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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영주님의 품격-8화 (8/250)

VVIP 영주님의 품격 8화

VVIP 영주님의 품격 8화

8화

* * *

“공자님, 이번 일은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용병이 급하다고 해도…….”

“나도 알아.”

라이언을 비롯해 몇몇 용병들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기사들에게 불만이 생긴 상황이다.

그들은 패배한 것도 문제였지만 애초에 내가 처음 보는 용병인 라이언의 승리를 예상함으로써 신뢰조차 잃은 셈이었다.

자신들을 믿지 않는 주군에게 기사들이 충성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지금쯤 내가 이러려고 기사가 되었나 자괴감을 느끼겠지.”

“망측하지만 그렇습니다.”

빅터는 내가 기사들을 직접 찾아가서 내 뜻을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기를 바라는 듯했다.

확실히 진솔하게 터놓고 따라와 달라고 하는 게 나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위로는 되어줄지 몰라도 낮아진 충성심을 되돌리기에는 부족한 방법이었다.

자고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플러스알파였으니까.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지.”

[VVIP 전용 주간 퀘스트를 개방합니다.]

일일 퀘스트의 보상이 그토록 좋았는데 주간 퀘스트가 그보다 못할 리 없다.

그리고 마침 이 주간 퀘스트의 목록에는 기사들의 마음과 충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물건이 들어 있었다.

“빅터 경. 대장간이 어디 있지?”

“갑자기 대장간은 왜 찾으십니까?”

“그야 만들어야 될 게 있으니까.”

절대군주에서 영웅의 육성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티어를 높여서 종합적인 능력치와 잠재력을 높이는 것.

두 번째는 훈련이나 전투를 통해서 새로운 스킬을 얻거나 기존 스킬의 등급을 올리는 것.

마지막 세 번째는 영웅에게 좋은 장비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세 번째 좋은 장비를 주는 방법은 유저 입장에서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장비를 상점에서 사는 게 아니라 유저가 직접 만들어야 했으니까.’

절대군주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무기 같은 건 장비로 취급하지 않았다.

영웅이 아닌 이에게선 영웅 정보를 볼 수 없듯이 장비라는 것도 인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면 장비라 부를 수도 없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해 절대군주에서 장비라 취급받는 것들은 모두 명품이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의 상등품이란 소리였다.

“어이쿠, 어서 오십시오.”

대장간에 들어서자 우두머리 장인이 나서서 나를 맞이했다.

대장간의 환경은 썩 좋지 않았다.

규모도 그리 크지 않고 장인이라고 있는 이들도 대여섯 명이 전부였다.

현대처럼 자동화 공정이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 이들이 생산하는 양이라는 건 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사들만 챙겨주기에는 충분하지.’

난 주간 퀘스트를 깨는 과정에서 얻은 장비의 도안을 대장장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절대군주에서 장비 제작을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했다.

대장간 개발, 장비 도안 입수, 재료 충족.

그래도 명색이 영주 가문이라고 네패스 남작가에는 대장간이 이미 존재했고, 도안은 주간 퀘스트로 입수한 상태.

마지막 문제는 재료였다.

원래는 이 재료를 구하려면 레이드를 뛰거나 광산을 개발해야 하는데.

‘설마 상점에서 이 재료를 팔 줄이야.’

VVIP 시스템에는 보주 상점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필요한 재료를 팔고 있었다.

땅 파서 하나하나 구해야 했던 전략 게임 시절과 비교하면 P2W는 이토록 쉬운 것이다.

정말 돈은 최고…….

움찔!

난 손으로 내 뺨을 긁적였다.

또 때릴 뻔했다.

“만들 수 있겠나? 모두 일곱 자루가 필요한데.”

“도안이 있다고 해도 처음 만드는 것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겁니다. 시간을 좀 넉넉히 주십시오. 한 열흘 정도면 됩니다.”

“거기서 하루를 단축할 때마다 한 명당 100라페를 주도록 하지.”

“공자님?”

빅터가 당황해서 나를 불렀다.

직접 재정을 관리하는 위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빅터가 영지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다.

용병들을 고용하겠다고 가문의 물건들도 팔아치우는 처지에 뜬금없이 포상을 주겠다고 하니 놀랄 만도 했다.

‘나도 돈 없는 거 알아. 하지만 그래도 영주 가문이잖아.’

빚도 재산이라고 영주 가문이 빚을 내겠다는데 그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행정관 베르타가 이 소식을 들으면 피를 토할지도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100라페라는 말에 장인들의 귀가 팔랑거렸다.

그렇게 기사들에게 줄 선물이 준비되었다.

* * *

네패스 남작가의 기사단 분위기는 최근 들어 최악이 되어버렸다.

피의 연회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죽고 대부분 전선에 나가 있지 않던 이들만 남은 시점에서 이미 한 차례 문제를 예상할 수는 있었다.

머릿수뿐 아니라 질도 큰 폭으로 떨어졌으니.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기사였고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이 있었다.

설마 추후 주군이 될 아인으로부터 용병보다 못할 거라 여겨진 건 큰 충격이었다.

결과도 그대로 나온 건 더 문제였지만.

“공자님도 너무하시지.”

설령 정말 자신들이 질 것이었어도 그 순간에는 기사들의 편을 들었어야 했다.

외부의 용병들뿐 아니라 영지의 병사들까지 모두 지켜보고 있는 장소였으니까.

기사의 역할이 그 병사들을 이끌고 전쟁에 나서는 것임을 고려하면 병사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의 축소를 불러오는 것이기도 했다.

“그 용병 놈을 고용까지 하시다니.”

“그런 무례한 놈은 죽였어야지.”

용병이 터너에게 무례를 범한 것.

화가 나지만 못 배워먹은 놈이니까 그럴 수 있다.

따끔하게 응징 좀 해주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 용병은 무려 아인을 향해 단검을 던지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

맞출 생각이 없고 실제로 맞지도 않았지만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사지를 찢어 죽일 일.

그런데도 아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용병의 무례 정도는 눈감아 줄 만큼 그를 높이 산다는 의미였고 이는 반대로 기사들은 그런 무례한 용병보다 못하다고 인증받은 셈이었다.

충성에 대한 대가치고는 너무 처참했다.

“됐다. 내가 실력이 없어서 진 걸 누굴 탓하겠어?”

한참 침울한 기색을 풍기던 터너가 힘없이 기사들을 말렸다.

아인에게 신뢰받지 못한 것도 아프지만 정말 그만한 실력을 못 보인 것에서 그는 자신감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나라고 내가 부족하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니건만.’

터너는 전대 기사단장에 비해 자신이 한참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남은 이들 중에서는 자신이 가장 베테랑이었기에 저절로 기사단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고자 했다.

그러나 아인에게 신뢰받지 못했고 실력도 없었다는 걸 확인당할 뿐이었다.

‘하다못해 남은 가문이라도 지키고 싶었는데 나에게는 그것도 허락되지 않을 모양이군.’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기사들이 눈에 밟혀서 그것도 힘들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단장이 될 기사가 얼마나 고생할지 눈에 선했으니까.

“다들 여기 모여 있었군.”

그때 자신들을 괴롭게 만든 원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다들 여기 모여 있었군.”

선물을 준비해서 찾아왔는데 예상대로 기사단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나를 향해 급하게 인사를 올리지만, 다들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자칫하면 관두겠다고 난리 칠 분위기였다.

“분위기가 안 좋군. 싸우면 이기거나 질 수도 있는 법인데 용병한테 진 게 그리도 분했나?”

내 물음에 터너 경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나마 다른 기사들은 용병들에게 패배하지는 않았고 졌더라도 체력이 떨어진 걸 이유로 들 수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터너는 명색이 기사단장이면서 일대일에서 졌다.

“용병에게 졌으니 어찌 분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더 분한 건 공자님께서 애초에 제가 이기리라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게 분하면 이겼어야지.”

내 말에 기사들의 표정은 더욱 나빠졌다.

“그럼 한 번 더 붙으면 이길 자신이 있나?”

“그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두 번이나 질 리가 없습니다!”

“맞습니다. 단장님께서 제대로 준비만 하면 그깟 용병 놈쯤은 상대가 아닙니다!”

슬쩍 찔러본 말에 기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터너의 승리를 말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터너는 달랐다.

직접 겨뤄봐서 그런지 터너는 라이언의 실력이 자신보다 윗줄이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감정에 치우쳐 자신의 주제를 망각하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그러나 이번에 나는 다른 기사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다시 붙는다면 분명 터너가 이길 것이다.

“정말이십니까?”

확신에 찬 내 말에 오히려 당사자인 터너가 당황했다.

처음 그의 패배를 예견했던 내가 이제 와서 자신이 이길 거라고 하니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터너 경, 단검을 쓰는 용병과 겨뤄본 적 있나? 그것도 두 자루를 쓰는 자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겠지. 소양으로 익히는 거면 몰라도 전문적으로 단검을, 그것도 두 자루나 다루는 이는 찾아보기 힘드니까.”

기사의 싸움이라는 건 중무장을 갖추고 말에 올라서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빅터와 터너에게 기마 스킬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두 다리를 붙이고 싸우는 것만으로도 기사들은 나름의 페널티를 안는 셈이다.

“그 라이언이란 용병은 원래 동부에서 활동했던 몸이고 그곳에서 큰 사고를 쳐서 남부로 내려왔더군. 어떤 사고였을 거 같나?”

“귀족에게 무례라도 범해서 쫓겼던 거 아닙니까?”

한 기사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척 봐도 보였지? 술에 취해서 귀족 공자님을 팼다는군. 그래서 동부에는 얼씬도 못 하게 됐고.”

“허!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라이언의 뒷담화를 하자 기사들이 안 봐도 뻔하다면서 신나게 뒷담화에 동참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나름 기사를 상대해 봤던 모양이야.”

라이언이 나를 배신할지 말지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난 베르타에게 자세한 뒷조사를 요구했다.

다행히 라이언이 동부에서 꽤나 유명했기에 금방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얻은 정보가 가관이었다.

설마 귀족을 패고 도망쳐 왔을 줄이야.

그러나 그거야 동부에서의 문제일 뿐이다.

내전을 앞둔 상황에서 다른 지역 귀족의 체면 따위는 내 알 바 아니었다.

“살아서 여기에 나타난 걸 보면 결과는 알겠지?”

이미 기사와 겨뤄서 이긴 경험이 있다고 하자 기사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웬 정체 모를 용병에게 당한 게 자신들만인 게 아니었으니까.

이러면 이야기가 크게 다르다.

처음 당한 기사라면 창피하고 치욕적이겠지만 피해자가 늘어나면 당할 만해서 당했다고 어느 정도 위로가 되니까.

물론 명예로운 일은 아니지만, 상대에게 이런 전과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혹시 처음부터 놈을 알고 계셨습니까?”

“그냥 인상착의가 비슷해서 혹시나 했지. 실제로 주제도 모르는 방자한 모습을 보고 확신했고.”

사실은 아니었지만, 기사들은 내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한 모양새였다.

내가 라이언의 강함을 알아본 것에 대한 좋은 변명이었기에 그대로 받아먹었다.

“이렇듯 상대는 기사에 대해 익숙했지만, 터너 경은 용병이랑 겨뤄본 경험이 없었지. 무기도 낯설었으니 불리한 싸움이었어.”

“맞습니다.”

비로소 기사들은 터너의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아직 터너는 다시 겨룰 때 이길 거라는 것에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상대의 전투 수법은 파악해서 나름 공평해졌지만 그러면 실력 좋은 놈이 이기는 법이니까.

터너가 봤을 땐 여전히 라이언이 자신보다 위였다.

“그 외에도 문제는 더 있었지.”

난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넸다.

주간 퀘스트를 통해 얻은 도안과 유료 상점에서 입수한 재료들로 만들어낸 장비인 ‘영광의 검’이었다.

특별한 효과는 없는 하급 장비지만 거듭 말하는데 절대군주에서 장비로 취급될 정도면 상당한 명품이었다.

장인들은 포상금을 위해 이것을 만들고는 모두 뻗어서 쓰러지고 말았다.

“이건?”

“연회에서의 참담한 사건 이후 우리 가문이 어디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나? 마구도 못 바꾸고, 기사들의 장비도 제대로 손질하지 못했는데. 게다가 내전 때문에 신경도 예민해서 단련에 집중하기도 어려웠을 테지.”

아무리 가문이 어려워도 기사들의 장비까지 손질해 주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 손질이 잘 안 된 상태여도 보통 용병들의 것보다는 수준이 좋은 게 당연하고.

하지만 신분제 사회인 이 세계에서 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게 되는 것이다.

기사들의 자존심이야 어떻게든 변명을 찾아내 합리화할 테고.

“심기일전해서 이 검으로 다시 겨뤄보게. 그럼 결과가 확연히 다를 테니.”

실력이 아니라 장비발로 이기라는 소리였지만 좋은 장비를 가지는 것도 능력이었다.

그것도 주군이 하사해 준 명검.

용병으로서는 비겁하다고 여겨질지 모르나 기사에게 이는 명예로운 일이었다.

“다른 기사들의 것도 한 자루씩 준비했네. 이제 그대들은 모두 내 기사들이니까.”

“아…….”

나는 일일이 기사들에게 영광의 검을 하사하며 립서비스를 해주었다.

네패스 남작가의 기둥들.

내가 믿는 나의 검들.

그 외에도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더했다.

이제 영주가 될 내가 기사에게 이 정도로 사탕발림을 하는 경우는 이 세계를 기준으로는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과 마찬가지.

덕분에 기사들은 아까와 달리 굉장히 우호적인 눈빛을 보내왔다.

“그럼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해 보게. 그다음 용병을 박살 내고.”

“물론입니다. 그 용병 놈에게 주제를 알게 해주겠습니다.”

“아, 그래도 이미 고용했으니 혹시 몸이 상하게 하지는 말고. 비싼 돈 들였는데 못 써먹으면 아쉽지 않나?”

“깔끔하게 제압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의기양양해진 터너는 곧장 새 검에 익숙해지기 위해 다른 기사들과 몇 번 겨뤘고, 자신감을 되찾았는지 금방 라이언을 찾아갔다.

라이언은 갑자기 새 검을 들고 나타난 터너를 어이없이 바라보았다.

“기사님? 그건 뭡니까?”

“무엇이긴! 주군께서 나에게 하사하신 보검이다. 이것으로 다시 겨뤄보자.”

“하? 고작 무기 하나 바뀌었다고…….”

라이언의 반응은 당연했다.

무기의 차이가 결코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무기 하나 달라졌다고 실력이 확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더구나 기사가 되어서는 무기 하나에 저토록 자신감을 얻은 게 어이가 없을 것이다.

“고작 무기가 아니다! 주군께서 네패스 남작가의 기사단장인 나를 위해서 내리신 것이지.”

“뭐,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붙는다고 저에게 남는 게 없지 않습니까?”

“이긴 자에게 용맹을 기리는 뜻에서 포상을 내리도록 하지.”

라이언이 거부할 거 같자 난 옆에서 미끼를 던져줬다.

“흠. 그러시다면야.”

그러자 라이언도 의욕을 보였다.

어차피 이미 한 번 꺾은 상대니까.

저번처럼 쉽게 당해주지는 않더라도 결국에는 자신이 이길 거라 믿는 듯했다.

실제로도 어지간하면 라이언이 이길 것이다.

문제는 지금 상황이 그리 어지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파앗!

라이언은 전과 같이 자신의 속도를 믿고 빠르게 파고들었다.

터너는 이미 예상했던 움직임이기에 놀라지 않고 마주 덤벼들었다.

서로의 무기가 한 번 격돌했고.

째앵!

한 번의 힘겨루기 이후 라이언의 안색이 핼쑥하게 변했다.

“잠…….”

자신의 단검에서부터 찌잉 울려오는 이명.

경험 많은 용병인 라이언은 한순간에 자신의 무기가 큰 대미지를 입었다는 걸 깨달은 거 같았다.

“깐…….”

그래서 황급히 뭐라 말하려 했으나 터너가 더 빨랐다.

쨍그랑!

두 번째 충돌에 상태가 부실했던 단검 한 자루가 박살 나서 깨졌다.

용병인 그의 단검은 애초에 그리 질 좋은 장비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이런 게 어딨어!”

두 자루 중 한 자루가 파괴되어 버리고 남은 것도 언제 같은 처지가 될지 모르는 상황.

아무리 2티어 영웅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리 없다.

라이언은 공격은커녕 남은 단검마저 깨질까 봐 무기를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 채 터너에게서 도망 다니기 바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언이 항복을 선언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복수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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