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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 그리고 회색-417화 (417/591)

417화

부산 해운대 관광호텔 옆의 저택. 응접실 소파에 앉아 이은혜는 크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후우! 내 팔자도 기구하네.”

새로운 삶으로 다시 살고 있지만 전생보다 나아진 것은 별로 없어 보였다.

오래 참고 기다려 드디어 검사가 되었다. 자기가 제일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한 직업이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내는 전혀 쳐다보지 않고 한 사내에게만 매달렸다. 그 결과 그토록 소원하던 처녀귀신을 면했다.

자기가 가진 전생의 기억을 이용해 전보다 집안을 남보다 우위를 점하게 해 많은 부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은 이은혜를 너무 외롭게 하고 있다. 특히 오늘 같은 황당한 꼴을 당하면 더욱 쓸쓸했다.

“씨발 놈. 그런 놈이 검사라니.”

이은혜는 부산지검에 있다가 광주지검으로 파견 나갔었다.

광주지검에 합동수사부를 설치하고 양식장을 터는 해적들을 소탕했다. 그때를 기화로 전라도 조직폭력을 완전히 씨를 말리다 시피 검거했다.

그래서 연말에 높은 분들이 주는 상도 여러 개 받았다. 언론사들이나 국민들이 그녀에게 환호를 보내 다소 우쭐한 기분도 들었다.

‘천재 미녀 여검사, 한국의 폭력 조직을 모조리 소탕하다.’

그녀의 조직 폭력배의 검거 활동에 대해 신문에서 연일 도배하던 때도 있었다.

광주지검에서 다시 원대 복귀했다. 이은혜는 강력부가 아닌 일반 잡범을 잡는 담당검사가 되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국회부의장인 아버지인 이덕배 의원의 인사 청탁 때문이다.

무남독녀인 딸이 너무 험한 업무를 보다 혹시라도 다칠까 염려되어 지검장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여검사로 인해 남자검사들이 능력으로 치인다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런지 청탁과 동시에 담당업무를 달리해 주었다.

‘아휴! 쪽팔려!’

이은혜는 화가 치밀자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 벌컥거리며 마셨다. 한 캔을 마셔도 양이 안차 두 캔을 연달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동료 검사들과 하게 된 회식 자리에서 사고를 쳤다.

아니! 사고는 사실 다른 놈이 쳤다.

대학 대선배인 28살 먹은 젊은 검사 녀석이 술에 취해 자신의 고귀한 허벅지를 더듬었다. 다른 검사들은 다들 아가씨들과 노래를 부르며 흔들며 놀 때다. 선배검사는 슬며시 옆자리에 앉더니 계속해서 해롱거리며 수작을 부렸다. 그러더니 폭탄주를 연거푸 네 잔이나 처먹은 이후에 미친 척하고 테이블 밑으로 손을 디밀었다.

처음에는 술 취한 개라는 생각으로 그냥 놔두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선배검사 녀석은 슬며시 취한 척 허벅지를 더듬으며 자꾸 위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볼 것 없이 따귀 한 대를 후려 치고 먼저 회식 자리에서 나왔다.

재대로 맞았으니 턱이 부서지거나 아니면 아마 어긋났을 것 같았다.

“씨발, 그 자식이 부산고등법원장 아들일 줄 누가 알았나?”

먼저 집으로 돌아오자 그녀의 전화통은 연신 걸려오는 전화로 인해 불이 났다.

전후 사정 따지도 않았다. 부산고등법원장 부인인 그 녀석 어미가 전화해 다친 아들 책임지라고 별 욕 다하며 포악을 떨었다.

검사가 아무리 날고 겨도 판사 앞에는 별로 힘을 못 쓴다. 판사들에게 공동으로 찍히면 검사 생활이 매우 힘들어 진다.

포악 떨던 법원장 부인은 친정이 재벌이다. 남동생도 청와대 비서실 사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는 고위직이다. 배경이라면 아무리 아비가 국회 부의장이라도 약간 딸렸다.

자기 집안이야 아비나 자신이 출세하고 주변에는 한다하는 고위직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그 녀석 집구석은 차원이 너무 달랐다. 대충 8촌 이내에 고위직이 20여명은 되니 전혀 다른 배경을 지녔다.

자신이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에 속한 상류층이라면 그 선배검사 자식의 집안은 상위 0.1 퍼센트에 속한다고 판단됐다.

“완전히 턱이 바수어져 병신 되면 진짜 골치 아픈데.”

재판까지 가면 과잉방어로 자기가 오히려 걸려들 수 있었다. 더구나 그 자식이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는 것을 본 증인이나 증거도 없었다. 그 자식이 적당히 술 취해 말만 약간 거칠게 했는데 따귀 후려쳤다는 식으로 오리발 내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재수 옴 붙은 날이네. 썩을.’

이은혜는 분에 못 이겨 혼자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전생까지 합치면 무려 45세가 넘는 나이다. 그러니 그 젊은 선배 검사의 행동을 때로는 이해되기도 한다.

‘검사라고 사내가 아닌 것은 아니지.’

유부남은 아니고 총각이다. 전에도 몇 번 자기에게 접근해 따로 만나자고 하던 잘생긴 검사다. 아마 자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술이 취하자 하게 된 돌출 행동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감히 임자가 있는 자기의 고귀한 허벅지를 만지려고 하다니 용서가 안 된다.

‘술 처먹으면 개라더니.’

이은혜는 이런 저런 생각하다 결국 회식에서 먹은 폭탄주 술기운까지 겹쳐 소파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속이 너무 쓰려 일찍 일어나 거울을 보던 이은혜는 기겁하고 말았다.

“어마!”

얼굴은 뚱뚱 부어있고 평소의 미모인 얼굴이 아니었다. 추녀 수준은 아니지만 얼굴이 엉망이다. 아무래도 요즈음 들어 너무 자주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연거푸 많이 마셔 탈난 것 같았다.

급하게 샤워하고 평소와는 달리 헤어숍으로 가서 머리도 새로 하고 화장을 조금 진하게 하고 출근했다.

술렁술렁.

이은혜는 출근하며 동료인 남자 검사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보았다. 아무래도 어제 회식 사건으로 자기를 비난하는 것 같았다.

검사실로 들어가자 부하 직원들도 겨우 인사만 하고 자꾸 자기를 피하는 기색이 역역했다.

이은혜는 다소 까칠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 조사는 누구죠?”

“검사님, 오늘은 딸을 다방으로 팔고 먹고 그 후에 월급날만 되면 대신 돈을 받아먹던 의붓아버지 조사입니다.”

“알았어요. 당장 불러오세요.”

“넷!”

이은혜는 속이 쓰리고 컨디션도 너무 좋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구구하게 별소리 다하는 중년남자 조사로 인해 짜증만 늘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휴! 차라리 천태가 있으면 저런 놈을 죽여서 그냥 파묻어 버리라고 하고 싶네.”

이래저래 외로움을 느끼다 보니 성격이 전보다 격해졌다. 그나마 같이 이 세상으로 넘어온 박천태 생각이 가끔 나고 있었다. 박천태는 제임스라는 이름으로 변신해 잘 사는 것 같았다. 유독 자신만 여전히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 화가 치밀기도 했다.

‘나만 놔두고 다들 재미 보며 살고.’

아무리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전화도 안하는 김수훈을 때로는 원망했다. 더구나 사내 맛을 알고 나니 외로운 밤은 전보다 두 배는 길어진 것 같았다.

‘나도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도통 내 마음을 몰라주네.’

이은혜는 때로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무지 세상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그녀가 관리하는 ST 소프트 회사는 이제 한글 프로그램 출시로 인해 겁을 모르고 가치가 오르고 있었다. 이런 상태로 가면 이은혜는 재벌 되게 생겼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은혜의 외로운 긴긴 밤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다 때려치우고 오빠 옆으로 가서 살까?’

하지만 그건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치를 않으니 시도할 수 없었다.

뒤숭숭한 상태에서 겨우 오전 근무를 마쳤다. 이은혜는 자기에게 맞아 다쳐 병원에 입원해 있는 선배검사를 찾아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하는 그대로 꽃다발 하나 사들고 병문안을 갔다.

술을 먹던 근처 병원으로 종합병원이 아니다, 동네 의원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보아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선배 검사가 입원한 병실을 물어 찾아가자 병실 문 앞에는 뭐 잘한 것이 있다고 많은 화환들이 보였다.

이은혜가 병실로 들어서자 선배검사는 턱이 돌아가 붕대를 칭칭 감고 어눌하게 말했다.

“어! 왔어, 나 술 먹고 계단에서 굴렀다며?”

술에 취해서 필름이 끊어진 것인지 아니면 너무 민망하니 그렇게 변명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자식, 잔머리를 굴리네.’

속으로야 웃기지 마라 생각했지만 이은혜는 겉으로야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선배, 미안해요. 나도 술이 좀 과해서 실수했어요.”

“········.”

아무런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니 수상하다. 계단에서 굴렀다고 말한 것은 알고도 그렇게 주변사람들에게 변명한 것이 틀림없었다. 하긴 어려운 사법시험 합격해 검사 발령 받을 정도의 머리는 되는 남자가 저 죽을 말을 함부로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퇴원하세요. 그때 제가 저녁을 사죠.”

“고마워!”

어찌 되었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면 두루 골치가 아플 일이지만 이런 정도로 수습되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이은혜는 이날 이후 회식이나 식사를 같이 하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졸지에 근무지 내에서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한가하게 시간이 나면 이은혜는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만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우! 진짜 근무하기 힘드네.”

그래도 전출 신청이나 퇴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이은혜는 여전히 머리가 좋은 반면 대인 관계에서는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한편 그녀와는 달리 박천태는 어둠의 세계지만 나름 활기차게 지내고 있었다.

푸켓의 사암 호텔로 제니퍼가 찾아왔다. 김수훈이 단단히 당부하자 일부러 찾아왔다.

“이대호라는 사람이 보내서 왔어요. 제임스 회장을 만나려고요.”

“연락해 드리죠.”

호텔 지배인에게 말을 전했으나 정작 만나려던 제임스는 멀리 북쪽의 국경지역으로 떠나고 없다고 했다.

어차피 오게 된 휴양지라는 생각으로 제니퍼는 시암호텔의 특실에서 지냈다. 겨울바다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몰려드는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지내고 있었다.

제니퍼는 진한 색안경에 큰 모자도 쓰고 아주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주변사람들은 그녀를 잘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제니퍼 공주님, 필요하면 저희를 부르세요.”

“알았어요. 경호하되 멀리서 해요. 너무 가까이서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게 되니까요.”

“넷!”

태국 대사관 직원들이 찾아와 경호하는 가운데 한동안 푸켓 해변에서 지내고 있었다. 제니퍼는 계속해서 제임스가 나타나지 않자 푸켓에서 떠났다.

그녀가 떠난 다음에 호텔 옆의 저택으로 제임스가 나타났다. 제임스는 사실은 멀리 가지 않았다. 제니퍼를 피하고 있다가 그녀가 푸켓을 떠나자 나타난 것이다.

불곰인 레드가 이상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장님, 왜 제니퍼 양을 피하신거죠? 아마 국왕폐하께서 뭐를 도와주라고 제니퍼 양을 일부러 보낸 것 같은데요.”

“그 여자를 여기서 만나야 좋을 것 없어. 어차피 신분을 감추고 살 생각으로 우린 여기로 왔으니 만나지 않는 것이 좋아. 그리고 폐하와 내가 자꾸 연결되는 것도 좋지 않고.”

“아하, 그렇군요.”

하는 일이 정상적인 사업도 있지만 어둠의 세계인 마약도 거래한다. 그래서 전보다 더욱 몸조심하고 있었다.

제임스는 마침 크리스털이 찾아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이윽고 화려한 옷차림의 크리스털이 도착했다.

“어서 와라.”

크리스털은 저택으로 오자마자 큰 소리로 호들갑을 떨었다.

“오빠, 나 제니퍼 만났어요.”

“제니퍼라니, 그게 누구냐?”

너무 잘 아는 여자지만 시치미를 때고 반문했다.

“어머나,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주 유명한 여배우인데 오빠가 그 여자를 몰라요? 이상하네.”

“뭐라? 미국 여배우인 제니퍼를 네가 왜 만나?”

영화사도 소유한 투자자가 완전히 모른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 아는 척을 했다.

“제니퍼 양이 마닐라의 루손영화사로 찾아 왔더라고요. 앞으로 합작으로 영화 한 편 찍어 보자고요.”

“그러냐?”

세계적인 스타인 제니퍼가 스스로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합작으로 영화 촬영하고 또 같이 영화에 출현하자고 했으니 크리스털은 매우 흥분된 상태다.

그러나 제임스는 별로 반기는 기색 없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세상에 합자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그러니 합자하지마라.”

자기는 하고 싶은데 거절하자 크리스털은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래도 내가 유명해 지는 것이 오빠는 별로 인가 봐.’

한 편으로는 사내의 이런 생각이 기분 좋기도 했다. 하지만 더욱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크리스털은 수단을 부리기로 결심했다.

‘뭐, 몸으로 오빠를 녹여 봐야지.’

다른 무기야 별로 없고 몸뚱이가 최고의 무기라고 판단했다. 크리스털은 다른 때보다 다소 일찍 침실로 제임스를 유도하고 있었다.

요즈음 새로 유행하는 아주 큰 물침대에 제임스와 크리스털은 벌거벗고 누워있었다.

핑크 색 물침대는 크리스털 거액을 주고 수입품 가게에서 어렵게 주문해 사다 놓은 것이다.

작정하고 덤빈 크리스털은 제임스의 근육으로 단단한 몸을 정성스럽게 혀로 애무하고 있었다. 능숙하게 전신을 혀로 녹이자 제임스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후끈 달아오른 상태인 제임스는 크리스털의 미끈한 몸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천천히 어루만지던 가슴을 우악스럽게 쥐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거친 입술로 잔뜩 화가나 치솟은 검붉은 돌기를 잘근거렸다. 그때 마다 크리스털의 몸은 배배 꼬이고 있었다. 전신을 이리 저리 꼬며 더운 입김을 토해 냈다.

“하악! 학!”

처음 목적은 제임스의 몸을 달구어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그러나 크리스털은 이미 그런 생각을 잊고 있었다. 어느새 자신이 먼저 더욱 뜨겁게 달아올라 주체를 못하고 있었다.

제임스의 집요한 애무로 인해 크리스털 마음은 더욱 급해졌다.

“하악! 하악!”

더운 입김을 토해내며 계속해서 엉덩이를 추켜올리고 있었다. 크리스털은 이 사내만 만나면 주체를 못하고 몸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제임스의 뜨거운 손길이 두툼한 둔덕에 다다랐다.

“아흐윽! 아윽!”

제임스의 손가락이 검은 계곡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전과는 달리 제임스는 다소 거칠게 애무했다. 그 순간 크리스털은 눈을 뒤집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녀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사내의 거친 손길로 인해 한차례의 정상을 넘어서고 있었다.

“하으윽!”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으로 인해 크리스털은 제임스의 목을 두 손으로 감고 부들거렸다. 엉덩이에 힘을 주며 바들거렸다. 이윽고 거친 손길이 갑자기 거두어지고 있었다. 진하게 애무해주던 손길이 사라지자 약간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제임스의 우람한 몸이 크리스털의 가녀린 몸 위에 겹쳐지며 힘을 쓰고 있었다.

크리스털은 자신의 좁은 계곡을 파고드는 물건으로 인해 가벼운 비명을 토했다. 여러 번 접했지만 여전히 묵직한 느낌이 드는 커다란 물건이다. 때로는 거대하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천천히 좁은 계곡 안으로 깊숙하게 밀고 들어왔다. 크리스털은 둔중하게 부듯한 느낌으로 다급하게 외친다.

“오빠! 하아앗!”

투박한 손길의 거친 애무로 인해 충분히 준비되어 축축해진 검은 계곡이다. 아주 수월하게 커다란 물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크리스털은 지그시 눈을 감고 환희에 젖어 흐느끼고 있었다.

“하으흐윽! 흐윽!”

격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었다. 어느새 크리스털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눈물이 흐름과 동시에 크리스털의 몸은 용광로처럼 활할 타오르고 있었다. 심장까지 타들어가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하학! 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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