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 영주님의 품격 19화
VVIP 영주님의 품격 19화
19화
‘이게 대체 뭐야?’
장남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분명 흩어졌다던 적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그러나 그 의문에 대해 돌아온 답은 친절한 설명이 아니라 차가운 날붙이였다.
“쳐라!”
“우와아아!”
거센 함성 소리와 함께 적들이 노도와 같은 기세로 몰려들었다.
새카만 어둠 속에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할 수 없는 적.
‘대체 몇 명이야?’
이번 특공 작전에 투입된 도미닉 남작가의 병력은 정예 50명이었다.
이보다 더 많은 숫자를 빼내기에는 왈트 자작가를 완전히 믿을 수 없었고, 은밀히 돌아간다는 조건에도 맞지 않았기에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렇기에 상대의 본대와 마주친 상황은 최악이었다.
하물며 산행을 통해 체력까지 빠진 상황에서는 더욱더.
* * *
난 도미닉 남작가에서 200여 명의 군세가 출정했다는 이야기가 들어왔을 때 확신을 얻었다.
“도미닉 남작이 떡밥을 물었군.”
징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지의 총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150명을 끌고 나온 상태.
상대는 우리 영지가 사실상 빈집이라는 걸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을 알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병력이 나온 이상 상대는 대응을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를 위협해서 돌려보내거나 싸워서 이길 생각이라면 당연히 압도적인 숫자의 병력을 데리고 나올 것이다.
적게 잡아도 400명이고 많게는 징집병까지 동원하여 600명 이상이 나와야 맞다.
그런데 별 차이 없이 애매하게 많은 숫자만 보낸다는 건 우리가 도망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였다.
그러면 그 이유는 뭘까?
당연히 비어버린 후방을 노리기 위해서다.
“계획대로 병력을 나눈다.”
나는 곧장 병력을 둘로 나눴다.
마법사 협회를 찾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를 수 있는 최대한의 정예들을 선별한 그룹 하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들로 모인 그룹 하나.
일단 그렇게 나누기는 했지만, 그룹 단위가 아니라 잘게 쪼개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첩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였다.
여럿으로 나눠서 흩어지기 시작하면 감시할 수 있는 눈이 부족해지니까.
결국 첩자들은 우리가 흩어진 것까지만 파악했지, 그중 일부가 다른 곳으로 향한 걸 알아내지 못했다.
“아니, 안 싸운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나?”
선별한 그룹에 해당하게 된 라이언이 불평을 꺼냈다.
그러나 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기사들이나 용병들, 병사들 중에서도 고른 정예들.
150명 중에서 고작 50명만 전투에 참가할 예정이고 대부분은 그대로 흩어져서 철수를 시작했다.
그들은 영지로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전 싸우지 않습니까?”
“비싼 돈을 들였으니까.”
“끄윽! 내가 여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상대가 침투해 올 경로는 뻔했다.
아무리 산을 타더라도 너무 험한 곳을 고를 수는 없을 테니까.
또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는 휴식을 한 번쯤 취해야 하니 상대가 가장 약할 때가 어느 때인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결정적인 건 마나 파장이었다.
“이쪽으로 오고 있군.”
보안에서 극심한 취약점을 안고 있는 마나 파장을 통해 상대 특공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상대는 주변에 아무 적도 없으리라 생각하고 사용한 것이겠지만 그게 실수였다.
결국, 우리는 상대가 가장 체력이 부족할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정확하게 기습할 수 있었다.
“쳐라!”
당연히 상대 역시 고르고 고른 정예였겠지만 맞상대는 되지 못했다.
날이 어두워졌기에 이쪽이 몇 명이나 되는지도 모르고, 기습을 당해서 당황한 데다 거기에 체력마저 떨어져 있다.
머릿수가 비슷하다는 것 빼고는 모든 점에서 우리가 유리하니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이쪽이 질이 좀 더 좋아.’
7명뿐이지만 기사들 전원을 데려왔다.
더구나 그 기사들에게 영광의 검을 하나씩 줬으니 아주 날아다니고 있었다.
‘물론 마법사도 이쪽이 낫지.’
난 상대가 공격받은 소식을 전하지 못하도록 마나 블래스트로 상대 마법사를 먼저 습격했다.
아까부터 겁 없이 마나 파장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어둠 속에서도 마법사가 누구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콰앙!
“커헉!”
내 기습에 일격을 먹은 마법사는 괴성과 함께 산비탈을 굴러떨어졌다.
즉사할 위력은 아니었지만, 전투에 복귀하지 못할 건 분명했다.
운이 나쁘면 저것으로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첫 살인이다.
하지만 직접 무기를 휘두르고 싸우는 백병전이 아니라 멀리서 마법을 날려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마법사를 해치웠다!”
난 크게 한 번 소리치고 뒤이어 다음 상대를 노리고 공격을 날렸다.
기습을 당한 상황이라 도미닉 남작가의 특공대는 일단 뭉쳐서 방어 태세를 갖췄다.
마법사를 상대로 가장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한 번에 상대하기 좋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어떻게 참겠는가?
‘크게 한 방!’
마나 가속을 통해 단 한 번의 공격에 가할 수 있는 최대 위력을 담았다.
굳이 여력을 남기지는 않았다.
지금 주변에는 아군이 충분했으니까.
“저기 있는 마법사부터 처리해!”
도미닉 남작가 쪽에서 마법사인 내 존재를 꿰뚫어 본 기사가 나왔지만 한참 늦은 대응이었다.
폭풍을 연상시키는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일대를 뒤흔들었다.
* * *
“피해는 어떻지?”
전투는 순식간에 끝났다.
양쪽 다 은밀함을 위해서 많은 수가 움직이지는 못했고 그런 와중에 전투 양상이 일방적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대승입니다. 사망자는 없고 부상자가 몇 명 나왔습니다.”
하지만 피해가 아예 없을 순 없었다.
빅터가 지금 알려주는 부상자는 작은 부상이 아니라 다음 전투에 참가하기 힘든 중상을 말하는 거였다.
“적들은?”
“포로가 서른둘, 나머지는 모두 죽었습니다.”
“마법사는 확보했나?”
“그렇습니다.”
다행히 마법사는 운이 나쁘지 않았는지 목숨을 부지한 상태였다.
난 포로로 잡힌 이들을 살폈다.
그런데 마법사가 제일 귀한 포로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의외의 인물이 한 명 끼어 있었다.
“도미닉 남작의 장남이라고?”
“본인 주장으로는 그렇습니다. 베르타 경께서 보내주신 이웃 귀족들의 초상화와도 닮은 거 같습니다.”
복장부터 평범한 기사와는 다른 녀석이었다.
실력이 별로여서 그런지 영웅 정보가 뜨지 않는 게 아쉬웠다.
그러면 쉽게 확인할 텐데.
“당신이 네패스 남작이오?”
사로잡힌 녀석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난 도미닉 남작가의 후계자…….”
“관심 없다.”
“뭐라고?”
“그대가 누구인지는 관심 없다고.”
이것이 내전이 아니라 영지전이었다면 그냥 몸값을 받고 풀어주면 되었을 거다.
하지만 내전은 영지전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쪽은 확실하게 멸망해야만 한다.
그나마 바이든 남작가처럼 뒷배에 대영주 세력을 두고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도미닉 남작가에는 그런 뒷배가 없었다.
“네 선택지는 딱 두 개다. 너희 가문의 정보를 팔아서 목숨을 구할 건지 여기서 죽을 건지.”
“그, 그 무슨! 나는 귀족이오! 그것도 영주 가문의 후계자란 말이오.”
나는 라이언에게 신호를 보냈다.
네패스 남작가에는 딱히 고문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라이언은 귀족 도련님들의 천적이었다.
대충 어루만져 주기만 해도 입이 열릴 것이다.
뭐, 안 열려도 사실 아쉬울 건 없고.
“피차 힘들게 하지 말고 바로 입을 엽시다, 귀족 나리.”
“이놈이 감히 누구 몸에 손을…….”
퍽!
라이언은 상대의 복부에 깔끔하게 주먹을 꽂아 넣었다.
단검만 쓴다고 해서 라이언이 딱히 근력이 약한 건 아니었다.
“꺼걱! 컥!”
“서로 편해지잔 말입니다. 네?”
뒤이어 무자비한 폭력이 이어졌다.
“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느냐!”
“그분이 누군 줄 알고 감히!”
같이 사로잡힌 도미닉 남작가의 기사들이 노발대발하며 난리를 피웠다.
“이놈이 누군데?”
난 기사들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네패스 남작! 명예를 지키시오!”
“맞소! 어찌 항복한 이에게 이리 무도하게 대할 수 있소?”
기가 막힌 말이었다.
입장이 반대였더라도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물론 내가 유인해 낸 것이기는 하지만 내세울 명분은 없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당한 쪽이 잘못이니까.
“머저리 같은 놈들이군. 너희는 아직도 너희가 기사라고 생각하나?”
“무슨 말이오?”
난 어리둥절해하는 도미닉 남작가의 기사를 향해 설명했다.
“너희는 내 영지를 습격하러 온 도적놈들이다. 당연히 도적에게 맞는 처분이 있을 뿐이지.”
“말도 안 되오! 우리가 왜 도적이오?”
“너희가 기사라는 걸 증명해 주는 사람이 누구냐?”
“나의 주군이신 도미닉 남작님이오.”
“내가 그대를 기사로 대우해 줄 이유가 있느냐 묻는 거다.”
“이 왕국의 법이 그렇소!”
크레시안 왕국의 법이라는 말에 정말 눈치 없는 기사라고 생각하며 조소를 흘렸다.
그 법을 집행하는 게 누구인데?
“왕족이 없는 왕국의 법 말인가? 그걸 하소연한다면 누가 들어주지? 대영주들이 들어줄까?”
내전과 영지전은 다르다.
영지전은 정해진 규율에 따라 법의 아래에서 진행되는 싸움이다.
그러나 내전에는 법이 없다.
승자인 내가 도적이라고 하면 이들은 그냥 도적이 되는 것이다.
“빅터 경.”
“예.”
“사로잡은 도적은 어떻게 처벌하지?”
“그야 목을 치는 게 기본입니다. 아니면 노예로 만들기도 합니다만.”
“기사를 노예로 만들었다가 들고 일어나면 곤란하겠지.”
“맞습니다.”
실력 있는 자일수록 노예로 쓰지 않는 법이다.
노예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뒷감당이 안 되니까.
“그럼 살려둘 이유가 없군.”
그대로 다 죽이겠다는 말에 그제야 도미닉 남작가의 기사들도 상황을 파악했는지 표정이 심각해졌다.
“죄다 베어버려라.”
“사, 살려주십시오!”
눈치를 살피던 기사 한 명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내 영지를 공격하려 한 주제에 자비를 베풀어달라?”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럼 나도 명령을 내릴 테니 순순히 죽어라.”
“남작님을 따르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죽음을 앞둔 기사들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웅 정보로 기사들을 살폈다.
크게 쓸모 있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사로잡혔다고 주군을 배신할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키지 않고.
하지만.
‘기사를 키울 여력도 없는 처지인데.’
현재 네패스 남작가는 제대로 된 기사단이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외부 영입을 해야 한다.
게다가 영입하지 못하더라도 이들을 쉽게 죽일 수는 없었다.
나는 도미닉 남작가를 집어삼킬 계획인데 그곳을 잘 아는 이들이 필요하니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잡아서 가두고 나중에 결정하자. 아, 우리 영지에 감옥이 있던가?”
“쓰지 않는 지하실을 비우면 될 거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고 정리하자고.”
그렇게 내 첫 번째 전투가 마무리되었다.
* * *
“뭐가 어떻게 되었다고?”
도미닉 남작은 소식을 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네패스 남작가의 뒤를 치기 위해 나섰던 병력에 포함되어 있던 마법사와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에는 거리가 멀어져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네패스 남작령에서 포로로 사로잡힌 장남과 기사들이 목격된 것이다.
“네패스 남작에게 당한 거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차남도 이 뜻밖의 소식에 당황했다.
후계자였던 장남이 사라진 건 좋지만 상대에게 잡힌 건 여러모로 문제가 컸다.
더구나 장남이 사로잡힌 계획을 낸 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마법사가 아무 연락도 못 하고 당한 거로 봤을 때 기습을 당한 거 같습니다.”
“말도 안 돼!”
한 기사가 의견을 내놓자 차남은 발끈하며 소리쳤다.
이는 자신의 계획이 상대에게 읽혔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잡힌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적들의 본대는 자신들의 눈이 닿던 곳에 있었으니까.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병력이 나타날 수는 없었다.
“다른 병력이 더 있었나?”
“알려진 바에 의하면 없습니다. 네패스 남작가는 가진 전 병력을 동원했습니다.”
“그럼 대체 누구랑 싸워서 잡혔단 소리냐?”
“흩어졌던 네패스 남작과 기사들의 복귀가 많이 늦은 편이었다고 하니 아마 철수하면서…….”
결국, 나오는 대답은 하나였다.
상대는 자신들이 산을 넘어 병력을 보낼 걸 알고 퇴각하는 척 기습했다는 것.
그러나 ‘어떻게?’라는 의문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들은 숨겨진 통로를 이용해서 나갔으니까.
영지민들조차 산으로 돌아간 병력의 존재는 모를 텐데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의문이었다.
* * *
“네패스 남작은 어떻게 되었나요?”
레일리 왕녀의 물음에 바이든 남작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도대체 웬 영문 모를 짓을 하나 했는데 결과를 놓고 보니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
“도미닉 남작가와의 첫 전투에서 승리했습니다. 장남을 비롯해 포로들을 얻었다고 합니다.”
“피해는요?”
“극히 미미하거나 아예 없을 겁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이든 남작도 알 수 없었다.
첩자들이 보낸 정보에 의하면 네패스 남작가의 군대는 흩어져서 철수해 버렸으니까.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갑자기 도미닉 남작가의 장남이 붙잡혀 버렸다.
출정한 사실조차 몰랐던 상대가.
“아무래도 도미닉 남작 쪽에서 기습하려다가 당한 거 같습니다.”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으니 추측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결과가 나온 덕에 추측이 어렵지는 않았다.
도미닉 남작가의 장남이 산을 돌아서 후방으로 병력을 이끌다가 잡혔다는 것.
그것만이 이 뜬금없는 상황을 이해시켜 줄 수 있었다.
“도미닉 남작이 어떻게 나올지 모두 예상하고 움직인 거 같네요.”
추측을 전해 들은 레일리 왕녀는 네패스 남작의 용병술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뭘 얻었죠?”
네패스 남작이 첫 승전보를 올리는 동안 바이든 남작가는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왈트 자작가가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도리어 자신들을 견제하고 있었으니까.
동맹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에서 도미닉 남작가와 왈트 자작가 사이에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중 밀약에 당한 것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그래도 나쁜 상황은 아니네요. 네패스 남작 덕분에 도미닉 남작가의 세력이 조금 약해졌으니.”
정확히 어느 정도의 피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미닉 남작가의 피해가 큰 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조금의 손실도 뼈아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후계자가 잡혔으니 사기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를 이용해 왈트 자작을 충동질한다면 그가 도미닉 남작가를 공격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예상과 벗어났을 테니 다시 왈트 자작을 자극해 보세요. 약조를 지키라고.”
“알겠습니다.”
바이든 남작이 자리를 떠나자 레일리 왕녀는 다시 지도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지도에 나와 있는 네패스 남작령에서 한참이나 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