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장 (9/14)

9장 

눈 앞에, 덩굴에 묶여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우드(Wood) 엘프 미녀가 판석(板石)이 깔린 바닥에 엉덩방아를 찌은 것 같은 자세로 쓰러져 있다. 

우선 당면한 위기는 지났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모험자답게 재빨리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수인족 미녀전사 「붉은 어금니」 세스티아·제르프는 아직 덩굴에 휘감겨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덩굴은 상당히 질긴 듯 자력으로는 탈출하기엔 무리인 것 같았다. 

광석 요정 리·크릴는, 폭풍의 여파로 빙글빙글 굴러간게 재미있었던 듯「배 고파∼」 라고 말하면서 아직까지 굴러다니며 놀고 있다. 

바보 요정은 장난에 질릴 때까지 그대로 놔두는게 좋겠지 

그리고 나 자신은, 마법을 사용한 것 때문에 다소 피곤했지만, 행동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상처는 우드(Wood) 엘프가 던진 녹색 씨앗이, 볼을 스치고 지나갈 때 생긴 것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마검……자칭 성검 펜스·돈은, 득의양양하게『우하하하』하고 웃어대고 있다. 

좋아, 우선은 세스티아를 묶은 덩굴을 제거하는 거다. 

빨간 머리의 수인족, 저 그래머한 육체에, 식물이든 뭐든 내 물건 이외의 것이 엉겨있다는 것운 허락 할 수 가 없다. 

아앗, 내가 무슨 독점욕같은 걸 발휘하는 건가. 

세스티아는 지배의 힘으로 강제로 내 것이 된것인 데, 사실과는 다른데…… 

하지만, 이제 주문해제도 불가능하고, 세스는 이제부터 내 것이 될 수 밖에…… 

아 앗…… 하지만 정말의 그녀의 의사는, 이런 것을 바라고 있을까…… 하지만…… 

같은, 왠지 복잡한 생각은 머리를 흔들어 떨쳐 버렸다. 

지금은 마신이 깨어나기 전에, 이 유적에서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 우선이다. 

세스티아는, 순수한 전사로써, 굉장히 강하고 경험도 풍부하다. 

수렵계 수인족이고, 여성이라는 태어나면서 부터의 은총에다 단련된 전사로써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좀전의 우드(Wood) 엘프와의 전투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아마, 그녀의 홈 그라운드인 왕도 녹턴과 그 주변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모험자일 것이다. 

그 세스티아를, 지배의 힘을 사용해 억지로 라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료로 만든 것이다. 

잔인한 말투인지도 모르지만, 내게 있어 지금의 세스티아는 살아 남기 위한 소중한 탈 것이었다. 

게다가, 대단한 미인인데다 마음씨도 좋고…음, 또 생각이 이상한 데로 새버렸다. 

지금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최강의 탈것인 세스티아를 덩굴의 구속에서 풀어주는 일이다. 

「세스, 지금 풀어줄게」 

나는, 『우하하하하』웃고있는 성검 펜스·돈을 들고, 덩굴에 묶여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세스티아에게 다가가려한다. 

「잠깐, 판, 난 괜찮아, 그 전에 휘세리아를 무장해제 시켜! 허리에 붙이고 있는 작은 주머니, 그걸 빼았아」 

「붉은 어금니」세스티아는, 매력적인 지체를 덩굴에 단단히 묶여 묵직한 폭유를 억지로 쥐어짜여진 뭐라 말할 수 없는 색정적인 모습으로 내게 말한다. 

「앗, 아아, 알았어」 

어쩐지 내 상황 판단이 물렀던 것 같다. 

서둘러, 발치에 쓰러져있는 우드(Wood) 엘프의 곁에 웅크리고, 찌르는 것 같은 차가운 시선을 느끼면서, 그녀의 허리에 매여있는, 풀로 만든 작은 주머니를 잡아챘다. 

그 안에는, 예의 씨앗이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았다. 

하는 김에, 반대측의 허리 춤에 걸려있는 조금 작아보이는 대거도 잡아 채 바닥에 내던졌다. 

「………크윽」 

우드(Wood) 엘프 여자 레인저「마탄(魔彈)」의 휘세리나·에루달은 진한 녹색의 하늘하늘한 앞머리 사이로 보이는 아몬드 형태의 눈으로, 분한 듯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덩굴에 손목은 머리의 위로 고정되고, 상처를 입은 야수처럼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완만하게 부푼 얇은 가죽제 브레스트플레이트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그리고, 긴 다리에 찰싹 붙은 검은 롱 팬츠의 발목에도 똑 같이 덩굴이 휘감겨, 강제로 다리를 벌리고 있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외설스러운 모습이었다. 

「………이 비겁한 놈」 

금방이라도 그 얇은 입술 안에서 빠드득하는 이빨을 가는 소리가 들려 오는 것 같다. 

여하튼, < 성적절정> 같은 마법에 걸린 결과 이런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 성적절정>이라, 굉장히 멋진…아니 천박한 마법이다. 

덧붙여, 여기에서 이 하이랜드세계의 마법에 관해 대략 말해두기로 하자. 

이 세계에서 마법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7기둥의 여신들과 그 종속 신에 의해 주어지는 능력으로 발휘되는게 일반적이다. 

이것은 아주 간단해서, 지금은 현실세계에 직접간여하지 않는 7여신의 마음에 들면 된다. 다음은, 간단하게 이런 저런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법을 간단하게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7여신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여성이다. 

이런저런 다양한 이론이 있지만 7여신들은, 어떠한 종족의 남성도 우대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남자는, 여신에게 열심히 기도하거나, 공물을 바치거나, 아주 대단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여신의 은혜를 얻어, 겨우 여성과 비슷하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 혼돈의 반도 그로란사에 거주하는 몇 개의 종족에 의하면, 7여신에 의존하지 않고도 마법을 쓸 수 있는 경우도 있다. 

7여신이 이 세계에 도래하기 이전부터 존재하는 고대의 신과, 선조 영웅신을 숭배하는 종족, 종족 특유의 형질 유전에 따라 유사마법을 쓰는 종족등이다. 

예외적으로, 신의 가호나 종족의 피와 관계 없이, 자신의 고도한 지식으로 독자적으로 오리지날인 마법을 개발한, 워락이라는 학자선생도 이따금씩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마법은, 종족과 성별의 선천적인 소질, 혹은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사용자가 선택하는 교묘한 기술이고,  이 그로란사 반도에서 평범한 마이너인 인간족 출신 남자에,  뛰어나달 수 없는 머리를 가진 내게 있어, 유감스럽게도 마법은 그림의 떡인 셈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우하하하』하고 경박하게 웃고 있는, 너무나 머리 나쁠 것 같은「악덕의 기사」 펜스·돈 경이, 워락이어서 < 성적 절정> 같은 외설스럽고 천박한 마법을 오리지날로 만들어냈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아마, 펜스·돈이 계약한 마신에게서, 여자를 지배하는 능력과 함께 전수받은 마법 임에 틀림없다. 

뭐, 펜스·돈이 대단한 노력을 들여 오리지날 마법을 만들어냈든, 이계의 마신이 준 마법이든, 이 마법의 효력을 생각하보면, 어느 쪽이나 상식있는 성실한 정신 구조를 가지지 않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성실한 정신 구조의 지혜로운 자라면 만들려고 하지 않을, 양식이 없는 마법이 만들어 낸 효과가, 눈 앞에서 그대로 효력을 발휘해, 어쨌든 대단한 위력을 과시해 주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되었든 나를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쏘아보는 늘씬한 우드(Wood) 엘프 미녀의 검고 매끈매끈한 바지에 가려진 허벅지가 붙어있는 부분이, 축축해져 색이 바뀌어 있다는 거다. 

「뭐, 뭐뭐뭐뭘 보고 있는 거얏」 

그런 내 시선을 눈치챈듯, 휘세리나 아가씨는 단아한 미모의 눈초리를 치켜올리고, 입을 오들오들 떨며 외치기 시작한다. 

「아니, 그 바지 허벅지 부분 젖어 있는게 걱정이 되어서」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정직하게 말해버리는 나. 

「무 무슨!……아, 아니야, 이건 아니야, 그 그런 게 아니야, 보지마, 변태 죽여버린다. 죽여버리겠어, 고 고개를 돌려, 큭, 다리가, 제길, 이런 것에 내가, 크윽」 

휘세리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지고, 필사적으로 날씬한 지체를 꿈틀거려, 덩굴을 잡아당겨 다리를 오므리려고 분투한다. 

하지만, 저 괴력의 「붉은 어금니」세스티아조차 옴짝달싹 못하는 덩굴을, 무기력한 요정이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발목을 묶어 벌려진 허벅지는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난폭하게 굴 때마다 허리가 떠올라, 얼룩이 번진 부분을 더 밀어 올리는 모습이 되고 있었다. 

「무 뭘, 이, 너 이 자식, 뭘 보고 있는 거야. 보 보지마, 보지말라고 했잖아, 크윽, 변태 인간놈, 눈을 감아, 이 천한, 윽」 

이목구비 뚜렸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끙끙대면서 버둥대는 휘세리나. 

하지만, 원래 지구력이 없는 요정답게, 이윽고 지친 듯 덩굴을 떨쳐내는 걸 단념하고, 서서히 얌전해져 간다. 

「…………하아하아」 

당연히, 그리고 변함없이 검은 바지에 싸인 양다리를 벌린 자세로 그 가랑이  부분의 부끄러운 얼룩을 완전히 드러낸 자세 그대로 였다. 

「저, 그러니까, 휘세리나씨, 좀 진정됬읍니까?」 

나는, 겨우 얌전해진 그녀에게, 차후의 일에 대해 의논하려고, 겁먹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 본다. 

하지만, 난폭하게 굴다 지쳐 흐물해져 고개를 숙이고 있던 우드(Wood) 엘프 미녀는, 내 묻음을, 그 부끄러운 얼룩에 대한 심문으로 받아들 인 듯, 퍼득 민감하게 떨고 숨을 헐떡이면서도, 작은 목소리로 우물쭈물 변명하기 시작한다. 

「하아하아하아……아, 아니야, 아니라니까, 착각하지마, 이 이건 그런게 아니라……하아하아……틀리다니까, 절대!」 

휘세리나는, 시선을 홱 딴곳으로 돌리고, 아무것도 없는 판석을 깐 바닥을 노려보며 괴롭게 변명을 하고 있다. 

이러면, 도무지 진도가 나갈 것 같지 않다. 

으음, 어떻게 하지. 

여기는 모르는척하고 따라 주는게 좋을까? 

지금까지 인간혐오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살기들 듭뿍 담아 겁박해 온 상대라 별로 동정도 가지 않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서로 타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될 상황이다. 

이 우드(Wood) 엘프를 데리고 유적을 나가지 않으면, 그녀가 마신 부활의 제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긴 해도, 이 아름답고 동시에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엘프족, 그것도 오만하기로 악명높은 우드(Wood) 엘프가, 그 어느 종족보다도 멸시하고 있는 인간을 상대로 양보해 주리라고는 생각되질 않는다. 

이대로는, 덩굴에서 풀어 준 순간, 곧바로 굴욕에 대한 보복을 해 올게 틀림없다. 

할 수 없지 …… 여기선 내가 접고 들어가야겠지…… 

「응, 확실히 그럴지도, 흠, 여기 바닥이 좀 젖어있기도 하고」 

나는, 문득 정직하게 마법 때문에 젖었다고, 진실을 말할 뻔 한 것을 겨우 참고, 억지로 거짓말을 짜낸다. 

「엣?…… 앗! 아아, 그래, 그 말대로야 …… 흠, 이제야 알았나, 어떻게 저속한 인간의 일. 품위 없는 상상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휘세리나는, 내 대사에 한 순간 멍한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 그 가는 턱을 치켜 올리고, 우드(Wood) 엘프 특유의 오만한 냉소를 되찾는다. 

하지만, 그 모진 눈동자 안에, 안도의 빛이 미미하게 반짝이는 것을 나는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적하면 점점 화낼테니, 침묵하기로 하자. 

「흠, 이 내가, 그런 비열한 마법에 굴복할 리가 없지」 

내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마음대로 생각한 휘세리나는 길고 뾰족한 귀 끝을 움찔움찔거리고, 기름먹은 가죽으로 보강된 가슴 받이를 입은 상반신을 쭉 펴고, 그렇게 단언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오는 지 모르겠다. 

정말 무서운 우드(Wood) 엘프의 근거가 없는 과잉 자신감. 

나는 내심 기가 막혀하면서도, 그녀의 선정적으로 벌려진 슬렌더한 다리가 붙은 부분에, 애액에 젖어 사타구니에 붙어있는 검은 천조각을 보지 않으려 하면서, 우드(Wood) 엘프에게 맞장구를 쳐준다. 

「나도 그건 비겁한 마법이라고 생각해, 저런 마법을 사용해 미안했어.」 

이것에 관해서는, 나도 순순히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의 내용을 알고 있었으면 주문을 거는 것을 망설였을 것이다. 

성적 절정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것, 일류 모험자를 목표로 하는 인간이 쓸 마법은 아니었다. . 

이런 마법의 사용자로 유명해지면, 어떤 별호가 붙을지…… 

이제, 결코 저 마법은 사용하지 말아야지 하고 나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한편, 관계회복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 내 태도에, 우드(Wood) 엘프의 대답은 정말 예상을 뒤집는 것이었다. 

「…… 흠, 그말대로다 인간, 네가 처음부터. 폭열초에 죽어버렸으면, 이렇게는 안되었다, 네가 나쁜거다.」 

아니, 어떤 의미론 유아독존 자기중심 우드(Wood) 엘프다운 대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연해 하는 나를 향해, 휘세리나는, 아주 당연한 일을 말한다는 말투로, 그 매끈한 콧날에 주름을 만들며 분하다는 듯 말을 뱉어낸다. 

「대체, 인간 같은 약한 종족이 번창한다는 것 자체가 나쁜거다. 이 하이엘프인 우드(Wood) 엘프 족에게 너 같은 인간이 반항하는 것 자체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난 거다.」 

에? 뭐? 뭐라고 한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이 상황에서 나올 대사는 아닌 것 같은데. 

지금 눈앞에서 나를 혐오가 가득 찬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는 우드(Wood) 엘프는, 양손을 덩굴에 묶여 위로 들어올려지고 양다리도 묶여 크게 벌리고 있다. 

어떻게 보아도 저항 불가능한 무력한 모습인 것이다. 

게다가 나는, 마검……자칭 성검 펜스·돈을 가지고,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희고 가는 목을 간단하게 그어버릴 수 있는 상태이다. 

아니, 일이 잘못된다해도 그렇게 지독한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멍한 바보같은 얼굴로 놀라고 있는 나를 보고, 휘세리나는 점점 기세를 타고 그녀가 생각하는 엘프와 인간의 자연스러운 관계에 대해서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대체말이야, 인간같은 허약하고 비열하고 저능한 종족은, 고귀한 엘프족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사는게 옳은 거야. 그렇지, 너라면 추레한 거리 한쪽 구석에서 구걸이라도 하고 있어야 해」 

괘, 괘괘괘괘괘괜찮아, 이 이정도는 

이, 이런 악담……저 전혀 참을 수 없는 것은 아니잖아. 

후후후후, 인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여태껏 불합리한 처우는 몇 번이나 받아봤다. 

이런 오만을 초월한 상식 없는 우드(Wood) 엘프의 농담,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래, 이 정도로 내가 화를 낼 리가…없 …잖아… 

지 진정해라. 

「응, 뭐지, 얼굴을 붉히고, 그런가 너도 거리에서 구걸이라도 하고 있었지만, 먹을 것이 곤란해서 모험자를 한 것인가, 과연 인간은 분수를 모르는 군」 

묶여있는 채로 휘세리나는 그 얇은 입술을 비틀고, 흥 하고 코웃음친다. 

나는, 진정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의 그 대사에, 머리 속에서 분노라는 망치가 인내라는 이름의 벽을 때려부숴버렸다. 

역시 온건파로 불리는 나라도, 일류 모험가가 되려는 자신의 비밀스런 맹세를 바보 취금당하자,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조용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 그 인간의 마법에 당한게 그쪽 아닌가!」 

나는, 노여움에 떨릴 것 만 같은 목소리를 눌러죽이면서, 눈 앞에서 턱을 딴곳으로 돌리고 이쪽을 거만하게 쏘아보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고압적인 우드(Wood) 엘프에게 현실을 가르쳐준다. 

이제 관계 회복 같은 말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뭐, 내 내내내내가 인간의 마법에, 핫, 무슨 바보 같은 말을, 바보다, 넌 바보야. 그 그런 저속한 마법, 이 내가 걸려들 리가 없어, 증명해봐, 썩을 인간 놈」 

크게 당횅해 부정하고 오히려 반격해오는 우드(Wood) 엘프. 

하늘하늘한 진한 녹색의 머리칼 사이로 솟은 길고 뾰족한 귀가, 노여움으로 끝까지 새빨갛게 되어 있다. 

하지만 휘세리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이< 성적 절정> 마법에 간단하게 농락된 것을 알고는 있는지, 그 녹색 눈동자는 제대로 내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 마법에 걸려 자폭해 버려서 지금 이렇게 묶여있는 거 아닌가」 

「뭐 ……그 그것은……그, 그런 척 한거다. 인간이 네가 필사적이어서, 그냥 걸린 척 해 준거다.」 

처음 봤을 때의 그 냉정하고 쿨한 모습을 완전히 잃고, 눈 같이 하얀 볼을 새빨갛게 붉히고, 어지러운 말투로 허둥지둥 변명을 해대고 있는 휘세리나. 

틀림없이 이렇게 당황하고 부산떠는 쪽이 그녀의 본래 성격일 것이다. 

결국, 보통때는 고고한 여자 레인저는 그런 척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과묵하고 냉정한 가면이 완전히 벗겨진 휘세리나지만, 어떤 뛰어난 화가도 표현 할 수 없으리라고 평해지는 엘프 특유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용모와 늘씬한 몸매가 손상되는 일을 일절 없었다. 

아니, 차라리, 저 고귀한 우드(Wood) 엘프족 미녀가, 덩굴에 묶여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화사한 몸매를 꿈틀거리면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입으로 필사적인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 

오히려 뭐랄까 남자에게 가학적인 욕망에 미묘하게 불을 지피고 있다. 

「다 당한 척 한거다. 정말이다…… 정말로, 그런 척……」 

내가 침묵한 채 바라보고 있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걸까, 우드(Wood) 엘프 미녀의 말투는 서서히 잦아들고, 최후엔 긴 속눈썹을 떨며 이쪽을 불안하게 올려다 본다. 

「왜, 왜그래, 왜 그렇게가만히 있지. 뭐라고 말해봐라 인간.…… 이봐, 듣고 있는 건가, 이봐」 

하지만 나는 입을 다물고 말없이 포로가 된 우드(Wood) 엘프를 계속 바라본다. 

조금의 흠도 없는 완벽한 조형의 날씬한 몸매. 

가늘고 흰 목덜미, 작고 이목구비 또렷한 얼굴. 

활처럼 구부러진 눈썹과 티없이 맑은 눈과 코, 엷은 연분홍색 얇은 입술. 

그리고, 눈을 치켜뜨고 나를 쏘아보는 에메랄드 그린의 맑은 눈동자. 

그 어느 것도 다른 종족의 여성들로써는 얻을 수 없는 것. 긴 수명에  오래된 혈통을 가진 엘프족이 지닌 완전한 아름다움의 조화를 실현하고 있었다. 

그 인간으로써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엘프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답고 우아한 환상적인 그 모습. 

그것을 인간의 손으로 빼앗아… 

철저하게 더럽히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 

그런 완벽한 미에 대한 파괴 충동이라고 할 수 있는 욕망이, 내 안에서 격렬하게 생겨나고 있었다. 

『알겠다 판, 너의 생각은』 

지금까지, 『우하하하하』의미없는 웃음을 터뜨리고 있던 펜스·돈이, 뜻밖으로 내 손 안에서 폼멜의 보석을 미미하게 깜박이며 속사여 온다. 

그 목소리는, 인간에게 있어서 높은 봉우리의 꽃 같은 상위 종족 엘프 족의 휘세리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 나의 종자여』 

어쨌든, 세스 때처럼 「이러쿠저러쿵 생각 말고 우선 넘어뜨려」같은 말은 하지않…… 

『네 걱정은 알고 있다. 엘ㅍ의 거기는 좁고 빡빡하다는 소문이 있으니까, 들어갈지 어떨지 걱정인 거겠지. 하지만, 괜찮다. 이몸의 특제 오리지날 마법<애액홍수>를 외치면……』 

「넌 입다물고 있어!」 

나는 그렇게 고함치면서, 판석 틈사이에 마검 펜스·돈을,  날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기세로 꽂아넣는다. 

『우와악, 조…조금만 … 부드럽게… 다뤄줘…』 

직립한 검의 폼멜에서 보석이 삐걱삐걱 흔들리고, 괴로운 듯 깜빡이며  떨리고 있었다. 

정말 쓸데없는 녀석이다.「악덕의 기사」란 이름은 멋으로 달려있는게 아니구만. 

이걸로 조금은 얌잔해 주면 좋겠지만. 

「힉…뭐 뭐뭐뭐냐, 협박하는거냐……그 그그그리고 내게 명령하지마, 이 이런 협박으로 침묵하진 않을테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양손검 그레이토소드 크기의 펜스·돈이 꽃힌 걸 본 우드(Wood) 엘프도, 그 미모가 창백하게 변하고, 입을 오들오들 떨고 있다. 

물리적인 협박에도 약한 듯, 완전히 기가 죽어 엘프의 귀가 축 쳐져있다. 

처음봤을 때의 저 쿨하고 과묵 냉정 침착한 첫 인상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슬픈 모습이다. 

모습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이지만, 내용은 그런대로 한심하다. 

어쩐지, 친근감이 끓어 온다. 

나는 펜스·돈에게 노여움을 터뜨린 일로, 조금 냉정을 되찾고, 예의 끓어오르는 충동을 비껴가고 있었다. 

「미안해, 지금 건 당신이 아니라, 이 검에게 말한 거다.」 

돌바닥에 꽂힌 충격에 아직까지 떨고 있는 마검 펜스·돈을 곁눈질로 보면서, 나는 솔직하게 사죄한다. 

「에?……내… 내게 화낸 게 아닌건가」 

휘세리나는 왜 사과한 것인지 알지 못하고, 아직 다소 핏기가 사라진 얼굴로 나를 훔쳐보고 있다. 

그리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한번 더 「고함쳐 미안하다」라고 사죄하자, 그 작은 연분홍색 입술에서 안도의 한숨을 휴우하고 내쉬고, 곧바로 눈초리를 치켜뜨고 입언저리엔 예의 빈정대는 냉소를 떠올린다. 

그럭저럭, 사과한 걸로 자기가 다시 우위에 서게 되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정말 알기 쉬운 성격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발이 무력화된 상태 그대로다, 내가 단연 우위인 것은 바뀐게 아니지만…… 

「흥, 인간은 알 수 없는 짓을 하는 군……뭐 좋아. 어쨌든, 나는 인간이 네가 너무나 불쌍해서 핸디캡을 줄 작정어로 마법에 걸린 척을 해 준거다. 알겠나」 

휘세리나는, 마법 운운에 상당히 구애된 모습으로 눈을 치켜뜨며 그렇게 말하고, 검은 롱 팬츠에 싸인 각선미를 꾸물꾸물 움직인다. 

아마, 상스럽게 젖어 버린 사타구니가 걱정 된 거겠지. 

하지만, 그런 우드(Wood) 엘프의 행동이 또 다시 내 욕망에 불을 붙여 버린다. 

「…… 아아, 그런가, 그런 척 해준건가」 

나는, 그렇게 성의 없이 대답하면서, 정신은 가는 발목을 묶여 다리를 벌린 자세로 꿈틀거리는, 우드(Wood) 엘프 미녀의 하반신에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흠, 알면 됐다. 자 알았으면 이제 풀어라. 그럼 네 무례한 행실은 용서해 주지」 

휘세리나는, 내가 고개를 끄덕인 걸로 더욱 안심하고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인지, 자신의 사타구니에 쏟아지는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예의 냉담해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풀려나면 당장에 너를 쏴죽여주지 하는 기백을 담고 명령한다. 

하지만 나는, 휘세리나의 검은 팬츠에 싸인 나긋한 다리와, 그 물건이 붙어 있는 부분에서 안절부절 기분 나쁜게 움직이고 있는 사타구니 부위에 눈길이 빨려들어가 대답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크으으 … 이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지도…… 

「이봐, 듣고 있는 건가 인간, 어서 이 넝쿨을 풀어」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안는 내게 초조해진 걸까, 우드(Wood) 엘프의 미녀는 스스로 덩굴이 얽힌 가는 발목을 흔들어 보이며 나를 재촉한다. 

그것이, 실수였다. 

「아아, 할게 한다니까」 

나는, 휘세리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그녀의 벌려진 다리 사이로 숙이고 들어간다. 

그리고 나는, 두근두근 심장 소리를 들으면서 가만히 손을 뻗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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