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과 백 그리고 회색-72화 (72/591)

72화

소주를 너무 빨리 마셔 취기가 오른 김수훈은 관광버스에 올라 제일 뒷좌석에서 창문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학생들이 모두 올라타자 관광버스는 빠르게 이동해 숙소인 남원여관으로 행했다.

숙소 앞 주차장에 도착하자 모든 학생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동안 김수훈은 잠시 잠이 들었다.

담임선생님이 다가와 잠든 김수훈을 내려다보더니 기도 안차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이놈 봐라, 술 먹었네.”

학교에서 제일 우등생으로 다른 학생의 모범인 녀석이다. 이런 녀석이 수학여행 중에 술 취해 잠들어 있으니 은근히 걱정됐다.

이런 일탈 행위를 그대로 둘 경우는 다른 학생들까지 번지면 통제 불가능 상태가 된다.

‘이 녀석 말고도 또 술 퍼마시는 놈이 있는 것 같은데 어쩌지?’

잠시 고심하던 담임선생은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옆에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운전기사를 보며 말한다.

“근처에 다른 여관으로 보내주시오.”

“술 취한 학생을 저보고 혼자 옮기라고요?”

덩치가 어른처럼 크니 그건 조금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담임선생은 급히 창가로 고개를 내밀고 크게 소리 지른다.

“신복일!”

“넷!”

“너 이리와!”

담임선생의 부름에 신복일은 이제 큰일 났다 싶었다. 드디어 술을 먹은 것이 들통 났다. 재수 없으면 학교로 돌아가 정학 받게 된 상황이다.

급하게 버스로 올라와 담임선생 앞에 서서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담임선생은 부드럽게 말한다.

“너, 수훈이와 친하니 기사아저씨와 같이 가서 다른 여관에 재우고 돌아와라.”

“넷!”

이때 버스 안으로 음악선생이 올라타며 급하게 말한다.

“선생님, 저도 다른 숙소로 가야겠어요. 바로 옆에 김제에서 온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가죠.”

담임선생은 그 말에 즉시 답한다.

“아하! 선생님도 몸이 아파서 그렇죠?”

“예, 애들이 너무 떠드니 머리가 더 아파서요.”

음악선생은 감기기운으로 몸에 열이 나고 머리가 지끈 거리고 너무 아파 남학생들과 따로 떨어진 숙소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다.

운전기사 생각에 덩치 큰 중학생 녀석이 한명 딸렸으니 충분히 숙소로 끌고 들어가게 생겼다.

“가시죠.”

운전기사는 관광버스를 몰아 200미터 떨어진 장원 여관으로 갔다.

관광버스를 넓은 주차장에 정차시킨 운전기사는 뒷좌석으로 와서 김수훈을 흔들어 깨운다.

“학생! 일어나!”

“아! 예!”

술이 취해 잠시 잠이 들었지만 너무 취해서 인사불성인 상태는 아니다. 누워있던 김수훈은 벌떡 일어나 관광버스에서 내렸다.

옆에 부축하려는 신복일을 보고 물었다.

“너는 왜 여기 있냐?”

“삼촌이 너무 취한 것 같아서요.”

“그래 보였냐?”

“예 술 냄새 진하게 풍기며 잠들었으니 다들 그렇게 본거죠.”

비틀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술기운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지럽네.”

걱정된 신복일은 옆에서 살짝 부축해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와글와글.

안으로 들어가자 의외로 일단의 여고생들이 단체로 들어와 숙박하고 있었다. 관광버스기사는 여관 주인여자와 뭐라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순간 심복인 신복일은 빠르게 달려 근처의 약국으로 가서 술 깨는 약이라고 조제를 해왔다.

“삼촌, 이것 먹고 한숨 푹 자면 깔끔하게 깬답니다.”

“고맙다.”

물약도 같이 있어 김수훈은 약을 입에 털어 넣어 먹었다. 목으로 넘기기 전에 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튀! 너무 쓰네.”

“약은 써야 좋답니다.”

“그러냐?”

이때 여관 주인과 대화를 끝내고 나자 운전기사는 여관에서 나가고 주인여자는 두 사람에게 슬며시 다가와 말한다.

“이리오세요.”

운전기사가 두 사람을 학생이라고 말하지 않아 그런지 공손하게 대한다. 주인여자는 계단을 올라 3층의 방으로 안내했다.

본시 2층인 건물이나 옥상에 다시 이어지어 마치 옥탑 방으로 두 동이 따로 세워져있었다.

방 앞에는 넓은 옥상이 보였다. 그곳에는 화분들과 빨래들 쓰다 버린 침대 매트들이나 싱크대 등 헌가구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창고도 보였다.

마치 잡동사니를 모아둔 고물상과 같은 모습이다.

작은 방은 침대가 있고 화장실을 겸한 샤워 시설도 있었다. 아래 단체 손님을 받는 아래층과는 달리 개인을 받는 방이었다.

옥탑 방에 같이 들어 온 신복일은 이내 돌아서며 말한다.

“삼촌, 내일 출발할 때 올게요.”

“알았어, 가서 잘 놀아라.”

“예, 편히 쉬세요.”

다다다다.

친구들과 놀 생각으로 바쁜 신복일은 거의 뛰어 내려가듯이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술에 만취하지는 않았지만 술기운으로 인해 몸이 조금 무겁다. 김수훈은 화장실이자 샤워장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를 했다.

쏴!

더운물이 쏟아지자 비누칠하고 몸을 닦고 있었다. 사워를 하자 숙취로 다소 무겁던 몸이 아주 개운해졌다.

“이제 개운하네.”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수건을 찾으려고 벗은 몸으로 방에 들어오던 김수훈은 화들짝 놀란다.

“허걱!”

달깍!

외마디 신음을 토한 이유는 음악선생이 뒤로 돌아 방문을 잠그며 쑥 들어 왔기 때문이다.

너무 당황한 김수훈은 몸이 순간 얼어붙었다. 잠시 시간이 멈춘 그런 상태로 서있다.

그와 동시에 신발까지 벗어 신발장에 넣고 돌아서던 음악선생도 벌거벗은 김수훈을 그제야 바라보고 너무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어마!”

이어서 음악선생의 몸을 부르르 떨며 뭐라 크게 외치려고 입을 크게 벌렸다.

후다닥!

김수훈은 재빨리 달려들어 음악선생의 입을 손으로 급히 막았다. 밖에서 여학생들의 옥상으로 올라와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으흡!

“쉿!”

너무 놀란 음악선생은 김수훈에게 안긴 몸을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뒤척였다. 김수훈은 음악선생을 품에 더욱 꼭 껴안고 작게 소리 죽여 외친다.

“쉿! 조용!”

그래도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려고 하자 다시 다소 위압적인 목소리을 토한다.

“무슨 개망신을 당하여고 소리 지르려고 해. 조용.”

그제야 음악선생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 밖에 있는 말 많은 여고생들이 어떤 식의 소문을 퍼트릴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감기로 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어지러웠다. 조금 독하게 먹은 감기약으로 졸음이 오는 상황에 정신없이 아무 방이나 들어 온 것이다.

‘어마, 내 정신 좀 봐. 내가 다른 방으로 잘 못 들어오고········.’

제자의 방을 자기에게 배정된 방으로 잘못 알고 들어왔다. 어린 제자는 이미 사워를 끝내고 홀라당 벗은 알몸이다.

만약 남들이 이런 광경을 보거나 알게 되면 안 된다. 이건 보통 큰일이 아니다. 어린제자 보다 여선생인 자기가 더 큰 망신을 당하게 생겼다. 아주 미묘한 상황이라는 것을 빠르게 인식했다.

‘남에게 들키면 큰일이야.’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추한 구설수에 휘말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비슷한 심정인 김수훈은 벌레 씹은 표정으로 인상을 쓰며 작게 외친다.

“씨발년, 왜 함부로 남의 방을 들어오고 지랄이야.”

워낙 다급한 상황이다. 또 열이 나서 외치다 보니 아까부터 김수훈은 계속 반말이다. 사워 했지만 여전히 취기는 남아도 있고 워낙 다급했다.

전생의 본래인 정신체 그대로 말을 거칠게 토했다.

고아원 출신으로 상당히 거칠게 살았던 김수훈이다. 평소에는 많이 자중하고 상당히 말조심하고 살지만 위급하면 막말이 서슴없이 토해진다. 그렇게 험하게 어려서부터 자랐고 그래야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수훈은 음악선생이 조금 진정되고 있다고 판단해 입을 막았던 손을 슬며시 풀어주며 작게 외친다.

“얼른 나가!”

아까부터 어린 제자가 반말해도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멀리서 지나며 볼 때는 몰랐지만 옆에 마주 서서보니 다 자란 어른이다. 더구나 지금 하는 말투나 몸의 튼실한 실체로 보아 그런지 전혀 어리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그리고 반말을 너무 익숙하게 토해내니 더욱 그렇다.

음악선생과 떨어진 김수훈은 빠르게 출입문과 꺾어진 위치로 발걸음을 옮긴다. 커다란 더블 침대 옆으로 와서 수건으로 몸을 닦고 바로 팬티를 걸쳤다. 당연히 음악선생이 방에서 나갈 거니 이제 팬티만 입고 편하게 누워 쉴 생각이다.

후다닥!

방에서 나가는 줄 알던 음악선생이 다시 침대로 급하게 돌아왔다.

“왜?”

“옥상에 애들이 나와서. 그리고 옷이······.”

그제야 김수훈은 음악선생의 상반신을 살핀다. 물에 흠뻑 젖은 몸으로 껴안고 있다가 보니 음악선생의 상의인 엷은 연분홍 블라우스가 완전히 젖었다. 안에 걸친 브래지어가 훤히 드러나 보인다.

‘흡! 크다.’

브래지어가 너무 작아 그런지 가슴골은 깊이 팬 모습이다.

팬티만 하나 달랑 걸친 상황이다. 김수훈은 침대위에 놓인 엷은 이불을 훌렁 뒤집어쓰고 누워 버렸다.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는 뜻이다.

덜컹! 덜컹!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아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어마!”

놀란 음악선생이 후다닥 김수훈이 뒤집어 쓴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왔다. 바싹 몸을 웅크리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다소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자 김수훈은 애써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는다.

‘후후! 이거야 원! 겁은 많아서.’

눈이 크고 안경을 쓴 음악선생은 키도 크고 바짝 마른 체구의 33살 노처녀였다. 그래서 남학생들은 모두 노처녀나 작대기라고 부른다.

작대기라는 별명을 부르는 이유는 히스테리도 많다. 다소 까칠한 성품인 음악선생은 나무로 만든 단단한 지휘봉을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딴 짓하는 학생들의 머리나 손바닥을 자주 매섭게 후려치기 때문에 붙인 별명이다. 간혹 지휘봉으로 써먹지만 크기야 그보다 크고 굻은 긴 작대기다.

김수훈이 보기에 음악선생은 겉보기보다는 속 몸이 매우 튼실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래서 여자는 벗겨 봐야 안다고 하는군.’

잠시 이런 객쩍은 생각을 하는 중. 밖에서 문을 열던 소리가 멈추었다. 여고생들의 큰 목소리가 들린다.

“얘, 안에 사람이 있나봐. 샤워기 소리가 나잖아.”

“어머! 그러네. 벌써 그거 하나보다.”

물소리가 난다고 그 짓을 한다고 상상하는 여고생들이다. 아무래도 조금은 요상한 여고생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어지는 소리는 더욱 가관이다.

“야! 여기서 그냥 피워, 꼰대 올라오나 내가 망볼 것이니.”

“그럴까? 하긴 방에서 피우면 옷에 냄새가 베이니 그게 더 좋겠네.”

여학생들은 옥상으로 올라와 담배를 피울 생각인 모양이다.

덜컹!

다시 바로 옆방의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두 명의 여학생들이 방안으로 들어가며 크게 외친다.

“여기 좋네. 침대도 있고. 우리 오늘 여기서 한잔 하며 따로 잘까?”

“선생님들이 점호하잖아.”

“바보, 점호 끝내고 올라오면 되잖아.”

이어지는 소리는 김수훈도 입이 벌어지는 소리를 여학생들이 토해 낸다.

“야! 아까 화장실서 못 넣은 것 여기서 한 번 넣어봐라.”

“너무 굻어 안 들어가 가잖아.”

“약속은 약속이니 꼭 해야지. 아니면 다른 봉사를 나에게 해주던가.”

“알았어, 봉사해 주지.”

탁탁! 후~! 후~!

이어서 성냥불을 켜는 소리가 들리고 담배 연기를 품는 긴 호흡 소리가 또릿하게 들린다. 그것이 너무 이상해 김수훈은 고개를 들고 방안을 자세하게 살핀다.

방은 전에는 주방이나 응접실로 사용하던 곳이다. 옆의 방은 침실로 사용하던 옥탑 방 구조였다. 그래서 옆방으로 문까지 나있다. 벽도 손으로 만져 보니 그저 중간을 합판으로 막아 방음장치가 전혀 안되어 허술했다.

음악선생은 이불에서 머리만 쏙 내밀고 김수훈의 행동과 표정을 바라본다. 상황을 짐작한 음악선생은 매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기 방은 이미 여학생들이 점령한 상태니 참으로 황당했다.

여관 주인에게 말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묘한 상황에 처하자 그쪽으로는 머리가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이어서 두 여학생들이 방에서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서둘러 다시 방을 나서려던 음악선생은 다시 침대로 와서 작게 속삭인다.

“옥상에 애들이 가득하네.”

다시 침대로 들어와 몸은 이불 속에 밀어 넣었다. 다시 머리만 쏙 내놓는 모습을 보자 김수훈은 짜증나서 작게 외친다.

“에이, 바보도 아니고.”

하는 짓이 영 바보 수준이라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김수훈은 신경질적으로 다른 이불을 하나 펼쳐 뒤집어쓰고 벽 쪽으로 돌아누워 애써 잠을 청한다. 하지만 처음 상황부터 자세하게 떠올라 뜬금없이 물었다.

“너, 내 것 다 봤지?”

“네.”

“에이, 씨.”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신체로 또래인 노처녀에게 알몸을 완전히 보여 줬다는 것이 별로 기분 좋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숫총각인데.’

은근히 이런 생각하며 조금 억울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똑 같이 보여 달라고 할까?’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잡생각하다 슬며시 잠이 들었다. 술 깨는 약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마 수면제를 넣었던 모양이다.

옆에서 고르게 내는 숨소리 소리를 들으며 음악선생도 끄덕거리고 졸고 있었다. 그녀도 감기약에 수면제를 넣었기 때문에 조금 지나 슬며시 옆으로 쓰러져 그냥 잠이 들었다.

한참 깊이 잠들어 있던 김수훈의 귀에 이상한 신음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어났다.

‘무슨 소리지?’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보자 옆방에서 나는 소리다.

“아파! 얘, 거긴 살살 빨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처음에는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자나자 또릿하게 들리는 소음으로 보아 두 여학생이 지금 뭔가 도구를 이용해 몸을 달구고 있다. 한 여학생이 가슴을 애무하고 빨아 대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것들이 누구 염장 지르나.’

몸이 이제 중학교 2학년이다. 그래도 만 18세는 넘겨 총각 딱지를 땔 원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 짓하는 여학생들의 행위를 모조리 들으니 그게 잘 지켜질지가 염려됐다.

더구나 오늘 낮에 여고생이 엉덩이로 문지르자 처음으로 아주 조금 지렸다. 한번 터지면 이후는 자신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썩을?’

투덜거리며 옆방의 소리에 집중하는 중. 뭔가 거치적거리는 느낌으로 발밑을 슬며시 바라보니 음악선생이 자기의 사타구니 사이에 얼굴을 처박고 잠이 들어 있었다.

‘아예, 잡아먹으라고 고사 지내네.’

순간 김수훈은 욕정이 불끈 일어났다. 하지만 제자라는 놈이 어린 나이로 여선생을 범하면 진짜 앞으로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장래에 대한 어떤 두려움 때문에 애써 자중한다.

“하으윽! 아흑! 나 미쳐!”

“더 빨리 해줄까?”

“응! 더 빨리 조금 더 더더.”

두 여학생이 내는 감미로운 소음으로 인해 김수훈은 자기중심이 우뚝 서서 껄떡거리니 마칠 노릇이다.

‘부처님 보살님, 하나님 제발 나 좀 봐주세요. 저 이러다 진짜 망종 됩니다.’

애써 믿지도 않는 분들 부르며 진정해 보려고 애써본다. 그러나 자꾸만 눈길은 발밑에 있는 음악 선생의 깊이 파인 가슴골로 향하고 마른 침이 절로 넘어가고 있다.

쿨럭!

사람이란 자중도 어떤 한계가 있다. 주변 여건은 참으로 너무도 유혹적이다.

‘에이, 확 배려 버려? 그냥 끝장 볼까?’

하지만 새로 사는 인생 아직은 막장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