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화
젊은 남녀 사이란 쉽게 어긋나기도 하고 쉽게 회복되기도 한다.
두 사람은 단 한 번의 진한 정사로 그간 멀어졌던 사이가 완전히 회복된 것을 느꼈다. 잠시 몽롱한 상태로 김수훈의 품에 안겨 있던 제니퍼는 화들짝 놀랐다.
“어머머, 내 정신 좀 봐.”
“왜?”
“경호원들이 차 밖에서 서서 기다리잖아요.”
“아, 그렇지.”
전에야 그저 애인이라 이런 행동이 용인될지 모르지만 정식으로 부부가 되기로 했으니 수하들 보는 상황에서는 가려야 해야 할 너무 과한 행동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제니퍼는 급하게 핸드백에서 휴지를 꺼내 뒤처리했다.
하얀 가슴을 훤하게 드러내며 훌러덩 올라간 브래지어도 가지런히 내렸다. 급히 벗어 아무 곳에 풀썩 던져두었던 팬티도 주어 입었다.
옷을 우선 입자 제니퍼는 급하게 고개 숙여 김수훈의 실체를 입으로 물고 마무리했다.
“흐르릅!”
마치 맛있는 하드를 먹는 다는 듯이 빨아먹고 멋쩍게 웃었다. 그러자 김수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제니퍼, 100만불짜리 먹으니 맛있냐?”
순간 제니퍼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어머나, 오빠! 그 소문을 알고 있어요?”
“그래. 내 신상에 관한 과상한 소문인데 내가 모르겠냐.”
“아하! 그러네요. 더구나 LA의 할리우드에서 퍼진 소문을 오빠가 모를 수 없겠죠.”
할리우드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이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온다. 김수훈의 중요한 정보 조직인 감찰원이나 혹은 델타타이거 조직을 통해 하산을 경유해 수시로 보고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볍게 나누는 대화는 김수훈의 정액에 관한 이야기다. 전에 그레이 왕국의 주치의인 여의사를 통해 카산드라가 알아낸 사실은 많았다.
용녀라고 부르던 최고상류층인 여자들이 김수훈의 정액을 구하려고 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우수한 유전자라고 판명되는 김수훈 정액을 간절히 원하던 여자들은 그 여자들만이 아니었다.
할리우드에서 돈이 아주 많다고 소문난 30대나 40대인 여배우들도 구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김수훈의 정액을 비밀리에 구하려고 여의사와 접촉한 사실도 알아냈다.
정자를 100만불을 주고 구한다는 소문이다. 그것이 상류층에 100만불로 금액으로 비밀스럽게 널리 알려진 이유는 사기꾼 때문이다. 쉽게 거액을 벌 눈먼 돈이 보이면 사기꾼들이 꼬이듯이 아랍의 여의사가 시기를 쳤다.
“내가 델타궁전의 관리하는 여의사요. 최고로 우수한 정자는 내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여의사는 김수훈의 정액이라고 하며 거액을 받고 냉동정액을 팔아먹었다. 그래서 불임이던 부인이 아주 튼실한 아이를 낳기는 했다. 그러나 낳은 아이는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이 아닌 파란 눈의 백인이라 크게 난리가 났었다.
하지만 그 사기꾼인 여의사는 고소 고발도 안당하고 여전히 잘 지내고 있었다.
고소한다고 하자 여의사는 태연하게 항변했다.
‘내가 언제 모하르 샤 국왕 폐하의 정액이라고 했나요. 최고로 우수한 정자라고 했지.’
그래서 유전자 감식을 한다고 떠들었지만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유는 백인 부부로 파란 눈을 지닌 튼실한 사내아이를 얻었으니 불만이 점차 가신 것이다.
워낙 상류층에서 은밀하게 벌어진 일이라 언론으로 보도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그런 소문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오빠는 그 몸만으로도 엄청난 부자가 될 거야.”
“다 헛소리들이지.”
“아니에요, 제가 소유한 기획사에 속한 선배 여배우도 오빠의 정액을 받아 혼자 살지만 아이는 낳아서 기르고 싶다고 말하던 걸요.”
“정말 웃기는군.”
아무튼 세상은 별 여자도 많고 이상한 사고력을 지닌 사람도 많았다. 그들을 나무라거나 또는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왕족 족보가 너무 복잡해 질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물욕이나 자식 욕심으로 인해 앞에서는 어떤 황당한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른다.
“쪽!”
제니퍼는 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해주고 나서 소리 나게 입맞춤하고 바지춤을 챙겨 주었다.
혹시 이상한 흔적이 있나 조심스럽게 살폈다.
아무 이상이 없자 제니퍼는 풍덩한 후드를 걸치고 리무진에서 슬며시 나왔다. 모래사장에 마무리하느라 사용한 휴지를 놓고 태웠다. 이유는 혹시 휴지에 묻은 정자가 유출될까 해서다.
화르륵.
작은 불꽃을 일으키며 휴지가 타오르고 있었다. 제니퍼는 더 완벽하게 태우려는 듯이 휴지를 몇 장 추가해서 던지고 있었다. 지포 라이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며 물었다.
“제니퍼, 너 담배피우냐?”
“예, 많이는 안 피우고 가끔 피워요.”
나중에야 담배의 유해성으로 피우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정도로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홍보되지 않는 시절이다. 마리화나도 아주 극성하고 있었다.
담배피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그러자 제니퍼는 급하게 변명했다.
“연기를 하다 보니 조금 배워서 그런 때만 조금씩 피워요.”
“너 혹시 마리화나도 피우냐?”
“아뇨. 그건 오빠가 금하는 기호식품이잖아요.”
“아무튼 담배 너무 피우면 일찍 죽는다. 그러니 되도록 담배를 피우지 마라.”
“예.”
김수훈은 남의 일에 일일이 참견하는 성품은 아니라 그저 이런 정도만 말하고 흘려버리고 있었다. 이제 아내에 해당하는 위치인 빈으로 등록하기로 한 처지다. 밖에서 휴지를 모두 태운 두 사람은 다시 리무진으로 올랐다.
다소 떨어져 있던 사백호와 운전기사가 급하게 다가와 차에 오르고 물었다.
“폐하, 어디로 가죠?”
“나는 먼저 관저로 들어가고 제니퍼는 모하르 호텔로 데려다 줘라.”
“넷!”
여전히 총독 관저로 데리고 가지 않겠다는 소리에 제니퍼가 약간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김수훈은 그에 대해 설명했다.
“관저는 아랍 왕국들의 첩자인 시녀들이 많아. 왕후에게 내가 먼저 연락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이 좋아서 그런다.”
“아하, 그렇군요.”
어하고 아하고 다르듯이 그래도 왕후의 기본 권한은 유지 시켜줄 생각이다.
김수훈은 총독관저로 돌아와 왕궁비서실로 급하게 연락했다. 미국인으로 프랑스 고아출신인 제니퍼 진을 진빈(眞嬪)이라는 후궁으로 책봉한다고 통보했다.
통보하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났다. 왕후인 아리아로부터 전화가 왔다.
“왕후. 미안하게 됐소. 그러니 이해해 주시오.”
“아뇨. 저야 제니퍼가 오히려 고맙지요. 아주 잘 생각했습니다. 제가 카산드라를 준비시켜 빨리 보내죠.”
아리아 왕후는 제니퍼를 빈으로 봉한다는 통보에 별 다른 응수는 없었다. 내명부에 기록한다고 했다. 아울러 축하한다고 말했다.
정비인 아리아 왕후에게 통보는 했으니 김수훈은 그제야 사백호에게 지시했다.
“진빈을 이곳으로 오라고 해.”
“넷!”
그러나 오라고 해서 총독관저로 쉽게 와지는 것은 아니다.
카산드라 제조상궁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책봉식은 해야 한다고 했다. 비밀리 책봉식에 사용할 드레스도 새로 맞추고 준비해야 한다.
이윽고 카산드라가 급하게 총독관저로 도착했다.
“폐하, 책봉식 준비물을 가져왔습니다.”
책봉식에서 사용할 물건은 아주 많았다. 보석과 백금으로 만든 화관,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목걸이. 팔지. 귀걸이,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었다. 아리아 왕후는 빈으로 책봉하는 교지와 더불어 옥으로 만든 인장도 보내 주었다.
별도로 아랍 공주의 다소 풍덩하면서 야한 전통 옷도 몇 벌 보냈다. 결국 제니퍼는 비공식 책봉식이자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제니퍼는 그저 좋아 싱글벙글 이다.
“험! 신부가 결혼식에서 너무 웃으면 딸 낳는 다는데.”
“어머나, 그럼 더 잘 됐네요.”
여러 가지 복잡한 책봉식 절차가 모두 끝나게 되었다. 제니퍼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그대로 내명부에 속한 김수훈의 아내가 되었다.
총독 관저에서 같이 지내는 제니퍼는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 저는 뭐를 해야죠.”
“뭐를 하다니?”
“저와 할 일이 있다고 했지 않았나요?”
“아! 그거. 그냥 지금처럼 공식 애인으로 나와 공개적인 장소에 가끔 다니면 된다.”
비공식 애인처럼 지내게 해준다고 하다더니 결혼과 동시에 굳게 한 모든 약속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제가 공개적인 장소를 다녀요?”
“그래, 너는 그냥 내 걸 프렌드로 소개될 거야.”
김수훈은 이렇게 말하고 제니퍼에게 다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말했다.
“이집트에서 나를 정식으로 초청했다. 그러니 나와 같이 이집트를 방문하자.”
비밀리에 결혼한 것으로 한다더니 이건 전혀 그것이 아니게 행동하라니 조금 이상했다. 그래서 제니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빠, 어쩌려고요?”
“뭐가? 우린 낮에는 항상 같이 다니며 밤에 침실은 항상 따로 사용해 자야 한다. 그것이 조금 이상하지만 그게 너와 나 사이야.”
“그래요?”
“그래서 너는 내 걸프렌드이자 제니퍼 공주라고 앞으로는 불릴 것이고.”
도무지 이해가 잘 안가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남편이니 그가 원하는 대로 따라하다 보면 자기 역할을 알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많은 부분의 자신 삶을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훈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공식적으로 카이로로 떠나고 있었다.
전세비행기인 델타항공사 소속인 보잉747기에 올랐다. 델타부터 타고와 기내에서 기다리던 나살론 안보비서관과 스카레알 경제비서관이 반갑게 인사했다.
“폐하, 경하 드립니다. 진빈마마도 경하 드립니다.”
“고맙소.”
“고마워요.”
두 사람은 제니퍼를 후궁인 진빈으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축하했다.
제니퍼는 가만히 보니 김수훈은 자기를 그냥 후비가 아니고 아예 공개적으로 대외행사에는 항상 데리고 다닐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그런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어색해서 묘했다.
김수훈은 이내 설명했다.
“부부가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에만 같이 다니면 된다. 그렇게 행사가 많지는 않을 거야.”
“그래요?”
제니퍼는 두 비서관으로부터 이집트로 가서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이나 또는 참석할 행사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영화배우로 영화제의 시상식 행사장을 다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충분해 보였다.
이집트의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하고 있었다. 무라바크 대통령을 제외한 거의 모든 각료들이 공항까지 나와 환영하는 것 같았다. 길게 도열한 각료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오픈카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대통령 궁으로 향했다.
와! 와!
아프가니스탄 국기와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었다.
김수훈은 국왕이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이런 방문을 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옆에 애인이라며 여자를 달고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카이로에 와 있는 서방 언론사 기자들은 이런 모습이 아주 이상해 보였다.
“참으로 이상한 성품이네. 그렇게 공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를 싫어하더니 애인을 달고 남의 나라 귀빈으로 초청은 받아 저렇게 다니니.”
“뭘 그렇게 생각해. 본시 이상한 나라서 국왕이 됐으니 그런가 하고보면 되지.”
이집트 국민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타국을 처음으로 방문하자 그만큼 이집트를 중시한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다들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도 저분 혜택을 보려나?”
혜택이란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새로운 율법으로 이슬람 국가들을 변화시키니 각자 이해에 따라 바라는 바가 달랐다. 특히 여성들은 이제 이집트에서도 완전히 조혼풍습이 사라지고 여성지위가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또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피해를 입은 상이용사들의 경우는 이번 기회에 복수해주기를 고대했다.
“모하르 샤 국왕이라면 내 다리를 잘라먹은 놈들에게 복수해 줄 거야.”
“암, 반드시 내 팔을 사라지게 한 원수들에게 복수 해줄 거야.”
이슬람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 일부 사람들은 아라비아 반도를 완전히 통합한 김수훈을 완전히 모하메드의 분신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도 생겼다.
대통령 궁에 들어가 무바라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같이 참석한 제니퍼는 당연히 같이 사진도 찍는 역할을 했다. 대통령부부와 오찬도 같이 했다. 그녀는 다른 방에서 무바라크 대통령 부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김수훈은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아랍델타연맹 가입을 원하자 답하고 있었다.
“본래 아라비아 반도만 가입시켜 협력하자는 연맹이라 정회원으로의 가입은 곤란합니다. 그러니 준회원으로 가입하세요.”
“그야 알지만 시나이반도도 엄밀하게 말하면 아라비아 반도에 속하니 정회원으로 넣어주시죠.”
듣고 보니 아라비아 반도는 홍해와 페리시아 만의 사이인 지명을 뜻한다. 조금 억지를 부리면 포함된다고 볼 수는 있었다. 이집트는 경제적이나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스에즈 운하를 소유한 나라다. 스에즈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해 동서양이 쉽게 해상의 교통로가 연결되는 곳이니 중요했다.
“대통령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제가 찬성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니 다른 회원국의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알겠소.”
“제가 모하르 령으로 돌아가면 바로 총회는 소집할 것이니 참석하세요.”
“알겠소.”
김수훈은 제니퍼를 공식 파트너로 삼아 이집트에서 정상회담을 계속했다. 비공식 정상회담이야 많이 했지만 이런 공식적인 외교활동은 처음이었다. 양국의 정상 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은 세계 언론사를 상대로 발표되었다.
경제안전보장조약이 채결되었다고 먼저 발표되자 미국을 비롯한 유럽 언론사 기자들은 모두 기절하듯이 놀랐다.
경제안보상호조약이란 안보로는 양국 중 어느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침략 당할 경우에 파병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경제협력부분은 통상적인 협력이 아니다. 요즈음 서방세계에서 많이 거론되는 석유의 무기화에 공동으로 움직인다는 협약이다. 또한 서로 무관세로 무역한다는 조항도 있으니 두 나라는 이제 혈맹과 같은 나라라는 뜻이다.
너무 급하게 이런 발표가 있자 헤럴드 기자가 나서며 물었다.
“만약이지만,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전쟁이 터지면 어찌되나요?”
“그건 이렇습니다. 우리가 이스라엘을 쳐들어가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참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우리 영토에 대해 단 한 번의 총알이라도 날리면 그때는 자동으로 참전이 된다는 뜻입니다.”
“아! 그렇다면 지금 아랍델타연맹에 가입한 나라와 같은 조약이군요.”
“그렇습니다. 다만 아직 가입국이 아니니 아프가니스탄과 이집트 사이에만 유효한 조약입니다. 이미 아랍델타 연맹으로 이집트도 가입신청은 해둔 상태입니다.”
이런 모하르 샤의 발 빠르고 과단성 있는 행보로 인해 이스라엘은 거의 패닉상태에 빠지고 있었다.
“완전히 우리나라를 노리고 압박하는 것이 틀림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