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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영주님의 품격-177화 (177/250)

VVIP 영주님의 품격 177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77화

177화

* * *

“와아.”

루안은 내가 내민 아스카의 보주를 보며 상당히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하다 하다 이제는 보주로 장비를 만들게 되는군요.”

지금껏 온갖 몬스터의 부산물을 루안에게 내주었었다.

하지만 보주 자체를 루안에게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게, 보주는 보통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물건이었고 마법사가 아닌 이들에게는 화폐 대용의 가치밖에 없었으니까.

“게다가 이거 색깔이 많이 이상합니다.”

루안은 손가락을 뻗어 아스카의 보주를 툭툭 두드렸다.

확실히 피를 연상시키는 시뻘건 보주는 다른 보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었다.

“그래서 가능한가?”

“다른 장인이라면 절대 불가능하죠. 하지만 저라면 어느 정도는 됩니다.”

루안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보주를 통해서 뭔가를 만들어보려는 시도는 장인들 사이에서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전하께서는 혹시 마법 장비에 대해서 아십니까?”

“마법 장비?”

“보통 아티팩트라고 부르는데, 전설이나 신화에 나오는 특별한 힘이 깃든 장비입니다.”

루안은 짧은 설명을 시작했다.

“저 같은 경우 특별한 몬스터의 부산물을 통해서 어느 정도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설에 나오는 아티팩트에 비하면 손색이 있죠.”

루안의 시선이 내 갑옷을 향했다.

그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어느 정도 마법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루안의 특제 장비였지만 전설적인 물건이라고 하기에는 흠결이 있었다.

“그런데 이건 무엇의 보주입니까?”

“마족의 보주. 아스카라고 하면 아나?”

“사교에서 유명한 그 아스카 말입니까? 그게 마족이었습니까?”

아스카란 이름에 루안은 당황했다.

“터무니없는 물건을 가져오셨군요.”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지는 않나?”

“지금까지 몇 번이나 놀랐다고 생각하십니까?”

루안은 다른 측근들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레이드를 통해서 멸종된 몬스터의 부산물까지 구해 오는데 사교도의 신이라고 추앙받는 존재의 부산물이라고 안 될 건 없다는 태도였다.

문득 대체 측근들에게 내 이미지는 어떻게 되어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저는 사실 전하께서 인간이 아니라 드래곤이라고 하셔도 믿을 수 있습니다. 마침 드래고니안도 한 분 부하로 두고 계시니까.”

로크에게 들었던 것과 비슷한 평가였다.

한편으로는 탈론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아무리 드래고니안이 용의 후손이니 뭐니 하는 전설이 있다지만 말 그대로 전설일 뿐.

그들 스스로도 과연 자신들에게 용의 피가 섞였을지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루안은 탈론의 존재를 놓고 나를 드래곤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고 한다.

‘레이드에 드래곤이 없는 게 아쉽군.’

한 번 드래곤도 직접 잡아보고는 싶었으나 절대군주에서 부를 수 있는 존재에 드래곤은 없었다.

멸종되었다는 놈도 멀쩡히 등장하는 걸로 봐서 왜 드래곤이 없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잘 가져오셨습니다. 사실 마족이었다는 게 조금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사교도에서 신으로 숭배하는 녀석의 보주라니.”

루안은 탐욕스러운 얼굴로 아스카의 보주를 만지작거렸다.

“이런 걸 구해주실 수 있는 건 대륙을 다 뒤지더라도 전하뿐이겠지요.”

“그래서 만족스럽나?”

“물론이지요. 참, 혹시 교단의 신의 보주도 가능합니까?”

루안은 은근한 기대를 담아서 물었다.

교단이라고 말하면 사교도가 아니라 유일하게 인정받고 있는 정식 종교를 의미하는 것일 터.

루안은 태연하게도 신성 모독적인 발언을 내뱉고 있었다.

아무리 종교의 권위가 바닥까지 떨어진 시대라지만 한때는 신성 제국까지 세웠던 곳인데.

그리고 신에게 보주가 있을지 없을지는 나라고 알 순 없는 노릇이었다.

‘아닌가? 위니스를 보면 알 듯 말 듯하고.’

타르타로스의 존재인 위니스가 어렵지 않게 보주를 만들어낸 걸 보면 가능성이 있을 거 같기도 했다.

물론 신이 진짜 있는지부터 알아야겠지만.

* * *

루안에게 새로운 장비들의 주문 제작을 명령한 다음, 나는 즉시 마법사 협회를 찾았다.

일국의 군주라는 걸 넘어서 원로 자리까지 오른 내 존재에 마법사들의 시선이 주목된 건 당연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원로 회의에 정식으로 상정한 안건도 있었고.

“네패스 국왕 전하.”

젊은 마법사들을 제치고 협회의 원로들이 내 앞으로 모여들었다.

내가 원로 회의에 제출한 논제인 마법사 협회장 선정과 관련하여 다들 할 말이 많았다.

“우선은 안으로 드시지요.”

원로들의 표정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협회장은 존재하지 않는 공석의 자리.

에이든조차 정식으로 올라서지 못했던 위치였다.

일국의 군주인 내가 그 자리를 노리는 건 협회를 완전히 손에 쥐겠다는 의미였으니 원로들의 반응은 뻔했다.

“네패스 국왕 전하께서 협회에 베풀어주신 것들이 작지 않음을 압니다. 그러나 협회장의 자리는 다른 문제입니다.”

아마 대표로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원로 한 사람은 내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선을 그었다.

원로까지는 나와 타협할 수 있어도 협회장은 명백하게 다르다는 의미였다.

‘예상했던 반응이군.’

사실 지금 내 위치는 마법사 협회가 무언가 반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높았다.

군주라고 절대로 다 같은 군주가 아니다.

네패스 왕국은 과거 크레시안 왕국에 이어서 로베른 왕국의 영토를 흡수했다.

그리고 레이칸 왕국의 주민들을 받아들였다.

비록 레이칸 왕국의 주민들은 그 숫자가 적고 영토는 가치가 없어서 버려졌다지만 형식적으로나마 3개국이 통합된 것이었다.

거기에 이번에 약소국들을 정복하면서 2개의 국가가 더 들어왔으니 5개국이 통합된 거대 왕국의 주인이 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왕국 내에서는 나의 대항마가 될 존재가 전혀 없었다.

왕족은 나와 레일리, 단둘.

아래의 대영주들이 모두 합치더라도 지금 나에게 범접할 수 없고 그마저 대부분은 내 측근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대하고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협회장의 자리가 마법사들에게 있어 어떠한 위치인지를 알 수 있었다.

“왜 안 된다는 거지?”

그러나 나에게는 명확한 결격 사유가 없었다.

내가 일국의 군주라는 것?

특이한 이력이기는 하지만 결격 사유로 보기에는 힘들다.

제아무리 마법사 협회의 주축이 평민이라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기득권에 대항하는 세력은 아니니까.

그런 뜻을 조금이라도 내비친다면 오히려 협회가 박살 날 것이다.

그럼 나이가 젊다는 것?

협회장 자리에 나이 제한 같은 건 없다.

그리고 나는 나름대로 협회에서 인정할 만한 업적들을 쌓아서 원로의 자리까지 올랐다.

원로까지 인정해 놓고 이제 와서 나이를 문제 삼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후우,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왕 전하께서 협회장이 되신다면 저희는 그냥 허수아비가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이러한 상황에 원로들은 정공법을 선택했다.

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인 내가 협회장까지 되어버린다면 원로들조차 나를 견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정식으로 협회장이 나오더라도 본래대로라면 그는 원로들과 함께 협회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다르다.

내가 협회장이 된다면 원로들은 나에게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내 권력은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게 된다.

“솔직하군. 그걸 그대로 말할 줄은 몰랐는데.”

“저희도 그만큼 진심이라는 걸 알아주시라는 겁니다.”

“그럼 나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지.”

어차피 원로들이랑 실랑이를 할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건 아니었다.

나는 내가 어째서 협회장의 자리를 노리는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고대의 마족 아스카가 부활했다는 이야기에 원로들은 크게 당황했다.

“그게 정말입니까?”

“내가 굳이 이런 거짓말을 해서 뭐 하겠는가?”

원로들은 멍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하지만 완전히 수긍한 기색은 아니었다.

갑자기 실력 있는 마족이 나타났다고 해서 나를 협회장의 자리에 앉힐 리 없으니까.

이들은 아인츠발트의 실력을 모르기에 아스카의 실력 역시 제대로 유추할 수 없었다.

“아무리 큰 위협이 닥쳤다고 해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이걸 믿기는 어렵겠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안은 원로들만 알고, 난 실력으로 협회장의 자리를 노릴 거야.”

“실력이라니… 물론 네패스 국왕 전하께서 대단한 마법사라는 건 알지만…….”

원로들이 눈을 흘겼다.

다른 마법사라면 플레턴의 제자라거나 젊은 나이에 원로에 오른 내 명성은 분명 통할 것이다.

그러나 원로들에게는 아니다.

그들 역시 마법 실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자들이니까.

“그러니까 시험을 보는 걸로 하지.”

“시험이라면 어떤 시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협회에 있는 모든 원로들을 상대하면 되겠나?”

내 이야기에 원로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마법으로 승부를 보시겠다는 겁니까? 하지만 협회장의 자리는 그것만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협회장의 상징성은 그저 실력이 뛰어난 마법사가 아니었다.

강하다는 이유로 협회장이 될 수 있었으면 진즉에 내 스승이었던 플레턴은 협회장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에이든도 임시 같은 게 아니라 정식 협회장이 되었을 거고.

“원로들과 하나씩 붙어서 승리하는 것, 네패스 국왕 전하시라면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이고…….”

“뭔가 착각하고 있군.”

난 손을 들어 원로의 말을 제지했다.

단순히 실력을 보이는 걸로는 안 된다.

협회장이라는 자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파격적인 성과를 보여야만 했다.

“난 원로들을 한 명씩 상대하겠다고 한 적 없네.”

“그게 무슨?”

“모든 원로들이 한꺼번에 덤비게.”

내 이야기에 원로들은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대단한 마법사라도 머릿수를 당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

하물며 원로 전부를 한 번에 상대하겠다는 건 플레턴이나 에이든으로서도 엄두를 내지 못할 일이었다.

“진심이십니까?”

“적어도 그 정도는 해야 명분이 서겠지.”

협회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원로들을 꺾는다는 건, 다시 말해 협회 자체를 내가 힘으로 누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 정도까지 실력의 차이를 보인다면 협회장이 되겠다는 것을 막기 어려워진다.

결국 이 문제에 대해서 결정권을 가진 건 원로들인데, 그들이 패배하고 나서 나를 막으려고 한다면 사적인 감정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마법의 제한도 두지 않겠네.”

거기에 나는 한술 더 떴다.

단순히 원로들이 모두 나서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협회가 오랜 시간 연구해 온 보주의 활용이나 대규모 마법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말릭과의 싸움에서 파르티아 요새를 통째로 얼려버렸을 때처럼.

“혹시 미치셨습니까?”

결국 어느 한 원로가 내 면전에 대고 미쳤냐는 소리를 내뱉었다.

그에 다른 원로들이 황급히 그를 막으려고 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그 말릭조차도 협회가 개발한 이 마법을 막지는 못했으니까.

대신 죽어도 부활한다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다.

“직접 증명하면 될 일 아닌가?”

“후우. 정식으로 안건을 상정했으니 조용히 덮을 수는 없겠지요.”

대표로 대화를 이어오던 원로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있던 원로가 당황하며 그를 봤지만, 그는 내 요청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말로 반대를 뿌리쳤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후회하지 마십시오.”

그러면서도 원로는 은근한 경고를 남겼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이 준비한 마법은 마족을 죽이기 위해서 벼려온 비수.

그걸 정면에서 상대하겠다는 내 말은 지난 협회의 노력을 모두 짓밟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이것보다 더 충격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협회가 쌓아온 것을 무너트려야만 내가 협회장의 자리에 오르는 걸 반대하지 못할 테니까.

‘뭐,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만.’

협회에서 준비한 마법의 위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6티어가 된 지금도 그 마법을 정면으로 상대하게 됐을 때 그리 높은 승산을 점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원로들과 나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으니까.

* * *

“이걸 정말 해야 하는 것인가?”

“어쩌겠는가? 그는 단순한 원로 하나가 아닌 것을.”

아인과의 자리를 파하고 나온 협회의 원로들은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무리 떠들어봐야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인은 더는 그들에게 존칭을 표하지 않았으니까.

원로로서 동급이 되었기에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있지만 군주로서 그들을 대하는 것이기도 했다.

“네패스 왕국의 성장은 가히 말도 안 되는 수준이지.”

한때 크레시안 왕국 남부에 있는 한미한 영주에 지나지 않던 아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5개국을 통합한 거대 왕국의 주인이 되었다.

로스니아 제국에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근방에서는 가장 거대한 세력이었다.

“게다가 우리 협회 본부가 있는 땅의 군주에 플레턴의 제자, 최연소 원로.”

하나하나 아인의 행적을 꼽아보던 어느 원로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플레턴이 이야기했던 패왕에 가깝군.”

내전을 평정한 패왕의 앞에서 과거의 협회는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는 말.

그것이 새삼 떠올랐다.

그때는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어쩌면 그때부터 플레턴은 오늘날과 같은 사태를 예상했을지 모른다.

“흥! 세상에 혼자 잘나서 성공하는 사람은 없네. 이름 있는 기사들이 주변에 있으니까 가능했던 거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네패스 국왕은 그 사람들을 직접 구하지 않았나? 그럼 그것도 자신의 능력이지.”

어느 원로가 아인을 폄하하려 했으나 다른 원로가 즉각 반박했다.

아인이 부모를 잘 만나 왕위를 물려받은 입장이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인은 자신이 직접 모든 걸 일으켜서 지금의 왕국을 건국한 인물이었다.

“평가는 됐고, 앞으로의 일이나 이야기하세. 정말 그가 우리를 모두 이기는 게 가능하겠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할 리 없네.”

어느 원로의 물음에 다른 원로들은 코웃음을 쳤다.

최고 실력자였던 플레턴이나 영웅이라 불리던 에이든으로서도 절대 해내지 못할 일이었다.

설령 일대일로 붙더라도 그 사이에 적당한 간격을 두지 않으면 먼저 마나가 바닥날 테니까.

그런데 한꺼번에 상대하겠다고 했으니 원로들은 방어에만 집중해도 아인의 마나를 고갈시켜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그럼 그는 왜 그런 조건을 건 거지?”

“그건…….”

순간 원로들은 말문이 막혔다.

승리할 자신이 없다면 절대 내걸 수 없는 조건이었으니까.

“젊은 객기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게. 그럴 인물이 아니라는 걸 지금껏 충분히 보아오지 않았나?”

마법사 협회가 최근에 한 가장 큰 실수는 아인을 좀 더 경계하고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아인이 상식 밖으로 빠르게 성장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인은 협회장의 자리까지 넘보는 존재로 커버렸다.

“무언가 수를 쓰기는 해야겠지.”

“어떻게 말인가?”

“그쪽에서 생각한 우리의 최대 전력이 뭐겠는가? 이 자리에 있는 우리 전부 정도겠지.”

“그거야 당연한 말 아닌가?”

원로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인이라면 지금 자리를 비운 원로들까지 머릿수를 계산해서 전력을 예측했을 것이다.

“벨로스 원로를 불러들이면 어떻겠나?”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제 발로 나가지 않았나?”

“하지만 제명된 건 아니지.”

벨로스는 자크론과는 상황이 달랐다.

죄를 저지르고 쫓겨난 자크론과 달리 스스로 원로의 자리를 내려놨으니, 그가 의향이 있고 다른 원로들이 동의만 한다면 다시 원로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벨로스라면 플레턴과 그 제자인 아인을 상대로 누구보다 대립했던 인물.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괜찮은 생각 같군.”

원로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아인이라고 해도 벨로스의 존재까지 예상하지는 못하고 있을 터.

무언가 수를 준비했다고 해도 벨로스라면 충분히 아인을 찌를 비수가 될 수 있을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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