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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 그리고 회색-300화 (300/591)

300화

김수훈은 국가에서 챙길 돈을 여자들이 가지고 가게 생겨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혼을 청구한 두 부인들이 얼른 나서서 제시했다.

“전하, 이혼을 허락해 해주시면 저희들 이혼으로 인해 친정에 크게 누를 끼진 벌과금은 충분히 내놓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허락해 주세요.”

이 말은 결국 두 여자가 위자료로 100만불을 받으면 친정인 델타부족기금으로 돈을 내놓는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두 여자의 친정은 델타궁전이니 그 돈은 모두 델타궁전 관리비로 내 놓겠다는 소리다.

“얼마나 내 놓을 건가?”

“예, 최소한 60만불은 내놓아야죠.”

이런 소리에 망설이던 김수훈은 한동안 생각했다.

사실 두 여자는 결혼 생활을 순탄하게 못한 이유가 있었다. 처녀 감별할 때 자기가 개통식을 너무 심하게 하자 벌어진 후유증이다. 그런 후유증이 나타난 여자들은 은근히 많았다. 손맛을 잊지 못한 여자는 결국 이혼하고 역사박물관에서 안내원으로 살고 있었다.

어차피 법원에게 이혼을 결정해 주었다. 남편이 자주 부인들에게 주먹질하며 폭행을 가한 사유다. 김수훈은 두 여자가 결혼 생활을 지속할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내 결정해주었다.

“후작 부인 둘은 법원의 판정에 따라 이혼해도 된다. 친정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죄로 이혼위자료의 60퍼센트를 부족기금으로 내놓은 것으로 정한다.”

결정을 내리고 나자 김수훈은 델타부족장의 직인을 찍어 부인들에게 넘겨줬다. 초조하게 김수훈의 결정을 기다리던 종교지도자들도 얼른 직인을 찍어 주었다. 더 이상 이런 일에 휘말리기 싫다는 듯이 얼른 일어나 나가며 인사했다.

“전하, 저희는 앞으로 법원 결정으로 이혼하도록 법을 개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법원에서 결정하면 끝내야지 서로 살기 싫다는 부부를 억지로 잡아둘 이유가 없어요. 더구나 좋은 일도 아닌데. 종교단체에서는 결혼확인증 정도만 발급하는 정도가 좋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런 김수훈의 결정으로 실루엔은 졸지에 그동안 고심해서 챙긴 많은 돈을 고스란히 털리게 되었다. 파랗게 질린 실루엔은 급하게 이의를 달고 있었다.

“전하, 이러시면 저는 이제 살기 힘듭니다.”

이혼승인 확인 도장을 받은 두 여자는 이미 저택을 떠나 압류집행관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잠시 뒤. 몇 명의 청년들과 같이 법원에서 사람이 찾아 왔다.

“무슨 일인가?”

“전하, 압류 절차를 집행하러 왔습니다.”

“의외로 빠르군.”

“본시 법원 결정이 오래전에 있어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 눈치 보지 말고 집행하지.”

뇌물을 먹었는지 모르지만 법원의 압류집행관은 부인들과 번개 같이 달려 압류절차를 밟고 있었다.

안방에 있는 커다란 금고를 열고 안에 들어 있는 80만불을 찾았다.

“금고에 현금이 보관되어 있어 집행은 조금 간단하게 됐네요.”

즉시 필요한 서루에 실루엔 사인을 받았다. 법원의 집행관은 80만불을 부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두 부인은 즉시 60만불을 김수훈에 넘겨주며 말했다.

“전하, 이건 저희가 친정으로 드리는 벌금입니다.”

이런 가운데 법원 집행관은 이미 평가해 놓은 문서를 실루엔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집은 10만불, 가구도 10만불로 평가되었습니다. 세 곳에서 평가한 금액이니 아마 이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 실루엔 후작께서는 옷과 승용차만 가지고 이집에서 나가시면 됩니다.”

실루엔은 실권자인 김수훈이 보는 앞에서 이런 경우를 당하자 항의도 못하고 있었다. 집과 금고에 있는 돈을 모조리 털린 실루엔 후작은 그나마 자기 옷과 승용차를 가지고 저택에서 떠나고 있었다.

참으로 황당한 사태를 보자 사만다는 이를 지켜보며 그저 멍하니 김수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수훈은 자기를 바라보는 사만다에게 조용히 물었다.

“왜?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거요?”

“아니, 전하, 제 오빠를 이런 식으로 알거지로 만들어 밖으로 내보내도 되는 거예요?”

“누가요? 나는 그런 적이 없소. 당신도 방금 봤지만 부인들이 이혼한다고 해서 나야 어쩔 수 없이 허락한 것뿐이지 않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지 않아요?”

“그러니 왜 함부로 당신 오빠가 이혼위자료 많이 준다는 서류는 써주고 결혼하고 그래요.”

이런 이혼위자료가 쉽게 결정된 이유는 오래전에 이혼하면 남자가 여자에게 50만불씩 주기로 서명한 서류 때문이다. 아랍권에서는 이혼위자료에 대한 계약서를 이런 식으로 미리 써주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 저도 당신과 이혼해서 위자료 챙겨야겠네요.”

“뭐라? 당신 그 말이 참이요?”

“네.”

“장관이나 되는 사람이 결혼과 이혼 법에 대해 너무 모르는군. 당신은 나 사이에는 이혼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것을 아직도 모른단 말이오?”

김수훈의 이런 응수에 그제야 사만다는 권력 욕심으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마나, 내가 그런 실수를 하다니. 미치겠네.’

사만다는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당황하고 있었다. 아주 중요한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처리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혼에 대한 권리는 정실부인인 4명에게만 해당된다. 나머지 후비이자 첩실로 해당되는 하렘에 속한 여자의 경우는 그냥 덤으로 일종의 계약 관계다.

아무런 계약서가 없이 하렘에서 지내는 여자의 경우 굶어 죽지 않게 의식주만 해결해 주면 끝난다.

다만 하렘에서 살았다는 이유로 그곳에서 있었던 기간이나 또는 무슨 업무를 보고 생활했느냐에 따라 일종에 퇴직금인 위로금은 청구할 수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자식에 관한 사항이다.

하렘에 사는 동안 자식을 낳아도 모두 4명의 정실부인들에게 입적된다. 대리모처럼 자식을 낳으면 그나마 조금 후한 보상금을 받고 떠날 수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평생 하렘에서 살 권리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이제 사만다는 왕족이 아닌 후작이다. 그래서 왕세자의 하렘에 속한 여자가 아니다.

사만다는 김수훈에게 주장할 어떤 권리도 없는 남과 같은 보통 사이다. 남아 있다면 델타 부족에 속한 여자라는 것만 본인이 원하면 유지될 수 있었다.

김수훈은 너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말했다.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후작 작위를 받은 거요? 당신은 작위를 받는 동시에 나와 약혼한 사이라는 것도 파혼되어 포기하고 하렘에서도 완전히 떠난 것이오.”

사만다는 그제야 맥이 탁 풀린 표정으로 답했다.

“정말 그러네요.”

“그런 생각도 못하고 국왕폐하가 후작 귀족 작위를 준다니 덥석 받은 당신이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이상하더군. 당신이 본시 권력을 나보다 중하게 생각하는지 알았지만 그런 행동까지 할 줄은 몰랐소. 나는 당신과 완전히 남이오. 설사 나와 관계를 주장한다고 해도 그것은 아주 단순한 애인관계라는 거요.”

김수훈의 설명처럼 사만다는 이제 그저 아주 단순한 과거 애인관계다. 이후 그런 관계가 지속되면 정실들이 증거 수집해 고발할 수 있다. 여자만 일방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는 매우 불리한 간통죄만 성립되는 불륜인 사이다.

아프가니스탄이 많은 부분이 주변국과 달리 여권이 신장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들에게 불리한 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간통죄 법은 쉽게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정실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법이라 그것을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여자들 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사만다는 풀이 팍 죽어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내가 너무 생각 없이 큰일을 저지른 거야. 설마 나를 이렇게 할 줄은 몰랐네.’

문화교육부 장관을 하다 보니 더 권력이 좋은 국가외교국방위원회에 속한 다른 장관을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법에서 왕족은 공직을 못하는 법이 시행되자 자하르 샤 국왕이 권하자 덜컥 후작 작위를 받았다. 그것이 자신에게는 치명타로 변했다. 냉정하게 법대로 하자는 김수훈의 말에 참담한 심정이다.

‘노회한 국왕이 딸과 경쟁 상태가 될지 모르는 나를 내치려고 내 욕심을 알고 은근히 수작 부렸어.’

아직 정식으로 결혼한 정실이 없으니 간통죄로 고소당할 위험은 없다. 하지만 완전히 남이 된 상태라 위기가 분명했다.

다급해진 사만다는 급하게 말했다.

“전하, 절 이대로 완전히 내치시려고요?”

“당신이 방금 나에게 이혼하자고 선언하지 않았소. 나는 그 소리 듣는 순간 당신에 대한 정이 똑 떨어졌소. 그러니 앞으로 우리는 서로 아는 척 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내가 당신 관료 생활을 방해는 안할 거요. 능력은 충분히 있고 그 만한 공로도 있으니 다른 장관들처럼 정상적으로 대할 거니 그런 줄만 아시오.”

김수훈이 이렇게 냉정하게 말하자 사만다는 ‘이제 전하와 좋았던 시절은 완전히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다른 남자와 쉽게 결혼할 수도 없다. 온 나라의 국민들이 전하의 여자라는 것을 아니 평생 혼자 살아야할 불쌍한 신세로 추락됐다.

사만다는 더 이상 여기에 머물 이유가 없어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남아 있는 두 여자는 때는 이때다 하고 김수훈 옆에 매달려 사정했다.

“전하, 저희들 집만 있지 돈은 없으니 앞으로 뭐하며 살지 막막합니다. 그러니 살 방법을 만들어 주세요.”

자기 책임도 있으니 김수훈은 두 여자에게 말했다.

“너는 전에 배우와 모델을 했으니 연기자나 모델 양성하는 학원차려라. 너는 전통요리를 잘하니 요리 학원 차리고 내가 각각 10만불씩 델타부족 기금으로 투자해줄거니 해봐.”

김수훈의 이런 결정에 두 여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전하, 그 돈으로는 카불에서 학원을 크게 차리기 힘듭니다. 운영비도 많이 필요하고요. 조금 더 투자해 주세요.”

더 이상은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김수훈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건 너무 일방적인 투자라 힘들다. 그러니 그 돈으로 해봐라.”

김수훈이 이렇게 결정하는 이유는 형평성 때문이다. 옆에서 자기를 돌보는 우네비도 10만불만 투자해준 처지다. 이 여자들에게 더 많은 배려는 불가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 이상 있다가는 벌거벗고 덤빌 기세다. 김수훈은 급하게 저택에서 나와 왕궁으로 가게 되었다.

왕궁은 이미 지하 공사는 모두 끝나고 빠르게 공사는 진행되고 있었다. 거대한 크기로 지어지는 건물의 모습을 보며 김수훈은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무슨 왕국을 저리 크게 짓나?”

알두란 비서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하, 지하 시설을 크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필요 없는 시설은 하지 말도록 조심해요.”

“넷! 외부에서 사격 연습을 못하게 되어 이곳 지하실에 사격장을 만들었습니다. 또 지하에 차고를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김수훈은 알두란과 같이 감사원 직원들이 근무하는 조립식 건물로 찾아갔다. 감사원 본래의 기능을 작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궁 신축 공사를 하며 왕궁내의 담장 주변에 조립식으로 필요한 사무실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오자 스타레스 감사원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질문했다.

“전하, 감사를 시작하나요?”

“그렇소. 지난번 작위 수여식이 국회에서도 말도 많고 여론도 좋지 않으니 전반적으로 조사하시오. 감사 범위는 국왕폐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대상이오.”

“잘 알겠습니다.”

많은 돈이 보상금으로 지급된 작위식이다. 국민들 사이에 불만들이 많아지자 드디어 국정감사권을 발동해서 조사를 착수하게 되었다. 200명이나 되는 고위직관료가 조사를 받게 되니 대대적인 숙정 바람이 예고되고 있었다. 이런 지시를 끝내고 김수훈은 왕궁의 본궁으로 가서 국왕에게 인사하고 동궁으로 가게 되었다.

파산드라 제조상궁이 먼저 인사를 하고 보고했다.

“전하, 새로 상궁 한 명을 채용했습니다.”

“왜?”

“아무래도 우네비 마마는 근무가 어려워 근무 교대가 다소 불편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요.”

“알았소. 그럼 시녀들도 늘었나?”

“예, 이제 시녀도 6명이 늘어 30명입니다.”

안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하렘에서 있던 우네비가 급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나이가 이제 16살이라는 어린 상궁은 이란출신이었다. 하필이면 이란 출신 여자를 상궁으로 들이자 이상해서 물었다.

“네비야? 네가 뽑은 애냐?”

“네, 전하 제가 선발했습니다. 저희 상궁들은 모두 이웃 나라 출신이라 기왕에 새로 뽑는 상궁이라 인접국가로 상궁이 없는 이란출신으로 뽑아 봤습니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너 앞으로 근무 안하게 됐다니 이제부터 동궁의 내탕금 관리는 네가 해라.”

내탕금이란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문제를 말한다. 궁내부 장관이 왕실 재산은 모두 관리하지만 사실상 왕실의 내탕금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에 소문이 무성한 이탈리아의 별당과 요트도 왕실 재산이다. 새로 건설되는 골프장의 회원권들이나 리조트 이용권들이 왕실 재산의 전부였다.

그나마 김수훈이 넘겨준 약혼예물과 전에 사용하던 왕관이나 기타들이 현재 왕실의 재산목록의 전부다. 새로 왕실을 짓고 있는 부지나 건물이야 앞으로 왕실 재산으로 등록된다.

왕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은 정부 예산에서 월급을 주고 있어 사실상 왕실은 정부에 예속된 상태다. 동궁의 비자금에 해당되는 자금을 준다니 우네비는 매우 놀라고 있었다.

김수훈은 40만달러가 고액권으로 들어있는 가방을 넘겨주며 다시 말했다.

“너, 이 돈을 잘 활용해서 내탕금을 불려봐. 내가 투자해준 돈과 별도로 관리해.”

“예, 그렇게 하죠.”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아주 어려 보이는 여자를 보던 김수훈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나가지 않고.”

김수훈의 말에 우네비가 즉시 답했다.

“전하, 명분은 만들어줘야 나가죠.”

“아, 그거, 이름부터 지어줘야겠네. 너희들과 같이 이애는 이제부터 이오비라고 불러라. 나 피곤하니 이따 조용히 들어와 확인을 받고.”

“네!”

건들기 좋다고 해서 건들고 보면 뒤처리가 복잡하다. 김수훈은 우네비 이외의 여자는 눈길을 안주고 있었다. 상궁으로 채용되었다니 어쩔 수 없이 전례를 기준해 확인 작업만 해줄 생각이다.

이런 절차는 모두 한국의 조선시대 제도를 답습했다. 어린 나인들이 나이가 먹으면 성인의식을 치렀던 제도를 모방했다. 그런 제도에 아랍식 전통 방법을 추가한 것이다.

왕세자로 정식으로 책봉된 이후에 벌이는 확인 작업이라 그런지 우네비는 조금 복잡한 절차를 설명했다.

“전하, 이따 이오비가 작은 술상을 가지고 오면 술도 드시고 한 잔 따라 주세요.”

“알았어.”

피곤하다고 말했지만 김수훈은 안방에 설치된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우우웅.

다소 요란한 소리가 나며 컴퓨터가 작동하고 있었다. 알두란과 유홍백 그리고 스타레스가 넘겨준 플로피 디스크를 넣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다.

‘이거야 빨리 윈도우가 나와야 되는데.’

여전히 도스 체제로 컴퓨터를 구동시키려니 느리기도 하고 간단한 자료 검토에도 너무 힘이 들었다.

감사원에서 이미 내사를 착수한 귀족 작위 수여식에 대한 조사 자료를 보며 한숨을 토하고 있었다.

“국왕께서 작심하고 작위를 팔았군.”

자료를 살펴보니 소문처럼 남작은 20만불. 자작은 40만불을 받고 수상을 제외한 대법원장과 상원위원장에게 백작을 주며 80만불씩 받았다.

“국왕이 돈을 받은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지.”

국왕이 개입된 일이라 고민을 안 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김수훈은 돈을 넘긴 사실은 왕실의 내탕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일단 처리해 면죄부를 주기로 했다. 국왕이 그 돈을 모조리 내탕금으로 내놓지 못하면 모자라는 돈은 자신이 충당해줄 생각을 했다.

‘설마 다 쓰지는 않았겠지.’

그런 과정 중에 귀족들인 공직자들의 다른 비리문제는 조사하기로 했다. 개인 재산이 아니고 공금을 챙겨서 바치거나 유용했다면 일단 작위를 다시회수하고 그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도록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고 나자 안방으로 작은 교자상에 술과 안주를 올려놓고 이오비가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교자상 위에는 하얀 비단 천이 놓여있었다. 이오비는 엷은 나삼을 입고 안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쩝. 오늘도 이상한 손맛 보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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