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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 그리고 회색-372화 (372/591)

372화

이런 추측이야 혼자해보는 생각에 불과했다.

‘천태도 임신하게 했으니 나도 아무 이상은 없을 거야.’

자기 자신의 지금 삶 자체가 과학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일이니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말을 듣게 된 사장들은 김수훈이 이제 자손을 빨리 보고 싶다는 충동에서 나온 말로 다들 이해했다.

‘그렇겠지. 폐하는 이제 국왕이니 장차 나라를 이끌 후계자를 빨리 두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거야.’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니 호기심을 표하며 김수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특히 자신의 딸과 기이하게 약혼까지 한 요오시는 더욱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하지만 딸인 케이코의 나이가 이제 겨우 만 14살에 불과하니 염려되었다.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은 남자와 꼭 케이코가 결혼해야 하나?’

이상한 현상으로 한국으로 입양을 가서 윤수인으로 사는 외동딸이다. 그러나 자기가 배 아파 낳은 딸을 그런 식으로 타국으로 보내고 살아야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애도 참으로 팔자가 기구해.’

신기가 들어 윤수인으로 살아야 된다고 했다. 그러니 어미 마음으로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김수훈은 사람들이 다들 자기의 발언에 관심을 표하는 것을 보며 다른 쪽으로 다시 말을 돌렸다.

“다들 모하르델타 이야기는 들었을 겁니다. 나는 그곳을 자유무역시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아하, 그런 생각이 있었군요.”

“그러니 앞으로 회사 운영에 참고하세요. 특히 건설회사는 그곳에서 계속해서 대규모 공사가 많을 것이니 준비를 철저히 하고요.”

이런 지시에 건설회사의 마시모도 사장은 급하게 답했다.

“폐하, 대규모 공사를 한다면 무슨 공사인가요?”

“컨테이너항만도 건설하고 국제공항도 그곳에 새로 건설될 겁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준비를 철저히 해두세요. 항만 건설은 아마도 준설을 많이 해야 만들어 질 겁니다. 그러니 대형 준설선도 미리 여러 척 건조하도록 하세요.”

먼저 이렇게 말한 김수훈은 전혀 새로운 것을 제시했다.

“이제 회사는 합병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중앙과 일본의 비룡 회사를 합쳐 ST 즉 슈퍼타이거라는 이름의 클로벌 회사로 키울 생각이니 그렇게 준비하세요.”

김수훈이 이렇게 말하자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혹시 모든 회사를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놀라는 모습들을 보며 다시 추가해서 설명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그냥 이름만 하나로 통합하고 본사만 따로 두고 현지 법인으로 놔둘 거니 그렇게 아세요. 한국은 규모도 작은 투자, 건설, 소프트, 산업회사로 4개에 불과하니 투자와 건설 그리고 산업만 합치면 되니 별로 어렵지 않을 겁니다.”

“폐하, 어디를 어떻게 합치고 본사는 어디에 두죠?”

“종합상사와 투자회사인 모기업인 (주) ST는 (주) 비룡, 비룡유통무역, 중앙투자, 비룡금고, 중앙산업을 합쳐 본사는 일본에 둡니다. (주) ST 건설은 비룡건설과 중앙건설이 합쳐 모하르델타에 본사를 두고. (주) ST 소프트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주) ST 레포츠는 비룡관광여행사와 합쳐 역시 일본에 본사를 두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자 임원들은 다들 수궁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결국 지주회사인 (주) ST 그리고 소그룹인 (주) 건설, (주) ST 소프트, (주) ST 레포츠 (주) ST 법률로 회사의 수를 통합하는 것이다.

현지법인형식으로 그대로 두는 통합이라 사실상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ST 건설회사의 본사를 모하르델타에 둔다는 것은 이제는 건설회사의 모든 역량은 그 지역에 투입한다는 뜻이다.

김수훈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추가로 당부했다.

“불만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장들은 모두 소그룹 회장을 하시면 됩니다.”

건설회사는 모하르델타에 본사를 둔다니 다들 관심이 있었다. 그런 표정을 보며 김수훈은 그에 대해서 설명했다.

“모하르델타에 본사를 두는 ST 건설회사의 경우는 이성준 사장이 회장을 하게 될 겁니다. 대략 큰 그림만 그려드리니 종합기획실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해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제출하세요. 그리고 그 외의 모든 제 지분은 매각 처분해서 (주) ST의 자본금 늘리는 곳으로 사용하세요. 그리고 합병이 복잡하면 그런 기업은 팔아 치워 버리세요.”

“알겠습니다.”

결국 5개의 소그룹만 자기가 관장하고 나머지는 누가 관리하던 소유하던 상관하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건설회사만 모하르델타에 본사를 둔다는 것은 그곳에 진출해 있는 중앙건설을 ST 건설회사의 본사로 키운다는 뜻이다.

“특히 건설 회사의 경우 해야 할 공사가 너무 많으니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합니다.”

“예, 서두르겠습니다.”

김수훈은 비룡그룹 임원진을 만나 이렇게 지시하고 헤어졌다.

오사카에서 대마도를 경유하고 부산을 거쳐 금강산으로 가는 비룡관광회사 소속인 유람선을 타고 일본을 떠났다.

유람선에 올라 다소 한가해진 틈을 타서 김수훈은 일현무와 사백호를 따로 불렀다. 유람선의 갑판 제일 뒤에 자리 펴고 앉아 맥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일현무, 이은혜가 부산지검에 있다고?”

“예, 사법연수원에서 수석 졸업하고 본인이 원해서 부산지검에서 근무한답니다.”

“어떻게 꼭 수석을 하지? 참 이상해.”

“워낙 실력이 뛰어나니 그렇죠.”

“아무리 뛰어나도 한번은 삐끗하는 수가 있어야 사람이지 그게 사람이야?”

이은혜는 참으로 경이로운 실력을 지녔다. 시험이라면 무조건 거의 만점에 수석으로 시작해 수석으로 끝나고 있었다. 이제 만 20살인 처녀이나 그녀는 여전히 천재 소녀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니고 있었다. 대학시절에는 광고모델 활동해서 돈도 많이 벌었다. 듣자하니 공무원 봉급으로 고급승용차 타고 좋은 집에서 살기 어려우니 공무원하기 전에 돈 많이 벌어야 된다고 해서 대학시절에 활발하게 연예활동을 했다.

벌게 된 돈은 모두 중앙 소프트회사에 투자했다. 그런 이유로 중앙소프트 회사는 그녀의 지분이 무려 80퍼센트가 되어 한국 서울에 본사를 둘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리무진을 타나?”

“예, 폐하가 선물한 리무진이 사고가 나서 버리고 보험회사에서 새 차를 사서 넘겨준 이후 그대로 타고 다닙니다. 고급 리무진을 타고 다녀도 다들 인정합니다.”

“뭘 인정해?”

“검사에게 배정되는 그랜저 승용차 안타고 외제 리무진 타고 다니는 것을요.”

“아, 그 이야기야?”

이은혜는 무술도 뛰어나 태권도, 검도, 유도, 용호권, 특공무술이 모두 4단이다. 전에 정권치기 수련하면 손이 흉해진다고 해서 장권치기를 알려 줬더니 장권과 손날치기로 격파하여 용호권도 4단으로 올랐다.

그로인해 요란한 스캔들이 있었다.

처음 검사 발령받아 직접 조직폭력배 잡는다고 가서 회칼 들고 덤비는 조직폭력배의 따귀를 후려쳤다. 단 한방에 이빨을 모조리 뽑고 턱을 아작 낸 사건이 있었다.

과한 공권력 사용이라고 항의하자 치료비 물어주고 다시 정강이 걷어차서 부셔 버렸다. 그로 인해 무림검사와 폭력검사라는 닉네임이 또 생겼다.

“여자가 너무 거칠면 팔자가 드세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전에는 청혼한다고 하던 남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답니다.”

“그럴 수 있겠어. 부부 싸움하다 재수 없어 정통으로 따귀라도 한 대 맞으면 골로 가게 생겼으니 결혼하기가 겁날 만도 하지.”

“폐하, 이은혜 검사는 검사로써 기소율도 높고 검거 실적도 제일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폭력조직들은 이은혜 검사를 저승사자라고 합니다. 걸리면 무조건 최고형이고 재판해도 판사들이 구형한 형량 그대로 그냥 망치 두드려 준답니다. 그래서 부산에는 폭력조직이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

이은혜로 봐서는 잘하는 짓이지만 박천태가 그 와중에 어찌 될지 몰라 은근히 걱정이다. 부산에 처박혀 있으라고 했는데 무사한지 모르니 이번에 가서 만나볼 생각이다.

이런 대화를 나누다 김수훈은 드디어 진짜 하고 싶은 말인 걱정거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일현무, 시드니 별장 방화사건은 어떻게 됐나?”

“예, 시드니 경찰에서 단순 화재로 종결했습니다. 가스누출 화재로요.”

그것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장모 문제가 걱정되어 먼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것이다.

“리비아 방송은 어느 정도고?”

“예, 아마 정확한 정사 장면이 찍힌 사진은 없는 모양입니다. 다만 야한 잠옷 차림의 잘 찍힌 사진은 몇 장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현무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기 생각을 말했다.

“그야 그들이 더 농도가 진한 장면이 담긴 사진은 아직 숨기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런 정도 사진으로도 아랍에서는 파장이 크겠지?”

“예, 유럽에서는 별로 소란스럽지 않으나 아랍 지역에서는 난리가 났죠. 특히 본국에서야 국회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고요. 수상을 비롯해 각료들이 나서서 진정시키나 이번에는 다들 쉽게 물러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특히 젊은 국회의원들은 아리아 공주님과 폐하가 약혼을 취소하지 않으면 단식 투쟁한다고 결사 항의중이고요.”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군.”

“그렇습니다.”

잠시 이런 대화를 나누다 당사자가 궁금해 물었다.

“아리아 공주는 어떻게 하고 있고?”

“파산드라 제조상궁의 말에는 매일 눈물로 세월 보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서궁에서 나와 동궁의 하렘에서 시녀들과 같이 지내고요.”

“뭐? 왜 거기로 가서 지내?”

“파혼은 각오하지만 궁에서 절대로 나가지는 않고 시녀로라도 산다고 했답니다.”

지조가 강한지 고집이 강한지는 모르지만 강단은 있었다. 어지간한 여자면 못 살겠다고 하며 자기에게 전화라도 하며 하소연하련만 그런 기색 없이 그래도 버티고는 있었다.

“여기서 본국으로 국제전화가 되나?”

“예,”

“파산드라에게 전화해서 당장 서궁으로 옮기고 산삼이나 한 뿌리 고아 먹이라고 해. 결혼식이 있는 11월 1일까지 잘 버티면 결혼한다고 전하고.”

“알겠습니다.”

김수훈이 다소 냉정하게 방치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생각에는 여전히 왕권의 정통성은 아리아 공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그녀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도록 할 생각이다.

어차피 입헌군주제이니 국왕은 꼭 필요한 부분만 간섭하면 된다. 그녀가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나라를 다스릴 능력이 생기게 된다고 판단했다.

김수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통신실로 가려는 일현무에게 크게 외쳤다.

“내가 그러더라고 수상에게 전해! 농성중인 국회의원들에게 남편이 가만히 있는데 왜 남의 여자 사생활 가지고 시끄럽게 하냐고. 국회서 그렇게 할 일 없으면 의원 그만두고 집으로 가서 자기 아내나 단속 잘하고 처갓집 단속 잘하라고.”

“알겠습니다.”

아리아 공주의 단련도 좋지만 더 방치하면 통치권을 가지고 흔들 여지가 많다고 판단해 의원들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김수훈은 망망대해인 현해탄을 지나며 문뜩 대마도 때문에 소란했던 일이 떠올라 사백호에게 물었다.

“사백호, 자네 대마도로 소란했던 사건에 대해 잘 아냐?”

“예, 한국서 대마도 수복결사대라고 만들어 대마도가 한국 영토라고 동경에서 시위를 벌인 사건이후로 그 회원은 200만명이 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오랜 시비 거리던 독도는 이미 일본에서 뒤로 완전히 물러났다. 이제는 한국에서 대마도 영토권을 주장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비록 완전한 통일은 못했지만 제2 한국전쟁으로 원산과 백령도 북쪽의 지역까지 연결하는 중앙지역을 수복했다. 그로인해 잠시 경제가 주춤하던 한국은 또 다시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 성장 배경에는 아프가니스탄이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수시장 규모도 커지고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수출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아프가니스탄이나 한국은 여전히 일본에서 기계류야 많이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한국은 이미 일본을 추월하고 있었다.

조선업 부분에서 추월하고 철강업도 매출 규모로는 추월한 상태로 변했다.

미국국적인 타이거 김의 여권으로 입국한 김수훈은 바로 이은혜에게 연락했다. 그녀를 먼저 만나서 박천태 소식을 알아볼 생각이다. 이은혜가 박천태에 대해 아무 말을 안 하면 여전히 무사하다는 뜻이니 그 후에 박천태를 만나려고 했다.

공중전화를 이용해 부하들을 시켜 일단 이은혜 검사를 찾도록 하고 나서 이은혜가 나오자 김수훈은 말했다.

“김태희 검사님?”

“누구시죠?”

“나 차승원!”

“아하, 오빠! 어디에요? 제가 갈게요.”

“하지원 해수욕장으로 와라. 와서 해변을 걸으면 내가 만나마.”

“알았어요.”

차승원이 지금 연예활동을 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키가 크다는 이유로 이렇게 음어로 사용해 말했다.

전화 통화를 끝내고 나자 일현무에게 지시했다.

“아바타 작전 시작해.”

“넷!”

아바타 역시 그가 살았던 시절에 흔하게 사용하는 평범한 음어다. 선글라스만 쓰면 자기와 모습이 비슷한 경호원을 자기로 변장시켜 호텔에 투숙하라는 지시다. 일단 자신의 아바타인 분신을 만들어 놓고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다.

사실 국왕의 신분으로 혼자 활동한다는 것은 경호원들로는 제일 곤욕스러웠다. 만약 무슨 사고라도 나면 제일 먼저 다치는 것은 자신들이다.

김수훈은 자신이 무술 고수라 수시로 경호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려고 했다. 또 다시 혼자 활동하려고 하자 일현무는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폐하, 저희들은 눈뜬 봉사에 귀머거리니 불편하셔도 같이 가시죠.”

“아니야, 내가 너무 불편해서 그래. 자주 전화할 거니 그렇게 알고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그러나 경호실장이란 중책을 가진 일현무는 전과는 달리 고집을 부렸다.

“폐하, 정말 근처에 조용히 있겠습니다.”

굳게 다문 입을 보자 이번에는 절대로 혼자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다. 그런 모습을 보자 이들을 더욱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지시했다.

“알았어! 그럼 경호원을 둘로 나누어서 한 팀은 호텔로 가고 한 팀은 날 원거리서 따라와.”

“넷!”

김수훈은 이럴 때 사실 제일 국왕된 것을 후회한다. 다른 때는 그래도 별로 마음 쓰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누굴 만나려고 해도 줄줄이 따라다니는 경호원들이 너무 불편했다.

아파타 작전이 시작되고 나자 김수훈은 두 대의 택시를 타고 경호원들과 같이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갔다.

멀리 사방에서 경호원들이 경계를 서는 가운데 해수욕장의 주차장으로 고급리무진이 도착했다.

급하게 리무진에서 내린 이은혜가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선글라스를 쓰고 빠른 걸음으로 해변으로 가서 백사장을 천천히 걸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김수훈도 천천히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런 접촉은 남의 시선을 끌 수도 있지만 안전한 방법이기도 했다.

바닷가에서 만나자 이은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빠, 언제 왔어요?”

“방금 도착해 너에게 전화한 거다.”

“그랬군요. 저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어서 찾은 거죠?”

“그래, 박천태 소식이 궁금해서다.”

“박천태는 지금 한국에 없어요. 홍콩으로 가 있을 겁니다.”

“뭐? 홍콩을 가다니.”

“제가 당분간 부하들과 같이 부산을 떠나 있으라고 했어요. 제가 부산지검에서 떠나기 전에는 박천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떠나라고 해서 떠났다면 둘은 여전히 원만하게 지내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은혜는 그동안 잔뜩 벼르고 있었고 이제는 기회가 없다는 듯이 강하게 요구했다.

“오빠, 오늘 제 문제 깔끔히 해결해 줘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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