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33)

"호오...무섭기까지" 

"하아....내가 그 모습보고 얼마나 속이 쓰렸는 줄 알아?" 

"정말?" 

여유있게 웃으면서 대꾸하는 그 모습에 약이 올라 옆구리를 비틀어 꼬집었다. 

"아얏!!" 

갑작스런 옆구리 공격에 형이 몸을 움찔거리며, 내 몸 위에서 몸을 튕긴다. 

침대가 그 때문에 출렁거린다. 

어렸을 때 옆구리 공격 한 두 번이면 금방 형의 항복을 받아냈다. 

어딜 그냥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은근슬쩍 넘어 가려고!!!! 

"우리 민하 앙칼지기까지~" 

다시 목덜미에 뜨거운 입술을 내려 키스한다. 

온 몸이 흥분되어와 주체할 수 없이 달뜨지만, 이 얘기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 

나는 두 손으로 형의 얼굴을 잡아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 

"혀엉!!!" 

"하하하. 과 선배야." 

형이 유쾌한 듯 소리내어 웃는다. 

"거짓..........뭐? 과 선배라니....!!!!....그럼, 형 지금 대학생이야?" 

나는 그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형을 올려보았다. 

"응" 

"그래서 시험 공부할 때 과외를 받았다며, 나에게 자세히 공부를 가르쳐준 것도....." 

"그래. 작년에 1학년 마치고, 올해 휴학했어." 

"그러면......혹시 나랑 같이 다니자던.......그....... Y대?" 

"그래. Y대 경영학과야." 

처음에 권승주라는 상자를 열었더니 첫사랑의 열병이 나오고, 

그 안에 들어있는 약간 작은 상자를 열었더니 내가 알았던 원희형이 나오고, 

또 그 안의 조금 작은 상자를 여니 대학생 한재원이 나오고, 

또 그 안의 조그만한 상자를 열면.......어디까지 열어야 속시원하게 드러날까? 

나는 형이 몇 일 후면 입대한다는 것 외엔 형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과거에 1년 남짓, 형과 함께 생활하며 공유한 시간정도...... 

"그런데, 왜 선배라는 사람이 형에게 그렇게 엉겨붙는데?" 

".....그건......" 

"설마 함께 자거나 하는 그런 사이야?" 

"........그래.....함께 몇 번 잤어. 그 뿐이야." 

"그러면....... 오늘도 여기에 자러 온거야?" 

"아니, 교수님께 인사하러 갔다가 우연히 같은 과 선배들을 만나서 

가볍게 환송회 겸 저녁 함께 먹고 헤어지려 했는데, 그 선배가 전공책 좀 

빌려달라며 따라붙는 바람에 같이 온 것 뿐이야." 

"만약, 내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그 사람과 오늘 밤 잘 수도 있었겠네?" 

나는 내가 아니 다른 이가 형 품에 안겼다는 사실에 

심한 질투감과 분통을 느끼며, 형에게 이죽거리듯 말을 했다. 

"아니!! 그 사람과 잔 것도 사실........ 너랑 닮아서일 뿐 이였어." 

"기가 막혀. 내 어디가 그런 날라리랑......" 

"웃을 때 눈 꼬리가 닮았어. 그 선배를 몇 번 안으면서도 너를 생각했어. 

믿지 못하겠지만, 내가 안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너와 같은 공통점을 찾고 

네 대용으로 안으며, 너였기를 얼마나 바라고 또 바랬는 줄 몰라." 

".....정말?" 

그렇게까지 말하는 데다, 나 만나기 전의 일 이였으니 더 이상 추궁 못하겠다. 

형이 가볍게 내 입술을 혀로 핥으며, 속삭인다. 

"민하........나에겐 오직, 너 하나 뿐이야.........사랑해." 

"으응.....나도" 

"으윽!" 

나도 그런 형의 입술을 핥다가, 살짝 아플 정도로 꼬-옥 깨물었다. 

"이제부터 나 놔두고 다른 사람 안으면, 국물도 없을 줄 알어!!!" 

"부디......" 

우리는 그 말을 끝으로 혀를 얽으며, 서로를 탐했다. 

".............흐읏.................으...ㅅ............." 

형의 뜨거운 입 속에 갇혀, 핥아지고 빨려지는 내 자그마한 유두가 

온 몸에 짜릿한 신호를 보내는 통에, 

내 입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오며, 형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형의 손이 내 중심부를 쓸어 올리며, 혀를 뾰족이 세워 배 위를 배회하며...... 

.........!!!!!!!!.......앗!!...나는 그제서야 몸을 씻지도 않고 흥분에 달 떠 안기려 했음이 

생각이 나 서둘러 형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허겁지겁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자,잠깐!!" 

침실 안은 창을 열어뒀음에도 불구하고, 후끈한 열기로 후덥지근하다. 

온 몸이 땀에 젖어 끈적거리는 것을 이제야 느끼며, 

지금이라도 형을 제지시킨 것에 안도하여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 

형은 갑작스런 내 행동에 의아한 듯 몸을 굳히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는다. 

"나 깨끗한 몸으로 형에게 안기고 싶어." 

"이대로도 충분히 깨.끗.해." 

"아니.....저 그게.....///////........." 

새벽에 떠나기 전 깨끗하게 구석구석 몸을 씻었지만, 

아까 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잠깐 큰 볼일을 봤기에 이대로는 무척 찝찝하다. 

그런데다 더운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렸는데, 형이 애무를 받으려니 너무 미안하다. 

"........난 괜찮아." 

"안 돼!! 나는 최대한, 형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단 말이야!!!" 

"큭큭.......정 그렇다면." 

"........앗!!!!!!!" 

형이 나를 넙죽 가슴에 안고, 침대 아래로 내려선다. 

나는 아무 예고 없이 내 몸을 가볍게 안아든 형의 행동에 놀라 움찔거리며, 

떨어질까 두려워 형 목에 급히 팔을 두르고 형을 올려보았다. 

이런! 마치 내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비비안 리 같다. 

형이 이런 나를 여유있게 내려다보며, 웃음기 머금은 목소리로 말한다. 

"함께 씻자." 

그 말과 동시에 나를 안은 채 씩씩하게 몇 걸음 옮겨, 

침실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욕실에 불을 켜고, 나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는다. 

곧이어 샤워기를 틀어 물의 온도를 미지근하게 맞히고, 

내 팔을 잡아끌어 그 아래 서게 한다. 

나는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질러 씻는다. 

형이 내 뒤에서 허리를 바짝 끌어안으며, 몸을 뒤로 당긴다. 

엉덩이에 형의 반쯤 선 중심이 닿자, 나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며 내 중심이 부풀어오른다. 

형은 뒤에서 내 허리를 안은 자세로 내 어깨에 머리를 얹곤 

비누거품 낸 바쓰타월로 천천히 내 가슴을 부드럽게 문질러 닦인다. 

애무와도 같은 손길에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바쓰타월이 배를 지나 내 중심부 쪽으로 옮겨지고, 

어느새 허리를 감쌌던 형의 손이 비누칠한 내 가슴을 지분대며 희롱한다. 

"........흣......." 

미끄러운 비누거품을 달고 있는 내 가슴을 형의 긴 손가락으로 간지럽게 자극하자, 

짜릿함이 발끝까지 퍼지며 나도 모르게 몸을 비틀어 신음을 토했다. 

형은 그런 내 반응을 즐기는 듯, 태연스럽게 아래로 손을 내려 금새 부풀어오른 

내 중심부를 약올리는 것처럼 꼼꼼히 닦는다. 나는 형이 주는 아찔한 자극을 피할 심산으로 

엉덩이를 조금 뒤로 빼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허리를 비튼다. 

형은 내 뒤에 바짝 붙어 나와 같이 몸을 굽히고, 내 안쪽 허벅지에 비누칠을 한다. 

안쪽 허벅지를 매끄럽게 훑는 그 느낌에 나는 몸을 흠칫흠칫 떨며 신음을 흘린다. 

".....아앗............아.........." 

"자, 이제 뒤로 돌아 봐." 

약간 쉰 듯한 형의 음성에 나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고개를 숙이고 형과 마주섰다. 

내 몸을 뒤에서 장난하듯 희롱한 형 역시, 흥분했는지 중심이 성이 나 있다. 

형이 마주 안은 자세로 양팔을 내 등뒤로 돌려, 등과 엉덩이에 비누칠을 하고 

거품이 묻은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가르고 들어와 애널 입구를 만진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펄쩍 튀기는 바람에, 성난 형의 중심부와 내 중심부가 닿아 

전류를 맞은 듯 짜릿한 쾌감이 찌르르 온 몸에 퍼진다. 

형은 아는지 모르는지 욕실 바닥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다리를 마저 닦인 후 일어나, 형 역시 서둘러 비누칠을 하려고 한다. 

"내가 해줄게." 

내가 형 손에서 바쓰타월을 뺏어 형의 가슴을 문지르자, 형이 낮게 숨을 토한다. 

"......읏........" 

그 반응이 재미있어 형 배에 얼른 비누칠을 하고, 중심부 역시 슬쩍슬쩍 건드려가며 

비누칠을 하자, 형이 주먹을 꽉 쥔 채 파르르 몸을 떠는 것이 느껴진다. 

호-오~ 이 재미가 쏠쏠하군!!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형의 반응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형의 중심부가 머리를 까닥까닥 들며 곧추서는 것을 보고 

욕실에서 아무래도 일 치르겠다 싶어, 장난을 그만두고 얼른 남은 곳을 비누칠했다. 

형이 꽉 쥔 주먹을 풀고, 샤워기를 내려 내 몸에 묻은 비누를 깨끗이 씻어주곤 

형 역시 깨끗이 헹구어 낸 후, 수건을 꺼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은 물기를 닦아준다. 

마치 예전에 형과 함께 목욕탕을 다니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 내가 빙그레 웃자, 

형이 이마에 '쪽'소리가 나게 뽀뽀를 하며 말한다. 

"우리 민하, 너무 예쁘다. 잠시만 기다려." 

형이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욕실 밖으로 나가, 조용히 창문 닫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돌아와 욕실 문을 열고, 아까처럼 나를 가슴에 안으려 손을 뻗힌다. 

나도 그런 형의 행동이 싫지 않아, 얌전히 몸을 맡긴다. 

에어컨이 침실에 있는지 '윙-'하며 가동되는 소리와 함께 살갗에 닿는 바람이 시원하다. 

침대 옆에 은은한 스탠드 불빛을 밝혀놓아 제법 아늑한 침실 분위가 난다. 

형이 나를 침대 위에 살짝 내려두곤 욕실 불을 끄러 간다. 

나는 잠시 낯선 침실 풍경을 둘러보다, 스탠드아래 놓인 작은 액자에 시선이 박혔다. 

그 작은 액자 안에는 내가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형과 찍은 유일한 사진이 들어있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앳된 모습의 나와 형이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을 배경 삼아 

어깨동무를 하고 행복한 듯 밝게 웃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꼬리에 웃음이 잡힌다. 

"형! 내가 이 사진 잃어버린 줄 알고 그렇게 찾았었는데, 형이 갖고 있었어?" 

".....어......." 

침대에 올라와 앉으며 무겁게 대답하는 형이 이상하게 느껴져, 

사진에서 눈을 떼고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민하야. 아저씨가 어떻게 돌아가시게 됐는지......알고 있지?" 

"응. 여기 오기 이틀 전에 누나에게 물어봐서 다 들었어." 

"......이틀 전에 알았다고? 그럼........그 때 오피스텔에서 나에게 한 얘기는....." 

형이 잠시 이해가 안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본다. 

그래. 그랬었지...........미팅하던 날, 오피스텔에서 흥분해서......... 

'그래. 나에게 사.죄.하려고 했던 말!! 그래. 들어 버렸어!! 다 알아 버렸다구!!!!' 

'민하야. 내가 직접 말하고 네게 용서를 구하고 싶었어.'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용서를 구하고 받을 것도 없어!!' 

"미팅한 날, 형에게 했던 얘기는...... 실은......그 날 화장실에서 우연히 

형과 형 친구가 하는 얘기를 듣고 내가 혼자 오해해서 흥분하는 바람에......." 

".......오해?" 

"응.......저-, 형 친구가 제수씨 언제 보여 주냐며 형이 짝사랑에 목 맨 순정파라는 둥, 

이루니 좋냐는 둥, 떨어져 있으면 고무신 거꾸로 신을 건데 어떻게 할거냐는 얘기를 듣고 

.......그 전에 몇 일 학교 결석한 것이 서울에 마음에 둔 여학생 때문일 줄 알고....... 

저... 그러니까......형 친구가 화장실에서 말한 .사죄라는 말이.... 다른 사람이 있는데도 

약을 먹이고 나를 안은 것에 대한 사과인 줄 알고 그만.....그만 질투해서.....////////..........." 

"하!.......그렇게 된 얘기였군~" 

형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과 함께, 질투한 내가 귀엽다는 눈으로 나를 본다. 

"참! 그러고 보니 물어보고 싶었는데, 왜 4일씩이나 우리 학교를 결석했었어?" 

"그건, 서울에 이런저런 일이 겹쳐서 일 좀 보느라고." 

"......어떤 일??" 

설마, 아까 만났던 그 선배 일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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