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화
소말리아의 보리마에서 터진 화산의 경우 큰 폭발은 아니다. 놀라운 현상을 피부로 느끼게 되자 김수훈은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자기가 지구 내부의 움직임을 감지한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싶었다.
‘그런 작은 화산 폭발의 징후로 인해 내 몸이 그렇게 심하게 요동치며 반응했을 리가 없어. 여기는 거기와 거리도 상당히 먼데.’
지구는 끝없이 많은 화산 활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화산활동들은 세계의 수많은 지진계가 모조리 감지해 내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그런 기계들 보다 더 성능이 뛰어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물론 그런 기계 장치는 진동을 기준해서 어떤 수치에 의해 화산 폭발이나 지진 활동을 예측하고 있었다. 자신이 느끼는 정도는 그런 기계 장치와는 달랐다.
지구내부의 마그마의 움직임으로 자신의 몸이 덩달아 심하게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조금 이상했다.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진짜 그렇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지구는 크고 작은 지진과 화산활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자주 이런 증상이 나타난 다는 것은 큰 문제점을 야기 시킨다.
김수훈은 소말리아의 보리마에서 발생한 지진과 화산폭발이 아닌 다른 이유로 자신의 몸이 반응했다고 생각했다. 뭔가 다른 큰 지구 내부의 마그마 움직임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자 생긴 현상일 수 있었다.
지구 내부와 동일하게 김수훈의 몸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김수훈은 무술이 뛰어나고 특별하게 뭔가의 힘이 작용해 과거로 넘어온 특별한 몸이다. 일반인보다 지진이나 해일 그리고 화산 활동이나 자연현상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내 몸이 아마 동물적인 어떤 감각이 남들 보다 뛰어나서 그런 것 같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동물들이 피신하는 그런 어떤 예지력을 자신도 느끼는 정도라고 판단했다.
놀라운 형상을 두고 깊이 생각하던 김수훈은 결국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었다.
복잡하게 생각하던 김수훈은 다시 텔레비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델타, 아덴, 사우디, 모가디슈, 모하르, 지프디, 지다 등 아랍권의 여러 국가들의 TV 채널이 나오고 있었다.
그중에 제일 규모가 큰 TV 방송사가 모하르 령의 모하르 TV 방송국이다. 모하르 미디어라는 언론사 그룹에 속한 모하르 방송국은 TV와 라디오방송국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모하르 미디어는 TV, 라디오, 신문사, 연예패션잡지사, 출판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모하르 TV 방송국은 아랍권 국가에서는 대부분 시청하는 TV 방송이라 김수훈은 리모컨을 작동해 채널을 그쪽으로 돌렸다.
‘뭐? 특별한 뉴스가 나오나?’
아랍권 방송 중에서 제일 시청률이 높은 모하르 TV 방송국은 이제 세계 곳곳으로 지사를 설치하고 방송기자들인 특파원들을 내보내고 있었다.
모하르 TV방송에서는 미국지사의 워싱턴 특파원이 나와 미국 정가에서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드디어 전면전을 벌이는군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섹스스캔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공화당 하원의원이 여비서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고 폭로되는군요. 어제는 민주당 출신 시의원이 문제가 있다더니 이제는 매일 교대로 새로운 발표가 나오네요.”
백악관 집무실에서 벌어진 섹스스캔들의 파장은 상당히 컸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생각으로 벌써부터 다른 당 정치인들의 치부를 까발리는 진흙탕 싸움인 난타전과 폭로전을 벌이고 있었다.
김수훈은 미국의 정가가 크게 흔들려 다른 쪽으로 정신을 쓸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가가 흔들리며 재계도 섹스스캔들이 퍼지고 있었다. 심지어 군부에서도 상관이 부하 여직원과 놀아났다는 스캔들로 인해 펜타곤에서는 연일 그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미국 정계나 군부는 섹스스캔들 때문에 당분간 정신이 없겠어.”
이어서 뉴스에서는 금년 초 일본에서 벌어진 지진으로 인한 여파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지진으로 일본의 반도체 공장들이 파괴되어 반도체 생산량이 급감했습니다. 세계 전자회사들은 당분간은 컴퓨터 생산이나 전자 제품 생산이 차질이 생기겠군요.”
일본은 지진과 해일로 인해 반도체 시장에서 서서히 몰락하고 있었다.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생산 회사들이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삼성 반도체와 SK 반도체가 크게 성장하겠어.”
원 역사와 달리 SK 그룹에서는 개성에 반도체 공장을 크게 지어 반도체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김수훈과 밀착된 SK 정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일찍 전자분야로 뛰어든 것이다.
SK 그룹이나 삼성, 현대, 대우, 등은 어느새 세계 100대 기업 안으로 들어가는 회사가 여러 개 있는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우그룹의 경우 전자통신부분을 SK 전자통신으로 매각했다. 조선중공업, 금융, 자동차, 건설 부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었다. 원 역사보다는 상당히 나아진 형태로 한국의 대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기업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뉴스에서는 김수훈이 벌인 극동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극동파이프라인 공사의 북한 지역 구간 공사가 50퍼센트 공정으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를 보던 김수훈은 다소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겨우 30퍼센트 공정이라고 보고 받았는데 조금 과장을 심하게 하는군.”
북한 지역의 공사가 늦은 것은 북한당국이 원산으로 통해 건자재를 보내는 것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통해 보내고 있었다. 그 이외에 북한 지역에서 채용한 근로자들과 북한 당국과의 분란도 공사가 늦어진 원인이다.
식량으로 근로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었다. 북한당국이 이를 반대해 현금지급을 원하자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중국 북경으로 보내는 파이프라인 시설에 대해 반대했다. 열을 받은 중국정부에서 북한을 충동질해 방해 공작을 펼치고 있었다.
‘결국 중국이 문제야.’
통일 전략에 아무래도 이상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중국을 달래야 통일이 가능하겠어.’
김수훈은 극동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최종 목표는 한반도 통일이다. 아무래도 다시 그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태로 놔두다가 보면 중국이 북한에 더 영향력을 줄 수 있었다.
‘언제고 북한을 집어 먹을 궁리를 하는 중국이 가만히 있을 턱이 없어.’
원 역사에 중국이 동북 공정을 통해 무슨 짓을 했던지 잘 아니 김수훈은 마음이 급했다.
여기서 마냥 리비아 문제에만 매달려 기다릴 수는 없었다. 빨리 수단으로 가서 투자를 결정하고 다시 귀국해 국내 문제를 챙기고 나서 중국과 접촉할 필요가 있었다.
김수훈은 방갈로에서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다 밖으로 나왔다. 미국의 정계나 재계가 섹스스캔들로 인해 정신없는 동안 수단공화국으로 가서 투자협정을 맺을 생각이다.
‘미국이 끼어들면 이득을 보기 어려워.’
미국은 중동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아프리카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 아직은 관망만 하고 있으나 조만간 본격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들 것이 분명했다.
김수훈은 방갈로에서 나와 공항을 바라보고 있었다. 극동지역으로 아리아왕후를 태우고 갔던 전용비행기가 돌아와 있었다. 이동 수단도 돌아 왔으니 이제는 움직일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떠날 생각을 하던 김수훈은 자기와 마지막으로 접했던 화이트아이가 보이지 않자 물었다.
“블루! 화이트가 왜 안보이나?”
국왕의 이런 물음에 블루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벌게져 대답을 못했다. 이유는 국왕과 화이트아이는 너무 진한 정사를 벌여 화이트는 지금 방갈로에서 펴져서 누워 있기 때문이다.
첫 정사에서 하룻밤에 여러 차례나 국왕과 너무 과격하게 접했다. 수많은 파정을 해버린 블루아이는 완전히 기력이 소진되어 버렸다. 최소한 며칠간은 누워 있어야 되는 지경이다.
그렇다고 자세하게 답변하기가 거북한 블루아이는 조심스럽게 변명했다.
“제가 쉬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김수훈도 대답하는 블루아이의 얼굴이 약간 벌게진 모습을 보고 짐작이 갔다.
‘좋다고 계속 달려들더니 완전히 펴진 모양이군.’
부르르. 부르르.
화이트아이와 벌인 진한 정사를 떠올리던 김수훈은 갑자기 오한이 난 것처럼 몸이 떨고 있었다. 몸 안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고 속이 토할 것 같이 미식거리고 있었다.
김수훈은 몸이 또 다시 요동치자 느낌이 좋지 않았다.
‘헉! 또 시작하네.’
분명히 또다시 지구 내부에서 심하게 마그마가 움직이는 가보다.
잠잠하던 자신의 몸이 또다시 심하게 요동치니 가까운 곳에서 마그마의 활동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수 없이 여기서 화산이 터지는 거 아냐?’
작은 화산이라도 터지면 여기는 그냥 몰살당하게 생긴 작은 섬에 불과했다. 문뜩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너무 강한 느낌이 드니 불안하군.’
전에는 역사적으로 큰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있어 공연히 신경 써져 불편했다. 물론 그로 인해 큰이득도 많이 보았지만 미래에 대해 안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이제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몸으로 인해 보통 신경이 써지는 것이 아니었다.
“에이, 진짜 짜증나게 하네.”
김수훈이 화를 내며 투덜거리자 옆에서 따라다니던 블루아이는 화들짝 놀랐다.
‘폐하께서 기분이 좋지 않네.’
아무래도 화이트아이가 옆에 없어서 국왕이 신경질을 부린다고 판단되었다. 자기를 포함한 다른 두 시녀와는 달리 첫 번째 정사에서 여러 번 접하는 것으로 보아 그만큼 좋아한다는 증거다.
‘화이트에게 빨리 일어나 근무하라고 해야겠어.’
김수훈은 블루아이에게 지시를 내렸다.
“블루, 포트수단으로 떠날 준비해.”
“예? 지금요?”
“그래, 빨리 떠날 준비해. 당장 떠난다.”
김수훈은 이미 이곳으로 전용비행기가 도착해 있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시바 섬을 떠나기로 했다.
리비아 문제는 사실상 자기가 더 이상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이집트와 리비아 사이에 전쟁이 터지면 아랍델타 연합군 총사령관으로 개입할 의무나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닌 쪽으로 전쟁 양상이 변했으니 사실 함부로 개입하기도 곤란했다.
‘카다피가 미국에게 공격당해 죽던지 말든지 알아서 하는 거지.’
국왕이 떠나겠다고 명령을 내리자 사백호를 위시한 시녀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각자 가지고 가야할 짐들을 부지런히 챙기고 있었다.
화이트아이도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제일 먼저 전용비행기로 타고 있었다. 몸은 거동하기가 매우 불편하나 통신실을 점검할 수 있으니 지휘통신망 확보를 하기 위해서다.
보잉747기를 개조한 국왕 전용비행기는 각종통신시설은 물론 주거에 별로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개조되어 있었다. 그러니 짐들만 간단하게 챙겨서 떠나면 된다.
이동 명령이 떨어진 뒤 1시간이 지나자 국왕전용비행기는 시바 공항을 떠나고 있었다.
모하르 샤 국왕이 떠나고 난 이후 약 한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방갈로 근처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던 기술자가 크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터졌다!”
푸시시식!
김빠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소리와 함께 지하 300미터까지 드릴로 깊이 파고들어간 파이프를 통해 갑자기 수중기가 품어져 나왔다. 이어서 뜨거운 물이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쏴아아!
지하에서 품어져 나온 온천수는 30여 미터까지 품어져 올라왔다.
“온천수다!”
“와!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를 외치며 하는 행동으로 보아 아마도 한국에서 오게 된 기술자들 같았다. 그러나 생긴 것은 분명이 동양인이 아닌 백인과 흑인이었다. 한국은 이미 다인종 국가로 변하고 있었다.
지름이 15센티미터가 되는 파이프를 통해 품어져 나오는 온천수는 너무 뜨거웠다.
급하게 측정해본 결과 무려 섭씨 60도에 이르는 온도인 유황온천이 터진 것이다. 품어져 나온 온천수로 인해 지하수 개발 현장에서 돕고 있던 인부들이 화상을 입기도 했다.
다행히 크게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라 그것은 치료하면 된다. 온천수가 터진 것을 확인한 TIB 리조트 사장이 급하게 지시했다.
“빨리 폐하께 보고해.”
“넷!”
시바 섬을 관광 휴양지로 개발한다고 해서 리조트 시설을 하고 동물원도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여들 특별한 점이 없었다.
이제 유황온천수가 터졌으니 온천관광 사업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더 이상 투자거리가 없다고 했으나 온천수가 터지자 변경해야 한다. 연락을 받은 김수훈은 즉시 온천장인 호텔을 건립하고 온천수를 이용한 유황오리를 키우라고 지시했다.
이런 지시로 인해 동물원 사육 시설 일부가 집오리를 사육하는 축사로 변하게 되었다. 하긴 집오리도 동물이니 같이 키워도 상관이야 없었다.
한편 멀리 한국에서는 한반도 대륙붕의 융기와 더불어 최남단 섬인 이어도에서 온천이 터지자 새로운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제임스는 이어도를 다녀온 이후 자신의 몸이 지하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반응한다는 것을 알았다.
‘잘하면 온천 발견을 쉽게 할 수 있겠군.’
제임스는 온천을 개발해볼 생각이다. 그로 인해 제임스는 당초 생각과는 달리 필리핀으로 떠나지 않고 제주도에 머물고 있었다.
한라산 북쪽인 제주시 쪽은 별로 변화가 없었다. 지층에 변화가 생긴 서귀포 지역을 살피게 되었다.
“새로운 온천이 생길 수 있어.”
제임스는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의 서귀포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야 세밀하게 돌아다니며 최적지를 찾을 수 있어서다.
경호원이나 안나 양에게는 제주도를 자세하게 관광한다고 핑계를 댔다.
“휴식을 겸해 천천히 돌아다니자고.”
“넷!”
하지만 관광이 아니고 서귀포 주변을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싸돌아다니고 있었다.
“회장님, 오늘도 돌아다니나요?”
“왜? 싫은가?”
“······.”
제임스의 물음에 안나 양은 사실대로 답하기가 매우 곤란했다. 그녀는 자전거를 오래 타다가 보니 아래의 계곡이 조금 거북했다.
별로 오래지 않은 전 세대에 어른들은 여자들이 자전거를 타면 시집을 못 간다고 말했다. 그 당시 대부분 사람들은 그 말이 그저 고리타분한 어른들께서 젊은 처자들이 다리 쩍 벌리고 자전거를 탄다고 보기 흉해서 하는 말이라고 별로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어른들의 말은 설사 그래서 했더라도 전혀 틀리지는 않았다. 이유는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자전거를 심하게 타다보면 외음부에 마찰이 심해져 성생활에 불감증을 가져올 수 있었다. 심하면 외음순이나 음핵이 기형으로 변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특히 좁은 안장으로 문제가 생기면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
안나 양의 경우 폭이 좁은 안장인 사이클 선수용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더구나 하루 종일 비포장도로도 돌아다니다 보니 마찰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외음부와 안장과 마찰이 심해져 조금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자극을 주는 마찰이 일어나자 은근히 기분 좋아 잘도 따라다녔다. 하지만 계속된 주행으로 인해 그곳이 약간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그녀의 가장 소중한 부분에게 문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