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31)

[동 성] ※황제의 남자※-12- 

[12] 

//쨍그랑!!!!// 

라쿤의 방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유...유리님..." 

레이가 방문을 열어 유리를 맞이했다. 

"레이..님..." 

레이는 몰골이 말이아니였다. 

"유리님 왜 인제 오셨어요!!!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레이는 유리의 팔목을 붙잡고 라쿤이 앉은 쇼파 맞은편에 앉혀놓고 나갔다. 

라쿤은 아무말도 없이 유리를 바라보았다. 

방꼴은 말이 아니였다. 

값비싼 장식물들이 다 깨지고 엎어지고...난리도 아니였다. 

라쿤의 손에서는 얼마나 힘을 쎄게 주었는지 피가 줄줄 나왔다. 

"라쿤!!!!" 

유리는 얼른 일어나 라쿤이 앉은 쇼파 아래에 앉아 손을 살폈다. 

"라쿤...그만 쥐세요...아프잖아요..." 

유리는 가느다란 손으로 라쿤의 손을 피려했다. 

라쿤은 조금씩 힘을 풀었다. 

유리는 손을 펴서 옷을 찢어서 피를 닦았다. 

"........왜그랬어..." 

"그럼 라쿤은 왜그러셨어요. 방꼴이 이게 뭐예요." 

유리는 라쿤의 손에 지혈할수 있도록 옷을 찢은 천을 묶어주었다. 

"날 시험하고 있는 것이냐!!!!!!!" 

라쿤은 유리의 팔둑을 잡어 자신의 옆에 앉혔다. 

"라쿤...." 

유리는 이렇게 화낼줄은 몰랐다. 

"넌....넌 다름사람들이 다 아는 짐의 마음을 몰라??!!! 그리 둔해??!!" 

"............" 

"도대체....내가....내가 어떻게 해야해??? 내가..짐이..어찌해야 넌 내것이 될 샘이야??!!" 

".........전 라쿤의 것입니다." 

"유리!!!! 도대체...도대체...하...하" 

라쿤은 눈을 손으로 가렸다. 

"난...난 어찌하란 말이냐..." 

눈 아래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고귀한 황제의 눈물이... 

유리는 라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리저리 저울질을 하는건 자신이지만 그 상처들은 고스란히 라쿤에게 돌아간다.. 

유리는 상체를 조금 일으켜 라쿤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내렸다. 

"제가 잘못했어요..." 

"..........." 

라쿤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유리는 그런 눈물을 닦아주었다. 

"황제께서 눈물을 흘리시다니...신하들이 어찌 생각하겠어요.." 

".............." 

라쿤은 곧이어 눈물을 멈추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께요." 

"난....널 가지고 싶어...." 

"........" 

"그래...우리둘다 남자야...그래...맞지...근데...근데....가지고 싶어...." 

"..........." 

"많은건...바라지 않아....그저....내곁에만 있어....그거면 돼...." 

유리는 답해줄수 없었다. 

그를 좋아한다고 할수도 없고, 싫어한다 할수도 없다. 

유리는 자신의 마음을 아직 알수 없었다. 

여자를 사랑할 것인지 남자인 황제를 사랑할 것인지... 

하지만 하나 알수 있었다. 

자신때문에 라쿤이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남자인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라쿤.....전......평범히 살고싶어요." 

정말??? 정말...이게 내 마음일까?? 라고 유리는 생각했다. 

"........." 

상당히 슬픈 표정은 짓는 라쿤이다. 

".....미안하다...후훗...내가 무슨짓은 하는 건지.... 

동무의 동생에게 무슨짓은 하는 거지?? 

이안이 저승에서 화내겠군...후후후후....알았다. 나가라. 내가 실성했나 보구나." 

"저기..." 

"가. 괜한 위로로 상처주지 말고 나가. 아니지...이제는 이런일 없을것이다." 

"............" 

유리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하아....바보다 나..." 

유리는 문에 기대어 고개를 숙였다. 

한참을 그리 서있다 방으로 들어갔다. 

"유리님 무슨일 있으세요???" 

"..........아니야...나 쉬고 싶으니까 들어오지마..." 

유리는 한마디만 남긴채 침대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소아는 의아하다는 얼굴을 하고는 그냥 방을 나갔다. 

"뭐야...나빴다...나....황제에게......무슨짓을 한거야...." 

한편 라쿤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조용히 앉아서 술을 마셨다. 

"라쿤?? 왠일로 술을 드세요??" 

레이가 들어와 라쿤에게 말했다. 

"차였다. 왜." 

"라...라쿤..서...설마..." 

"입다물어.. 장난칠 기분은 아니니까." 

"..........." 

"나도 참 이상해 졌지...쿡쿡...내가 무슨짓을 하고 있었던 걸까?? 

선대 황제분들께서 기절하실 꺼야 아마. 

자긍심 높은 파스칼의 황제가 겨우 유스란의 라자의 동생에게 

차였다니 말이야....않그래??? 큭큭큭..." 

라쿤은 웃으며 술을 계속계속 들이켰다. 

"...........하진이 누군지 아느냐 레이." 

"그건 왜......" 

"묻는 말에만 대답해. 위로따위 해줄생각은 추호도 말고." 

"...........하문가의 여식입니다.." 

"짐이 그녀를 안은적이 있었었나??" 

"..........네. 제가 기억하기로는요." 

"후훗...니가 그리 기억한다면 맞을테지...." 

"라쿤.....유리님은......" 

"그이름 한번만더 부르면 주둥아리 꿰매 버릴것이다." 

"............" 

"이제 어설픈 자세따위는 취하지 않아." 

유리는 하루종일 자다가 동이 터서야 일어났다. 

일어나서 유리는 방을 둘러보았다. 

".........하프....없다..." 

유리는 곰곰히 생각해 봤다. 

".........라쿤....집무실에...놓고...왔네.....하아..." 

유리는 침대에 내려왔다. 

"윽!!!" 

발이 바닥에 닿자마자 머리를 손으로 집었다. 

"어..어지러워..." 

유리는 한동한 힘들게 서서 바닥이 위로올라오는 듯한 울럼증을 느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런 형상이 멈췄다. 

"하아....왜이러지....." 

유리는 롱안에서 옷을 갈아입고는 얼굴 전체에 눈만보이게 터번을 칭칭 감았다. 

얼굴이 팅팅부어 보기 흉했다. 

"어제 하루종일 울었더니...참...." 

유리는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찾아가도 될까?? 아님 가지 말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유리는 가기로 결정했다. 

피하는 모든것을 망치기 쉽상이다. 

오히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라쿤은 웃으며 자신을 반겨줄수도 있다. 

유리는 라쿤의 집무실로 갔다. 

문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저기...유리님...아뢰어 들일까요??" 

"아...아냐....." 

유리는 문에 손에 대고 문을 두들기려다 말다가 한참을 망설이다 문을 두들겼다. 

//똑똑// 

"누구냐." 

상당히 낯선 저음이 들렸다. 

분명히 라쿤의 목소리 이긴 했지만 왠지 낯설게만 느껴졌다. 

"유........리입니다..." 

"들어와라." 

고민도 하지 않는듯한 말이었다. 

유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은 깨끗히 정리되어 있었다. 

"무슨일이냐." 

"..........하프를 가지러 왔습니다..." 

"하프??? 쿠쿡...그런거 신경쓰다니....의외로구나." 

"그런....거 라니요...." 

"천하의 유리님께서 말이야." 

"..........라쿤 그만해요." 

"뭘??? 하프따위 이제 없으니까 나가라." 

"네???" 

"녹여버렸다. 은이나 녹여 영애들 목거리나 해주려고 말이야. 흠.어떤 모양이 낫을까 유리?" 

유리는 눈물이 나오려는걸 꾹 참았다. 

"얼굴까지 칭칭 감아서 오다니....그리 내게 얼굴도 이제 보여주기 싫다 이건가???" 

"그게 아니라...." 

"내가 한 말이 맞든 않맏든 상관없어. 나가." 

"..........." 

"앞으로 내게 명하지 않는한 이곳에 오지 말거라. 

어찌되었건 아.직.까.지는 내 악사니 말이다." 

"네. 알겠습니다." 

유리는 뒤로 돌아보지 않은채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가 침대로 들어갔다. 

"흐윽...흐윽...흑...항상 가지고 다니랬....으면서..흐윽...흑... 

이제....흑...잊어버리면...흑...혼낸다고 했으면서....흐윽.....왜 당신이 먼저 려......" 

유리는 목놓아 울었다.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 

밤이 될때까지 그는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얼굴에 감은 터번이 축축해질때까지 울었다. 

//똑똑// 

"유리님....저 레이입니다..."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레이는 문을 벌컥 열어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려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레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이불을 젖혔다. 

"유리님...." 

레이는 손으로 유리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게했다. 

그리고 얼굴에 칭칭 감긴 축축한 터번을 보았다. 

"서...설마....축축해 질때까지...우신것이예요???" 

유리는 이미 눈에 초점이 없어 보였다. 

"유리님...유리님...정신차려야죠....." 

레이는 터번을 풀렀다. 

퉁퉁 붕운 유리의 얼굴이 보였다. 

레이는 차가운 물을 천에 묻혀 유리의 얼굴에 올려주었다. 

그리고 유리를 다시 눕혔다. 

"........이리 힘들어 하실 것이면...어찌 라쿤을 거부하셨습니까...." 

".........니까...." 

"예???" 

"무서.......우니까......" 

레이는 유리를 꼭 안아주었다. 

"뭐가 무서우신데요....유리님이 하고싶은데로 하시면 돼는 거예요... 

라쿤을 원하시면 그리 말씀하시면 되는 거예요...거짓은 불행을 낳는답니다..." 

"............." 

"유리님은 라쿤을 좋아하시지요?? 그럼 된거 아닐까요?? 주위의 시선이 두려우세요??? 

아니면..........라쿤께서 죽을까봐 두려우세요?? 사랑을 시작하면....또 끝나버릴까봐??" 

"............" 

".........다 알아요...이안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거." 

"욕할려면 해봐. 죽여줄테니까." 

"후훗...전 유리님 욕하지 않아요...다른사람들이 아무리 유리님을 

욕해도 저와 라쿤...소아는 욕하지 않습니다.." 

".........." 

"모두들 유리님이 라쿤곁에 있길 원하세요...지금 라쿤이 뭘 하고 계신지 아세요??? 

술에 젖어 일에는 손도 대지 않고 영애분들과 놀음에 빠져 계십니다.." 

"..........더럽거든...난." 

"한번밖에......." 

"그 한번이 나에게는 수치였어....그저 내게는 형같았어... 똑같아...지금과 똑같아.. 

그때도 그랬어....그말듣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한없이 울기만 했어...." 

"......" 

"근데.....하고 싶었어....형....사랑하고 싶었어..근데...근데..흑...흑...." 

"유리님...." 

"그말하고 나서...나서.....형....형은 죽어버렸잖아.....흑그렇게 되면 어떻게...... 

만약....만약 라쿤이 그일 알면....그일알면 나 더럽게 생각할꺼잖아...흐윽...흐윽... 

카란후궁도 그랬는데..흑...내가 더럽데....형제끼리 좋아하는거.....더럽데...흐윽.." 

유리는 레이에게 안겨 눈물을 쏟아내었다. 

"유리님..." 

레이는 유리의 머리카라을 쓰다듬었다. 

"라쿤은 이해해 주실꺼예요..." 

"아니...흑...못할거야..흑...나도...나도 이해못하는데...흐윽...흐윽..." 

"..........소아는 그럼 죽었게요..." 

"........" 

"소아는 말이예요...사실은 창녀였어요...남자들에게 돈받고 몸파는거 말이예요. 

창녀들에게는 사랑따위는 하지 말아야 해요...근데 사랑했어요... 

소아는 파스칼의 대장군을...사랑했답니다..." 

"........" 

"소아의 남편은 대장군입니다.아마 말 하지 않았을 테지요..싫었을 꺼예요.그리 대단한 분이 

자신같은 하찮은 창녀와 혼인하여 산다는게...." 

"......." 

"라쿤께서는 그들을 이해에 주셨답니다...그들의 혼인을 허락한 라쿤의 

명은 파스칼을 뒤집어 놓았답니다. 

신분차이라는것을....조금이나마 극복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 일덕에 우리 궁에는 여인사제들이 많답니다. 여인들에게도 혼인하기 

전까지는 일을 할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가 도입되고 나라는 강대국으로 성장되었답니다." 

"......" 

"소아가 더럽습니까??" 

유리는 고개를 양쪽으로 돌렸다. 

"거 봐요. 유리님을 더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답니다.." 

"............." 

레이는 유리를 품에서 떼어내어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푹 자고 내일 라쿤께 말씀하세요.. 알겠죠??" 

".............." 

"그럼 라쿤을 놓치고 만답니다...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 하고 싶으세요??" 

".......알았어...근데...나...나.......다시.....해도....되는거지???" 

레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귀여운 왕자님..." 

레이는 유리를 다시 안아주었다. 

"잘했어요...그렇게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예요.." 

유리는 레이의 옷을 꽉 잡았다. 

레이는 유리의 옆에 누워 유리가 자는 것을 도와주었다. 

"으음...." 

유리는 눈을 떴다. 

레이가 자신을 재워주고 나간듯 했다. 

".........아자아자....." 

유리는 깨끗하게 몸을 씻고서는 하얀 옷으로 갈아입었다. 

살짝 쇄골이 간당간당하게 보이는 옷을 입었다. 

유리는 방을 나가 라쿤의 침소로 향했다. 

유리는 손을 만지작 거렸다. 

그래도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라쿤의 방문앞에는 호의무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유리...." 

"쉿!!" 

"........." 

유리는 어제와는 다르게 활짝 웃었다. 

"유리님....방에......"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호의무사였지만 유리는 호의무사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리고 방문을 빼꼭 열고 들어갔다. 

"............아....조.....죄송........합니....다...." 

"유...유리!!!!!" 

유리는 라쿤의 방을 나가 뛰었다. 

유리는 믿고싶지 않았다.... 라쿤의 방에서 무슨일이 거짓이기를 바랬다. 

"유리!!!!!!" 

라쿤은 유리를 뒤따라 뛰었다. 

유리는 마굿간으로 가 말을 잡았다. 

"..............안녕...." 

유리는 그대로 말을 타고 달렸다. 

"유리!!!!!!!!" 

라쿤은 뒤에서 유리를 불렀다. 

하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유리는 말을 타고 궁을 나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