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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영주님의 품격-114화 (114/250)

VVIP 영주님의 품격 114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14화

114화

【 중부의 지배자 】

조만간 북부 연합을 공격할 것이 예정된 상황에서 다니엘은 아인에게 임무를 받았다.

탈론과 함께했던 동료인 학살자라는 용병의 가족을 찾으라는 내용이었다.

딱히 어려울 것 없는 임무였다.

그럴 만한 게 애초에 이건 부수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북부 연합에 대한 염탐과 정보 수집이 목적이었으니.

그래서 하나 있던 가족인 학살자의 형이 죽었다는 말에 다니엘은 일이 금방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가족이 남아있다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행여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줘야 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그 죽었다는 형이 나타났다.

“네패스 백작? 그게 누구지? 우리 왕국에 그런 백작도 있었나?”

모르타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외국에 있었던 모르타르는 아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산골 마을에 산다고 해도 귀를 열고 있는 게 어떤가?”

다니엘은 아인을 전혀 모르는 것 같은 상대의 태도가 무척 당황스러웠다.

지금 이 크레시안 왕국에서 과연 아인의 이름을 모르는 상대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있었다.

이곳이 북부이고 산골이라는 걸 감안해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세상과 담쌓고 지내는 것도 아닐 텐데.

“난 마족과의 전쟁 이후로도 계속 외국에 있다가 지금 막 돌아왔다. 왕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몰라.”

“그런가?”

그렇다면 나름 납득할 수 있었다.

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아인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왕국의 영토의 대부분을 손에 넣으신 분이지.”

“그런데 왜 그런 분이 나를?”

모르타르는 상당히 당황했다.

백작이라고 해서 다른 지역의 대영주 정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거물이었다.

“우리 기사 중에 탈론이라는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은 용병 출신이지. 옛날에 용병으로 활동할 때 그쪽 동생하고 함께 활동했고.”

“동생이 용병으로?”

“그것도 몰랐나?”

“뭐, 그 녀석도 실력은 자신 있었으니까 그럴 만하지. 그런데 대체 왜 죽은 거지?”

“남부의 대영주 카이로스 백작과 싸우다 당했다.”

“허…….”

모르타르는 얼굴을 감쌌다.

카이로스 백작의 명성이라면 모르타르도 잘 알고 있었다.

마족과의 전쟁에서 활약한 같은 왕국 귀족의 이름이었으니까.

부대는 달랐지만 그에 대한 소문은 몇 번이나 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동생이 죽은 것도 납득할 수 있었다.

아무리 동생이 대단한 전사였어도 마족과의 전쟁에서 활약했던 카이로스 백작에 비해서는 아래일 수밖에 없으니까.

“멍청한 놈이 자기 실력을 과신했군. 그런데 나는 왜 찾은 거지?”

“곧 이 북부 역시 우리에게 떨어질 거다. 그 과정에서 동료의 가족이 다치기를 원하지 않으니까 미리 피신시키려고 온 거다.”

“그것참 자비로운 처사로군.”

모든 상황을 이해한 모르타르는 고민에 빠졌다.

기껏 돌아왔더니만 동생은 이미 죽었다.

게다가 내전으로 왕국도 제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달라진 상태였다.

또 북부 역시 조만간 다시 전투가 벌어질 예정이었고.

“하지만 쓸데없는 관심이다.”

모르타르는 향후의 일을 결정했다.

우선 동생의 장례식을 치르고 유품을 정리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눈앞에 있는 대영주가 보낸 사람은 솔직히 귀찮은 방해꾼에 지나지 않았다.

“뭐라고?”

“난 북부 연합 소속이 아니니까.”

북부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건 달갑지 않으나 북부 연합과 모르타르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적대할 관계가 아니라면 그걸로 충분했다.

“전쟁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이 마을이라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지.”

“상관없다. 이 마을을 침범하려는 놈이 있다면 북부 연합이든 댁들이든 그냥 죽이면 그만이야.”

모르타르의 오만함에 다니엘은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왕국의 두 대형 세력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자신의 실력에 어지간히도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내가 그딴 대답을 원하는 거 같나?”

그러나 그건 다니엘이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살아있다면 자신의 말에 따라서 어딘가에 숨거나 북부를 벗어나야 했다.

실력에 자신 있으니까 상관없다는 대답은 그 실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인정받을 수 없었다.

“증명해 주지.”

다니엘의 노기에 모르타르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에 다니엘은 곧장 검을 뽑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눈앞에 검을 든 상대가 있을 경우 그것만으로 주눅이 들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모르타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족과의 전쟁에 나섰던 몸이란 말이지.’

다니엘은 상대를 얕보지 않았다.

모든 북부인이 강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북부인들은 뛰어난 전사였다.

거친 북부의 환경이 약한 자를 도태시키고 강자만 남기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르타르의 동생은 비록 죽기는 했으나 탈론이 고평가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학살자라고까지 불렸다.

형인 모르타르도 꽤 실력이 있을 것이다.

쐐액!

다니엘은 곧장 모르타르의 목을 향해 칼날을 휘둘렀다.

손속에 전혀 사정을 두지 않은 죽이기 위한 공격.

그에 모르타르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이런 살기가 넘치는 공격을 해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적어도 이 정도쯤은 막거나 피할 수 있는 상대라 평가해 주는 거 같으니 고맙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화를 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카앙!

그러나 증명은 간단했다.

모르타르는 가볍게 다니엘이 휘두른 칼날을 잡아챘다.

‘맨손으로 검을 막아?’

다니엘은 깜짝 놀랐다.

모르타르가 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방어를 목적으로 철판으로 만든 기사의 건틀렛도 아니고 가죽을 덧댄 장갑 따위로 검을 막았다.

게다가 소리도 이상했다.

무슨 쇳덩이라도 때린 것처럼 검이 찌르르 울렸다.

‘이 녀석, 무슨 힘이 이렇게 강하지?’

다니엘은 검을 회수해 보려고 했지만 모르타르의 손에 붙잡힌 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때?”

모르타르는 미동도 안 하도록 검을 고정한 채 씩 웃었다.

그에 다니엘도 피식 웃었다.

“영주님이 탐낼 만한 인재군.”

“응?”

다니엘을 약 올리려던 모르타르는 생각지도 못한 평가에 당황했다.

“영입은 내 임무가 아니지만…….”

공을 세울 기회였다.

아인은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보상이 확실했다.

지금 맡은 임무에 실패해서는 안 되겠지만 추가적인 성과를 낼 기회를 그냥 넘길 수도 없었다.

“권유 정도는 괜찮겠지. 기사가 될 생각 없나?”

생각지도 못한 권유에 모르타르는 당황했다.

그러나 이내 호승심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영입 제의를 했던 이들은 많았고, 그중에는 기사 작위를 제시했던 영주도 있었다.

그러나 모르타르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난 나보다 약한 놈 밑에는 안 들어가. 그래서 지금까지 누구 밑에도 안 들어갔지.”

“웃기는 놈이군. 영주가 싸움으로 정해지는 줄 아나?”

“나보다 강한 기사라도 있다면 고려해 볼 수는 있겠지. 그런데 없더라고.”

“그래?”

휘릭!

다니엘은 모르타르에게 붙잡힌 검을 내버려둔 채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냈다.

숨겨진 무기가 튀어나왔음에도 모르타르는 유연하게 대처했다.

사악!

다니엘이 휘두른 단검이 허공을 베었다.

퍼엉!

직후 모르타르가 주먹을 내질렀다.

다니엘은 재빨리 물러나서 피했지만 놀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무슨 주먹의 위력이…….’

바람을 가르는 게 아니라 공간을 통째로 때리는 듯한 폭음.

거대한 체구를 생각하면 위력을 이해 못 할 건 아니지만 문제는 저 위력이 실린 주먹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퍼퍼퍼펑!

게다가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모르타르의 주먹이 잔상을 흩뿌리며 빠져나갈 공간 하나 없이 일대를 뒤덮었다.

다니엘은 고작 단검으로는 저 주먹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단검으로는 안 된다.’

저지력이 부족했다.

다니엘은 단검을 회수하고 대신 암기를 꺼내 던졌다.

기사가 아니라 암살자의 전투 방법이었다.

타악!

그런데 기습으로 던져진 암기를 모르타르는 가볍게 쳐냈다.

“흠. 역시 암살자였군.”

“알고 있었나?”

“걸음걸이. 소리가 없잖아.”

“이놈이고 저놈이고.”

탈론에게도 지적받았던 바 있었다.

다니엘은 일부러 소리를 내고 다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암살자는 자신이 암살자라는 걸 들키는 순간부터 전투력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다치지 않게 제압하지는 못하겠군.”

다니엘은 새로운 무기를 꺼냈다.

열 손가락을 따라 길게 쭉 이어지는 와이어의 모습에 모르타르의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단순한 와이어는 아닐 테고 특수한 가공이 된 무기일 것이다.

주먹을 쓰는 입장에서는 상성이 굉장히 나빴다.

“네 몸뚱이를 믿지 마라. 사람의 뼈도 자르는 놈이니까.”

“직접 경고까지 해주니 너무 고마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군.”

찌이익!

모르타르는 근처에 있던 식탁의 보를 뜯어다가 주먹에 감기 시작했다.

한 겹이라면 쉽게 잘리겠지만 몇 겹을 거듭 감자 상당히 두꺼워졌다.

‘판단력이 나쁘지 않군.’

쇳덩이가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없는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다니엘은 순순히 와이어를 써줄 생각이 없었다.

살짝 튀어나와 있던 장판을 걷어차 그 파편을 모르타르를 향해 날렸다.

키릭!

동시에 다니엘의 건틀렛에서 작은 날붙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놓고 와이어를 보여줘서 거기에 집중하게 만들고는 완전히 다른 무기로 공격한 것이다.

콰직!

모르타르는 다니엘이 거리를 좁혀오자 다리를 들어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짓밟힌 판자의 한쪽이 푹 꺼지며 반대쪽이 치솟아 다니엘의 경로를 가로막았다.

서걱!

다니엘은 어쩔 수 없이 솟아오른 판자를 먼저 베어야 했다.

그사이 모르타르는 자신에게 날아온 파편을 막고 빈틈을 회복한 상태였다.

채앵!

‘이번에도 또…….’

혹시나 하고 휘둘러봤지만 모르타르는 이번에도 쉽게 다니엘의 공격을 방어해 냈다.

그리고 맨손인 모르타르에게 막힌 날붙이에서 울림이 느껴졌다.

‘진짜로 몸이 쇳덩이라도 되나?’

모르타르의 불끈불끈한 근육은 확실히 위협적이었지만 날붙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단단함은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북부인들이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이럴 리는 없었다.

‘하지만 진짜 쇳덩이라면 와이어를 경계할 리가 없다.’

다니엘은 생각을 정리했다.

상대는 극도로 단련된 신체를 지닌 자.

그리고 전투 경험이 매우 풍부하고 대응력도 뛰어났다.

덩치에 비해 속도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매우 단단했다.

어쩌면 한 번 틈을 만들어서 찔러 넣어도 의미 있는 피해를 주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대로는 부족하겠군.’

다니엘은 새로운 무기를 꺼냈다.

거듭해서 다시 무기가 추가되자 모르타르는 흥미진진한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 꺼내진 무기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음이 느껴지는 예리한 검이었다.

“어지간한 철도 베는 명검이다. 내가 가진 것 중에 제일 잘 드는 놈이지. 아까처럼 잡으려고 했다가는 손이 잘릴 거다.”

검의 정체는 아인에게서 받은 네임드 장비였다.

모르타르는 긴장된 얼굴로 검을 주시했다.

자신의 몸이 아무리 튼튼해도 어쩔 수 없는 한계는 있었고 상대는 그 한계를 능가하는 무기를 꺼냈다.

‘시간을 끄는 건 불리하다.’

모르타르는 위축되지 않고 도리어 달려들었다.

지금 결착을 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니엘 역시 모르타르를 향해 마주 덤벼들었다.

파앗!

다음 순간 다니엘은 와이어를 모르타르의 눈앞으로 던졌다.

얼굴이 닿는다면 그대로 피부가 벗겨질 것이다.

하지만 손으로 직접 당기는 게 아닌 이상 고작 그 정도에 그칠 예정이기도 했다.

그저 상대가 반사적으로 망설이거나 피하려고 빈틈을 드러내기만 해도 성공이었다.

그러나 모르타르는 와이어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두 눈을 부릅뜬 채 다니엘의 동작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주시하다가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다니엘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뻐억!

“크헉!”

자신을 후려치는 묵직한 통증에 다니엘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옷 속에 숨겨둔 경갑이 막아내지 못한 충격이 몸을 뒤흔들었다.

다니엘은 그대로 바닥을 나뒹굴었다.

“후.”

다니엘을 제압한 모르타르는 식은땀을 흘렸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정면 승부가 아닌 기습이었다면 꽤 아찔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승자는 자신이었다.

“쓰읍. 아야야, 내 얼굴이야.”

모르타르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얼굴을 덮친 와이어를 떼어냈다.

얼굴이 화끈거리며 핏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행히 제일 치명적일 수 있는 부위인 눈에는 닿지 않았다.

“이거 흉 지겠네. 어쨌든 이제 알겠지? 난 딱히 지켜줘야 할 정도로 약하지 않고, 넌 날 데려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아.”

모르타르의 말에 다니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헛구역질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와준 것과 동생의 소식을 전달해 준 건 고맙지만 이만 돌아가라고. 동생 놈 장례식 준비나 해야 하니까.”

다니엘은 한참을 엎드려 있다 통증을 참으며 말했다.

“그 장례식 준비도 도와주지.”

그 끈질긴 권유에 모르타르는 질색했다.

저 상태로도 권유라니, 근성은 있지만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뭐? 이봐, 그런 건 남이 도와줄 필요가 없…….”

모르타르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면서 도무지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끄윽! 뭐야?”

“독이다.”

“뭐?”

“안심해라. 생명에 지장이 가는 독은 아니야. 감각만 망가뜨리지. 갑자기 문 열고 쳐들어왔을 때부터 썼는데 이제야 듣다니.”

다니엘의 말에 모르타르는 경악했다.

“이런 젠장!”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으나 이미 감각이 망가진 뒤였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순간 균형 감각이 무너져 휘청거렸다.

간신히 두 다리로 몸을 지탱했지만 하마터면 한 걸음도 못 움직이고 나자빠질 뻔했다.

이 상태로는 움직이는 게 불가능했다.

“그때는 싸우기로 했을 때도 아니잖아?”

“그러면 조용히 열고 들어오든가. 적인 줄 알았다.”

“그런 이유로 남의 집에 독을…….”

“적진에 와 있는데 그 정도 경계는 해야지.”

다니엘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속이 여전히 울렁거렸지만 다행히 운신할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

반면에 모르타르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억지로 움직이려고 했다가는 그대로 넘어져서 자세가 무너질 것이다.

“이걸로 내가 더 강한 게 증명되었군.”

“큭! 알았으니까 해독제를 내놔.”

“싫다.”

“뭐?”

“그전에 주먹에 준 힘이나 빼시지. 내가 해독제를 주려고 다가가면 공격할 계획이겠지?”

다니엘의 말에 모르타르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말대로 다니엘이 가까이 다가오면 그 팔을 붙잡아서 위치를 특정하고 한 대 더 후려칠 생각이었다.

“패배를 인정하고 기사가 되겠다고 말해라. 그러면 그때 해독제를 주마.”

모르타르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독을 쓴 걸 비겁하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상대는 암살자였고 그 사실을 알고도 상대해 준 거였으니까.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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