동안 국고를 참 많이도 갉아 먹었군.’
마족과의 전쟁으로 시작해 빌헬름의 대숙청과 카시안 공작이 일으킨 2차 전쟁, 그리고 다시 자신이 반역자들을 토벌하기 위한 2차 내전까지.
이 긴 싸움은 로스니아 제국의 국고마저 건전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네패스 왕국과의 거래도 치명적이야. 반제국 동맹을 공격할 명분은 얻었지만 그게 이렇게 많은 재물을 소모할 건 아니었는데.’
그나마 완전히 바닥나기 전에 모든 게 끝나서 다행이었다.
만약 몇 년만 더 늦었더라면 이마저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카시안 공작과 이런 거래를 하는 게 가능했지?”
네패스 왕국과 카시안 공작 사이의 거래에 관한 기록을 확인하던 네르바는 문득 이 거래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로스니아 제국이 빌헬름의 죽음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시기.
이는 다른 국가들에게는 제국의 침공을 대비할 수 있는 천금과도 같은 기회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인은 카시안 공작과 거래를 해 제국을 안정시키고 전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명분을 내주었다.
물론 거기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받아 가기는 했으나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제국의 칼날이 자신들에게도 향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나? 그럴 리는 없는데.’
이미 빌헬름이 선전 포고를 한 뒤였다.
게다가 빌헬름이 죽자 제국의 기사들은 당시 빌헬름의 초청을 받아 제국에 들어와 있던 군주들을 죽이려고 했다.
실제로 약소국의 군주 중에는 희생자가 나오기도 했고.
그랬는데도 도대체 무엇을 믿고 카시안 공작에게 이런 거래를 제안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기사에게 물어보면 뭔가 알려나?’
네르바는 아직 제국에 남아 있는 아인츠발트를 떠올렸다.
기사라고 해서 군주의 생각을 알 리는 없고 제대로 대답해 줄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옆에 있으니 물어보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건지 모르겠군.’
아인츠발트를 떠올리자 네르바는 아인의 행보에 대한 의문이 깊어졌다.
어째서 카시안 공작과 거래해서 전쟁을 촉발시켰는가?
네패스 왕국은 그 틈을 타서 약소국을 침공해 점령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로스니아 제국이 반제국 동맹을 무너트렸다면 다음은 자신들의 차례가 되었을 것이다.
반제국 동맹이 전쟁에서 승리할 거란 걸 알고 있던 게 아니고서야 작은 이득을 보려다 크게 당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말이 안 되겠지.’
반제국 동맹의 승산을 점칠 수 있던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거기에 반제국 동맹의 승리에는 행운이 크게 작용했다.
반제국 동맹도 나름대로 분전은 했으나 결국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보급을 끊어버린 케프리 남작의 존재였으니.
케프리 남작에 대해선 절대 우연으로라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한번 피어난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드리안 황태자를 직접 봤던 귀족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던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알아낸 일도 그렇고.
거기다 굳이 아인츠발트를 남겨둔 것도 의문이었다.
그저 협정의 증표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한 힘을 가진 기사.
게다가 알고 보니 아인츠발트는 인간이 아니라 요정족이었다.
책에서만 봤던 종족이란 것에는 네르바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 희귀한 종족을 타국에 혼자 내버려 두다니. 보통이라면 못 할 짓인데.’
종족 차별 문제는 제국만이 아니라 어느 인류의 국가를 가더라도 비일비재했다.
물론 아인츠발트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기에 미친 게 아니고서야 그를 직접 괴롭힐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타국에 남겨진 상황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황태자 전하!”
고민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갑자기 제던 자작의 다급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무슨 일이기에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들어온 제던 자작의 모습에 네르바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반역자들을 토벌하는 과정에서조차 제던 자작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그런 인물이 소란을 피우는 건 그럴 만한 심각한 문제란 의미였다.
“스, 습격입니다! 동부 국경지대가 습격을 받고 있습니다!”
“동부 국경지대?”
네르바는 제던 자작의 보고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국 동부라고 한다면 대륙의 중심에 해당하는 장소로 그곳에는 딱히 로스니아 제국을 위협할 만한 상대가 존재하지 않았다.
“외적이라도 침입한 건가? 하지만 뭔가 이상하군.”
게다가 시기도 이상했다.
자신이 반역자들을 소탕하고 있는 도중이라면 모를까 이미 모든 일이 마무리된 이후였다.
뒷정리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뒤를 치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외적이 아닙니다! 상대는 마족입니다!”
마족이라는 말에 네르바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제야 제던 자작이 이렇게 당황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마법사 협회가 각국에 알린 사실에 따르면 살아남은 마족들의 실력은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무려 한 국가에서 모은 군대를 단신으로 상대할 수 있을 수준.
이는 아무리 고명한 기사라도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마족이 이 제국을 습격했단 말인가?”
네르바는 아인으로부터 들은 마족에 관한 정보를 떠올렸다.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진 고대의 마족 아스카.
인류와의 전쟁에서 참패했던 마족 잔당은 그 아스카를 부활시키고 사교도를 모으며 세력을 키우는 중이라고 했다.
“감히 이 제국을 노리다니! 적들의 수는 얼마나 되지?”
“모습이 확인된 마족은 셋. 그리고 사교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1만 정도입니다.”
1만.
약소국이라면 모를까 로스니아 제국의 무력 앞에서는 보잘것없는 수였다.
긴 내전과 전쟁에도 불구하고, 로스니아 제국은 아직도 60만이 넘는 대군을 보유하고 있었으니.
그 전부를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일부만 보내도 적의 수십 배에 달하는 전력이었다.
사교도의 기이한 주술에 대해서도 들었지만, 그 또한 문제는 없었다.
아예 모르고 있다가 당한다면 모를까, 어떤 주술인지에 대해서 마법사 협회가 이미 정보를 모두 공개한 뒤였으니까.
실력 있는 기사와 다수의 마법사를 동원한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대처 가능했다.
‘여차하면 협정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고.’
게다가 로스니아 제국은 네패스 왕국에 지원군을 요청할 수 있었다.
타국에 손을 벌리는 게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심적으로 부담을 덜어내 주었다.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나?”
“프로반 백작 각하께서 인근의 영주들을 소집해서 맞서고 있습니다.”
더구나 제던 자작의 입에서 프로반 백작의 이름이 나오자 네르바는 마음이 크게 놓였다.
제국에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마법사 중 한 사람이 바로 프로반 백작이었다.
지금은 작위를 잃은 안덴스와 비교해도 절대 아래가 아닌 뛰어난 마법사.
그라면 마족이라고 해도 호락호락 당할 리 없었다.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지원군을 준비하도록.”
감히 제국을 습격한 놈들이다.
마족과 거기에 붙어먹은 인간들.
네르바는 그들을 응징하기로 결심했다.
* * *
콰콰쾅!
거대한 폭음과 함께 정면으로 달려들던 사교도들이 잿더미가 되어 쓰러졌다.
제물을 바치는 대신 희생자의 생명력을 공유하는 주술은 몸은 통째로 불태우는 화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하필 나와 맞서려고 하다니.”
프로반 백작은 마법에 대한 학문적 열의와 호기심이 가득한 인물이었다.
대신 제국의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 어느 세력의 편에도 붙지 않았지만.
하지만 그 덕분에 침공에 대한 대응 역시 누구보다 잘되어 있는 상태였다.
“백작 각하의 혜안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인근의 영주들은 프로반 백작이 보여주는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 사교도들이 나타났을 때만 하더라도 영주들은 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팔다리를 자르면 전투 불능이 되는 게 당연하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자들.
전의를 상실하고 공포가 전염되면 부대가 궤멸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러나 프로반 백작은 자신이 데려온 마법사들과 함께 압도적인 화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혜안이라고 할 것도 없네.”
사교도들이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손쉽게 제압되는 걸 확인한 프로반 백작의 시선이 후방에 있는 마족들을 향했다.
총 3마리의 마족.
그들은 앞으로 나오지 않은 채 후방에서 가만히 전황을 살피고 있었다.
“흠.”
프로반 백작은 앞으로 나가서 마족들을 공격할지를 놓고 고민했다.
과거 마족과의 전쟁에서도 크게 활약했던 그이기에 나름대로 마족을 상대하는 것에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마법사 협회가 했던 경고를 떠올린 프로반 백작은 무리한 행동을 피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나라도 일국의 전력과 맞먹지는 못하지.’
다소 과장이 있는 건지 정말 모든 마족이 그런 실력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셋이나 되는 마족을 상대로 나서는 게 오만하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지원군이 올 때까지는 그냥 이대로 버틴다.”
그렇게 프로반 백작이 방어에 전념할 때였다.
갑자기 오싹한 마나가 일대를 가득 뒤덮었다.
“어어?”
“이게 뭐지?”
마나에 예민한 마법사들은 그 기이한 감각에 당황하며 주변을 살폈다.
불길하고 섬뜩한 느낌.
어쩐지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야만 할 거 같았다.
“어찌 이럴 수가!”
당황하기는 프로반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마법사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춘 프로반 백작은 지금 이 불길한 마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그의 시선이 하늘을 향했다.
거대한 핏빛의 마법진이 하늘을 가득 뒤덮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