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 영주님의 품격 180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80화
180화
【 불사의 단서 】
로스니아 제국과 반제국 동맹의 전쟁은 소강상태를 맞이했다.
이 결과에 모두가 놀라워했으나 그렇다고 반제국 동맹의 승전을 점치지는 않았다.
로스니아 제국은 아직 전쟁을 이어 나갈 역량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스니아 제국은 재침공을 하는 대신에 제국 내부의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당연한 선택이지.’
로스니아 제국이 아무리 강대한 국가라고 해도 전쟁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영토가 넓으면 필연적으로 지켜내야 할 면적도 커지고, 군대의 숫자가 많으면 소모되는 예산도 늘어나니까.
이 한 번의 퇴각으로 인해서 로스니아 제국은 지금껏 쌓아온 부에 눈에 보일 정도의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손해가 무서워서 내부에 적을 남겨둘 수는 없다.
그러다가 이번보다 더 큰 손해가 생기면 그때는 아무리 로스니아 제국이라도 전쟁을 이어 나가기 힘들어지니까.
‘그러니 더욱 이 기회를 잘 살려야겠지.’
케프리 남작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카시안 공작이 돌아온 이상 이번과 같은 활약이 반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국의 주류는 귀족들이었고 케프리 남작이나 그를 따르는 세력이 가진 역량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물론 난 이미 많은 것들을 얻었다.
인근의 약소국들을 점령해서 영토를 늘렸고 협회장이 되었다.
거기에 루안이 걸작이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수준 높은 장비도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느낌은 아인츠발트와 겨루면서 더욱 강해졌다.
콰콰쾅!
내가 날린 마법을 아인츠발트는 엄청난 속도로 피해냈다.
마치 처음부터 내 마법이 어디로 향할지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신속한 움직임이다.
타악!
그렇게 전투의 주도권이 넘어가자 아인츠발트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미리 앞에 펼쳐놨던 마나 실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인츠발트의 칼질 한 번에 허무하게 무너졌으니까.
그렇게 무력화된 내 목에 아인츠발트의 검이 드리워지며 승패가 결정되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격차였다.
“원로들이 나를 상대할 때의 심정이 딱 이랬겠군.”
분명 나를 상대했던 협회의 원로들도 지금 나와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유리 대포와 같은 마법사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버팀목인 마나 실드가 무용지물이 되고 상대는 압도적인 신체 능력으로 자신을 유린한다.
마법사라면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전하께서는 충분히 강하십니다.”
내 비통한 심정을 읽었는지 아인츠발트는 조심스레 나를 위로했다.
“마족도 아닌 인간이 이 정도 수준의 마법을 이룩한 것을 저는 지금껏 본 일이 없습니다.”
고대의 영웅인 아인츠발트가 이렇게 평가할 정도로 6티어는 분명 대단했다.
그러나 앞에 붙은 표현이 문제였다.
우리가 상대해야 할 존재가 바로 그 마족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흉악한 상대인 아스카니까.
더구나 다른 마족이 그러하듯 아스카는 신체 능력도 어지간한 전투형 영웅과 비교되지 않았다.
“되살아난 아스카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탈론 경보다는 강했지요.”
아인츠발트는 아스카의 신체 능력의 강함을 표현하는 예시로 탈론을 선택했다.
드래고니안이자 5티어 전투형 영웅인 탈론은 내 휘하 영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근력으로는 로크나 모르타르와 대등하거나 상회했고, 민첩성으로는 릴리아나나 루시우스를 넘어섰다.
더구나 먼 거리에서의 기척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가히 독보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탈론마저 과거의 아스카보다는 약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족 잔당이 되살려 과거보다 강해졌을 게 분명한 지금은 7티어 이상이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 존재를 이기는 게 과연 가능합니까?”
나와 아인츠발트의 대화를 옆에서 들은 로크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확실히 아스카의 전력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내가 6티어 마법사가 되고 휘하에 5티어 영웅을 둔다고 해도 아스카는 그야말로 격이 다른 상대였으니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겠지.”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아무리 많은 군사를 준비하고 기사와 마법사들을 동원하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아스카와 마족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까 위니스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직접 존재를 드러내면서까지 아인츠발트를 데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나는 몇 가지 힌트를 찾아냈다.
‘위니스는 아인츠발트를 통해서 나에게 승산을 본 거야.’
위니스는 게임에서 유일하게 나보다도 랭킹이 높은 상대였다.
그 게임 회사의 배후에 타르타로스가 있다고 하지만 설마 고작 모바일 게임에서 위니스가 치트를 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에서의 랭킹은 오롯이 그녀의 능력.
물론 랭킹이 아래였던 내가 위니스와 같은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위니스도 계산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위니스는 나와의 대화에서 레이칸 왕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것처럼 행동했다.
굳이 나를 속이려고 한 게 아니라면 정말로 몰랐다고 봐야 할 터.
그렇다면 거기서 내가 가져온 아스카의 보주 같은 건 위니스가 계산한 내 전력에는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위니스는 나에게 최소한의 승산을 점쳤다.
“하지만 분명 방법은 있을 것이다.”
일단 대비해야 할 건 아스카가 아닌 다른 마족들이었다.
더 강한 존재인 아스카를 기습으로 제거할 수 있다면 최고의 결과겠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이쪽의 전력만 잃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정석은 약한 상대부터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제가 되는 건 아스카의 곁에 있을 마족의 잔당인 크로노스.
잔당이라고 해도 놈들의 전력은 말릭과 대등한 수준으로 아인츠발트의 증언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최소 6티어에서 어쩌면 7티어 수준까지의 마족들이 있다는 건데, 그 숫자가 한둘도 아니고 자그마치 열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놈들만 해도 무척 버거운 수준이었다.
‘한꺼번에 나타나면 아예 감당이 안 되고.’
인류 최강의 전력을 가진 로스니아 제국조차 5티어 영웅의 숫자가 열을 조금 넘는다.
그런데 6~7티어로 열?
과거 마족과의 전쟁처럼 인류가 단결해야지만 어떻게 맞상대가 될까 말까 한 엄청난 전력이다.
이쪽에 아인츠발트가 있으니 마족들도 쉽게 움직이지는 못하겠지만.
‘아군의 전력을 소모하지 않으려면 아인츠발트가 잔당들을 처리하는 게 확실하겠지.’
가능한 적은 피해로 마족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필승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아인츠발트가 나서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었다.
마족들은 죽어도 계속 부활한다는 것.
놈들을 제거하려면 부활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죽일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만 했다.
다행히 과거 아스카와 싸웠던 아인츠발트는 부활 마법의 원리를 꽤 자세히 알고 있었다.
‘제물을 자신의 혼을 담을 그릇으로 만든다라…….’
마족들의 부활에는 반드시 제물이 필요했다.
육신이 죽었을 때 영혼이 미리 준비된 의식에 따라서 다른 육체로 옮겨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우선 제물을 고르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는 문제.
영혼에게도 저마다의 성질이라는 게 있어서 아무 육신을 쓰면 다른 영혼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한다.
더구나 같은 마족도 아니고 인간을 제물로 쓰고 있으니, 이 괴리는 더욱 크다는 게 아인츠발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작은 단점이다.
아예 마땅한 상대가 없는 아스카와 다르게 마족들은 어떻게든 제물 자체는 구하고 있는 모양이니까.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다.
바로 의식을 통해 부활하기 위해서는 제물과의 거리에 제한이 있다는 것.
이는 꽤 신뢰할 만한 정보였다.
부활에 거리의 제약이 없다면 안전한 아지트에 제물을 모아두기만 해도 충분할 테니까.
그러나 말릭은 굳이 제물들을 가지고 파르티아 요새에 잠입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봐야 했고, 아인츠발트의 증언은 거기에 확신을 심어주었다.
물론 그저 가까운 곳에서 부활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부활이 가능하다는 게 알려졌을 때의 리스크가 명백히 더 크니까.
‘이건 이용할 수 있겠지.’
마족과의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 제물이 있는 곳을 찾아 의식을 망치면 영구적인 죽음을 내릴 수 있다는 것.
마족에 비해 넘쳐나는 머릿수를 활용하기에 딱 적절한 조건이었다.
물론 전투 도중에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했다.
“그럼 마족들은 그렇게 하고, 결국에는 다시 아스카가 문제로군.”
그러나 이 모든 정보와 대응책도 아스카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아스카는 불사다.
아인츠발트의 말에 따르면, 아스카는 마족들처럼 제물을 사용하는 방식을 쓰지 않으며 죽어도 계속해서 살아난다고 한다.
고대의 영웅들은 그런 아스카를 죽이기 위해서 온갖 다양한 방법을 써봤으나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 봉인이었고, 그마저 훗날 아스카가 부활하는 게 두려워 아인츠발트를 남겼다.
마법사 협회에도 이런 사실을 전달했지만, 대책을 찾아낼 방법은 요원했다.
‘위니스도 당연히 이 사실을 알았을 텐데.’
위니스는 나에게 아스카를 죽일 방법에 대해서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다.
고대의 영웅들조차 실패한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대체 어떻게 찾을까?
‘전략 게임의 기본은 탐색이다.’
이 문제에 대해 난 좀 더 기본적인 걸 생각하기로 했다.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우선시해야 할 것은 정확한 정보의 확보.
공략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해당 스테이지의 모든 것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아스카와 직접 부딪칠 수는 없는 일이기에 대신 아스카의 흔적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아스카는 한때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존재기에 아직 대륙 일부에는 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대표적인 게 사교도였고, 아스카가 사교도를 이용해 세력을 키울 게 분명했기에 이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고생하게, 다니엘 경.’
물론 이 모든 고생은 내가 아니라 다니엘 경이 하겠지만.
* * *
다니엘은 근래 들어서 받은 임무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았다.
암살자가 받는 임무는 다양하다.
흔히 생각하는 누군가를 죽이는 임무부터 정보를 빼내거나 교란시키는 임무 등등.
하지만 아무리 먼 과거를 되짚어보더라도 지금과 같은 임무를 수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스카께서 강림하셨다!”
다니엘은 사교도들과 뒤섞여 아스카에 대한 찬양을 내뱉었다.
아인이 아스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자신에게 사교도로 위장 잠입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숙련된 암살자인 다니엘이라도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치겠군.’
눈앞에서 제물로 선별된 이들이 죽는 모습을 보며 다니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누군가의 죽음에 감흥을 느끼는 건 아니다.
자신의 손에 이미 숱한 피를 묻힌 만큼 고작 사람이 죽는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죽인 이의 심장을 먹어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아무리 다니엘이라도 역겨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자신이 직접 먹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 끔찍한 식인 행위를 자행하는 건 앞에서 소리치고 있는 제사장이라는 노인이었다.
“그으으으!”
그리고 그 결과로 탄생하는 구울.
신도들은 구울을 보며 죽음에서 부활했다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저딴 게 무슨 부활이라고?’
다니엘은 뚱한 눈으로 구울을 보았다.
흉부가 뻥 뚫린 채 이성 없이 제사장의 명령에 따르는 꼭두각시.
죽음을 극복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비참한 광경이다.
‘하여튼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잠입 임무는 암살자에게 무엇보다 익숙한 임무지만 사교도로의 잠입은 두 번 할 일이 못 되었다.
그렇다고 아인이 내린 임무를 거부할 수도 없었지만.
‘버려지고 싶지는 않으니까.’
다른 기사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니엘만큼은 아인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다니엘은 아인에게 있어서 더러운 부분을 전담하는 역할이었고, 그만큼 아인의 더러운 부분을 누구보다 많이 알았다.
가령 아인이 아직 일개 영주에 불과했던 시절에 목숨을 살려주기로 했던 항복한 영주나 그 식솔들.
아인은 그중에서 원한이 분명한 이들은 모두 처리해 버렸다.
후환을 전혀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물론 약조가 있는 만큼 대놓고 죽일 수는 없으니 다니엘이나 다른 암살자들이 나서서 병이나 사고로 위장했다.
식사에 약한 독을 타서 조금씩 중독시키거나 도적이나 짐승에게 습격당한 것처럼.
전문 분야였기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짓을 도맡아 했던 자신이 아인의 명령을 거절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니엘은 그땐 자신이 그렇게 제거되리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은퇴는 무사히 시켜주겠지.’
암살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임무의 성공이냐 실패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임무가 끝난 뒤에 자신이 버려질 것인가 아닌가였지.
다행히 다니엘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인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믿을 만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팔 하나를 잃은 놈을 그냥 은퇴시켜 줬으니.’
아인의 뒤처리를 위해 나섰던 부하 하나가 은퇴한 기사에게 발각되어 크게 다친 적이 있다.
다행히 임무는 무사히 마쳤으나 부하는 팔을 하나 잃어 재기할 가능성이 영영 사라졌다.
그에 다니엘은 부하의 상태를 아인에게 상세하게 고한 뒤 처분을 물었다.
아인이 부하에게 내릴 처분이 훗날 자신에게도 내려지리라 생각하며.
다니엘과 부하 모두에게 다행스럽게도 아인의 명령은 제거가 아니었다.
오히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지장이 되지 않을 액수의 돈과 작은 마을을 하사하며 부하가 조용히 은퇴하도록 해주었다.
혹시 겉으로만 그러고 뒤에서 처리하는 건 아닌지도 주의 깊게 살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였다.
굳이 따지자면 자신과 같은 암살자들이 종종 찾아가서 근황을 살피게 한다는 것.
하지만 그 정도 감시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준이었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거겠지.’
고용주들이 암살자를 배신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정보가 알려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마땅한 증거가 없어도 의혹을 사는 것 자체가 높은 분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인은 달랐다.
설령 누군가가 아인의 비밀을 발설한다고 해도 네패스 왕국에서 아인을 압박할 수 있는 상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젊은 영웅으로서 쌓은 명성이 워낙 컸기에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도 드물었고.
‘몸만 잘 건사하면 나도 말년에는 은퇴한 기사로 노후를 즐길 수 있겠지.’
다니엘이 은퇴한 자신의 미래를 상상할 때였다.
갑자기 사교도 내부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뭐지?’
다니엘은 힐끔 주변을 둘러보았다.
갑자기 사교도의 무리가 갈라지며 강한 존재감이 일대를 뒤덮었다.
다니엘은 본능적으로 위험한 상태가 나타났음을 깨달았다.
“마, 마족이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제사장은 의식을 멈춘 채 급히 앞으로 뛰쳐나가 허리를 숙였다.
“신의 사자를 뵙습니다!”
신의 사자.
다니엘은 그 말에 눈을 흘기며 상대를 살폈다.
아스카라면 일개 사자가 아니라 신 자체일 터.
그렇다면 상대는 마족 잔당의 일원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