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화
다음날 아침. 숙취로 속도 쓰린 판인 김창국은 주변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가 너무 역겨워 짜증내며 잠에서 깨어났다.
“에이, 무슨 냄새야?”
잠에서 깨어나 옆을 보다 하얀 시트로 감긴 사람과 같아 보이는 물체를 보고 중얼거렸다.
“이게 뭐야?”
거칠게 침대보인 하얀 시트를 들추고 바라보던 김창국은 크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른 김창국은 덜덜거리며 침대에서 겨우 일어났다. 그가 누어있던 침대에는 비싼 돈을 들여 사서 키우는 사냥개가 목이 싹둑 잘려 죽어 있었다. 죽은 개와 같이 침대에서 잤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붉은 피가 시트 전체를 흥건하게 적시고 있다. 자신의 옷에도 온통 피가 묻어 있었다.
폭력조직의 두목이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겁에 질려 이빨을 마주치며 마구 떨리고 있었다.
후다닥!
김창국은 놀란 와중에도 급하게 달려가 딸과 아내가 자는 방을 살폈다. 두 개의 방을 돌아보나 텅 비어있었다.
“허억! 없어.”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자 다리는 힘이 쏙 빠지고 그대로 주저앉게 생겼다.
자기가 들어오기 전에 납치했건 아니면 뒤에 했던 괴한들에게 끌려 간 것은 틀림없었다. 가족을 끌고 간 사람이 누군지 너무도 잘 안다. 금산의 박천태 일당이 분명했다. 자기가 저지른 죄가 있으니 모를 수 없었다.
“내가 돈에 눈이 멀어 큰 실수한 거야.”
논산의 조직인 신상철과 결탁해 남의 구역을 침범 사기도박판을 벌였다. 논산, 강경 비닐하우스단지 그리고 부여 세도에서 거액의 사기도박판을 벌여 많은 돈을 챙겼다.
올해는 새 대통령도 취임했고 국회의원 선거철이라 돈도 많이 돌았다. 경찰 단속도 조금은 허술한 틈을 노려 크게 한탕 했다. 사기도박은 마약 장사 다음으로 돈이 제일 많이 남는 사업이다.
문제는 남의 구역을 함부로 침입한 것이다.
‘쌍! 박 회장이 다소 멍청하게 변했다고 소문이 났더니 다 헛소문이네.’
황윤경에게 대전, 충남과 전북 북부지역 일부를 대전서부 조직의 관할로 인정했다. 일정한 룰에 의해 침범하지 않기로 밀약했었다.
그걸 돈이 욕심나서 일방적으로 어겼다. 김창국은 황윤경의 위에서 군림하는 보스인 박천태가 약간 변해 사회활동을 안 하는 것을 좋은 기회로 봤다. 그래서 남의 구역으로 들어가 사기도박판을 크게 한 탕 벌이고 해볼 태면 해보라고 배짱을 부렸다.
설마하니 대규모 조직원을 끌고 황윤경이 전주까지 쳐들어오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귀신도 모르게 자기 가족이 사라졌으니 김창국은 누구의 소행인지 금방 알았다.
개 복부에 박힌 단검과 같이 있는 종이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충분히 생각하고 찾아와.”
전쟁을 시작할 것인지 무조건 항복할 것인지 충분히 생각하라는 의미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침대로 들어와 목 잘린 사냥개를 놓고 사라졌다. 이런 정도 행동을 벌일 별동대를 거느린 사람과 싸워야 승산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해보나 마나 지는 싸움이 분명했다. 상대방은 자기가 평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무서운 힘을 가진 조직이었다.
싸워야 된다는 의지가 안개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자신이 반항하거나 저항하면 그만큼 상대방은 더욱 강하게 나올 것이 분명했다.
‘이건 마피아식 협박이야. 나 정도는 언제든지 죽일 능력이 있다는 과시가 분명해.’
자기를 죽일 기회가 많지만 살려줬다. 뭔가 자기에게 요구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다는 신호다. 그렇다면 아직 자신은 물론 가족들이 살아날 기회는 있었다. 가족들이 모두 사라진 상태라 더 이상 달리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 해서 대전에서 대학 다니는 딸에게 전화하니 금강산으로 여행 중이라고 한다.
진짜 일수도 있지만 큰딸도 납치됐을 확률이 더 많았다.
‘다 죽일 수는 없어.’
김창국 회장은 급하게 침대 시트와 같이 죽어 있는 개를 싸서 마당에 깊숙이 묻었다. 파출부가 이런 모습을 보고 놀라 경찰에 신고하거나 남에게 말하면 큰일이다.
‘땅 파서 묻어야 탈이 없다고.’
허겁지겁 흙을 깊이 파고 죽은 개를 묻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작동되고 있는 감시카메라에 그대로 녹화되고 있었다.
사람을 매장하는 것과 같이 깊이 파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작업이 모두 끝나자 화장실로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크고 호화로운 소파에 앉아 생각했다.
‘뭘 준다고 하지. 아내와 처제가 죽어서 꼭지 돌았을 것이 분명한데.’
패배자는 승자에게 뭔가 내줘야 하는 것이 어둠의 세계다. 김창국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여자를 좋아하면 최고 미인이라고 칭하는 여배우 잡아다 줄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이야 여배우를 무슨 요조숙녀로 안다. 알고 보면 추한 구석이 너무 많은 연예인생활이다. 한다하는 톱을 달리는 여배우들 치고 스폰서가 없는 년은 그 세계서 살아남는 법이 없다.
자기가 개통식해서 별짓 다 시켜 길들여 놓았던 여배우도 숫처녀라고 떠들며 매일 드라마에 나오고 있다.
‘그년 시집가기 전에 박 회장에게 가서 다리 벌려주게 하면 조금 만족하려나?’
잘난 남자 만나서 결혼한다고 결혼 날짜 잡은 여배우인데, 어쩌면 한국에서는 최고 여배우니 통할 것 같기도 했다.
워낙 다급하니 차마 해서는 안 될 별 생각을 다하고 있었다. 이 세계도 기본 룰은 있다. 과거 어떤 식으로 놀아났던 여자가 결혼 날짜 잡으면 놔주는 것이 도리다. 물론 빚이 있다면 청산하고 결혼해야한다. 그렇지 못하고 결혼하면 결혼 이후에도 남편 몰래 수시로 다리 벌리며 빚을 청산하는 것 또한 어둠의 세계에서의 상식이다.
얼마나 대중의 눈을 속이는 연기 잘하고 조직의 힘을 빌려 보호 받느냐다. 같이 먹고살자고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기자들 손아귀에서 스캔들 막느냐의 차이 뿐이다.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야.’
자기가 상대해야할 박천태는 여자를 좋아는 하지만 식성이 무척 까다롭다. 보아하니 잡식성은 분명하나 때로는 줘도 안 처 먹으니 여간 까다롭지 않다. 그런 소문은 이미 연예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런 방법으로는 박 회장과 협상하기 힘들어. 차라리 알아서 내 사업체 중에서 먹고 싶은 것 골라서 먹으라고 하는 것이 속편해.’
김창국은 별별 생각을 다해보나 답이 없었다. 결국 백지 수표 드밀 생각으로 마음을 정했다. 급하게 금산의 그린파크로 향했다.
그가 집에서 떠나고 나자 개를 묻어 놓은 곳에 괴한들이 나타났다. 김창국이 파묻은 개를 꺼내고 다른 것을 대신 묻고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가 감시카메라의 녹화테이프를 완전히 교체하고 집에서 떠났다.
집을 떠나며 한 사내가 대장에게 말했다.
“대장, 운이 좋아 적당한 물건을 찾았네요.”
“이것으로 보험까지 들어 놓은 셈이니 보스에게 연락해.”
“넷! 개는 어쩌죠?”
“가져가다 구워 먹어야지.”
이들은 단독주택에서 나와 얼마 가지 않아 공중전화로 불곰에게 연락했다.
“김창국이 금산으로 혼자 떠났습니다.”
금산의 그린파크에서 박천태는 흑검 별동대로부터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고 나서 전과 달리 조금 피곤해 다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김창국이 저지른 사건은 아닌 것 같아.’
김창국이 복수면에 덤프트럭을 보내 자기를 죽이려고 시도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자기를 해한 사람은 전혀 달랐다. 사건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었다.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며 이은혜가 조사한 자료를 보고 있는 중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렸다.
따르릉! 따르릉!
박천태는 짜증을 내며 수화기를 들었다. 수화기 안에서는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이은혜가 말했다.
“나야! 천태야, 나도 까딱하면 당할 뻔 했다.”
“예? 검사님도요? 어떻게요.”
선거는 이미 끝나고 이덕배 의원은 득표율 70퍼센트라는 결과로 이제 3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래서 이은혜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박천태의 반문에 이은혜가 약간 강한 톤으로 다시 말했다.
“신림동 아파트 앞의 도로에서 화물트럭으로 개울 쪽으로 밀어 버리더라. 학교 앞 개울에 떨어지지는 했으나 다행히 내 승용차가 튼튼해서 그런지. 운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다리를 조금 다치고 끝났어.”
“운전자는요?”
“운전자야 날 개울로 밀어버리고 당연히 도망쳤지. 사고트럭은 도난차량이고. 나까지 같은 수법으로 처치하려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네 아내 죽은 사건은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박천태는 그동안 추측하기는 아무래도 전주의 폭력조직이 벌인 사건 같다고 생각했다.
폭력 조직과는 전혀 무관한 이은혜까지 처치하려고 했다면 분명 다른 배후가 있다.
‘전주 조직이 아니면 어떤 놈이지?’
자기가 당한 사건은 전혀 다른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심 병이 생긴 터라 이은혜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검사님도 트럭으로 밀고 도망쳐요? 그게 진짭니까?”
“그렇다니까. 내가 너에게 왜 거짓말을 하냐? 컴퓨터 공부 때문에 바쁜데 공연히 할 일없이.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내가 사고를 조사해서 죽이려고 했는지. 아니면 당초 너와 나를 동시에 노렸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판단되기는 본래 나도 같이 노린 것이 분명하다.”
“설마요?”
“설마라니. 내 짐작이 틀림없다고. 내가 사건을 몰래 조사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데. 범인 일당이 내가 조사시킨 것을 이렇게 빨리 알 수는 없어. 그러니 너도 함부로 나대지마라. 잘 못 움직이다가는 너나 나를 노리는 적에게만 유리하게 되니까.”
이은혜의 말을 듣고 보니 잘 못하면 자기가 엉뚱한 사람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사님 생각에는 누굴 배후로 보나요?”
“나도 그것을 판단하기 어려우니 너에게 전화하는 거지. 그리고 그 시간에 주유소 옆에서 공중전화로 죽은 최인동에게 연락한 놈은 내가 찾았다. 자료에 나온 죽은 최인동의 신학대학 후배인 정한우라는 놈이야.”
“파일에 있는 놈 말이죠?”
“그래, 그 놈이 네 주유소 옆 공중전화로 사고가 있던 당일 날 전화로 슈퍼에서 기다리던 최인동에게 연락한 것이 확실하다. 내가 전화국의 통화기록을 조사해서 알아냈어. 그리고 날 트럭으로 밀어버린 놈이 아무래도 내 느낌으로는 그 자식 같고.”
이런 전화를 받고 박천태가 침묵하자 이은혜는 다시 강조했다.
“너 조사해서 설사 네가 범인이라고 단정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함부로 손쓰지 마라. 어쩌면 그게 오히려 너를 감옥으로 보내려는 함정일지 모르니까. 너 내말 절대로 명심해. 그냥 폭력조직 소행은 아니지 싶어.”
“알았어요. 신중하게 처리하죠.”
“그래, 항상 몸조심하고. 아무래도 나는 당분간 어디로 가서 숨어 지내야 할 것 같다.”
통화를 끝내고 나서 박천태는 소홀하게 넘겼던 자료를 다시 자세하게 살폈다.
자기 아내를 죽인 운전자는 청주 출신이다. 대전 목원대학교의 신학대학을 나왔다. 그의 2년 후배인 정한우는 진천 출신으로 같은 신학대학 출신이다. 대학을 졸업하자 두 사람은 이스라엘의 키브츠에서 한동안 생활하고 돌아왔다.
박천태는 아무래도 두 사람은 폭력조직과는 무관해 보였다. 다른 조직에서 조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은혜도 노렸다면 분명 다른 이유로 우릴 노린 거야.”
신중하게 생각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적이 노리는 목표는 의형인 김수훈과 주변 인물들이 틀림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형님에게 연락해 봐야 답이 나오겠어.”
박천태는 자기 정도가 쉽게 범인의 배후를 밝히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아내를 죽인 범인의 배후가 다르더라도 박천태는 이미 시작한 일을 끝낼 생각이 없다. 자기를 배신한 신상철이나 또는 자기 구역을 침입한 전주의 김창국을 용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내가 너희들의 피를 말려주마. 감히 나에게 덤비다니.’
생각에 잠겨 있는 박천태에게 불곰이 찾아왔다.
“회장님, 김창국이 부하 두 놈을 데리고 여기로 오고 있답니다.”
“그래? 가족은?”
“흑검이 부인과 딸을 이미 잡았습니다. 흑검이 지금 이곳으로 데리고 오고 있습니다. 대전 황 사장이 큰 딸을 별도로 잡았고요.”
“황 사장이 움직여?”
“예, 아무래도 자기 관할에서 벌어진 사건 해결에서 빠지자 다급해 신상철을 시켜 납치한 모양입니다.”
“내가 분명히 움직이지 말라고 명령했는데?”
결과야 잘 됐지만 황윤경은 자신의 명령을 어긴 것은 분명했다. 이런 행동을 봐주다 보면 조직의 위계가 무너진다. 박천태는 황윤경도 그냥 놔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황 사장에게 연락해라. 신상철도 여기로 데리고 오라고 해. 흑검은 일단 사슴 농장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넷!”
이런 지시를 내리고 박천태는 휠체어를 타고 마당에서 김창국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모텔 주차장에 김창국이 고급외제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는 완전히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표정인 부하 두 명을 데리고 저택으로 다가 왔다.
“김 회장이 내 집을 다 찾고.”
“회장님, 오랜 만입니다.”
“그렇군, 내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보고 처음 보는군.”
박천태의 이런 응수에 김창국은 오늘 자기는 죽는 날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죽은 아내의 결혼식을 거론하니 분명 그 문제를 가지고 자기나 자기 가족에게 처벌을 내릴 것이 분명해 보였다.
박천태는 두 부하를 보고 말했다.
“그 놈들이 덤프트럭 기사들인가?”
“예, 회장님, 용서해 주세요.”
전혀 엉뚱한 놈을 끌고 올 수 있으니 박천태는 신중할 필요가 있어 잠시 침묵하고 있었다.
이때 축사 쪽에서 우영복이 저택으로 올라오자 그를 보고 지시했다.
“여기 두 사람 데리고 가서 여기에 와 있었는지 같이 가서 식당을 다니며 확인하고 와!”
“넷!”
계속 여기서 기다렸다면 밥은 주변 식당에서 사먹었을 것이라 확인시키는 것이다. 이미 완전히 굴복하고 김창국이 직접 찾아 왔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이은혜 말대로 조급하게 행동하다가는 정작 진짜 범인의 농간에 놀아날 확률이 많다고 판단해 신중하게 처신하고 있었다.
우영복이 두 청년들과 다시 돌아와 보고했다.
“회장님, 두 사람은 사모님 사고 당하기 전에 여기서 20일 이상 머문 것이 틀림없습니다. 세 곳 식당을 다니며 식사를 했더군요. 잠은 덤프트럭에서 자고요. 다방 아가씨와 여관으로 가서 잠깐 만난 것도 확인했습니다.”
“알았어, 우 상무는 이제 축사로 내려가서 송아지나 돌보지.”
“넷!”
자신의 심복부하 임에는 틀림없지만 우영복은 조직의 일과는 무관하니 그를 이번 사건에 기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빠지도록 지시하고 있었다.
잠시 뒤. 대전에서 황윤경이 신상철과 같이 김창국의 딸을 데리고 저택으로 찾아왔다. 끌려오는 딸의 눈동자가 풀린 상태로 흐느적거리며 다가오자 김창국은 화들짝 놀라며 크게 외쳤다.
“뭘 먹인 겁니까?”
“놀랄 것 없다고 수면제 조금 진하게 먹은 것뿐이니.”
일단 올 사람이 다 오게 되자 박천태는 황윤경에게 지시했다.
“황 사장, 휠체어를 밀고 지하실로 가지.”
“넷!”
박천태가 앉은 휠체어를 밀고 지하실로 들어가자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들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보이자 박천태는 신상철과 황윤경을 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편하게 홀라당 벗고 시작하자고.”
박천태의 이런 지시에 두 사람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있었다. 홀라당 벗으라는 소리는 이제부터 자신들에게 처벌이 내려진다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