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 마음이 흐르는 곳에는.... (5/36)

5) 마음이 흐르는 곳에는....

사건은 언제나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어 큰 일로 번지게 마련이다.

내가 무심히 흘려 듣고 지나가 버린 일이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쳐 왔다.

그간 연주와의 관계가 뜸해진 탓이어서 인지 길기만 하던 60시간의 운전연수가 끝나고

마지막 서비스로 장거리 운전을 봐 주기로 했다는 연주의 말에

나는 그저 무심하게 꽤나 성실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고 흘려 듣고 말았다.

연주에게 몇 번 물어 보았던 안전 벨트를 매주는 척 하며 가슴을 건드린다 던지

옆에서 도와 주는 척하며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그런 일은 없다고 했고

그냥 평범한 50대 아저씨라는 말만 듣고 신경 쓰지 않았던 게 후회되었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기가 약해 남에게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연주의 성격과

남의 말에 의심보다는 관심을 먼저 가져주는 습관으로 볼 때

전에 태식 때처럼 무슨 일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었다.

토요일이라는 걸 감안하고도 오후에 떠난 연주가

저녁 10시가 넘도록 차가 많다는 6시쯤의 공중전화를 끝으로 연락이 없었다.

어디냐는 말에 그냥 정신 없이 가르쳐주는 대로 차만 몰아 어디인지는 모르겠고

강물이 있고 경치가 아주 좋다는 말과 걸린 시간으로 볼 때 남한강 쪽인 것 같았다.

아무리 주말이라 차가 밀린다 해도 이렇게까지 늦을 이유가 없었고

서비스로 이 늦은 시간까지 운전교육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한두 번 사람을 가르쳐 보지 않았을 텐데 이 정도 상황이라는 건 분명 연출된 것이었다.

초조해하다가 나중엔 걱정이 되어 아무래도 좋으니 큰 사고만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조심스럽게 현관문이 열리고 화장실로 사람이 들어가는 기척이 나서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있었다.

거실로 나오니 화장실 앞에 던져져 있는 연주의 옷들이 보였다.

샤워를 하는가 보다고 생각하다 문득 벗어 놓은 옷들 속에 팬티가 보이지 않는 걸 알았다.

나는 스치는 예감에 연주의 옷 주머니를 찾아 보았지만 나오지 않았고

연주의 백을 열어 보니 바닥 쪽에 깊숙이 숨어 있는 작은 천 쪼가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꺼내 들자마자 연주가 팬티를 입지 않고 넣어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손바닥만한 그 팬티는 완전히 젖어 있어서 팬티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고

진한 밤꽃 냄새에 팬티를 뒤집어 보자 보지가 닿는 부분 한가운데

희멀겋게 보이는 액체 그건 분명 남자의 정액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 팬티를 다시 넣어 두고 방으로 돌아 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팬티를 꺼내 들어 연주의 앞에 들이밀고는 실토하라고 큰 소리를 쳐야 할까?

아니었다. 그렇게 한다면 십중팔구 연주는 다 털어놓고는 스스로를 절대 용서 못하게 될 확률이 컸다.

더 이상 누군가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냥 사고라 생각하고 덮어두기로 했다.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자 조심스레 들어와 옆에 눕는 연주가 느껴졌다.

등으로 살며시 다가와 내가 혹시라도 깰까 눈치를 보다

자신의 벗은 등에 닿은 내 팔을 살며시 쓸어보며 소리 죽여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울고 있는 것 같았다.

휴~또다시 지켜주지 못해 우는 모습을 보는 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 왔지만

섣불리 위로하려 들면 상처만 커질 것 같아 잠결인 듯 뒤에서 연주의 알몸을 끌어안고 부드러운 가슴을 잡자

흠칫하며 놀라 딱 굳어져 숨소리마저 죽인 채 있다가 잠꼬대처럼 중얼거리자 내 팔을 잡으며 안겨 왔다.

내 품에 기대서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진 듯 눈물을 단 채 눈을 꼭 감고 누운 연주가 안쓰러워

나는 이제야 깨서 연주를 알아 본 것처럼 그냥 무심하게 언제 왔었다며

초저녁에 밥 먹고 잠깐 잠들었는데 내가 얼마나 잔 거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주가 나를 보고 망설이다 뭐라고 말문을 열려는 순간 나는 연주에게 키스를 하고 위로 올라가 몸을 실었다.

내가 연주를 열고 들어가려 할 때 잠깐 거부하는 듯한 몸짓을 하다 체념한 듯 눈을 감고 스르르 다리를 열어 주었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구석구석까지 알 수 있는 연주의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해 오고 있었지만

정작 연주 자신은 내 어깨에 손을 살며시 올려 놓은 채 입술을 꼭 깨물고 눈을 감고 있었다.

오랜만이어서일까 더욱 뜨겁게 반응하는 연주의 몸이 특유의 나긋나긋함으로 내게 감겨 올 때

나는 연주의 몸 속 깊이 자지를 찔러 넣은 채 정액을 흘려 보냈고 그 순간 연주가 내 목을 껴안으며 매달려 왔다.

내가 연주 위에서 내려 오려고 할 때 연주가 내 목을 여전히 꼭 끌어 안은 채 말문을 열었다.

“ 민씨...전 당신을 잘 알아요.....

  어떤 부분에선 민씨보다 제가 민씨를 더 잘 알 거에요...

  사랑하니까...오랜 시간 같이 했으니까.....당연한 거죠....

  ..저를..용서하려고...감싸려고 애쓰지 말아요....

“ 연주...무슨 소리야? 갑자기..용서라니?...”

“ 민씨.....민씨가 저를 만지는 손길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다른 거 모르죠?

  조금 전의 손길은 그랬어요....

  너무나 조심스럽게....깨질까 봐...다칠까 봐.....보호하려고....

  애당초 민씨를 속일 생각은 안 했어요.....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아니면 그냥 사라져 버릴까?......갈피를 못 잡았어요...

  민씨가 절 용서해도 제가 용서가 안돼요...

  한 번 용서를 받아 놓고는...같은 실수를 하다니.....

  미안해요....민씨....사랑해요..저 그만 집으로..돌아 갈게요....”

“ 연주...”

슬픈 눈으로 나를 본 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하얀 나체를 일으켜 세우고는 나가는 연주를

나는 힘없이 이름만 부르며 지켜보다 그냥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또 사랑을 보내야만 하는가?

나에겐 사랑을 지킬 자격이 없다는 하늘의 계시라도 있듯이 내게 가장 소중했고 가장 아픔을 주었던

두 개의 사랑이 이렇게 연이어 나를 떠나가 버렸을 때 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연주가 그렇게 가버린 지 한 달....

나는 혹시나 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기대를 했지만 언제나 텅 빈 집만이 나를 반겼다.

속이 텅 비고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나는 아무 감정도 생각도 없이 지냈다.

소식이 없는 내가 걱정이 되었던지 영아가 한 번 와보고는 하룻밤을 지내고 갔다.

매일 오고 싶어했지만 당분간은 혼자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아에겐 감정의 정리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영아마저 잃어 버릴까 겁이 나서였다.

이미 세 번을 겪고 나니 사랑하게 된다면 영아마저 잃어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였다.

아니 이미 사랑하고 있지만 그런 불안감에 애써 부정하는 건지도 몰랐다.

벨소리를 들었을 때 아닐 거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문을 열었을 때 하마터면 끌어 안을 뻔 했다.

순간적으로 연주인 줄 알았던 사람은 연주의 언니였다.

“ 어쩐 일이세요? 처형...여기를 어떻게..”

“ 오랜만이에요...일단 들어가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

“ 아..죄송합니다..제가 정신이 없어서..어서 들어 오세요...”

나는 연주의 언니를 자연스럽게 처형이라 불렀었고

연주의 언니도 기쁘게 그 호칭을 받아 들인지 꽤 오래 전 일이었다.

습관적으로 입에 배인 처형이라는 호칭이 새삼 아프게 들렸다.

자리에 앉은 연주의 언니에게 어떤 차를 마실 건지 묻자 손에 들었던 비닐봉투를 보여 주고서는

나랑 술 한잔 하고 싶어서 왔다며 주방으로 가서 봉투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요리를 시작했다.

처음 볼 때도 느꼈던 거지만 연주와 너무나 닮은 뒷모습이 연주가 서있는 것 같아 다시 마음이 뭉클해졌다.

역시 연륜 있는 주부의 솜씨랄까?

오랜 독신 생활로 나름대로 요리에 자신이 있었던 나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 짧은 시간에 만든 음식이라고는 상상이 안되는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 햐~..역시 대단하시네요?....”

“ 에~이..이 정돈 주부라면 누구나 해요..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제부..”

예쁘게 웃는 모습이 연주를 생각나게 했다.

연주와는 닮은 외모이면서도 분위기가 정반대여서 평상시엔 모르지만 웃을 땐 영락없는 연주였다.

“ 자~우리가 이렇게 잔을 부딪쳐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건배...”

“ 네..그렇네요..처형..건배...”

조용하고 차분한 연주와는 달리 능동적이고 활달한 언니는 술 상대로서는 제격인 사람이었다.

주거니 받거니 몇 잔의 술이 넘어가고 사소한 안부와 자잘한 이야기가 지나고 난 뒤 본론이 나왔다.

“ 어떻게 된 일인지..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서요....”

“ 이야기가 길어 질텐데....”

“ 걱정 마세요..친정에 온다고 얘기하고 왔으니 시간은 넉넉해요...이야기 해 보세요..”

“ 그게....어차피 알아야 할 일이니까.....

  운전 연수를.........................”

내가 연주에게 생겼던 일과 내가 했던 행동 그리고 마지막 연주가 했던 말을 긴 시간에 걸쳐 모두 털어 놓자

연주의 언니는 흥분해서 당장 고발하자고 했지만

증거도 없을뿐더러 아마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일은 아닐 것 이기에 소용없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단지 연주가 스스로에게 납득하고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예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도 그나마 술에 많이 취했었다는 점이 스스로를 납득시켰지만

이번은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며 빨리 돌아올 수 있게 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주의 언니가 갑자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자신의 탓이라고 했다.

자신은 나와 잘 지내면서 밝아지고 생기가 넘치던 동생의 모습이 보기 좋아

축하해주는 마음에 일부러 비용을 대 제일 장시간 연수를 골라준 건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울었다.

나는 무슨 소리냐며 연주는 언니의 선물을 무척 고맙게 생각했고 나 역시 그랬노라며 달랬다.

연주의 언니를 달래고 같이 연주를 걱정하다 연주 생각에 목이 잠겨 말문을 멈추자

이번에는 나를 달래는 그런 상황을 반복하며 어느새 술을 다 마셨고

감정에 휩쓸렸던 우리는 술을 더 사와 마시다 결국 연주의 언니가 취해 졸기 시작했다.

나는 몇 번 흔들어보다 도저히 제대로 몸을 못 가누는 연주의 언니를 부축해 작은 방 침대에 눕히고는

혼자 거실 테이블에 앉아 남은 술을 홀짝이며 감상에 빠져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새로 사온 술을 다 마시고 조금은 흔들리는 몸을 의식하며 자리를 정리하고는

연주의 언니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조금 더 자게 두자는 생각을 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샤워를 하고 나자 조금 정신이 깨는 것 같아 커피를 마시며 거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작은 방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작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뛰어가 방문을 열고 들어 갔다.

어두운 방 안에는 창을 통해 비치는 은은한 달빛이 부서지고 있었고

연주의 언니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끙끙거리며 바닥에서 침대를 잡고 일어서려 애쓰고 있었다.

나는 엉겁결에 다가가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는 멈추어 버렸다.

언제 벗었을까?

흰 색 블라우스 아래로 가늘게 뻗어 내린 뽀얀 다리와

몇 개의 단추가 풀어헤쳐진 블라우스의 벌어진 틈 사이로

봉긋한 가슴과 분홍 색 젖꼭지가 비쳐 보이는 모습으로 연.주.가 내 앞에 서 있었다.

팔을 붙든 채 멍하니 서 있는 나를 찡그린 표정으로 바라 보던 연주의 언니가

그제서야 자신의 옷차림을 안듯 당황한 표정으로 허둥거릴 때

도둑 고양이였을까? 창 밖에서 ‘후다닥’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가 휙 하고 지나갔다.

연주의 언니는 비명과 함께 내 품에 안겨 들었고

연주와 똑 같은 나긋나긋한 몸이 나에게 감겨와 떨며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걸 느낄 때

내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치며 서서히 성기가 일어 났다.

내가 ‘연주...’라고 중얼거리며 얼굴을 가져가자 연주 언니의 작은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더니

눈을 스르르 감으며 벌린 빨간 입술 사이로 연주 언니의 이빨이 달빛에 새하얗게 빛났다.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의 감촉이 느껴지더니

말랑말랑한 혀가 들어와 여기저기를 두드려보다 내 혀를 감고는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내 목덜미를 강하게 조이는 가느다란 팔을 의식하며 벌어진 옷 사이로 손을 넣자

부드럽고 따스한 가슴이 잡히면서 ‘학’하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손에 쥐어진 묻어날 것 같은 부드러운 가슴을 주무르자

손바닥을 뾰족하게 선 젖꼭지가 찌르는 걸 느끼면서

나는 연주 언니의 가녀린 허리를 안고 침대에 눕혔다.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 완전히 드러난 가슴을 입에 물자 손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젖꼭지를 빨면서 손을 내려 긴장으로 단단해진 아랫배를 스쳐지나 팬티 속으로 집어 넣자

보드라운 음모가 손바닥에 느껴지고 손끝에 촉촉하니 젖은 따뜻한 살들이 붙어 왔다.

매끄러운 보지입술을 가르고 밑으로 내리니 미끌미끌한 액이 흥건히 고여있다 주르르 흘러내렸다.

손끝으로 오물거리는 구멍을 문지르다 밀어 넣자 허리가 움찔하며 뜨거운 속이 조여 왔다.

깊숙이 찔러 넣은 손가락에 오돌오돌한 질벽이 만져지고 손가락을 휘저어 주름을 더듬으며

엄지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자 ‘악~’하는 짧은 비명과 함께 허리가 팅~하고 튀어 올랐다.

몸을 일으켜 옷을 벗는 동안 눈을 감은 채 조용하게 하얀 가슴을 오르내리던 연주의 언니가

내가 팬티의 고무줄에 손가락을 걸자 팬티를 잡고서 말없이 나를 바라 보았다.

잠깐 동안의 눈싸움 끝에 연주 언니의 눈이 감기며 팬티를 잡았던 손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주르르 허벅지를 타고 내려와 발끝에서 빠져나가는 팬티의 한가운데 묻어 있는 끈적한 액체가 선명하게 보였다.

작고 부드러운 입술을 겹치며 연주의 언니에게 몸을 올리고 다리 사이로 손을 내려

단단하게 서있는 자지를 잡고 클리토리스를 몇 번 문지르다 구멍을 찾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좁은 보지가 열리며 조금씩 사라지던 자지가 완전히 숨었을 때 내 혀가 강하게 빨리며 보지가 조여오기 시작했다.

아담한 가슴을 쥐고 주무르면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보지 속도 요란을 떨었고

‘쩍’하고 갯벌에서 발이 빠져 나오는 것 같은 음란한 소리가 들려 왔다.

언제부턴가 내 엉덩이에 올려져 있던 손을 강하게 쥐어오며 나를 자신의 쪽으로 당기는 연주의 언니를 보며

나는 가슴을 입에 물고 단단해진 젖꼭지를 빨며 점점 빠르게 박아 나갔다.

요란하게 비음을 지르며 엉덩이를 좌우로 돌리고 위로 치받아 올리던 연주의 언니가

길다란 비명을 지르고 허벅지를 조이며 치골을 내게 바짝 붙여 오자

보지가 아프게 조여 오며 내 자지에서 정액을 뽑아가기 시작했다.

내 몸 속의 수분이 모두 빠져 나갈 듯 한 없이 자궁 깊숙이 정액이 흘러 들어가고

힘이 빠져 버린 자지가 스르르 보지에서 미끄러지자 구멍에서 엉덩이를 타고 정액이 흘러내렸다.

연주의 언니 위에서 손에 쥐어진 부드러운 가슴을 느끼고 있던 나는 몸을 떼어낸 후 옆에 엎드렸다.

조용히 누워 거친 숨을 몰아 쉬던 연주 언니의 숨소리가 조금씩 가라앉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 주섬주섬 옷을 주워 하나씩 입더니 말없이 나갔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올 때 나는 침대에 엎드린 채 이빨을 악물고 오열하며 주먹으로 침대를 두드려댔다.

마치 꿈이라도 꾸었던 걸까? 아니 정말 꿈이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음 날도 세상은 어제와 똑같이 돌아갔고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외로워서 절망감에 빠져버린 나는 영아를 찾아가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른 채

야근을 자청해가며 일에 빠져 들어갔다.

연이은 야근과 퇴근 후 피곤함에도 술로서만 잠들 수 있었던 나는

어느 날 잠이 깼을 때 머리 맡에  눈물을 글썽이며 앉아 있는 영아를 보고

목이 메여 와 영아의 허벅지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다.

걱정이 되어 와 봤다가 인기척이 없어 그냥 돌아가려다

이상한 느낌에 기술자를 불러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식은 땀을 흘리며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꼬박 하루를 물수건을 갈아 대며 간호한 후에야 열이 내렸고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리다 다시 하루를 지나서야 깬 거라고 했다.

이틀 동안을 내 곁에서 꼼짝을 못해 초췌해진 영아를 보면서 나는 배가 고프다고 했고

영아를 붙들고 앉아 억지로 수저를 들게 하고는

나 역시 목구멍에 밥알이 달라붙는 걸 억지로 씹어 삼키며 영아의 먹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 보았다.

더 쉬어야 한다는 영아를 우겨서 기어코 욕실로 데려가 나는 매끄러운 영아의 몸을 씻어 내렸다.

그런 다음 영아가 나를 씻겨 주다 약해진 몸 상태에도 단단하게 일어선 자지를 입에 물고 빨아 정액을 삼켜 주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도 영아의 따뜻한 품 속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한 나는 나흘 간 동안 연락이 안돼 난리가 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갑자기 회사로 찾아온 아름을 보고 나는 그때 보았던 화장 짙은 요염한 여자를 찾을 수 없어

새삼 여자들의 두 가지 얼굴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업무가 좀 남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도 아름은 걱정 마라고 하고서는 정말 2시간을 잘도 참고 버텼다.

먹고 싶은 걸 말하라니 생각도 안 하고 바로 피자 라고 대답이 나와

역시 외모와는 달리 아직도 어린애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고

내 팔짱을 끼고 들뜬 모습으로 통통 튀는 게 보기 좋았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둘이서 노래방엘 가고 싶었다는 얘기에 어차피 다음 날이 휴일이라 부담이 없어

노래방에 갔지만 나는 탬버린만 치며 장단을 맞춰 주는 2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비록 내가 노래방을 그렇게 즐기진 않았지만 ‘삼촌은 노래를 별로 몰라’라는 한 마디에

다시는 불러 보라는 말도 없이 마이크를 놓지 않는 아름이 조금은 괘씸해

자기도 맥주라는 애원에도 음료수를 뽑아주고는 눈을 부릅뜨고 내 맥주에 손을 못 대게 했다.

이제 아름도 며칠만 지나면 성인이 되는 나이라 둘이 술이나 한 잔 하자는 마음에

집에 오면서 술과 안주거리를 사자 그제서야 퉁퉁 불어있던 아름이 방그레 웃으며 좋아했다.

집으로 들어와 씻고 술상을 준비하는데 욕실에서 속옷만 입고 나온 아름에게

기겁을 하고 뭐라고 하자 서비스라 말하고는 다가와 안기며 키스를 해왔다.

어색한 마음에 그래도 좀 보기가 그러니까 입으라고 하자

방에 들어가 내 박스티만 달랑 입은 섹시한 모습으로 나와 날 더욱 당혹하게 했다.

부풀어 오른 내 앞자락을 가리기 위해 애쓰며 어색하게 술을 마시다가

점차 편안해져 나도 신경 쓰지 않고 아름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의식적으로 저번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피했고 아름 역시 언급하지 않아 주었다.

“ 아름아...그런데 오늘 왠일이야?”

“ 삼촌한테 칭찬 받고 싶어서...”

“ 응? 그래? 말해 봐..삼촌이 들어보고 좋은 일 했으면 선물과 용돈도 줄게...”

“ 헤헤..약속했다.....나 오늘 방학했어..”

“ 그러면....”

“ 응..이제 졸업식만 하면 돼..삼촌이랑 약속 지켰어....나 잘 했지?”

“ 그래? 물론이고 말고..정말 축하한다...이제 진짜 어른이네.....

  좋아..삼촌 아주 기분 좋다...뭐 가지고 싶어?”

“ 음...그건 나중에....일단 팁으로 키스해줘..어서...”

“ 휴~..할 수 없지..며칠 후면 성인이니까..미리 축하한다고 해두자..”

입으론 그렇게 내뱉으면서도 어쩌면 내가 더 바라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아름의 작고 예쁜 입술을 보자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그 부드러웠던 감촉이 생각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이 내게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보드라운 입술이 살폿이 내려 앉았고

곧이어 말랑말랑한 혀가 들어와 내 입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름의 한 팔이 내 목을 감더니 손이 내려와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위에 놓아 주었다.

부드럽고 물컹한 촉감이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손 안 가득 차는 묵직한 느낌에 주무르기 시작하자 아름에게서 비음이 흘러나오고

손바닥을 곤두선 젖꼭지가 찌르는 게 느껴지더니 아름의 손이 부풀어 오른 내 앞자락에 닿았다.

“ 그만 여기까지...팁을 좀 과하게 준 거 같은데?”

“ 치~짠돌이.....”

“ 하하..팁이란 게 원래 그런 거야...”

“ 삼촌..그렇게 짜게 굴면 여자한테..인기 없어.....고쳐..”

“ 이 녀석아...삼촌은 인기가 너무 많아 고민인 사람이야...”

진담이 섞인 농담을 조금은 씁쓸하게 내뱉자 아름도 내 어투에 묻어 나는 쓸쓸함을 느꼈던지 힐끔 쳐다 보았다.

아름은 공부를 싫어해서 그렇지 눈치 빠르고 똑똑한 아이였다.

분명 궁금했을 텐데도 내가 연주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자 절대 내색하지 않았고

지금도 표정을 보면 의문점이 한 가득 인데도 끝내 묻지 않았다.

“ 그래..장래에 대해선 이야기 않으마..저번에 네가 했던 얘기가 있으니....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뭐야?”

“ 글쎄..당분간은 그냥 놀 거야...마지막 방학이잖아?”

“ 그래..그것도 좋은 생각이다....가끔 보면 네가 삼촌보다 나은 것 같아....

  놀러 가고 싶은 곳 있으면 언제라도 얘기해...시간되면 데려가 줄 게....”

“ 정말? 나 삼촌이랑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찬찬히 생각 좀 해 봐야지...

  추리면 한 100군데쯤 될려나? 삼촌 각오해..키득키득...”

“ 아이구~삼촌 죽는다....한 50군데로 줄이면 안될까? 좀 봐주라....”

“ 오늘 삼촌 하는 걸 봐서..흥...”

“ 네~알아 모시겠습니다...공주님...”

룸살롱에 관한 건 넌지시 화제를 딴 곳으로 돌리고 아름과 나는 가벼운 농담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하고 잘 준비를 했다.

나는 내 마음을 들킬 새라 아름에게 작은 방을 가리키며 잘 자라고 하고는 방으로 들어와 불을 끄고 누웠다.

하지만 나는 어둠 속에서 뚫어져라 방문을 지켜 보며 두근거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방문이 열리더니 아름이 들어와 내 옆으로 스며들었다.

아름의 하늘하늘한 몸매가 내 살갗에 느껴졌고 아름이 내 팔을 당겨 베고는 찰싹 달라붙어 안겨 왔다.

“ 치~치사하게....팔베게 해 주기로 전에 약속해 놓고...”

“ 아~..미안...깜빡했네...”

아름도 나도 마음 속과는 전혀 다르게 팔베게를 핑계로 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름이 낮게 뜨거운 한숨을 내 귓가에 내뱉더니 손으로 내 가슴을 쓸어보다 입을 열었다.

“ 삼촌..아까 이야기했던 선물..지금 받고 싶어....”

아름이 내 손을 잡아 자기의 가랑이로 이끌어 허벅지로 끼었고

내 손에 이미 질퍽하게 젖어 뜨거운 아름의 보지가 만져졌다.

“ 나 아까부터 이랬어...삼촌 몰랐지?

  처음부터 팬티 안 입고 있었어...삼촌 앞에서 일부러 다리를 벌리기도 했었는데 못 알아채더라?”

“ 아름아....”

“ 삼촌.....나 삼촌이랑 약속했던 거...한 가지 더 지켰어....

  나 거기 그만 뒀어....

  2차를 한 번도 안 나가고....다른 남자랑 잔 적도 없어.....”

“ 아름아...고맙구나...삼촌이랑 한 약속 지켜줘서.....”

아름이 나에게 키스를 해오며 내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단단해져 있던 자지를 잡자

나는 아름의 혀를 빨아 들이며 손으로 아름의 젖은 보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허리를 꿈틀하며 자지를 잡은 손을 천천히 움직이던 아름이 자신의 옷을 벗고 난 다음 내 옷을 벗겼다.

“ 아름아...그러면 삼촌이랑 한 가지만 더 약속하자....”

“ 뭔데..삼촌....”

“ 혼자 살겠다고 했던 얘기..취소하기....

  그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야.....

  만약 그렇게 되면 널 지켜보는 나도 고통스러울 테고...

  널 보고 더이상 삼촌을 잊으란 얘기는 하지 않을게...

  대신 일부러 혼자 살겠다는 생각은 말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다가 정말 괜찮은 사람 만나면 사랑하기..어때?

  삼촌이 억지로 다른 사람이랑 살라는 얘기는 아냐..

  단지 네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피하진 말라는 얘기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자지를 만지던 아름이 잠시의 침묵 후에 입을 열었다.

“ 알았어..삼촌....삼촌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그렇게 할게...

  그렇지만 내가 삼촌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들어...”

“ 고맙다..아름아...사랑해...”

나는 아름의 말을 들으며 선애의 모습이 겹쳐 보여 마음이 싸하게 아파왔다.

저렇게나 날 원하는 아름을 내가 사랑해주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나는 가족이라 생각했던 연주의 언니와도 이미 넘지 못 할 선을 넘지 않았던가?

아름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것보다 저렇게 행복해 하는 모습이 나도 기쁘지 않은가?

아니 저 아름답고 귀여운 아이를 내가 원하고 가지고 싶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아름을 핑계로 자신이 도망갈 구석을 찾으려 하는 비겁한 짓은 그만두기로 했다.

가지고 싶었다....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능욕하고

단단하게 서있는 내 자지를 저 작고 뜨거운 아름의 보지 속에 깊이 박아 넣고

자궁 깊숙이 정액이 넘치도록 쏟아 붓고 싶었다.

내가 한 사랑한다는 말에 아름은 감격했는지 꿈틀거리며 뜨겁게 키스를 해 왔다.

나는 아름의 부드러운 혀를 빨며 아름의 좁은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한 개의 손가락이 들어갔을 뿐인데도 강하게 손가락을 물고 조여오는 탄력 있는 아름의 보지가 느껴졌다.

나는 아름을 맘껏 사랑해 주리라는 마음을 먹으며 아름의 아름다운 몸을 제대로 보고 싶다는 욕망에 충실하기로 했다.

아름을 방바닥에 일으켜 세우고는 불을 켰다.

밝은 불빛 아래 요정처럼 빛나는 아름의 하얗고 날씬한 나신이 보였다.

선애나 영아처럼 모델과 같은 아름다움과는 다르지만

가느다란 팔과 다리...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오똑하니 서있는 가슴과

가녀린 허리 아래 탱탱하게 올려 붙은 엉덩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름도 내 욕구를 눈치챘는지 빙글 돌며 자신의 아름다운 몸을 보여 주고는

하얀 가슴을 손으로 잡고서 모아 유혹하듯이 핑크색 젖꼭지를 내밀어 보이기도 하고

가슴 사이를 지나 날씬한 아랫배를 쓰다듬더니 음모를 쓸듯이 만지고는

자위하듯이 보지를 문지르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촉촉한 눈으로 나를 보며 침대에 몸을 눕히더니

무릎을 세워 다리를 열고서 손으로 핑크색 보지를 벌려 보였다.

나는 홀린 듯이 곤두선 자지 끝으로 물을 뚝뚝 흘리며 다가가 무릎을 꿇고서 아름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가져갔다.

아름의 손에 활짝 벌려진 그곳은 연한 핑크색의 살들이 젖어 반짝이며 꿈틀거리고 있었고

아름이 가늘고 긴 자신의 손가락으로 구멍 속에서 애액을 퍼날라 자신의 입에 물었을 때

나는 얼굴을 파묻고 혀를 내밀어 구멍에 넣고서 빨기 시작했다.

잘게 떨리며 혀를 조여오는 보지의 느낌에 나는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애액을 혓바닥에 얹고서 보지입술 사이를 달리기 시작했다.

‘삼촌’하고 부르는 아름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점점 빠르게 손과 혀를 움직였고

단단해진 클리토리스가 점점 커져가며 아름의 허리가 급하게 요동을 쳤다.

나를 애타게 부르며 허벅지를 조이다 늘어진 아름의 위로 몸을 올리고는

허리를 낮춰 자지를 아름의 보지에 대고 문지르자

아름이 키스해 오며 손을 내려 자지를 잡고 자신의 구멍에다 가져다 대었다.

천천히 허리를 낮추자 좁은 보지가 열리며 자지를 맞아 들인 다음 포위를 하고 압박을 가해왔다.

“ 삼촌...사랑해..너무 너무.....사랑해....삼촌”

아름이 울듯한 물기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 아름아..나도 널 사랑해”

우리는 혀가 얽히며 서로 빨아대기 시작했다.

천천히 허리를 올려 자지를 빼자 아름의 보지 속이 놓지 않겠다는 듯이 딸려 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아름의 허리가 따라 올라 오고 아름에게서 ‘흐응’하고 연신 비음이 터져 나왔다.

점점 익숙해지는 보지 속을 느끼며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자 아름도 하체를 화려하게 돌리고 부딪쳐 오며 애액을 흘려냈다.

질퍽한 음란한 소성과 아름의 높은 비명을 들으며 나는 아름의 엉덩이를 잡고서 자궁 속으로 첫 정액을 쏟아 부었다.

숨을 헐떡이며 나를 꽉 안고 매달려있던 아름이 몸을 늘어뜨리고는 나에게 키스를 했다.

“ 삼촌....삼촌이 내 안에 가득하고 삼촌에게서 뜨거운 게 흘러 들어올 때는 너무 행복했어....”

“ 아름아...나도 지금 네가 느껴지는 게 너무 좋아....”

우리는 그 동안 참았던 욕구를 한꺼번에 풀어 내기라도 할 듯이 음탕한 대화를 서슴지 않았고

아름의 속에서 반쯤 시들어가던 자지가 서서히 힘을 찾고 있는 게 느껴져

허리를 움직여 다시 박기 시작하자 ‘아앙~’하고 교성을 내며 아름이 매달려 왔다.

나중엔 찔러 넣을 때 아름의 보지에서 자지를 타고 정액이 역류되어 나올 정도로

나는 아름의 자궁에다 정액을 난사하며 아름을 안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박아 댔다.

아름에게 넣은 채로 아름을 안고 방 안을 돌아다니며 흔들어대다

화장실로 안고 가 변기 뚜껑 위에 앉아 쳐 올리기도 했다.

아름은 유연한 몸과 화려한 테크닉으로 나의 요구를 서슴없이 받아 주며 ‘사랑해 삼촌’을 수도 없이 외쳤다.

아름이 가고 난 후 나는 난잡하게 어질러진 집을 치워 지난 밤 광란의 흔적을 하나씩 지워 나가며

더 이상 잘잘못의 판단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언젠가 올 이별의 순간까지 남아 있는 미련이 없을 정도로 아름을 사랑해 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후 현관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에 잘못 들었나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가보니 연주가 서 있었다.

거의 두 달 만에 보는 연주는 핼쓱해진 얼굴에 파리한 낯빛이어서 내 가슴을 찡하게 했다.

주저하는 연주의 손을 잡고 거실 의자에 앉혔다.

“ 잘 왔어....얼굴이 그게 뭐야?

  사랑해..연주야...”

내가 연주를 끌어안자 가녀린 연주의 몸이 나에게 안겨 오며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잘게 떨려 왔다.

내 가슴을 축축하게 적시는 연주의 눈물을 느끼며 나는 말없이 등을 두드려주고 쓸어 주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연주가 아직도 눈물이 글썽이는 모습으로 말했다.

“ 민씨...저....다시는 민씨 앞에 나타나지 않으려 했었어요..”

“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또 다시 그런 말 하면 정말 화낼 거야....

  연주의 자리는 언제나 내 옆이야....잊지 마...

  앞으론 딴 생각 말고..지난 건 모두 잊어....알았지?”

연주가 주저주저 하는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 저..그랬는데.....저....”

“ 빨리 이야기 해봐...뭘 그렇게 망설여?”

“ 저..임신...이래요....3개월 되었대요......”

말을 끝맺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연주를 나는 멍하게 쳐다 봤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머리 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임신...3개월.....머리 속이 확 밝아졌다....내 아이...였다.

내가 말이 없자 이제는 공포에 질려 거의 울기 직전인 연주를 끌어 안았다.

“ 하하..연주야...사랑해...고마워..이런 선물을 가져오다니....우리..빨리 식 올리자...”

“ 흑흑...민씨.....고마워요..흑흑...저..너무 무서웠어요...혹시나..흑흑...”

“ 바보 같은 생각 말라니까...그새 잊어버렸어?...하하...

  이젠 함부로 울어도 안돼...울보 아기가 태어날 지 모르니까....하하하....”

연주는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리고는 이제야 안심이 된 듯 펑펑 눈물을 흘렸다....

나는 가게에 나가 급한 대로 버섯을 사서 죽을 끓여 연주를 먹이고 재웠다.

저절로 나오는 실실거리는 웃음을 참을 길이 없었다.

내 아이라니......

나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간략하게 사정을 말씀 드리고 곧 찾아 뵙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담배를 물었다가 아차 하는 마음에

밖으로 나와 피우며 올려다 본 밤하늘엔

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웃으며 축복의 인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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