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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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편

"나 이제 내려 가네."

뭔가 내가 느끼기로 불만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아저씨가 등을 돌렸다.

"아저씨."

"너무 변명할 것 없네. 나는 요즘 젊은이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야. 괜찮아. 소문 안낼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 아니었다. 고개를 돌려 날 히죽이 바라보는 아저씨에게 몸이 아팠지만 힘을 내어 실 비웃듯이 말을 뱉었다.

"아저씨, 이 시간에 집에 있으면 백수 아닌가요?"

나이 드신 분에게 잘못 말한 것 같다. 잘하면 한대 맞겠다. 그렇지만 그냥 아까 웃는 모습에서 조금 더 큰 웃음을 더하시고는 아저씨가 그냥 내려 가 버렸다. 백수 맞구만.

아저씨가 내려 가고 얼마 안 있어 그녀가 돌아 왔다. 이상하게 몸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했는데, 백수는 개보다 못한가?

몸이 안좋으니까 별 생각이 다 떠오르네. 여름인데 왜 이리 추운겨?

"동엽씨, 약을 식후에 먹으라고 했거든요. 아침에 밥먹은 양으로는 약 먹기 어렵겠어요."

붉은 시선을 그녀에게 고정 시켰다. 날 생각하는게 너무 고마워서 감격해서 말이다. 하하, 오늘은 내가 눈싸움을 이겼다.

"나영씨, 지금 오버하는 거 아니죠?"

솔직히 같이 하숙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

"밥 못 먹겠어요?"

야이, 그녀가 내 말을 받아 그냥 꿀꺽 삼켜 버렸다. 저거 좋은 버릇은 아닌데... 나중에 좋은데 시집가게 하기 위해서라도 남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매너에 대해 가르쳐 주어야 겠다. 음, 나한테 하는 식으로만 해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겠다. 쿨럭, 이제는 기침소리도 심상찮게 나온다. 약을 먹어야지 안되겠다.

그녀가 간단하게 차려온 밥을 너댓 숟갈 퍼 먹었다. 그리고 밥 먹은 힘으로 조금 앉아 있어 보았다.

"나영씨, 이렇게 오래 나와 있어도 되는거에요?"

"괜찮아요. 내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고마워요."

말없이 나긋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앉아 있으니 방이 막 움직이는 듯 어지러웠다.

"이제 약 먹으세요."

"그러지요."

그녀가 약 봉지에서 약 한첩을 꺼내 주었다. 한 손에는 물 컵을 들고 있다. 약을 받아 입에다 틀어 넣고는 물을 마셨다.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 보다가 그녀가 말했다. 웃음 맺힌 그녀의 모습을 보니 금방 낫을 것 같다.

"동엽씨는 약을 먼저 먹고 물을 마시네요."

그럼 물먹고 약 먹나.

"나는 물 먼저 먹고 약을 먹거든요."

그런 식으로도 먹는구나. 신기하다.

아픈 얼굴에 맺힌 미소도 아름다울려나. 고마움의 미소를 지어주고 몸을 이불깔린 곳으로 옮겼다. 마음으로는 그냥 아픈 것 외면하고 자리에 앉아 그녀와 이야기나 했으면 좋겠지만 몸은 자꾸 자리에 누워라 한다.

"나 좀 누울게요."

"푹 좀 주무세요."

자리에 누웠으나 아까 먹은 밥이 소화되지 않고 거북하다. 그래도 누워 있으니 아까 보다는 덜 어지럽다.

"나 잠들면 집에 가세요. 남자 혼자 있는 방에 처녀가 오래 있으면 괜히 애맨 소리 들어요."

"흠, 애맨 소리라도 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집에 있을 땐 거의 혼자서 말없이 시간을 보네요."

"왜, 친구라도 만나고 그러지."

"친구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또 시집간 친구들은 만나기가 껄끄러워요."

내가 누워 잠들 채비를 하자, 그녀는 저기 창쪽 벽으로 가 몸을 기댄다.

"심심하면 컴퓨터를 가지고 노셔도 되고, 헤드폰도 있으니까 음악도 들으시고 하세요."

"제 걱정은 하지 말고, 자기 몸 걱정이나 하세요."

"진짜 여기 있을거에요?"

"조금만 더 있다 갈게요."

"그러세요 그럼."

있다 가면 나야 뭐 좋지. 그녀가 곁에 있다는 느낌은 지금 내 생활에서 가장 큰 좋은 느낌이니까.

"동엽씨, 빨리 낫아요. 사람 불안하게 하지 말고."

"예?"

그녀는 내가 글쓰기 교본으로 보는 책들 중에 하나를 집어 펼쳐 보고 앉아 있다. 마지막에 한 말은 나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뱉은 말이었다.

그녀가 옆에 있다는 든든한 생각으로 잠시 잠이 들었으나 이내 속이 거북해서 깨었다. 약까지 먹었는데 몸은 더 안좋아 지는 것 같다. 어깨가 아프고 몸이 저려 추웠다. 그녀는 내가 아까 잠이 들 때 본 모습 그대로 벽에 기대어 책을 보고 있었다. 시간은 점심때가 훨씬 지나 오후의 중간에 와 있었다.

구토 증세가 일어났다. 아무래도 아까 먹은 밥이 소화되지 못한 것 같다. 그녀는 내가 깨어 난지 알아 채지 못했는지 책을 보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불을 걷고 일어 났으나 많이 어지러웠다.

"어, 동엽씨 일어 났어요?"

속이 거북해서 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손으로 말시키지 말라는 시늉을 해주고 바로 욕실로 달려갔다.

"욱! 욱!"

임신 한 것도 아닌데 헛구역질 뿐이었다. 냄새가 고약한 신물만 넘어 왔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는 느낌이다.

"동엽씨 왜 그래요?"

내 욱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녀가 욕실로 들어 왔다. 내 붉어진 모습이 비참했는지 그녀의 안색이 많이 놀라는 표정이다. 감기 잘못 걸려도 이런 대접 받으니까 간혹 아파 볼만 하겠다 싶다. 그녀가 내 등을 걱정스레 두드려 주었다. 좀 지저분한 모습이라 보이기 껄끄럽지만 그녀의 행동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헛구역질은 오래 계속 되었다. 속은 아주 거북했지만 먹은게 별로 없으니 올라 오는 것도 별로 없었다.

나는 속이 아프기는 해도 이런 헛구역질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어 지는데 그녀는 그렇지 못한가 보다. 내 등을 쳐주면서 울먹거린다.

"동엽씨 괜찮아요? 죽으면 안돼요."

뭐야 씨, 감기 걸려 죽는 사람 봤냐. 그녀의 의외의 말로 헛웃음이 나왔다. 27살이나 먹은 처자가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귀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했다.

속이 좀 안정이 되었다. 얼굴을 씯고 밖으로 나올 때 까지 그녀의 표정엔 걱정이 많아 보였다. 뭐가 그렇게 걱정 스럽지? 감기 걸린 사람 처음 봤나?

구토 하던 힘으로 눕지 않고 앉아 있어 보았다. 그녀가 욕실을 나와 내 맞은편에 앉았다. 걱정해 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조금 어이가 없다.

"허허, 감기 걸려 죽은 사람 봤어요? 왜 그래요."

그녀가 답을 했다. 그 말에 가슴이 아팠다. 생각지 못했던 그녀의 아픔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구나.

"내 가족들은 별로 아파 보이지 않았으나 이내 세상을 등졌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곁은 너무 쉽게 떠나 버리더군요."

"그래도. 나 그냥 감기에요. 내일이면 낫을 거에요."

"우리 아빠도 처음엔 몸살 감긴 줄 알고 병원에 갔다가 그 다음날 돌아 가셨어요. 오빠는 교통사고였지만 겉보기는 멀쩡했어요. 뇌수술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 갔다가 두 시간이 못되어 숨을 거두었어요. 우리 엄마는 괜찮아 지시는 듯 하다 헛구역질 몇번 하시더니 얼굴이 동엽씨처럼 붉어 졌었어요. 그리고 돌아 가셨어요. 동엽씨 지금 병원 가봐요."

"에?"

그녀의 무거운 음성을 거역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지금 내게 필요 한 것은 잘먹고 푹자는 것이다. 움직이기가 어려웠으나 병원을 갈 수 밖에 없겠다. 그녀의 눈망울은 거역하지 못하게 옅은 눈물들을 맺고 있다.

어지럽다. 그녀가 나를 부축하고 있기에 더 어지럽다. 비 온 다음날 오후는 무쟈게 더웠다. 얼굴엔 땀이 금방 맺힌다. 그렇지만 몸은 춥다. 그냥 누워 있고 싶은데...

가까운 개인 병원을 제쳐 두고 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를 받으러 갔다.아무래도 오늘 저녁엔 앓아 누울 것 같다. 기다리는 시간이 장난이 아니었다. 몸은 더운 땀이 나는 것과는 다르게 추위를 느낀다. 마감 시간안에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내 옆에 그녀가 있다. 그녀는 병원에 기억하기 싫은 추억들이 많을 것이다. 그녀의 손을 잡아 보았다. 내 손이 무척이나 뜨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으아."

주사를 두대나 맞았다. 의사에게 진료 받기전 체온을 재었었는데 39.8도라고 했다. 간호사가 체온이 무척 높다고 말하면서 그녀에게 바깥분이 몸살에 심하게 걸렸으니 몸조리 잘 시키라는 말도 했다. 졸지에 그녀하고 나하고 부부가 되었다.

기분 좋다. 그 간호사가 맘에 들었다. 방금 주사 맞기 전 까지는 말이다. 졸라 아프다.

햇살이 기우는 오후의 거리를 다소 괜찮은 듯 걸어 왔으나 집에 오자마자 다시 자리에 눕게 되었다.

그녀는 아직도 돌아 갈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이제 괜찮으니까 집에 가세요."

"왜 자꾸 가라고 그래요."

"그럼 여기 계속 있을 거에요?"

"집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여기 있으면 안돼요?"

"진짜 기다리는 사람 없어요?"

어제 그 남자는 뭐여 그럼.

"그럼 누가 있어요."

그녀가 부엌으로 갔다. 밥을 죽으로 만들어 왔다. 아까 맨밥 먹고 토한 걸 보며 생각해 내었나 보다. 먹기가 훨씬 편했다. 속에서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색했다. 내가 숟가락 들 힘도 없을까봐. 그녀가 날 아주 환자 취급하며 밥을 떠 먹여 주었다. 그것이 너무 고마운데, 아직은 어색한 행동처럼 느껴진다. 내 태어나서 감기로 이렇게 중환자 취급 받기는 처음인 것 같다.

"왜 이리 친절한거에요?"

"동엽씨도 나한테 많이 친절했었어요."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먹고 다시 얼마간 잠이 들었었다. 깨어나니 창밖이 어두웠다. 그때도 그녀는 내 방 벽에 기대어 책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아까 보다 몸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체온도 많이 내려 간 것 같고 어지러움도 제법 많이 가셨다. 무엇보다 속이 편했다.

"나영씨, 집에 안가요. 정말."

"동엽씨 일어 났어요?"

"네. 지금 몇시에요?"

"아홉시 갓 넘었어요."

"더 늦어지면 집에 가기 곤란할텐데."

"나 여기서 자고 가면 안될까요?"

"네?"

이 여자가 미쳤나. 어디 외간 남자가 혼자 사는 방에서 자고 간다는 말을 저렇게 쉽게 내 뱉을 수가 있냐. 이 사실을 어제 그 놈이 알아 봐라. 너 당장 차인다.

"동엽씬 그냥 편하게 주무세요. 혼자 있다 안 좋은 일 생기면 어떡해요. 어제 집에 돌아 와서 진짜 내가 혼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냥 여기 있을게요."

감기 몸살이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근데 남자 만나고 와 놓고선 혼자라고 느낄 건 또 뭐람.

"나영씨. 나도 남자에요."

"누가 뭐래요?"

"꺼림찍 하지 않아요?"

"뭐가요? 둘이서 같이 밤을 지새는 거?"

"네."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안 덮칠테니까 염려말고 주무세요."

야이 씨. 아무리 내가 지금 아프다고 자네가 덮치는 것 정도 막을 힘 없겠냐. 근데 뭔가 거꾸로 된 양상이다.

"이봐요. 나영씨."

"왜요?"

"이러는 거 나영씨 사귀는 남자가 알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오해사기 쉬운데."

"네? 내가 사귀는 남자가 어디 있어요. 동엽씨 왜 그래요. 그 말 진짜 속 상하는 말이네요."

다소 반응이 의외다.

"아니... 그게 아니라."

"뭐가요."

"어제 나영씨 오피스텔에서 같이 있던 남자를 봤었거든요."

"어제 우리집에 왔었어요?"

"그렇다고 봐야 되나."

"그런데 왜 그냥 갔어요."

"그 남자 때문에..."

"남자라니?"

"같이 차타고 나가던데..."

"그때 왔었어요? 그땐 동엽씨 학원 마치는 때보다 이른 시간이잖아요."

"한시간 빼먹고 갔었지요."

"그것 때문에 아침에 나한테 차갑게 대한 거에요? 그런 거에요. 풋!"

야이. 갑자기 왜 웃냐. 나는 다소 심각한데.

"사귀는 사람 아닌가요?"

"네? 사촌 오빠에요. 내가 친오빠처럼 지내야 된다고 말한 그 사람이에요. 사촌이지만 사는 곳이 멀어서 거의 못만났던 관계로 잘 모르고 컸었어요. 나 우리 엄마 49제 하는 데 갔다 왔었어요. 이제 진짜 떠나 보낸 거죠. 내가 시집가면 아무래도 우리 부모님 제사 지내는 것 힘들겠지요. 언니가 그 오빠를 우리 부모님 양자로 입적시켰어요. 그냥 제사만 지내주는 양자지만, 그래도 이제 친오빠처럼 생각해야 되요. 날 집까지 태워다 주기는 했지만 돌아 가는 길을 몰라 하더라구요. 동엽씨 올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길래 잠시 길을 가르쳐 주고 왔었지요. 그럼 그걸 보고 그냥 돌아 간 거에요?"

"네."

"왜 돌아 갔는데요."

"사귀는 사람인 줄 알았지."

"동엽씨."

"예."

"나 동엽씨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동엽씨 그런 말 할때마다 헛갈려요. 나 혼자서 이런는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 생각 자네만 하는 것 아니다 뭐. 욱,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뻔 했다. 아니 기분이 좋아서 졸라 웃고 싶은데 참다가 눈물이 맺힌 것이라 하자. 그놈은 그놈이었구만. 그리고 그녀가 날 좋아한다고 직접 입으로 말을 해 주었다. 가슴이 따뜻해 온다. 그렇지만 조금 서글퍼기도 하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말했다.

"나영씨."

"왜요?"

"혹시 나중에 잠 오면 저기 서랍에 얇은 담요 있으니까 깔고 자세요."

"훗, 알았어요."

조용한 밤은 깊어 간다. 날 좋아한다는 내 사랑하는 그녀가 내 방에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삶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것을 나는 지금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슴이 확트인 느낌이다.

하루 종일 잠을 잔 탓으로 어둑하게 해가 고개 내미는 새벽에 눈을 떴다. 그녀는 벽에 베개도 없이 기대어 얇은 담요만 덮고 잠들어 있다. 깔고 자라고 그랬는데... 화장실에서 차마 소변을 볼 수가 없었다. 소리가 장난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옥상 밖으로 나왔다. 머리가 어지럽지 않고 개운했다. 쌀쌀한 새벽 공기 속에서 춥다기 보다는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예전으로 돌아 와 있었다.

'으, 시원하다.'

옥탑방 벽 구석으로 가 볼일을 보았다. 어떤 무작한 놈이 예까지 올라와 낙서를 해 놓았남. 소변 금지? 어린 놈 글씨가 아니다. 주인 아저씨가 유주얼 서스펙트다.

방으로 돌아 왔다. 세수를 하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그때까지도 그녀는 깨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다. 머리에 베개를 갖다 받쳐 주었지만 깨지 않았다. 많이 피곤했었나 보다. 그녀의 잠든 모습이 곱다. 갑자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입술이 너무 유혹적으로 내 가슴을 파고 들었다.

"나영씨. 나영씨?"

반응이 없다. 손으로 살며시 볼을 찔러 보았다. 역시 깨지 않는다. 허허. 가벼운 입맞춤 정도는 해도 모를거야. 근데 가슴이 왜 떨리냐. 한손으로 벽을 짚고 조용히 얼굴을 갖다 대었다. 뭐 자기도 나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가벼운 입맛춤은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어색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마주쳤다. 에그머니나. 영점 일초간이나 입술이 닿았을까. 그녀의 큰 눈동자와 눈이 떡 마주쳐 대치되었다. 심장은 오케스트라의 팀파니 소리처럼 두두둥, 크게 울려퍼지고 있다.

"지금 뭐 하는 거에요."

"나. 아무짓도 안했어요."

그리고 뒤로 자빠졌다.

ㅡ 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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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애정비사外 / 검색결과

번호 #261 /305 날짜 1999년6월21일(월요일) 7:25:51

E-mail     이름 이현철

제목  하숙 - 38편

원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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