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성] ※황제의 남자※-31-[完]
[31]
"......저기.......카룬."
"왜??"
카룬은 레이와 접대실에서 서류정리를 하고 있었다.
"........유리님하고 라쿤......"
"아.....식사는 가져다 주면 드시긴 한다더군."
"..........카룬!!!! 그렇게 가만히 있을때가 아니라고!!!
자그만치 이틀이야!!!!! 이틀이라고!!! 이틀동안 그때 이후로 방밖으로는 한발자국도
않나온다고!!! 어??!!"
"지겨워 지시면 나오겠지. 신경쓰지마. 아직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없으니까."
레이와 카룬은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지...지겨워 진다니!!!!"
"큭큭큭...넌 유스랑 한번 방에 들어가면 한 삼일은 않나오면서 말이야."
카룬은 키득키득 거렸다.
소아는 한숨을 쉬고는 쟁반에 음식을 담아 라쿤의 침소로 갔다.
//똑똑//
"소아입니다. 식사 내려놓고 가겠습니다."
소아는 문을 살짝 열었다.
바닥에는 옷가지들이 널려있었다.
소아는 담담히 쟁반을 침실 안으로 밀어넣고는 방문을 닫고는 다시 할일을 하러 갔다.
"......도대체 몇일째인지.....식사는 거르지 않고 하시는것 같은데......라쿤께서 그동안
많이 참았나 보네...."
소아는 키득키득 웃었다.
"으으음..."
유리는 눈을 떴다.
옆에서 누군가가 자꾸 숨막힐 정도로 쎄게 안아서 이다.
"으음.....라쿤....좀...놔줘요..."
라쿤이 유리를 꽈악 껴안고 있었다.
"아침이야 저녁이야??"
유리는 침대의 베일은 살짝 옆어 확인하려 했지만 라쿤은 그런 유리의 손을 잡았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상관 없잖아."
"라쿤......저 힘들어요. 도대체 몇칠인.....읍!!!!"
라쿤은 입을 맞추었다.
라쿤은 유리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하....하...앗!!!"
라쿤은 잠든 유리를 바라보았다.
인형처럼 긴 속눈썹에 여자보다 더 하얀 피부가 마냥 예쁘기만 했다.
라쿤은 유리의 이마에 키스를 해준 후에 가운을 입고 목탕에 들어가 몸을 씻었다.
그리고 간편한 곤룡복으로 갈아입고서는 집무실로 향했다.
집무실에는 카룬과 레이가 서류정리를 하고 있었다.
"라쿤. 오랫만 입니다."
카룬은 피식 웃었다.
"일은??"
"급한 서류들도 없었고, 큰 일거리도 없었고....뭐.....괜찮습니다."
레이가 대충 서류를 떠들어 보고 말했다.
라쿤은 의자에 앉았다.
"유리님은요??"
카룬이 물었다.
"잔다."
"하긴...."
"너. 그만 않할래??"
"네.네. 큭큭큭."
카룬은 피식피식 웃었다.
"백성들은....어찌 생각 하더냐."
"괜찮습니다. 모두들 유리님과 라쿤을 인정하십니다.
뭐...유스란이야 유리님이 살아온것 자체가 행복이겠지만요."
".........."
"근데....정말 다음 황위는 타란님께 넘기실 생각이십니까."
카룬이 약간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보고 다른여자와 아이를 낳지는 않겠느냐 물어보는 것이냐."
"아니요. 그저 라쿤의 생각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라자께서는 벌써 아이가 계시지만 라쿤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귀족들이 과연 그걸로 포기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분명 다시또 후계문제를
거론할것이 틀림없습니다. 후궁하나라도 맞아들이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난 후궁도, 황후도 들이지 않아.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아."
"..........뭐.......그리 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나저나.....유관님께서 화가 단단히 나신것 같던데요??"
"유관이??"
"그때 혼일하려 했던 여인이 유관의 여식입니다."
"아........그랬지..."
"남자보다 못한 여자란 명분으로 저자거리에서 모두들 그녀를 들먹거립니다."
".........유사라 했었지??"
"네. 여식을 밖에도 못내보내니... 많이 화가 나신듯 합니다."
"...........보상을....해줘야 겠군."
"과연 그걸로 괜찮을까요?? 후궁자리 하나라도 내주는것이 예의가 아닐듯 합니다."
"유리에게 또다시 상처줄 마음은 없는데??"
카룬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상관할 일은 아닌줄 압니다만........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시는게 낫을듯 합니다.
유리님께서 설마 그런것 하나 이해해 주지 않으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카룬. 그만하지."
보다못한 레이가 카룬을 말렸다.
"라쿤께 무슨 망발이야??"
"송구합니다."
카룬은 허리르 숙여 사과를 표했다.
"됐다. 괜찮다. 나가들 보거라."
라쿤은 카룬가 레이가 나가고 나서 생각에 잠겼다.
"...........후궁이라.......하나쯤 둔다면.....귀족들도 조금은 수그러져 들테지..
하지만 유리가 문제군....."
라쿤은 골칫거리들 때문에 머리가 다 아파왔다.
"으음........"
유리는 한밤중이 되서야 일어났다.
온몸에는 빨간 자국들로 가득했고, 아래가 무척이나 아파왔다.
"아얏..."
유리는 배를 쓸었다.
"하아......"
유리는 힘들게 침대에서 내려와 욕탕으로 가서 몸을 깨끗히 씻었다.
"정말이지.......몇일이나 지난거야..."
유리는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옷을 입고는 널브러진 옷들을 대충 정리하고는 라쿤의 방을 나갔다.
"아...유리님 오랫만이십니다."
소아가 피식 웃으며 유리에게 말했다.
"놀리지마. 시녀하나 보내서 라쿤의 침소좀 치우라그래."
"네."
소아는 지나가던 시녀에게 유리가 했던 말을 전했다.
유리는 소아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
유리는 쇼파에 앉아 몸을 기대었다.
"차드실래요??"
"응. 홍차로."
"네."
소아는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라쿤께서 않놔주셨던 거예요??"
"응........힘들어 죽을것 같아.....도대체 무슨말만 하려고 그러면....."
유리는 얼굴을 붉혔다.
"하하....좋으시겠어요...."
소아는 왠지 부럽다는 표정을 했다.
"아.....소아의 아이...많이 컸던데?? 대단한 장군이 될꺼야."
"감사합니다."
"...........그....여인은....."
"아....라쿤과 혼인할뻔 했던 여인말이십니까??"
"응."
"그 여인은 유사라고...유관님의 여식이십니다."
"아........."
"지금은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다던 데요??
저자거리에 소문이 쫙 퍼져서 유사님께서 나가시면
놀림거리가 되는 바람에......"
"............."
유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네...."
"유리님. 그런말씀 마세요. 자신의 사랑을 얻는데에는 조그만 희생도 필요한 법이랍니다.
유리님께서 마음이 약해지시면 또다시 그런일이 일어날 겁니다."
"........알아...나도..."
"절대로 약해지시면 아니 됩니다. 이제는 즐기세요."
"..........."
유리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리님 차드세요."
"올라다 놓고 나가....혼자있고 싶어."
"..........네...그럼.."
소아는 유리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유리는 연무장을 바라보았다.
"...........오랫만에....수련이나 해볼까??"
유리는 지난일을 떠올렸다.
기척하나 느끼지 못하고 무력하게 당한 자신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유리는 그대로 아래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가뿐하게 착지 했다.
그 모습은 가히 여신이라도 해도 될만큼 아름답기만 했다.
유리는 검을 하나 집고서는 수련에 들어갔다.
단전의 내공도 정리하고 막힌 혈도도 뚫었다.
몇시간 되지도 않았건만 유리의 능력은 다시 되살아 났다.
이리까지 보이는 뛰어난 시력과 느낌 오감이 다시 살았다.
"하아......이정도면...되겠지??"
유리는 검을 내려놓을려가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져 그곳으로 검을 던졌다.
"누구냐!!!"
"나야 나."
라쿤이었다.
라쿤은 유리의 검을 쉽게 잡았다.
"하아...라쿤..."
"왠 수련이야??"
"...........그때.......여랑폐하께 납치당했을때..
기척하나 느끼지 못했었어요. 조금은...수련해볼려고요.."
"그렇...군.."
라쿤은 유리의 옆에 앉았다.
"유리...나 할말있는데."
"뭔데요??"
"........유사.....알지??"
"그때 라쿤과 혼인하려 했었던......"
"그래. 그녀를...후궁에 앉힐까 해서 말이야."
"................"
유리는 적지않게 충격을 먹었다.
라쿤이 그런소리를 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자거리에 소문이 퍼져 집에서는 한발자국도 못나간다 하더군..
어찌보면 나때문이니...후궁에라도 앉히는게 예의일듯 같아서 말이야."
".......왜....저한테....물어보시는 거예요??"
유리는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했다.
"그야...."
".........라쿤 마음대로 해요."
유리는 벌떡 일어났다.
"유리!!"
라쿤의 유리의 손목을 잡았다.
"왜그래?? 물어본거잖아. 난 너의 선택에 따르려 했어."
"......거짓말."
"진짜야. 왜그래?? 내가 언제 그녀를 사랑한다고 했어
아니면 황후에 앉힌다고 했어??
그저 보상을 해주자는 것 뿐이잖아. 응??"
유리는 라쿤은 보지 않았다.
"유리."
".......아는데.......싫단말이예요."
"뭐??"
"라쿤옆에....나말고 다른사람 있는거...싫어요."
유리는 그를 바라보았다.
"싫어요. 예전의 나였더라면.....괜찮았을지 모르지만...지금은 싫어요.
그냥 내버려 둬요....나만 좋아해 주고 나만 사랑해 줘요.."
"유리...."
유리의 전혀 다른 태도에 라쿤은 놀랐다.
유리가 그런말을 직접적으로 할줄은 몰랐다.
".......나......내가 눈을떴을때....자한이었어요..
자한에서 파스칼까지는 최소 3달이 걸린데요....
무서웠어요... 라쿤이....나... 포기할까봐 무서웠어요..
혹시나 내가 가면 다른여자가 옆에서 라쿤과 눈을 맞추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날 이제 싫어하게 될까....무서웠어요...."
"유리..."
"그래서...다짐했어요....이제는 숨기지 않기로..
내 마음에 놓은 사랑.....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숨기지 않기로 약속했어요...그러니까 말할께요..
유사.....그녀를 후궁에 앉히지 말아요...부탁이예요.."
"훗.....알았어..."
라쿤은 유리를 안았다.
"유리가 이렇게 까지 말하는데 어찌 내가 유사를 후궁에 앉히겠느냐..
유리.....하나만 알고있거라.....일년이든..삼년이든....다음 생에든...난 널 사랑한다..
난 널 잊지 않고 또다시 널 사랑할것이다...
알겠느냐....사랑하는 유리...."
"응....응...사랑해요.."
유리는 라쿤을 꼬옥 안았다.
"라쿤...다음생에서는 제가 먼저 사랑할래요."
"아니."
"네??"
"내가 먼저 사랑할 것이다. 내가 먼저 널 사랑할것이야..
넌 그저 기다리다 나만 사랑하거라."
"하지만..."
"아니. 그래... 왜냐면...먼저 사랑한다는건 너무 아프니까...그러니까
내가 다음생에 너를 또다시 사랑하면 넌 그때 받아 주기만 하거라."
".......하여간...그 고집을 누가 말리겠어요."
라쿤은 유리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만 갔다.
라쿤은 타란에게 모든것을 전수해 주었고, 하운은 여행을 핑계로 다시 궁을 나갔다.
유스란과 사국도 나날히 번창해나갔다.
역시 그중에서도 강대국은 파스칼이었다.
유리는 자신의 방대한 지식으로 파스칼의 제도와 체제 전부를 바꾸었다.
물론 그 뒤에는 라쿤이라는 든든한 방어막으로 버티고 있었다.
유리는 과거제도에서부터 사소한 쓰레기 처리까지 모든것을 뒤바꾸어 놓았다.
그 체제는 현제와 거의 같았고, 현대에서는 유리의 제도를
유청제도(有靑濟道)라 칭하고 역대 최고의 제도라 일컫고 있다.
유리와 라쿤의 사랑이야기는 현대에서는 많은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 졌고,
그 기록들은 최초의 동성사랑의 기록으로 수조억이 호가하는 몸값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리가 파스칼에 있을때 쓴 일기는
파스칼과 사국, 유스란에 대해 잘 알수 있는 기록으로 총 사십편으로
한 권당 수억을 호가하는 보물이 되었다.
그들의 사랑은 거짓이 아니였다.
파스칼의 류사왕의 다음왕인 타란왕은
류사왕과 유리가 만든 제도를 더욱더 체계적으로
형성시키고, 그들이 생각해 놓은 정책들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류사와 유리는 초기에는 타란이 정치를 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타란이 막 서른이 되던 해에 류사와 유리는 황궁을 나와 숲으로 들어갔다.
타란왕은 그들을 무작정 잡으려 하였지만 류사와 유리는 황궁을 나왔다 한다.
타란왕은 그래도 그들을 위해 나라를 잘 다스렸다.
하유룬은 류사가 왕의 자리를 내놓기 전에 사국과 유스란과 단번에 멸망시켰다.
하유룬에서는 유리를 여남전사(女男全社)라 칭하고 있다.
남자지만 여자같은 외모에 대단한 힘으로 파스칼을 라쿤과 이끌어간
전사라 칭하고 있다.
파스칼의 강대국은 끝없이 이어졌다.
이 세나라가 어떻게 멸망했는지는 기록이 전해지지는 않고있다.
류사와 유리의 관한 이야기도 이걸로 끝이었다.
황제의 신분으로 남자를 사랑한 류사.
류사왕은 동성을 사랑한 최초의 왕으로 남게 되었다.
류사왕과 유리의 시신은 같이 안치되어 있다 기록은 있지만 어디에 있다는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에서는 이 이야기들을 모두 통틀어 유환몽원(有煥夢圓)이라 칭하고 있다.
꿈같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나라들이었고, 이야기였다 칭하고 있다.
즉, 그들의 이야기는 기록에는 있지만 전설로 전해지고 있었다.
여러분들은 어떤사랑을 하고 싶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