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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영주님의 품격-113화 (113/250)

VVIP 영주님의 품격 113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13화

113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레일리는 아름답다.

남자로서 그녀에게 흑심을 품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쪽이 이상하겠지.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녀가 입장을 망각해서 날 곤란하게 만드는 걸 원치 않고, 그녀에게 강한 기반을 만들어줄 생각도 없다.

왕녀라는 신분과 마이어드 후작가라는 세력.

그녀에게 허락해 줄 수 있는 건 겨우 그 정도였다.

“당신을 따르는 귀족 세력을 만드는 건 용납하기 힘듭니다.”

재물도, 작위도 아낌없이 퍼주며 언뜻 권력에 대한 욕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나야말로 가장 권력의 화신에 가까웠다.

적어도 필요한 권력만큼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있으며 위협이 될 세력은 모두 없앤다.

레일리라고 해서 예외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혼인을 물릴 수도 없죠.”

그렇게 되면 타이온 백작가의 가신을 처리하려는 것처럼 마이어드 후작가 역시 정리해야 한다.

뭐 하러 내 왕국에 나에게 충성하지 않는 세력을 남겨둔다는 말인가?

아까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대영주 세력은 절대 작은 세력이 아니다.

하물며 하나가 아니라 그 수가 여럿이 되면 과거 크레시안 왕가가 대영주들에게 견제를 받던 것과 같은 꼴이 날 수 있다.

당장은 몰라도 전 대륙을 상대로 정복 전쟁을 원하는 나로서는 그런 일말의 불안조차 남길 수 없다.

“하지만 불안하다는 걸 억지로 참으라고 할 수도 없으니…….”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신뢰를 드려야겠군요.”

귀족들의 지지도, 강력한 기반도 가지지 못하게 하면서 그녀가 버려지지 않으리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몇 가지가 있긴 했다.

첫 번째는 총애다.

그렇지만 이건 정말 사랑해야 하는데 내 야망을 아는 레일리로서는 좀처럼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그게 불가능하니까 그녀도 내 마음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지킬 방법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두 번째는 첩을 두지 않는 것.

첫 번째의 연장선으로 아예 첩을 들이지 않겠다고 공표해 버리는 것이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발표를 하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쉽게 물릴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왕이 자신의 말을 뒤집는다고 그걸 항의하기는 어려우니 결국에는 체면만 걸린 공수표다.

그리고 세 번째는…….

“어떻게요?”

레일리의 눈이 묘하게 반짝였다.

왕녀라는 위치에 있는 그녀가 내 입에서 나올 가장 확실하고도 민망한 방법을 모를 리가 없다.

자고로 정실부인의 확고한 위치를 증명해 주는 건 지지해 주는 세력이나 왕의 총애가 아니다.

그 왕을 위협할 수 있고 모든 걸 빼앗아갈 수 있는 존재.

바로 후계자였다.

“크흠!”

레일리의 과도한 시선에 괜히 부끄러워졌다.

맨정신으로는 도무지 아이를 가지게 해주겠다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이 세계에 나름 잘 적응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것만큼은 아직 지구의 관념이 그대로 남아있는 거 같았다.

“왕녀 저하께서도 잘 아실 테니 굳이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뭔데요? 전 모르겠는데?”

레일리는 마치 미끼를 물고 잡힌 사냥감을 보듯 이미 안면에 미소가 환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내가 이 말을 해주기를 노리고 함정을 파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내가 그녀에게 제대로 약속한 게 없으니 이번 일을 이용해서 뭔가 얻으려고 한 게 아닐까?

레일리는 나를 꽤 많이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적어도 그녀가 불안하다고 말했을 때 내가 그걸 무시하지 않으리라는 건 알았을 것이다.

그게 예의든 다른 이유든 간에.

‘이거 혹시 낚인 건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바라보았으나 레일리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였다.

“로크 자작.”

“아, 예!”

레일리가 갑자기 가만히 듣고 있던 로크를 불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호출에 로크는 상당히 당황하는 눈치였다.

“자작은 알겠나요? 저에게 어떤 신뢰를 주려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로크는 정말 몰랐다.

기사로서 실력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해도 여기까지 계산해 내는 건 쉽지 않다.

로크가 기사가 된 건 어디까지나 싸움을 잘해서였지 정치를 잘해서는 아니니까.

“봐요. 자작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직접 말해 주세요. 아니면 아무것도 약속해 주지 않을 건가요?”

레일리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보는 입장에서는 측은하게 느껴지도록.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는 걸 보니 새삼 그녀 역시 영웅이라는 걸 깨달았다.

비록 1티어지만 시스템이 인정한 외교형 영웅.

책략을 획책하고 상대로부터 이득을 얻어내는 데 특화된 타입이다.

“후우.”

어쩔 수 없이 심호흡을 한 뒤 레일리의 곁에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로크가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인.”

그런데 레일리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내가 그녀를 이름으로 부르듯 그녀도 나를 이름으로 불렀다.

그 행동에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말뿐인 약속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알잖아요? 행동으로 증명해 주세요.”

천적을 눈앞에 둔 기분.

생각해 보면 첫 만남부터 휘둘린 일이 많았다.

어쩌면 나는 레일리와 상성이 나쁠지도 모르겠다.

나만 일방적으로 말이다.

‘외교형 영웅을 지금까지 너무 우습게 생각했던 게 아닐까?’

내정형 영웅은 서류 처리만 잘하는 행정 관료다.

그렇지만 영지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그들의 영향력은 분명하다.

당장 내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영지들이 돌아가는 건 내정형 영웅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투형 영웅이나 마법형 영웅들은 내전에서 언제나 쓰임이 확고하다.

마법형은 직접 전투에 나설 수도 있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외교형은?

지금까지는 외부에서 정보를 모아 오고 물자를 사는 등의 역할 정도만 해왔다.

그러나 외교형 영웅의 진짜 활용 방법은 상대에게서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해 오는 것에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레일리가 자리를 떠나고 로크는 내 피로한 기색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 나와 레일리 사이에 나누어진 대화가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음…….”

막상 그런 로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과연 기사단장으로 합당한 인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단장이 무력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단체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눈치나 정치력도 나름 갖춰야 할 텐데.

바로 앞에서 내가 레일리에게 일방적으로 농락당했음에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새삼 불안해졌다.

“왜 그러십니까?”

내 곱지 않은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로크는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상관의 심기가 불편한 정도는 알아차리는구나.

이것마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앞으로의 처우에 악영향이 있었을 텐데 다행이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마음이 가라앉자 걱정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은 아이를 낳겠다는 이야기니까.

레일리의 분위기를 봐서는 당장 허니문 베이비라도 원하는 거 같은데…….

‘아빠라고?’

결혼을 앞둔 마당에 이렇게 말하기도 그렇지만 난 아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아이가 생기는 게 나에게 그리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내 위치에서는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빠가 되어버리면…….

‘미치겠네.’

레일리와 나 사이에 감정적인 교류가 많았던 게 아니다.

그녀와의 결혼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서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에게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부모의 사랑이 왜 내리사랑이겠는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마음이 일방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뭐, 당장 아이를 낳을 것도 아니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피곤하고 정신력이 고갈되는 기분이었다.

머리를 흔들어내며 애써 이 주제를 털어냈다.

어쨌든 이걸로 이제는 혼인만 치르면 된다.

그 직후에는 파죽지세로 모든 게 이루어질 것이다.

타이온 백작가의 가신들을 정리하고 마법사 협회를 장악한 뒤 북부 연합을 공격해 왕국을 통일한다.

그러면 비로소 한 사람의 군주로서 이름을 떨칠 수 있다.

“내부 정리가 끝나면 외부로 나가야지.”

단순히 타국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때가 되면 본격적으로 사교도나 마족과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말릭의 정보를 보았을 때 나온 소속이 크로노스였던가.

그들과의 싸움도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 * *

새하얀 눈밭에 깊은 발자국이 새겨졌다.

발자국의 주인인 사내는 입김을 내뱉으며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곧 그는 원치 않게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크르르.”

새하얀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나 그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사내는 늑대를 살피며 의문을 가졌다.

집단행동에 능한 늑대가 무리를 이루지 않고 있었다.

딱히 부상은 안 보이니 낙오된 건 아닌 듯한데,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 무리에서 쫓겨난 개체일 가능성이 컸다.

당연하지만 집단 사냥과 비교했을 때 단독 사냥의 성공률은 매우 낮았다.

하물며 무리에서 쫓겨날 정도로 늙은 개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사내를 잡아먹지 못한다면 결국 이 하얀 늑대는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그걸 측은하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사내는 씩 웃으며 늑대를 반겼다.

“빈손으로 찾아가기 찝찝했는데 너라도 잡아가야 되겠다.”

늑대의 고기는 누린내가 심해서 먹을 것이 귀한 이 척박한 땅이라도 그리 환영받는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늑대의 가죽은 상당히 쓸모 있었다.

별다른 부상이 없으니 가죽의 상태도 제법 양호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늙어서 그런지 윤기가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컹!”

늑대가 먼저 움직였다.

늙은 녀석은 뒤가 없었기에 다소 무리해서 사냥에 나섰다.

사내는 피하지 않고 마주 달려들었다.

불끈!

사내의 팔 근육이 도드라지며 흉악한 핏줄이 돋아났다.

늑대는 순간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콰악!

사내는 그대로 늑대의 목에 팔을 걸고 있는 힘껏 조르기 시작했다.

늑대는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려고 했지만 그럴 틈도 없었다.

우드드득!

사내의 완력은 단숨에 늑대의 목뼈를 분지르며 녀석을 죽음으로 인도했다.

사냥을 성공적으로 끝낸 사내는 그대로 늑대를 어깨에 둘러멘 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이 나왔다.

“여! 모두 잘 지냈나?”

사내의 방문에 마을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모르타르? 너 살아있었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누가 내가 죽었다고 그랬어?”

모르타르란 이름의 사내는 마치 귀신을 보는 듯한 사람들의 반응에 당황했다.

몇 년이나 마을을 떠나고 별다른 소식이 없기야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니?

자신의 실력을 아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놀라웠다.

“마족이랑 전쟁 나가고 소식 끊겼는데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하지!”

마을 사람의 지적에도 모르타르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마족이 뭐 대단하다고. 몇 년 안 봤다고 내 실력까지 잊은 거야?”

“그럼 왜 전쟁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돌아온 거야? 전쟁은 작년에 끝났잖아.”

“아, 그게 말이지…….”

모르타르는 손을 들어 볼을 긁적였다.

마족과의 전쟁에서 모르타르는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처음에 참전할 때만 해도 그와 함께했던 영지의 군대가 도중에 모두 죽어 생존자들로만 구성된 말단 부대로 전출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부대마저 마지막 싸움에서 그를 빼고는 모두 죽으면서 그의 신분을 알아봐 줄 사람이 남지 않게 되었다.

그 때문에 전쟁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할 지경에 처하자 모르타르는 보상받을 방법을 찾느라 고생해야 했다.

그래도 그뿐만이라면 1년 넘게 걸리지는 않았을 텐데 크레시안 왕국으로 돌아가는 부대를 놓쳐 혼자서 돌아와야 했다.

덕분에 길도 모르는 먼 타국에서 몇 개의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

북부인 특유의 외모를 가진 그를 사람들이 호의적으로 대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야? 완전 개고생만 하고 빈털터리야?”

마족과의 전쟁에 자원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보수가 약속되어 있었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싸움이었기에 왕족이고 귀족이고 재물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빈털터리는 아닌데.”

모르타르는 품을 뒤져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크기는 작지만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보석들이 주머니 안에 들어있었다.

이 보석을 내다 팔면 평생 부유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돈은 제대로 챙겼네.”

“당연하지. 내가 어디 가서 떼먹힐 사람은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 어쨌든 살아있어서 다행이네. 그때 전쟁에 나가서 돌아온 놈이 없으니까 완전히 다 죽은 줄로만 알았거든.”

상황을 알게 된 마을 사람은 모르타르를 환영해 주었다.

“너무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야.”

“늦지 않다니?”

모르타르는 그 말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널 찾아온 사람이 있거든.”

“나를?”

모르타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몇 년이나 전쟁에 나가 있던 자신을 찾을 사람이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더욱.

“집으로 돌아가 봐. 마땅히 묵을 곳이 없어서 일단 네 빈집을 내줬거든.”

자신의 집을 비었다고 표현하는 말에 모르타르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에게는 가족이 한 명 있었기 때문이다.

“내 동생은?”

동생에 대해서 묻자 마을 사람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반응에서 모르타르는 동생이 어떻게 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자신만 못하기는 해도 동생 역시 뛰어난 전사였기 때문이다.

마족과의 전쟁에 나섰던 것도 아닌데 동생이 갑자기 죽었다는 건 믿기지 않았다.

기껏 동생에게 주려고 잡아온 늑대가 무용해지는 순간이었다.

“그 녀석에 대한 것도 그 사람한테 들어.”

동생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이라는 이야기.

모르타르는 늑대를 내던지고 서둘러 집으로 뛰어갔다.

쾅!

문짝이 충격에 부서질 듯이 흔들렸지만 모르타르는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못했다.

그와 동생이 머물던 집에는 웬 낯선 남자가 있었다.

멀끔한 인상에 젊지만 잘 벼려진 칼날 같은 기세.

모르타르는 한눈에 상대가 단련된 인물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남자는 모르타르의 등장에 슬쩍 검에 손을 가져다 댔다.

“누구냐?”

“내가 모르타르다. 당신은 누구지? 내 동생은 어떻게 되었고?”

“모르타르라고? 이미 죽었다고 들었는데?”

“살아있으니까 여기 있는 거잖아!”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찌 된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눈앞의 모르타르가 연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 살아있다면 된 거지.”

잠깐 쉬었다가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떠나기 전에 만나서 다행이었다.

“내 이름은 다니엘. 나의 주인이신 네패스 백작 각하의 명령으로 당신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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