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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술자리에서 (22/25)
  • 22. 술자리에서

    방으로 들어서던 미쓰김은 그자리에서 얼어 붙어 버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주워 담을수 있는가?

    미쓰장은 나에게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응...희숙이 왔니?"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김희숙이의 출현에 대수롭지도 않게 대하였다.

    그리곤 옆에 밀쳐 두었던 팬티를 꽤어 차고 위에는 가벼운 티로 갈아 입는것이었다.

    나는이미 벌거벗은 아니 김희숙이도 나의 벗은 모습을 아침에 보았다고 하였다.

    나역시 옆에 밀쳐두었던 팬티를 찾아 입었다.

    상체는 벌거벗은채.....

    미쓰김은 핸드백을 내려두고 우리의 옆으로 털석 주저앉았다.

    그녀 역시 어제밤에 자기의 파트너인 기훈씨와 진한 섹스를 나눈터라 섹스에 대해선 관대해 질수 밖엔 없지 않은가?

    다만 미쓰장의 파트너가 유미가 자랑하고 아끼던 남자 친구라는게 문제가 되었을게다.

    그녀는 장미희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것이냐고 물었다.

    "희숙아...오늘은 그냥 갈련? 나중에 상세한 얘기하자.."

    그녀의 한마디에 김희숙은 나에게 인사도 하질 못하고 자리를 떴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나역시 어떻게 이자리를 모면할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미쓰김이 사라지고 난뒤 미쓰장은 나에게 다가오며 웃는것이다.

    "이 기집애...눈치도 없이..."

    하며 큰소리로 웃었다.

    "민철씨...어쩌면 우리에게 잘돼었는지도 몰라요..."

    "언젠가 부딪칠 일이었는데...."

    무슨 소린지는 모르나 그녀는 대단한 각오를 하는것 같앗다.

    "민철씨...난 당신을 놓칠수가 없어요... 유미와 이야기 해야겠어요..."

    하며 그녀의 특유의 색스러운 미소를 내게 보내왔다.

    나는 이순간 아무런 결정을 할수 없는 나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나역시 유미와 헤어지라고 그녀가 강요를 한다면 결코 동의 할수 없는것이었고, 그리고 미쓰장을 건드린 이상 어떤 죄의식에서도 그녀를 모른척 할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떻게 할것인가를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자기에게 맡겨 둘수 없느냐고 한다.

    아마 내생각엔 그녀가 유미에게 민철씨를 포기하라는 그런 의사를 밝힐것 같다.

    아마도 유미는 많은 고민끝에 헤어질것이라는 결론을 내릴것이다.

    결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

    하지만 미쓰장이 말하는 어떤 결심은 내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그녀는 유미에게 우리의 일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민철씨를 사랑하는 만큼 유미와 민철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자기 생각에 유미만 허락한다면 민철씨를 유미와 같이 사귀고 싶다고 했다.

    언제든지 유미가 자신에게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 나겠다고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중에 유미가 퇴근을 하고는 미쓰장의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이미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그녀를 맞이 한것이다.

    유미는 들어서자 말자 "저녁은 어떻게 할거냐?"고 장미희에게 묻고는 아래동네에 있는 시장으로 저녁 찬거리를 같이 사러 가자고 하였다.

    하지만 장미희는

    "그렇지 말고 저녁을 먹으며 술이라도 한잔 했어면 하는데 어때?"

    하며 우리에게 물어왔다. 솔직히 나역시 이자리에는 술이 모든걸 해결해 줄수 있을것 같았다.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아래 동네까지 내려왔다.

    그리곤 치킨을 파는집으로 들어가 소주와 닭튀김을 시켰다.

    나역시 몇번의 정사와 아침에 먹었던 밥한끼로 버티다 닭튀김을 보는 순간 시장끼가 확돌았다.

    좀전의 미쓰김 출현으로 우울하였던 마음도 가시고 시장끼를 느낀 뱃속에선 빨리 넣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점점 비어있던 속도 차오르고 간간히 들이키던 소주로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안마시겠다던 유미도 제법 술기운이 오르는 것이다.

    미쓰장은 술에 관하여 나도 따라가지 못할정도로 센편이다.

    그녀는 점점 유미에게 노골적인 얘기들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유미야!! 너 민철씨 어떻게 생각하니?"

    "으응...우리 민철씨...나 사랑해...!! 그리고 나역시 민철씨 없인 못살것 같애...!!"

    그녀의 단순한 대답이 한결 나에겐 안심이 되는 말이었다.

    혹시나 그녀가 어떤 애기를 할까 귀를 귀울였었는데....

    "유미야...그럼 내가 민철씨 좋아하면 어떻게 할꺼니?"

    갑자기 난데없는 미희의 말에 유미는 상상외의 말을 꺼내었다.

    "나...어제밤에 미희 너와 민철씨가 화장실에 무슨 일을 하였는지 알고 있었어....!!!"

    그녀의 대답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나의 가슴은 철렁하고 내려 앉는것이었다.

    물론 미희도 그녀의 대답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아!!! 유미가 미희와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구나'

    '그런데...왜 점심때 날 찾아 왔을땐 아무런 말이 없었을까?'

    나는 유미의 입에서 친구와 자기 애인간에 벌어졌던 일들을 이미 알고 있다는데 대해 의문이 가지 않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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