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다음날 아침에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머리가 맹하니 아프며 어제 저녁 그녀가 집으로 잘갔었는지 궁금하였다.
어제 늦은 저녁 집앞 골목에서 그녀와 첫키스를 하고 난뒤 큰길까지 나왔을때는 이미 뻐스는 떨어지고 간간히 택시만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굳이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나에게 홍유미 그녀는 자기 혼자 택시를 타고 갈테니 번거롭게 하지 말라고 했다.
맨정신이라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때 난 술이 계속 올라 그녀의 부축을 받고 있었다고 할정도로 걸음이 왔다 갔다했다.
그녀는 나와의 골목길 키스전쟁을 치르고 마신 술이 거의 깼지만, 나는 소주 3병중 그녀가
3-4잔 마시고 나머진 내가 다 털어 넣은데다, 추가 입가심으로 그녀의 (입)술까지 더 마셨으니 취할수 밖에...
어제 저녁의 기억이 아물 아물거리며 그녀와의 집앞 골목길 향연이 되살아 나기 시작하였다.
아침부터 팬티 안에 두손을 집어 넣고 나의 페니스를 위에서부터 아래로까지 힘을 주고 쫙쫙 훑어 내렸다.
'에이!!!괜히 집에 곱게 포장하여 보내주었나?'
여관에 들어가 삼촌한테서 물려 받은 시계라도 풀어주고 그녀를 데리고 갔다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들자 아침잠에 빠져 있는 아랫것이 '끙'하고 일어나기 시작한다.
'나. 졸린데'하며 슬슬 기지개를 편다.
'마..임마..주인이 일나라고하면 벌떡 일어 날것이지, 뭔 잔소리가 많아?'하며 녀석을 흔들어 깨웠다.
영문도 모르고 벌떡 일어나 '백수 주인이 아침부터 뭔 껀수를 줏었나?'하며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하고 있었다.
'짜썩, 날이면 날마다 장날인줄 아나 보지... 어제 저녁에 부지런히 설쳤으면 내가 용기를 내어 너에게 색다른 맛을 보여 주었을텐데, 이제 기상한거여?'하며 나의 아랫것을 원망했다.
마자...어제 저녁에는 술이 어지간히 취했는지 내 아랫것도 술에 골아 떨어져 지 주인이 뭘하고 있는지 당췌 궁금하지도 않은것 같았다.
지 녀석이 부지런만 떨었으면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홍유미 그녀를 어떻게 했을것인데...
이런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녀를 집에 고이 돌려 보낸것이 아깝기도 하고 '지가 무슨 공자,맹자,순자, 사미자(?),도둑군자(?)라고 99% 입에 들어온 사탕을 뱉어냈나'하는 후회를 하니 정말 아깝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내친구 유부남 녀석이 그녀의 동생을 어찌어찌하여 지금은 여관에서 동거 중에 있는데 그런녀석의 친구라는 놈도 두번째 만나 언니를 어찌저찌 해버렸다면 '그나물에 그밥'이고 모두 똑같은 한통속이라고 할것은 뻔할테고 홍유미 그녀는 앞으로 나같은 놈은 더이상 거덜떠 보지도 않았을것 같은 생각을 해보니....
참으로 내가 장하고 기특하다는 궤변을 생각해 내었다.
늦은 아침 기상을 하니 어머니께서 한 잔소리를 늘어 놓으신다.
'젊은놈이 매일 술이나 마시고는 대문으로 들어오지 않고 담이나 튀어 넘어 들어오질 않나?
왜 어젠 대문도 잠궈지 않았는데 문으로 들어 오지 않고 어렵게 담을 넘어 왔냐'며 핀찬을 주신다.
'아!!! 그랬나요?' 괜히 술취한 김에 늘하던대로 담을 넘어 왔는데...'
그러찬아도 양복이라 웃도리를 벗어 집안으로 던져 놓고 담을 넘은 생각은 나는데 양복 웃도리를 집어 들은것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하!!! 그래서 어머니가 내가 담을 튀어 넘은걸 아셨구나' 이런 맹한 동포!!!!
참고로 우리집 나무 대문은 너무 오래 된다가 워낙 무거워 조금만 움직여도 삐꺽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호들 방정을 떤다.
그리고 밖에서 문을 잠구는 장치가 없어 혼자 있을땐 가끔 외출 한다는게 쉽지가 않다.
그리고 요즘 아버님이 몸이 불편하셔서 신경이 굉장히 예민하시다. 별 큰 잔소리는 않으시지만 아버지 앞에선 괜히 주눅이 들어 가급적이면 밤늦게, 술많이 한날은 담을 튀어 넘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은 어머님이 문을 열어 놓으신 모양이다.
얼마전에도 친구녀석이랑 술을 마시고 집에와 늘하던대로 담을 튀어 넘는 순간 옆집 담벼락끝에 입술과 코를 찍여 입안이 피투성이가 되고 앞니도 조금 깨어지는 불상사가 있었는걸 어머님이 기억하시고 못난 아들이 더깨지고 다칠까봐 대문을 잠구지 않았나 보다.
허기야..도둑이 들어와도 가져갈것이 없으니까...
한달전에도 도둑이 들어와 연탄창고안에 큰 x을 누어 놓고 갔는데 아직도 재차 방문 흔적이 없는걸 보니
그녀석이 판단컨데 들어가 뒤져봐야 별 소득이 없다고 생각을 했을것 같다.
그래도 그당시 우리집에 칼라 tv는 있었는데...하기야 옛날 티비는 워낙 무거워 가져 갈려면 꽤나 수고를 해야 할꺼다.
나는 어제저녁의 일이 궁금하여 대문밖을 나섰다.
'아!! 이자리에서 그녀와 키스를 했구나'하며 주위를 두리번 하는 순간 바닥에 흰색이 섞인 엷은 분홍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줏어들어 자세히 보니 붉은 루즈가 묻어 있는 그녀의 손수건이 아닌가?
방으로 들어와 냄새도 맡아보고 이리보고 저리보고 할수록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이며 올라온다.
안방에 있는 전화를 살며시 빼내와 거실로 가지고 나와선 그녀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처음 만날날 그녀가 나에게 적어준 전화번호를 신주 단지 모시듯 공책에다 쓰가며 달달 외운게 지금에야 효력이 나타난다.
어렵사리 그녀와 통화가 되었다.
지금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점심시간 이후에 연락을 줄수없겠느냐고....
계속 방안에 누워 빈들거리다 점심시간까지 기다리는동안 나는 잠시 후회에 빠졌다.
아무리 술김에 도둑키스를 한것이지만 다른 안부도 묻지 않고 점심시간 이후까지나 연락을 하라고 하는것이 왠지 찝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