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과 백 그리고 회색-367화 (367/591)

367화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있던 아브라함은 아주 조심스럽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계속했다.

“이란이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으로 침공하려는 계획서를 입수했습니다.”

“뭐요? 그게 정말입니까?”

김수훈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이란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다면 쉽게 물리칠 수 없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또 다시 아프가니스탄은 전국토가 황패해 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었다.

“그게 언제 수집된 정보인가요?”

“얼마 전에 이란 최고사령부에서 수립된 침공계획입니다. 확인하시어 사실이면 저희 진심으로 아시고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로 파병하는 부대를 중동전쟁에 참전하지 않았으면 해서 제가 찾아왔습니다.”

처음 듣는 정보에 김수훈은 다소 언성을 높여 물었다.

“중동 전쟁을 하다니요?”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국왕이 시리아를 지원해 우리나라를 상대로 중동전쟁을 일으킬 계획입니다.”

“뭐요?”

들을수록 모두 황당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계속해서 설명했다.

“파드국왕은 시리아로 보낼 지원병으로 폐하의 모하드델타로 피견된 군대를 이용할 생각이고요. 아마 시리아 정부에서 골란고원을 다시 찾을 요량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계획하는 것 같습니다.”

“파드국왕께서 그런 계획을 하고 있다니 금시초문입니다.”

“저희 모사드에서 수집한 정보니 정확할 겁니다.”

아브라함의 이렇게 답하자 김수훈은 이스라엘이 뭐를 겁내는지 정확하게 알았다.

이스라엘은 아랍권 국가들이 혼인동맹을 통해 김수훈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을 겁내고 있었다. 새로 상호방위조약을 맺어 군사적으로 뭉치는 이유를 자기나라가 목표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주변이 온통 자기들과 다른 종교를 가진 나라들이고 또한 전에 몇 차례 전쟁을 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넘긴다던 최신형 무기들도 이스라엘의 이런 염려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중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태인들은 여전히 미국 정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미국이 무기 인계를 계속 뒤로 미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

설사 그것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아브라함의 이런 정보를 자기에게 은근히 흘리는 것은 의도적이다. 계획적으로 이간계라는 펼치는 행위라 짐작할 수 있었다. 파드국왕과 밀착된 사이를 벌려 보려는 수작이 분명했다.

‘내가 어리다고 별 짓을 다하는군.’

여기로 와서 15년을 살았지만 정치적인 복잡한 외교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이 노련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전혀 다른 차원에서 세계정세를 살피며 살다 보니 김수훈은 새로 사는 동안 상당히 노련해졌다.

‘카말의 대대적인 테러공격으로 이스라엘은 뭔가 흔들리고 다급한 상태로 변했군.’

워낙 동시 다발로 벌어진 폭탄테러로 인해 서방국가들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하고 있지 않았다. 테러라고 하지만 상당히 위력적이라 알게 모르게 공포에 질린 상태다. 팔레스타인의 헤즈볼라 조직은 강력한 폭탄테러사건을 벌여 잃은 것도 많지만 얻는 부분도 있었다.

‘이러니 나라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군사력은 강해야 한다고.’

새로운 인생을 살다보니 김수훈은 본능적으로 세계정세나 어떤 판도를 가늠하며 사는 습성을 지니게 되었다. 나이에 비해 보는 시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본시 어린 나이로 인해 실수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일반 사람의 생각하는 차원과는 상당히 달랐다.

또한 하산이 운영하는 델타타이거나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시로 보고되는 많은 정보도 접하고 있다. 그런 정보들은 그의 판단능력을 상당히 향상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김수훈은 그런 내심은 감추고 아브라함에게 태연하게 응수했다.

“정보는 고맙습니다. 아무튼 나야 이스라엘에 약간 섭섭하기는 하지만 그런 거야 이미 지난 일라라 마음에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과거로 인해 크게 마음 쓰지는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이해하고 너그럽게 생각하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너그러운 것은 아닙니다. 저야 본래 타국으로 와서 전쟁하다 엉겁결에 국왕까지 오른 처지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선 자리보전에 급급한 실정이니까요. 더구나 조금만 틈만 보이면 쿠데타의 위험이 너무 많은 나라라 다른 곳에 정신 쓸 여력이 전혀 없습니다.”

조금은 과할 정도로 심하게 엄살을 떨고 있었다. 상대방이 깔보고 덤비니 그대로 응수하는 방법으로 대하고 있었다.

아브라함은 이스라엘 대통령의 친서라고 하며 서류 한 장과 가방에 가득 들어 있는 많은 자료를 넘겨주었다.

“이게 증거 자료인가요?”

“예, 천천히 검토해 보세요.”

이스라엘 대통령의 사과 서신은 이미 짐작한 그대로다. 어떤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어 넣은 사과문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사과하는 문구는 분명하나 구체적인 사안이 전혀 없는 다소 뜬구름 잡기식의 사과 문서였다. 사실상 하나마나한 개인 서신과 같았다.

‘아직도 이스라엘에서 나를 상대로 너무 심하게 잔머리를 쓰는군. 하다하다 안되니 이런 식으로 많은 서류를 보내 내가 어떻게 나오나 한 번 뒤 흔들어 볼 속셈이야.’

김수훈은 이런 이스라엘의 태도에 별로 표정변화 없이 조용히 말했다.

“귀국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서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죠. 내가 하파르 수상에게도 특별히 이스라엘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혹시 있다면 모조리 풀고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신신당부하죠.”

“감사합니다.”

이스라엘의 모사드 수장은 겨우 편지 한 장 전해주고 김수훈을 단독으로 만나고 돌아갈 심산 같았다. 그래도 뭔가 주고 이런 비밀접촉을 시도하나 생각했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주는 것도 없이 나를 비밀리에 만나겠다고 했으니 정말 웃기는 짓이군.’

김수훈은 아주 원론적인 대답만 해주고 미래에 대한 약속을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뭘 줄 거냐고 물어 보기도 자존심이 상해 묻지 않았다.

‘나중에 이스라엘에서 다급해 지면 알아서 뭐를 주겠다고 제시하겠지.’

서로 별다른 이야기 없이 필요도 없어 보이는 허위성 정보만 듣고 헤어지게 되었다.

“폐하, 다음에 또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럽시다.”

생각 같아서야 두 번 다시 헛소리하러 찾아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저 웃는 얼굴로 곱게 보내주었다.

아브라함이 돌아가고 나자 김수훈은 그가 넘겨준 자료는 모두 금고에 넣고 국가정보원으로 보내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넘긴 방대한 자료를 확인하려면 많은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오히려 국가정보원의 역량만 분산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참에 이스라엘 놈들 애 좀 태워야 되겠네.’

어차피 체결한 생각이라 안보수석비서관인 니살론을 불러 지시했다.

“오만과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카타르와 바레인 그리고 쿠웨이트에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자고 즉시 연락해요.”

“폐하, 당장에 하시려고요?”

“어차피 하려고 했던 조약이니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좋으니 서두르세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정 문안이 있으니 같은 조건이면 다들 찬성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김수훈의 지시를 받은 니살론은 급하게 각국의 대사들에게 연락했다.

연락을 받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특사들이 와서 전격적으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한해 마지막 날에는 카타르와 바레인 그리고 요르단 왕국과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델타 궁전에서 처음 사우디아리비아와 조약을 체결해 델타협정서라고 명명된 조약이다. 아프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으로 모두 7개 왕국이었다.

후에 아랍델타연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아랍권국가들의 새로운 연맹체가 구성되었다. 아울러 모하르델타 지역에 주둔하게 되는 제 13 군단은 아랍델타연맹국가들의 공동방어를 위한 군대다. 신속하게 가맹국인 아랍 국가들을 돕기 위해 기동군단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쿠웨이트가 연락을 받고 참석하지 않아 하파르 수상에게 물었다.

“수상, 왜 쿠웨이트 왕국에서는 오지 않았나요?”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좋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그런 협정은 별로 쓸모가 없다고 참여를 안 한다고 하더군요.”

“누구에게 그런 말을 들었나요?”

“쿠웨이트 국왕으로부터 직접 들었습니다.”

김수훈은 이라크 군대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것을 막아볼 요량이었다. 이유는 한창 공업화를 이룩해서 수출을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이라 걸프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세계정제를 얼어붙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막을 수 없는 전쟁인가?’

부자나라로 인구수가 너무 적어 많은 군대를 보유하지 못한 쿠웨이트 왕국이다. 그런 왕국이 이런 협정에 참여를 안 한다니 의외의 일이었다. 아무래도 자국이 부담할 비용을 내기 싫어 참여를 안 하는 것 같았다.

본관 건물에서 조약 체결을 끝내고 나서 한국을 다녀온 알두란 국방장관을 따로 만났다.

“한국 정부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우리가 한국군 보유 장비로 무장을 그대로 하겠다니 아주 좋아합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하며 현재 기계화 사단으로 보낼 신형무기를 모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어디로요?”

“아부다비 항구를 통해서 보내겠답니다.”

알두란의 이런 보고에 김수훈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혹시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한국 정부에서 거절할지 몰라 내심으로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다.

“언제 무기들은 도착하나요?”

“제가 울산항에서 자동차 운반선에 전차와 장갑차들을 선적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먼저 왔습니다. 내년 1월 중순과 말이면 모든 무기는 아부다비까지 운반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정도면 아주 적당한 시기에 도착하는 것이다. 파병군도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공항이 잠시 폐쇄되는 일도 벌어져 매일 1천명 파병은 조금 늦어지고 있었다.

김수훈은 무기 대금이 걱정되어 물었다.

“대금 지불은 어떤 조건이죠?”

많은 무기를 보내 준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김수훈이 무기 대금에 대해 은근히 걱정하자 알두란 장관은 즉시 답했다.

“한국에서 차관을 빌려주는 형태인 외상으로 구입하기로 결정됐습니다. 5년 거치 10년 상환 자금입니다. 년 5퍼센트 이율입니다.”

차관 자금으로 년 5퍼센트 이율이라면 상당히 높은 이율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으로는 그런 정도 이율로 차관 자금을 끌어 들이고 있으니 사실 높은 이율은 아니었다.

“알았어요. 그런 조건이라면 받아 들여야죠.”

“물론 한국군에서 보유하던 포탄도 많이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보내는 포탄은 모두 무상으로 보내 준다는 조건입니다. 그리고 한국 화약에서는 탄약 생산 공장을 아프가니스탄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 화약에서요?”

“예, 아마 내년 초에 한국화약 실무진들이 직접 방문할 겁니다.”

한국 정부는 처음에는 기업들과는 다르게 정부차원에서는 다소 비협조적인 경우도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이 점차 빠르게 성장하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미모의 사만다가 국방장관으로 한국을 방문해 활동한 것이 주효했었다. 하지만 그녀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닌 여자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미모를 지닌 여자가 외교를 펼치면 아무래도 유리한데.’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 죽고 없는 사만다가 더욱 아쉬웠다.

김수훈은 새해가 되면 모하르델타로 떠나 직접 살펴볼 생각이라 알두란 국방장관에게 몇 가지를 지시했다.

“장관, 특전부대의 수를 1만명 더 늘리세요.”

특전부대 수를 대폭 늘리라는 말에 알두란은 매우 놀라며 반문했다.

“폐하, 파키스탄에서 우리의 군사력이 높아지는 것 때문에 우리를 견제하려는 상황에 특전부대를 늘리면 마찰만 일어납니다.”

“우선 늘리도록 하시오. 내가 따로 생각한 계획이 있으니까요. 눈을 보니 생각나는 군요. 특전부대에는 반드시 스키부대를 양성해 두고요.”

“예, 잘 알겠습니다.”

“아울러 정보사령부도 더욱 인원을 늘리세요.”

이런 몇 가지 지시를 받은 알두란 국방장관이 떠나고 나자 김수훈은 그제야 본궁으로 돌아왔다.

뉴스에서는 이라크가 소련에서 대량으로 구입한 스커드 미사일로 이란을 맹렬하게 공격하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었다.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축제라도 벌이는 듯이 이란의 많은 유전이나 공장시설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었다.

아랍권의 맹주 자리를 놓고 여전히 양국은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김수훈은 원 역사와 달리 여전히 전쟁 중인 두 나라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런 판국에 이란이 우릴 공격하다니 이스라엘이 너무 어설픈 이간질을 하는군.’

원역사에는 북한에서 많은 스커드 미사일을 중동지역에 판매했다. 그러나 현실은 제 2 한국전쟁으로 인해 북한은 이미 몰락해 버렸다.

1990년 새해의 붉은 태양이 많은 눈이 내려 모두 하얗게 변한 대지를 환하게 밝히며 떠오르고 있었다.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20세기 마지막 10년이 시작되었다.

그레이 왕궁의 정문인 남문 위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던 김수훈은 이곳에서 죽은 두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인생 험하게 살다 떠났군.’

여전히 죽어 버린 세 여자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세 여자가 처참하게 죽는 모습이 꿈에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놀라 깨는 경우도 많았다. 계속해서 왕궁에서 지내다 보던 이런 현상 때문에 병이라도 생길까 은근히 걱정이다.

‘계속 이러면 머리 터지겠네.’

그로인해 김수훈은 새해 첫날 아침에 제일먼저 북쪽의 묘역부터 다녀왔다. 그런 행동을 하고 나자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묘역을 다녀온 김수훈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자 바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예복 차림으로 아리아 공주와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발표하고 있었다. 90년도를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도약의 출발선이라며 국민들도 같이 동참해서 노력하자고 했다. 델타에서 아랍 국가들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내용도 공개했다. 아울러 마지막에는 올해 11월 1일에 결혼하겠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담화문을 발표하고 나자 김수훈은 아리아 공주에게 말했다.

“공주, 특별히 바쁜 일이 없으면 한국을 다녀오시오.”

갑작스럽게 한국을 다녀오라는 말에 아리아 공주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 제가 한국에요?”

“그렇소. 내가 한국으로 가서 조삼님들 묘를 찾아가지 못하게 생겼으니 소피아와 같이 다녀오시오. 물론 관광도 겸하는 방문이니 천천히 돌아 봐도 될 거요.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고 나면 일본, 오키나와 그리고 대만도 다녀오고 소피아의 외가인 필리핀도 다녀오시오. 마지막으로는 호주로 가서 왕비님도 만나보고요.”

김수훈의 이런 말에 아리아 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소피아와 둘만 같이 가면 되나요?”

“친선사절로 가는 것이니 특별기편을 따로 준비해서 문화 체육부 장관과 같이 가서 그 분야에 대해 협의하고 전통예술단도 데리고 가시오.”

“알았어요.”

같이 가면 좋겠지만 김수훈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르델타로 가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김수훈은 왕궁을 떠나 델타로 갔다. 그곳에서 파병을 떠나는 병사들과 같이 델타항공사의 특별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국경 사이에 있는 모하르델타는 이미 2만명 이상의 군인들이 파병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보내오는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자주포들로 무장한 기계화 군단의 모습이 서서히 자리 잡히고 있었다.

공주 궁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저택에 도착했다. 아랍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그곳에는 아랍델타연맹에 가입한 국가의 국왕들이 비밀리에 모여 있었다.

아프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으로 모두 7개 왕국이다. 좌장격인 파드국왕이 김수훈이 도착해 커다란 방으로 들어서자 매우 반겼다.

“어서 오시게. 기다리고 있었네.”

비밀리에 모여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었다. 고급 카펫을 깔고 있는 방에 커다란 등받이에 기대어 있다. 국왕 옆에는 시녀들이 시중들 드는 편안한 자세다.

이제부터 아랍델타연맹의 군대 지휘권이나 앞으로 활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김수훈이 주변을 슬며시 살피며 다소 불편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녀들은 내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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