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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영주님의 품격-80화 (80/250)

VVIP 영주님의 품격 80화

VVIP 영주님의 품격 80화

80화

울분이 섞인 한탄에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원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귀족들과 엮이지 않은 마법사는 없었다.

마법사란 고급 인력이며 전쟁에서는 기사보다도 가치가 높다.

그러나 중립의 원칙 때문에 영주들은 마법사보단 기사들을 우대하기 마련이었다.

물론 협회를 관두고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한 마법사라면 다르겠지만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마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스승의 존재나 협회에 있는 비전 마법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 도움 없이 혼자 설 수 있는 마법사는 극히 드물었다.

이 때문에 마법사는 기사와 비교하면 빈약한 처우를 피할 수 없었다.

“그건 협회의 원칙에 반하는 말이오. 우리는 권력 집단이 아니라 인류를 위해 힘과 지혜를 쓰는 자들인데.”

“힘이 없는 정의를 말할 셈이라면 그만두게. 그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고 어떤 희생을 겪게 되었는지 잊은 건 아닐 테지?”

“그래서 지금 사태를 방관하자는 건가?”

“그것이 협회를 위한 것이라면.”

원로끼리의 거듭되는 논쟁에 벨로스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모두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리라 여겼건만 플레턴과 아인의 편을 들어주는 원로도 적지 않았다.

아인의 존재를 놓고 협회가 분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들 그만두게.”

원로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며 험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때 플레턴이 원로들의 다툼을 말리고 나섰다.

벨로스는 그런 플레턴의 행동에 의문을 가졌다.

이 상황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 바로 플레턴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마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플레턴이 원래 목적을 상기시키자 원로들은 아차 하는 심정이 들었다.

지금 원로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마족의 출현이라는 중대한 사태 때문이었다.

다행히 그 마족이 토벌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것이 그저 어느 마족이 깜짝 나타난 단발성 소동에 불과할지, 다른 마족들과 치밀하게 계획한 거대한 서막인지를 알아봐야 했으니까.

“화제를 바꿔서 이 이야기를 묻을 셈이냐?”

그러나 벨로스는 그런 플레턴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족과 연관된 일이라면 협회의 역량이 총동원될 테고 원로들도 직접 나서야만 했다.

그렇게 되면 언제 다시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협회의 분열을 바라지 않을 뿐이다.”

플레턴은 건조한 목소리로 답하며 벨로스를 노려보았다.

벨로스에게는 기가 막힌 일이었다.

이번 문제의 원흉이 플레턴이었으니까.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인 네가 할 소리냐?”

“벨로스. 난 언제나 협회의 편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거다.”

“네가 원하는 형태의 협회 편이겠지! 넌 협회를 네 입맛대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벨로스의 지적에 플레턴은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벨로스, 아직도 모르겠느냐?”

“무엇을?”

“세상은 바뀌고 있다.”

인류의 운명을 걸고 시작된 마족과의 전쟁과 협회장으로 추앙받던 영웅 에이든의 죽음.

그리고 전쟁이 끝나기 무섭게 거듭해서 이어진 내전.

플레턴은 여전히 과거와 같은 마음으로 협회를 유지하려는 벨로스에게 경고했다.

“지금의 협회로는 다음 세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웃기는 소리! 우리는 마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더구나 내전에서 우리는 중립이야! 힘을 키우면 키웠지 우리의 위협이 될 일은 없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플레턴은 원로들을 쭉 둘러봤다.

제법 오랜 시간 원로 자리에 앉아 있는 플레턴이지만 이 자리에 있는 원로 중 많은 이들이 낯설었다.

기존의 원로 대부분이 마족과의 전쟁에서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체된 이들은 이전 원로들과 대등한가?

전투에서는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전투 외에 있어서 이름을 떨치는 원로는 극히 드물었다.

벨로스조차 마족을 죽였던 공을 높이 인정받아 이 자리에 온 것이었으니까.

분명 협회가 강해진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부작용으로 협회는 이미 힘을 숭상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원로 중에 비전 마법의 연구에 매진하는 원로가 몇이나 되지? 아니면 전투에 쓰이지 않는 비전 마법을 가진 원로는 몇 명이고?”

“그게 어쨌단 것이냐?”

“무력 집단이 되어버린 협회가 다음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여기는 건 아니겠지?”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힘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다.

플레턴도 이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중립을 말하던 이들이 계속해서 힘을 키워나가는데 귀족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까?

플레턴이 아는 한 귀족들은 절대 그렇게 무른 존재가 아니었다.

내전을 평정하는 자는 결국 패도를 걷는 사람일 수밖에 없고, 패왕이 자신에게 위협이 될 세력을 남겨둘 리 없었으니까.

내전이 끝나고 나면 마법사 협회는 의도와 무관하게 패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뒷일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협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돌아가야 하지만 그건 아무도 바라지 않겠지. 마족과의 싸움을 겪으며 우리는 이미 힘에 취했다.”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협회의 변화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플레턴은 이를 거스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우리의 존재를 용인해 줄 강력한 힘의 아래에 서야 협회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다. 과거의 정체성을 찾는 건 이후의 문제지.”

“말도 안 되는 소리!”

벨로스는 플레턴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다.

마법사 협회는 줄곧 중립이었다.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오직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정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집단.

귀족들의 더러운 투쟁에서 벗어나 지식과 지혜를 전하는 도서관 같은 존재.

“네가 말하는 그건 협회가 아니다. 선배들의 정신도 아니지. 게다가 네 말은 그냥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해.”

“역사가 그랬다. 우리의 자율성이라도 지켜내려면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 마침 상대가 뛰어난 마법사라면 더할 나위 없지.”

플레턴과 벨로스가 시선을 맞부딪쳤다.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음을 인지했다.

두 사람이 가진 견해의 차이는 결코 좁혀질 수 없었다.

“흥!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두고 보면 알게 될 테지.”

그날 협회 본부의 분위기는 내내 살얼음판과 같았다.

* * *

“그럼 이렇게 진행하는 것으로 하지.”

동부 원정이 끝나고 두 달이 지났다.

동부의 안정화에 걸린 시간은 남부 안정화 때보다 몇 배는 더 길었다.

남부와 달리 동부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침략자의 처지에서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동부의 사정에 능한 이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기존 동부 영주들은 모두 대영주들에게 목이 떨어진 상태라서 쉽지 않았다.

그래도 찾아보자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운 좋게 살아남은 영주가 있거나 영주는 아니더라도 식솔이나 가신들을 하나씩 찾아낼 수 있었다.

그들이 예전과 같은 높은 위치로 돌아갈 수 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다시 귀족다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들은 크게 반기며 남부 연합에 협조해 주었다.

‘동부의 마법사 협회를 쓸 수 있었다면 훨씬 편했을 텐데.’

사실 지난 두 달은 이들을 찾고 설득하는 데 걸린 시간이라 봐도 좋았다.

마법사 협회를 이용한다면 빠르게 해낼 수 있었겠지만, 이는 엄연히 내전에 개입하는 행위.

마법사 협회는 남부 연합의 요청을 거부했고 우리는 동부를 이 잡듯이 뒤져야만 했다.

‘하다못해 남작가였을 때도 협회와 커넥션 정도는 있었는데.’

베르타가 협회를 이용해 용병들을 모았던 일은 지금까지 동부에서 한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우리의 연고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렇게 애를 먹으니 무척이나 아쉬웠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함께 작업을 마친 젊은 행정가가 내 옆에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네일 델포드.

그는 이번에 동부에서 새로 영입한 내정형 영웅이었다.

대영주들에게 멸망한 어느 귀족 가문의 후계자로 내전이 아니었다면 영주가 되었을 사람이다.

엄격했던 그의 아버지는 후계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해두었다.

그 증거가 바로 영웅 정보에 표시된 등급.

네일은 고티어의 기준점인 3티어 영웅이었다.

‘네일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더 고생했겠지.’

네일은 동부의 사정과 살아남은 귀족들에 대해 제법 많이 알고 있었다.

이에 나는 네일을 영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당장 준남작의 작위를 약속한 것만 해도 그렇다.

이제 막 영입한 상대에게 준남작 자리를 준다는 게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3티어 영웅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실제로 그리 긴 시간도 아닌데 네일은 자신의 유능함을 입증해 보였다.

네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안정화에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대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났군.”

이는 다른 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작위를 준다고 약속은 했는데 동부가 정리되지 않아서 시일이 계속 미뤄지고 있었으니까.

최소한의 준비가 갖춰진 지금에야 간신히 기사들을 챙겨줄 여유가 생겼다.

“한데 영주님.”

네일은 정리된 문서를 보고는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정말 이대로 작위와 포상을 내리시겠습니까?”

“문제라도 있나?”

“영주님께서 가져가시는 게 너무 적습니다.”

동부 원정에서 내 활약은 독보적이었고 더구나 난 남부 연합의 숨겨진 수장이었다.

모두가 내가 동부의 영토 대부분을 가지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리 많은 영토를 요구하지 않은 데다 그나마 손에 쥘 것도 작위와 함께 다시 뿌려버렸다.

“아랫사람을 챙겨주는 건 좋지만 충성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영주님께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들의 충성도 변할지 모릅니다.”

네일의 의심은 합리적이었다.

당장은 내 명성과 힘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좋지 않은 생각이 드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내 권위의 문제였다.

“작위는 둘이나 셋만 내리셔도 충분할 겁니다. 이 숫자는 과합니다.”

“준남작.”

내 호명에 네일은 흠칫하더니 급히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딱히 사과할 일은 아니었다.

실제로 네일의 말은 옳았으니까.

그러나 그건 나에게만은 예외였다.

“준남작의 말이 틀리지는 않아. 하지만 한 가지를 놓치고 있군. 동부는 기존 내 영지에서 너무 멀어.”

네일은 내 말에 의아해하다 표정을 굳혔다.

내가 동부보다 중부의 땅을 원한다는 숨겨져 있는 속뜻을 파악한 것이다.

역시나 3티어 내정형 영웅.

내정형은 외교형보다는 모략 같은 것에 약하지만 그렇다 한들 비상한 머리를 갖고 있었다.

“이번에 난 연합에 많은 것을 양보해 줬지. 다음엔 연합이 나에게 양보할 차례야.”

“그렇군요.”

국가의 수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애초에 수도를 선정하는 조건이 그 왕국에서 가장 통제가 쉽고 발전이 좋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크레시안 왕국의 수도는 중부에 있었고 난 그런 중부의 땅을 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아예 동부를 포기하고 중부를 통째로 받는 쪽이 낫지 않습니까?”

“크레시안 왕국은 대륙 전체에서 보자면 서쪽에 치우쳐 있지.”

이어지는 설명에 네일의 눈동자가 경련하기 시작했다.

뜬금없이 대륙을 기준으로 꺼낸 말이 내 야망을 드러내는 것임을 이해한 것이다.

“동부는 대륙 진출의 교두보를 위해 꼭 손에 넣어야 했어.”

네패스 가문이 있는 남부는 교두보로 삼기에는 위치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중부에서 동부 그리고 대륙 진출로 이어지는 거대한 통로.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이었다.

“대체 어디까지 보고 계십니까?”

네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에 난 플레턴 때와 같은 대답을 했다.

“정점.”

* * *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 때 나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탈론.”

나의 앞에 드래고니안 한 명이 무릎을 꿇었다.

탈론.

4티어 전투형 영웅이자 활을 다루는 이색적인 영웅.

마이어드 후작의 용병이었다가 나에게서 원수에 대한 정보를 얻고 탈영한 그는 자신의 원수를 갚고 약속대로 다시 나를 찾아왔다.

나로서는 꿈에도 그리던 4티어 영웅이었다.

릴리아나, 루시우스, 다니엘까지.

모두 잠재력은 좋았지만, 그들은 아직 너무 젊었다.

카이로스 백작이 자랑하던 삼기사의 수준에 이르는 데만 해도 성장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탈론은 현재 딱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상태였다.

“원수는 잘 갚았나?”

“영주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잘됐군. 조만간 큰 자리가 있을 예정이다. 그때 서임식을 진행하도록 하지.”

탈론의 기사 서임식은 기사들에게 작위를 내릴 때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기사로서 필요한 것들을 배우도록.”

탈론의 곁에 기사 한 사람을 붙여주었다.

처음부터 기사가 되기 위해 훈련받아 온 이들과 달리 출신 신분이 낮은 이들은 기사가 되는 데 필요한 예절이라거나 전술 등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물론 궁수인 탈론에게 칼을 주거나 지휘를 맡길 생각은 없으나 적어도 이해는 하고 있어야 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탈론을 받아들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부 연합의 영주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동부를 얻어내고 안정화까지 성공한 것에 영주들은 크게 고무되어 있었다.

레일리 왕녀로 인해 우려되었던 대영주들의 연합을 사전에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전황은 어떻지?”

“설명드리겠습니다.”

게일 남작에게 다른 지역의 상황을 묻자 상세한 보고를 시작했다.

중부는 타이온 백작이라는 대영주가 친왕실파 귀족들을 쓸어버리며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타이온 백작의 피해도 적지 않았고 잔당도 남아 중부를 장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서부는 드디어 진전을 보였다.

지지부진하던 싸움을 이어오던 두 대영주가 마침내 결착을 본 것이다.

그러나 기껏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남아 있는 영주들 탓에 기를 펴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리고 새롭게 북부의 소식이 들어왔다.

전선이 길어지는 것을 우려해 북부는 현재 침공 대상에서 제외였지만 상황은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덕분에 의외의 정보를 들었다.

북부가 특정 집단이 아니라 여러 집단이 모인 연합으로 묶였다는 걸.

“그게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북부의 두 대영주를 중심으로 북부 연합이 결성되었습니다.”

“곤란해졌군.”

역시 동부 안정화에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왕국의 경제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만큼 영주들도 내전을 끝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 결과 북부에서 대영주들이 서로 손을 잡은 북부 연합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중부 침공에 차질이 없어야 할 텐데.”

연합의 목표는 이미 중부로 정해져 있었다.

타이온 백작에 의해서 중부가 온전한 하나가 되기 전에 제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부를 손에 넣어야 서부나 북부의 공략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작님. 한 가지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그게 뭐지?”

게일 남작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마이어드 후작 각하의 건강이 많이 악화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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