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7/21)

이를 악물고 사정을 참던 진혁은 그 보드라운 막이 귀두를 포근하게 감싸며 핥는 순간 저항을

포기했다. 귀두를 감싸안은 막이 핥고 어루만지는 감촉에 부르르 떨며 비명을 내질러야 했다.

"흐음..형수님..못 참겠어요. 또 쌀 것 같아요."

하영의 몸이 긴장하며 보지가 더 팽팽해진다.

"하세요. 하아아..도련님..흐응..하세요..하아악!!"

뭉텅뭉텅 커진 쾌감이 자지 끝으로 몰리고 귀두를 덮은 채 핥던 막이 뭔가를 싹 틔우려는지

오물거렸다.

이어 새순처럼 돋아난 돌기가 귀두를 어루만지며 귀두에서 뭔가를 불러내는 듯 했다.

"허억..형수님..나와요..허어억!!!"

귀두의 어느 지점이 후끈하는 것을 느끼며 진혁은 죽음 같은 쾌감을 쏟아냈다. 두 번이나 쏟

아내고도 양이 줄지 않은 정액이 다시 보지로 뜨겁게 쏘아졌다.

"하아아아아악!!!"

"허억!!"

진혁은 다시 하영에게 천천히 내려앉았다. 하영이 진혁의 등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하아..행복했어요. 이쁜 도련님..사랑해요."

거듭할수록 짧은 시간에 더 커지고 깊어지는 쾌감에 진혁과 하영은 행복하면서도 두려웠다.

깊은 늪처럼 헤어 나올 수 없게 하는 늪의 끝이 어딘지 궁금하기도 했다.

세 번이나 보지에 사정하였으면서도 진혁은 하영의 몸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너무 달콤하고

아늑해서 내려가기가 싫었다.

"도련님은 짐승이야."

하영이 얼굴을 붉히며 놀렸지만 자신의 몸이 그렇게 만든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깨닫는 듯했

다. 보지는 여전히 자지를 놓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세워 놓은 채 달래며 어루만지고 있었다.

"이제 내려오세요. 도련님이 쓰러질까봐 겁나요."

"전혀 힘들지 않아요. 또 하고 싶은 걸요."

아직 죽지 않은 자지에 힘을 넣어보니 놀랍게도 힘이 들어간다.

하영이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하아..이게 뭐야. 말도 안돼."

부드럽게 자지를 어루만지던 보지가 그 바람에 놀라 움찔거리다가 자지를 다시 비비려 했다.

하영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련님 또 하고 싶어요?"

"응..형수님 너무 좋아서 자지를 빼지 못하겠어요."

"욕심쟁이 도련님, 어떡하면 좋아. 변강쇠 같아."

진혁이 난데없이 변강쇠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원래 강한 편이기는 하였지만 이 정도까

지는 아니었다. 짝을 제대로 만난 하영의 보지가 자지를 놓아주기 싫어서 쉬지 못하게 자꾸

어르며 보채기 때문이었다.

하영이 진혁을 다시 부둥켜안았다. 그 바람에 자지가 보지의 벽을 문지르며 깊이 박힌다.

하영이 다시 튀어 올랐다.

"하아아앙..어떡해..또 느껴져..흐으응.."

마르지 않는 탐닉의 샘이었다. 욕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도 아닌데 너무 황홀하여 둘 다

헤어날 수 없었다. 서로의 몸에서 떨어질 수 없었다.

"하앙..도련님 두 번째처럼 세게 해줘요.

빨리 느끼게 해주세요..하아앙.."

하영의 허락을 받은 진혁이 천천히 보지를 쑤셨다. 재촉하는 하영의 마음이 그대로 읽혀졌다.

진혁 자신이 힘들지 않게 빨리 사정시키려, 세게 해달라는 하영의 마음이 쾌감으로 흡수된다.

"하아앙.."

진혁을 부둥켜 안은 하영이 귀에 뜨거운 숨결을 쏟아 붓는다.

자지가 혀처럼 포개진 보지의 벽을 밀고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아득한 쾌감에 몸이 떨린다.

같은 자세로 쑤셔대는 데도 또 다른 색깔의 쾌감이 뭉텅뭉텅 부풀어 오른다.

하영도 보지가 부어오르는 듯한 쾌감을 느끼며 자지러진다.

"하아악!! 너무 좋아..도련님, 사랑해요..하아.."

그제야 진혁은 자세와는 상관없이 할 때마다 쾌감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지

가 비비고 문지르는 것도 이젠 일정한 패턴이 없었다. 자유자재라고 해야 옳을 만큼 일정하지

않은 형태로 소용돌이친다. 통제할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 보지가 자지를 비비며 핥아대는 쾌

감에 하영이 다시 고개를 뒤로 꺾었다.

"하아앙!!! 어떡해. 더..하아..흐으응..더 세게 해줘!! 도련님 더 세게..하아아악!!"

하영의 말을 따라 움직이던 진혁은 이내, 아득한 좌절감 같은 절정에 휩싸였다.

뭉텅뭉텅 밀려오는 극치감은 이번에는 속도마저 눈부셨다. 해일이 덮치듯 한 번에 밀려와서

진혁을 휩쓸어 담았다.

"허억!! 형수님.."

진혁의 사정을 눈치 챈 하영이 다리로 허리를 휘감으며 들썩거렸다.

"하아아악!! 도련님 더..하아..더 빨리요."

이를 악물고 참으려는 진혁의 허리를 더 잡아당기며 하영이 뜨겁게 속삭였다.

"하아..하세요..도련님..하아아앙!! 보지에 싸주세요. 흐으윽..하앙.."

다시 하영의 입에서 나온 보지라는 말이 귀에 스며들자 진혁의 자제력이 허물어졌다.

"허으!! 형수님..못 참겠어요..나와요..허어억!!"

하영이 진혁을 끌어안고 부르르 떨다가 어깨를 깨물고 등을 할퀴며 몸부림 쳤다.

"하악!! 어서 싸주세요..어서요..하아앙!! 도련님 하영이 보지에 싸주세요. 사랑해..하앙.."

하영이 보지에 싸달라는 말에 쾌감의 꼭대기로 치달은 진혁은 이를 덜덜 떨었다. 하영을 짓이

길 듯 껴안고 버둥거리다가 뜨거운 홍수를 보지에 쏟아냈다.

"허어억!!"

보지를 가득 채우며 쏟아진 그 뜨거운 홍수에 휩싸인 하영이 눈을 하얗게 뒤집으며 절정을 맞

았다.

"하아아아아악!!!"

진혁의 몸이 다시 하영의 황홀하고 아늑한 동체 위로 엎어졌다.

하영이 진혁의 얼굴을 당겨 키스한 뒤에 등을 껴안고 어루만지다가 그 황홀하게 빛나는 눈으

로 진혁을 올려다본다.

보지에 자지를 꿴 채 네 번의 정사를 치룬 뒤에도 하영을 보는 진혁의 설렘은 더 커졌다.

"하아..도련님..너무 좋고 행복했어요."

폭풍처럼 휘몰아친 정사의 늪을 빠져 나오고도 진혁은 작은 피로감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다 아늑하고 포근한 가운데 머리가 투명할 정도로 맑아진 듯했다.

"도련님, 이제 팔베게 해줄 테니 내려 오세요."

네 번이나 사정한 진혁이었지만 여전히 내려가기 싫어서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하영의 손에 엉덩이를 꼬집히고서야 겨우 내려 올 수 있었다.

보지에 담겨서 행복해하던 자지를 보지에서 빼낼 때는 괜히 서러워서 콧등이 시큰거렸다.

하영이 팔베개를 한 채 진혁의 배를 다리로 감으며 속삭였다.

"너무 행복했어요. 이런 느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근데 도련님께 흉한 꼴 보여

서 나 어떡해..부끄러워.."

"하나도 흉한 꼴 안보였어요. 사랑스러웠어요."

하영이 진혁의 가슴으로 더 파고들며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이제 나 어떡해. 도련님 없으면 못살 것 같아."

"저도 형수님 없으면 못살아요."

"사랑해요. 도련님. 힘들었죠?"

진혁은 힘들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힘들다고 할 만한 걸 한 기억도 없었다. 그냥 쾌

감에 떨며 버둥거린 기억밖에 없었다. 하영이 진혁에게 팔을 베어주며 속삭였다.

"이제 자요. 아침엔 먼 길을 가야 하니까......"

하영이 껴안은 채 등을 어루만지며 토닥이자 혼곤해진 진혁은 사랑한 흔적 그대로 깊은 잠이

들었다.

진혁이 깊이 잠든 것을 느끼며 하영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잠자는 진혁의 모습이 아이처럼 행복해 보인다. 하영의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떠오른다. 자는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자신도 저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었다. 진혁을 안고 입술에 키스하며 하영은 속으로 가만히 속삭였다.

'도련님이 너무 좋아. 사랑해요. 이제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할 게요.

그런데 도련님, 어떡하면 좋아요? 도련님 사랑을 따라 나서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어요.

도련님을 평생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중요한 계획이었는데.."

진혁은 하영이 지켜보는 것도 모른 채 여전히 고른 숨을 쉬며 잠자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영은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한 후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와서 진혁의 몸

을 정성껏 닦았다. 잠든 와중에도 하영의 손이 자지에 닿자 자지가 다시 불끈 일어난다.

하영은 가만히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보았다. 손 위에서 꿈틀거리는 자지가 늠름하다.

하영은 저도 모르게 자지를 입안에 머금었다. 너무 커서 입에 다 들어가지 않는다. 입술로 귀

두만 머금은 채 혀로 핥다가 진혁이 깰까 봐 조용히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진혁의 볼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잘 자요. 내 사랑스럽고 커다란 꼬마 낭군님."

하영은 이어 스탠드를 끄고 진혁의 곁에 누웠다. 진혁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버릇대로 그

탄탄한 배에 다리를 걸친 하영은 곧 잠이 들었다. 하영의 한 손은 진혁의 자지를 포근하게 감

싸 쥐고 있었다.

진혁이 깊이 잠든 것을 느끼며 하영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잠자는 진혁의 모습이 아이처럼 행복해 보인다. 하영의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떠오른다. 자는

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자신도 저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었다. 진혁을 안고 입술에 키스하며 하영은 속으로 가만히 속삭였다.

'도련님이 너무 좋아. 사랑해요. 이제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할 게요.

그런데 도련님, 어떡하면 좋아요? 도련님 사랑을 따라 나서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어요.

도련님을 평생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중요한 계획이었는데.."

진혁은 하영이 지켜보는 것도 모른 채 여전히 고른 숨을 쉬며 잠자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하영은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한 후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와서 진혁의 몸

을 정성껏 닦았다. 잠든 와중에도 하영의 손이 자지에 닿자 자지가 다시 불끈 일어난다.

하영은 가만히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보았다. 손 위에서 꿈틀거리는 자지가 늠름하다.

하영은 저도 모르게 자지를 입안에 머금었다. 너무 커서 입에 다 들어가지 않는다. 입술로 귀

두만 머금은 채 혀로 핥다가 진혁이 깰까 봐 조용히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진혁의 볼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잘 자요. 내 사랑스럽고 커다란 꼬마 낭군님."

하영은 이어 스탠드를 끄고 진혁의 곁에 누웠다. 진혁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버릇대로 그

탄탄한 배에 다리를 걸친 하영은 곧 잠이 들었다. 하영의 한 손은 진혁의 자지를 포근하게 감

싸 쥐고 있었다.

먼저 잠이 깬 진혁은 품에 안긴 채 다리에 배를 걸치고 잠자는 하영을 내려다보았다.

그 표정이 아이처럼 행복하고 천진해 보여서 고운 이마와 볼에 입을 맞춰 주었다. 네 번의 뜨

거운 정사를 치렀어도 그 감촉과 숨결은 여전히 더 깊은 설렘이었다.

진혁의 입술이 하영의 꽃잎 같은 입술을 덮으며 그 달콤함과 포근함에 파르르 떨린다. 볼을

쓰다듬으며 내려다보는 진혁의 눈에 눈물 한 방울이 굴러 떨어진다. 그 눈물의 의미가 그리움

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진혁은 하영을 깊이 안아주고 뜰로 나갔다.,

새벽길을 달려온 햇살이 살갑게 부서져 내리는 뜰에서 진혁은 기지개를 켰다. 가슴이 묵직하

게 차오르는 듯하면서 머리가 맑고 몸이 날아 갈 듯 가볍다.

밤새 비에 씻긴 처마에 매달려 있던 이슬방울이 햇살에 부딪쳐 흔들리다 이마에 톡하고 내려

앉는다.

진혁은 자신의 시간이 하영을 사랑하기 전과 사랑하고 나서의 시간으로 나누어진 것을 깨달

았다. 하영을 사랑하기 전의 모든 시간들은 어젯밤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었던 것처럼 느껴졌

다. 하영의 남자가 되어 맞는 첫 아침은 공기와 햇살과 바람조차도 어제와는 다른 의미로 찰

랑대는 것 같았다.

맨발로 마당의 잔디로 내려간 진혁은 몸을 푼 뒤 양손의 엄지와 검지만으로 물구나무를 섰다.

각목에 맞은 어깨가 당기고 아팠지만 무시하고 그 자세를 유지하였다.

아직도 촉촉하게 젖어 있는 잔디에서 느껴지는 비의 흔적에 상쾌함을 느끼며 물구나무를 선

채 팔굽혀 펴기를 했다. 그 자세로 마당을 몇 바퀴 돌고 일어나니 땀이 쏟아진다.

동이택견을 가르친 형진은 좋은 무예라도 힘이 달리면 아무 소용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동생이자 유일한 제자였던 진혁에게 하루 천 번의 팔굽혀펴기로 담금질한 것도 그 때문이었

다. 팔에 힘이 제대로 전달 될 무렵엔 한 팔씩 번갈아 가며 엄지와 검지만으로 그것을 하게 하

더니, 나중엔 엄지와 검지만으로 물구나무를 서게 하고 그 상태에서 팔굽혀펴기를 하게 했었

다. 팔의 근력뿐만 아니라 복근을 강화하고 머리에 피를 더 많이 공급하여 사고를 맑게 해준

다는 것이었다.

현관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하영이 수건을 들고 다가온다. 하영을 바라보던 진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제 본 하영도, 아까 침대에서 자고 있던 그 하영도 아니었다. 화장을 하지 않고 풍성한 홈드

레스만 걸친 하영의 모습이 꽃처럼 화사해 보인다.

꽃처럼 화사해 보이는 게 아니라 만개한 꽃으로 피어난 모습이었다.

명기의 극심이 깨어나 정로를 움직이면 정인을 볼 때마다 표정까지도 꽃처럼 피어난다는 것

을 진혁이 알 길이 없었다.

넋이 나간 채 자신을 바라보는 진혁의 눈길에 하영은 얼굴을 발그스레 물들였다. 이제 자신이

진혁의 여인이 된 사실을,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을 통하여 확연히 느끼는 하영이었다.

"얼굴에 뭐 묻었어요? 그렇게 쳐다보다간 얼굴 뚫어질 거야."

하영은 '당신'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려는 것을 느끼며 자신이 이 사람의 여인이라는 것을 다

시 한 번 깨닫는다.

"형수님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훗~ 이쁜 걸 이제 알았어요?"

그렇게 뜨겁게 하나가 되고난 이후에 더 설레고 더 두근거리는 두 사람이었다. 서로에게 쏟아

지던 그 숨결과 감촉이 더해져서 마주 바라보는 것조차 안타까워지는 두 사람이었다.

아침을 먹으며 하영은 자신의 입속에 넣는 게 아깝기라도 하는 듯 진혁에게 집어주기 바쁘다.

하연이 고기 한 점을 상치에 싸서 내밀며 말했다.

"아~ 하세요."

진혁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입을 벌렸다. 하영이 웃으며 한 손으로 진혁의 턱을 받치고 고기

를 싼 상치를 입 안에 넣어준다.

"든든하게 드세요. 일요일이라서 차가 막힐 거예요."

고기를 씹어 삼킨 진혁에게 하영이 화채 국물을 한술 떠먹여 준다. 입 안에 넣어주고 물러나

려는 손을 진혁의 손이 살며시 잡더니 손가락 하나를 입안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사탕을 핥아

먹는 아이처럼 입술과 혀로 손가락을 빨아준다.

하영이 발개진 얼굴로 눈을 흘겼다.

"도련님 나빠. 못 됐어."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진혁은 숫가락을 팽개치고 맞은편으로 뛰듯이 건너갔다.

놀라서 일어서는 하영을 끌어안으며 진혁은 또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더워졌다.

"사랑합니다. 형수님."

진혁에게 끌어안긴 하영이 등을 토닥이다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이 참, 아기 같은 우리 도련님 어떡하면 좋아?

저도 도련님 사랑해요. 형수 어디 안 가니까 얼른 식사마저 하세요."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는 진혁의 엉덩이를 장난스럽게 톡톡 쳐주었다. 엉덩이를 쳐준 그 손은

이어 진혁의 허리를 잡더니 자신의 옆자리에 주저앉혔다.

"어디 가요? 아~ 하세요."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슬픔도 기쁨으로 승화시키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하게 할 만큼 큰 힘이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며 긴 편지의 자음과 모음 하나에도 정성을 담아 밤새 그리움을 써내려

가는 남자와, 그 남자를 따뜻하게 해 줄 조끼를 한 올 한 올 그리움으로 짜나가는 여인이, 복

잡한 차안에서 발을 밟고 미안해하는 사람에게 날카로운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타인까지도 보듬을 수 있는 너그러움과 힘이 있다.

세상을 반짝이게 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 사랑은 그 힘을 품고 있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먼저 변화시킨다. 하영의 남자가 된 진혁은 달라진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 들어 입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처연함과 군 생활로 인한 공백을 우려했던 초

조함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우람한 자신감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튼튼한 줄기가 가슴을 채운

듯했다. 그리고 하영의 사랑이 그 뿌리를 적시며 마르지 않는 샘으로 솟고 있었다.

처음으로 둘이 함께 떠난 여행이다.

진혁과 하영은 일요일인데도 막히지 않는 경춘가도를 경쾌하게 달리는 중이었다.

단아한 표정으로 운전하면서도 하영의 한 손은 진혁의 손을 놓지 않고 있다.

"강촌으로 수련모임이나 야유회를 많이 가긴 하지만 볼거리가 많지는 않아요. 젊은 날의 추억

들이 쌓이다보니 부풀려진 것도 있구요. 근데 도련님이랑 같이 가니까 너무 좋아."

둘이서 여행을 가는 것만으로도 달콤한데 하영의 마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진혁은 더 행복했

다. 학창시절의 기억할 만한 추억이 없는 자신을 위한 나들이기에 하영과의 여행이 더 소중하

게 느껴진다.

경춘가도를 타고 달린 하영의 차가 강촌대교를 타고 북한강을 건넜다.

마침 강촌유원지는 가을 축제 중이어서 입구에서부터 연인들로 메워져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오다 보니 저만치서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이 왁자했다.

유원지와 상가연합회에서 주최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가 봐요."

하영이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인파가 몰려 있는 회전쟁반이라는 놀이기구 앞으로 진혁을 끌

고 갔다. 회전쟁반 위에는 백여 명 쯤 되어 보이는 연인들이 서로 부둥켜안은 채 쟁반 테두리

의 둥근 난간을 붙들고 있었다.

사회자인 듯한 사람이 마이크에 대고, 아래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부추겼다.

"더 올라 오실 커플 없으세요?

우승한 커플에게는 어마어마한 상품을 드립니다.

협찬사인 나래뷰티끄의 최신 브랜드인 Foxy숙녀복 상품권입니다.

그 액면가가 자그마치 백만 원입니다."

그러자 사람들 속에서 '와' 하는 함성이 터지고 참가한 커플들의 표정이 결연해진다.

숙녀복이라는 말에 진혁도 구미가 당겼다. 그 상품권을 따내서 하영에게 주고 싶었다.

"어려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평소 하던 대로 부둥켜안고만 있으면 됩니다.

아, 평소에 하던대로 하란다고 훌러덩 벗어던진 채 알몸으로 엉키는 것은 실격입니다."

사회자의 넉살에 구경꾼들 속에서 다시 폭소가 터진다.

요령을 들어보니 음악이 끝날 때까지만 연인을 부둥켜안은 채 난간을 놓지 않고 버티기만 하

면 된다는 것이었다. 난간이 보호하고 있기에 바깥으로 떨어질 염려는 없고 안쪽은 푹신한 우

레탄이어서 안전해 보였다.

"형수님, 우리도 해 봐요."

하영도 해보고 싶었다. 상품권은 관심이 없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진혁의 어깨가 걱정이

되어 참던 중이었다.

"도련님 어깨 아프잖아요."

"괜찮습니다. 저 껴안고 있기만 하세요. 우리보다 더 잘 껴안는 사람들이 있겠어요?"

그 말에 예쁘게 웃으면서도 하영은 주저했다. 그런 하영의 팔을 잡아끌며 진혁은 손을 번쩍

들었다. 쟁반 위로 올라 온 하영을 본 사회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구경꾼들 속에서도 한숨

같은 찬탄이 터진다. 사회자가 하영과 진혁을 가리키며 익살스레 혼자 떠들어 댄다.

"날개옷을 잃은 선녀가 그 옷을 훔친 나무꾼과 함께 올라왔군요.

이 흉악한 나무꾼이 아직 옷을 돌려주지 않았나 봅니다. 절도죄로 콱 집어넣어 버리세요.

아, 나무꾼이 선녀옷을 잡히고 술로 꿀꺽 했나봐. 그래서 상품권으로 옷 사려나봐. 맞죠?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인데 선녀도 끼워 줄까요?"

그 말에 구경꾼들이 웃음과 함께 박수를 쳤다.

진혁은 다른 커플들처럼 하영을 무릎 위에 앉혔다. 그 와중에도 포개진 감촉에 두 사람은 가

슴이 저릿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고 있는 것이라면 세상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

는 두 사람이었다. 무릎에 마주 보며 걸터앉은 하영이 진혁의 어깨를 껴안았다.

그것을 보고 있던 다른 남자들의 눈에 슬픔이 어리고, 여기저기서 진혁을 부러워하는 한숨소

리가 들렸다.

"형수님, 꼭 잡으세요."

"염려마세요. 힛~ 근데 너무 좋다. 사람들이 보는데서 껴안고 있으니 아슬아슬하고 짜릿해."

하영의 아이 같은 말에 진혁은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사회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인원이 다 찼으므로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준비하세요. 특히 토끼들은 바지 조심하세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쟁반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기울어지고 휘돌리는 쟁반 속에 있던 스물여 명의 커플들이 비명과 함께 우수수 떨

어진다. 음악이 점점 빨라지면서 기울기와 출렁임이 격해지자 다시 그 만큼의 커플들이 난간

을 놓치고 가운데로 굴렀다.

마구 비틀리고 출렁거리며 돌아가던 쟁반이 갑자기 딱 멈추자, 서른여 명의 커플들이 또 떨

어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진혁과 하영을 포함한 열 명이었다.

"네, 아주 열렬한 포옹의 자세입니다. 이산가족이 삼십여 년 만에 상봉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 빨라지니까 여자분들은 앞의 늑대를 국물이 나오도록 껴안으세요."

사회자의 넉살에 왁자한 웃음이 터지고 음악이 바뀌었다.

남아 있는 다섯 쌍을 실은 쟁반이 이제는 춤추듯이 흔들리며 껑충거린다.

로데오 경기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채 사람을 등에 태운 들소의 등짝처럼 펄펄 튀며 흔들린다.

다시 두 쌍이 떨어지고 세 쌍만 남자, 쟁반의 움직임이 더 격해졌다.

하영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부둥켜안은 팔에 더 힘이 들어간다. 그 와중에도 혼곤하고

달콤했다. 언제 어디서든 잠시라도 안 보이거나 떨어져 있는 것을 가장 못 견뎌하던 두 사람

이었다. 부둥켜안은 팔에 힘을 잃고 서로를 놓친다는 것 따위는 생각조차도 할 수 없었다.

쟁반이 높이 올랐다가 갑자기 떨어지며 비틀리는 바람에 다시 한 쌍이 떨어져 내려간다.

익살스러운 사회자가 다시 질펀한 넉살을 쏟아 놓는다.

"이제 두 쌍만 남았습니다.

십 분이 지났는데도 안 떨어지는 걸로 봐서 저 네 분은 지금 아기를 만드는 중인가 봅니다."

사람들이 배를 잡고 웃는데 맞은 편 남자는 얼굴이 굳은 채 흔들리며 진혁을 쳐다본다.

남자의 팔뚝에 돋은 힘줄로 보아 완력이 대단할 것 같았다. 그 남자의 눈엔 진혁에게 포기하

라고 압력이라도 넣으려는 듯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진혁은 표정에 변화를 내보이지 않고

눈으로 웃어 주었다.

음악과 쟁반의 움직임이 더 빨라진다.

진혁은 난간을 잡은 채 앞갈래차기의 자세로 두 다리를 수직으로 들어 올려 하영의 등을 받쳤

다. 상품권도 상품권이지만 이 어여쁜 여인이 넘어지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인다는 것은 생각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흔들리는 와중에도 가슴에 스며드는 이 황홀한 아늑함을 놓

칠 수 없었다.

포근한 하영의 감촉에 마치 꿈꾸듯이 평온한 진혁에 비하여 맞은 편 남자의 얼굴은 점점 시뻘

게지고 있었다.

"마지막 음악입니다. 이 음악이 끝날 때까지 승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남자들끼리 팔씨름으로

우승자를 가리겠습니다."

사회자의 말과 함께 음악이 Amii Stewart의 Knock On Wood로 바뀐다. 6분이 넘는 곡으로,

진혁이 좋아하는 파워 팝이었다. 음악이 바뀌면서 미친 여자 널뛰듯 하는 쟁반에 출렁거리면

서도 진혁은 하영에게 속삭였다.

"형수님, 이 음악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곡이예요."

하영이 진혁의 볼에 얼굴이 비며지며 대답한다.

"저도 아주 좋아해요. 근데 이렇게 있으니까 너무 좋다. 힛~ 신나고 짜릿해."

여유 있는 두 사람에 비하여 맞은 편 남자는 인내가 극에 달한 듯 얼굴에까지 힘줄이 돋아 있

었다. 진혁과 하영은 안은 느낌을 즐기고 있는데 비해 그 남자는 버티는 자세였다.

대단한 의지를 보인 그 남자는 음악이 끝날 때까지 난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쟁반이 멎고 중앙에서 그 남자와 마주 선 진혁이 악수를 청하며 먼저 인사했다.

어깨가 아주 떡 벌어지고 진혁보다도 키가 한 뼘 정도는 더 큰 거한이었다. 남자는 웃는 얼굴

로 마주 인사하면서도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잡은 손에 힘을 가해 왔다..

"즐거웠으니 팔씨름은 말고 그냥 가요."

처음부터 상품권에는 관심이 없었던 하영은 진혁의 어깨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남자의 행

동에서 호승심이 자극된 진혁의 마음은 처음으로 하영의 마음과 달랐다. 반드시 콧대를 꺾어

주고 상품권을 따내고 싶었다. 하영의 손을 잡아주며 진혁은 자신 있게 말했다.

"괜찮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

진혁의 눈을 읽은 하영은 자신이 우기면 그만 둘 것을 알면서도 그만 마음을 바꿨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혁이 하고 싶은 대로 겨루게 해주고 싶었다.

더구나 아침에 진혁이 거꾸로 서서 운동하는 모습을 몰래 본 하영이었기에 진혁이 질 것이라

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느새 응원하는 자신에게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진혁의 여인이 된 사

실을 또 한 번 확인하며 가만히 얼굴을 붉혔다.

어쩔 수 없이 하영도 여인이었다. 그것도 한 남자를 깊이 사랑하는 여인이었다. 극심이 열린

명기체 여인의 사랑은, 다른 어떤 여인들의 사랑과는 그 깊이가 비교조차도 안 되는 것이었

다.

쟁반 중앙에 탁자가 놓이고 의자에 앉은 진혁과 남자는 팔을 맞잡았다.

심판인 사회자가 말했다.

"3전 2선승제로 간단합니다. 두 판 먼저 이긴 분이 우승자가 됩니다."

남자는 이미 우승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득의만만한 표정이었다. 그에 비해 진혁은 잔잔한 표

정으로 호흡을 조절했다. 사회자가 둘의 손을 감싸쥐고 말했다.

"제가 호각을 불면서 손을 놓으면 시작하는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자 사회자가 호각을 불며 손을 놓았다.

남자가 불끈 힘을 주며 팔을 감아 당긴다.

남자로서의 치기는 진혁에게도 당연히 있었다. 하영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혁은 일부러 딸려가 주면서 숨을 모았다. 숨을 멈춘 진혁은 남자의 손등을 잡은 손가락 끝

에 순간적인 기를 모았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팔을 꺾어 눌렀다.

"터덕!!"

남자의 손등이 탁자에 부딪치며 파열음이 났다.

체격이 훨씬 작은 진혁이 아등바등하며 겨우 이긴 것도 아닌 순식간에 이겨버리자 사방이 조

용해졌다. 다들 너무 놀라서 박수치는 것도 잊은 것이었다.

남자는 자신이 당하고도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진혁을 쳐다보았다. 그제야 사회자가

진혁의 팔을 들어주며 말했다.

"선녀 옷을 훔쳤던 나무꾼이 한 판을 먼저 따셨습니다."

박수소리가 끝나고 진혁과 남자는 다시 팔을 맞댔다. 이번에는 남자의 눈에도 경계하는 빛이

서려 있었다.

저만큼 떨어져서 지켜보는 하영에게 웃어준 진혁은 자세를 바로 했다.

사회자가 손을 떼며 호각을 불었다.

남자가 바짝 긴장한 채 팔에 힘을 준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얼굴이 시뻘게졌다.

진혁은 아까 진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는 듯한 남자를 철저하게 굴복시키고 싶어서 힘을 준채

그냥 있었다. 꿈쩍도 안하는 진혁에게 놀라며 더 기를 쓰는 남자의 눈을 정면으로 보던 진혁

은 다시 호흡을 조절했다. 그리고 다시 한 순간에 손가락에 힘을 모으며 팔을 꺾어버렸다.

"빠박!!

아까보다 더 큰 소리와 함께 탁자가 흔들렸다.

다들 이번에는 진혁이 이길 것이라고 짐작했었던지 사람들의 박수와 환성이 동시에 터진다.

사회자가 두 사람을 잡아 일으키더니 진혁의 팔을 번쩍 들어주자 사람들이 다시 축하의 박수

를 쏟아냈다. 상가연합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하영에게 상품권을 전해주고 내려 간 뒤 사회자

가 하영에게 물었다.

"끝까지 버틸 커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단하십니다. 어떤 방법으로 버티셨나

요?"

하영이 웃으며 여우처럼 대답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마음으로 안고 있었어요."

그 말에 사회자가 빙그레 웃더니 이번에는 진혁에게 마이크를 대며 물었다.

"이 아름다운 숙녀분은 부인이신가요? 애인이신가요?"

진혁은 짧게 한마디로 대답했다.

"제 목숨입니다."

사람들 속에서 환호와 박수가 동시에 터졌다. 남자들은 진혁을 부러워하고 여자들은 하영을

부러워하다가 서로에게 눈치를 받는 커플도 있었다.

어느새 점심때가 지나 있었다.

"도련님, 배고프죠?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가요."

하영은 즐비한 식당가를 지나치며 차를 대어 둔 주차장으로 갔다.

"어깨 아프죠?"

차 안에서 하영이 진혁의 어깨를 주무르며 걱정스레 물었다.

"좀 당기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하영은 상품권을 들여다보고 만족스레 웃고 있는 진혁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등을 꼬집

었다.

"말렸어야 하는데 거든 걸 보니, 나 우리 도련님 때문에 이상해졌나 봐. 힛~ 근데 울 도련님

너무 멋있었어요."

그 말에 더 좋아하며 웃던 진혁이 하영의 손에 상품권을 다시 쥐어주며 말했다.

"형수님, 예쁜 옷 사 입으세요."

그러자 하영은 뜻밖에도 마뜩찮은 표정으로, 안 받겠다며 도로 밀어낸다. 하영의 태도에 진혁

은 당황하여 떠듬거렸다.

"형수님..이건 저.."

하영의 표정이 더 샐쭉해진다. 뭔가 단단히 심사가 뒤틀린 것 같았다. 진혁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애원하듯 쳐다본다. 하영이 눈을 흘기다가 여우처럼 웃으며

진혁을 껴안고 말했다.

"같이 가서 도련님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줘야지, 이걸 주면 어떡해요? 도련님 눈에 예쁘게

보이는 옷이 제겐 젤 예쁜 옷이에요. 아휴~ 이 바보 같은 도련님 어떡하면 좋아."

그제야 진혁은 자신이 여우의 재간에 다시 홀려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영의 품에 무기력하게 끌려간 진혁은 또 짙어지는 향기에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것을 느

끼며 버둥거렸다. 한동안 진혁을 품은 채 등을 토닥이던 하영이 뒷좌석에 고운 보자기로 싸여

진 꾸러미를 가리키며 말했다.

"도련님, 저것 들고 내리세요. 우리 점심이에요."

하영은 유원지를 벗어나 북한강변으로 향하는 버드나무 숲 사이의 길로 걸었다.

강에서 불어온 바람이 버드나무 이파리를 데려와서 하영의 어깨에 내려놓고 달아난다.

노란 이파리를 떼어 하영의 머리에 꽂아준 진혁은 그 가녀린 어깨를 감싸 안고 걸었다.

하영의 몸이 진혁에게 다소곳이 기울어지고 시릴 만큼 달콤한 부피와 감촉이 진혁의 가슴을

채웠다.

강가의 언덕에 닿으니 저만큼 대학생으로 보이는 무리가 왁자하게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가을 햇살아래 활기가 넘치는 그들의 움직임이 풋풋해 보인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진혁의 손을 당기며 갈대가 무성한 언덕으로 데려간 하영은 작은 바위

를 가리켰다. 갈대에 가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바로 앞에서 강물이 찰랑거리는 아늑한 공간

이었다.

하영이 손수건을 꺼내서 바위에 펴놓는다. 진혁은 냉큼 그 손수건을 도로 집어 들며 자신이

먼저 앉은 뒤에 하영을 무릎에 앉혔다. 무릎에 앉은 하영이 진혁의 볼을 쓰다듬더니 그 고운

눈을 감지도 않은 채 입술을 포갠다. 그 황홀한 감촉에 버둥거리던 진혁의 눈에서 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아고, 곰같이 큰 사람이 걸핏하면 울먹거려서 큰일 났어. 군대 가서도 형수 보고 싶다고 울까

봐 걱정이네."

사랑이 가득 담긴 손으로 진혁의 눈가를 훔쳐 준 하영이 무릎에 앉은 채 보자기를 풀었다.

동그란 찬합이 나타나고 하영의 고운 손에 뚜껑이 열리자 진혁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터뜨

렸다. 찬합 속에는 하영을 닮은 것처럼 예쁜 모양의 김밥과 초밥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첫 눈에 보아도 하영의 정성과 손길이 닿은 것임을 알 것 같았다.

"우리 도련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다른 사람 손이 닿는 건 싫어."

하영의 그 말에 진혁은 다시 눈이 붉어지며 입을 씰룩거렸다. 그것을 본 하영이 얼른 김밥 하

나를 입에 물더니 문 채로 진혁의 입에 넣어주며 눈물을 막아버렸다.

하영의 정성과 사랑만으로도 배부른 점심은 다디달 만큼 맛있었다. 진혁의 손은 그 예쁜 점심

이 끝날 때까지 하영을 안은 채 빈둥빈둥 놀고만 있어야 했다. 연신 입으로 넣어주는 하영으

로 인해 젓가락을 한 번도 잡아 보지 못하고 끝난 행복한 점심이었다.

"우리 아기 이제 트림해요."

하영이 등을 토닥이고 쓸어주며 장난을 걸었다.

진혁은 아이처럼 등을 곧게 펴고 트림하는 시늉을 했다.

"아이, 착해. 이제 치카치카 해야지, 그치?"

하영이 팔을 뒤로 돌려 진혁의 엉덩이를 두드려주더니 보자기의 작은 통에서 칫솔과 물 컵을

꺼냈다. 진혁이 양치를 끝내자 하영은 당연하다는 듯 진혁이 쓴 그 칫솔로 양치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진혁의 가슴이 더워진다.

"일부러 칫솔은 하나 밖에 안 넣었어요. 할 수 있는 뭐든지 도련님과 공유할 거야.

옷도 하나로 만들어 그 안에 같이 들어가서 다니고 싶은 걸 참는 거라구요."

하영이 진혁의 얼굴을 당겨 키스하며 한 말이었다.

진혁은 하영에게 입술을 빼앗긴 채 버둥거리다 예의 신비한 느낌을 만나며 몸을 떨었다.

하영의 입안에 화한 치약의 냄새가 아닌 황홀한 향기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명기체인 하영의

정심(精誠)이 움직였기에 온몸이 향기를 머금었다는 것을 아직 진혁은 모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화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향기에 혀를 담근 채 떨 수밖에 없었다.

하영이 입술을 풀어 줄 때까지 진혁은 그 신비하고 예쁜 동굴 속에 영혼까지 갇힌 채 파닥일

뿐이었다.

으스러지게 껴안아주고 입술을 유배에서 풀어주며 볼이 발그레해진 하영이 말했다.

"학창시절에 강촌 오면 혼자 여기 앉아서 고즈넉한 강물을 보곤 했어요.

도련님하고 같이 오니 너무 좋아. 행복해요."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행복해하는 하영의 모습이 진혁에게는 그보다 몇 배나 더 큰 행

복으로 스며들었다.

저만치 학생들이 있는 곳에서 떠들썩한 함성소리와 왁자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영이 진혁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MT를 안간다고 하던데 명맥이 이어지기는 하나 봐. 우리가 학창시절에 같

은 대학의 선후배로 만났으면 어땠을까요?'

진혁은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

"만약 그렇게 만났다면 목숨 걸고 덤벼들어 형수님을 제 색시로 만들었을 겁니다."

자신의 색시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진혁의 말에 하영은 포근함과 아픔을 같이 느꼈다. 하영은

일부러 눈을 더 크고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정말요?"

"네, 분명히 그랬을 겁니다."

진혁도 하영과 같은 느낌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하영을 정말 자신의 색시로 삼고 싶었다.

진혁의 마음을 읽은 하영이 진혁의 팔을 더 꼬옥 끼며 볼에 입을 맞춰 주었다. 그 포근함에 진

혁은 괜히 서러워지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도련님은 다음 세상이 있다고 믿어요?"

진혁에겐 종교가 없었다. 그러나 인문분야의 광범위한 독서로 인해 철학적인 견식이 풍부한

진혁이었다.

"믿지는 않지만 존재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형수님은요?"

"있는 걸로 믿고 싶어요.

이렇게 사랑하는 도련님과의 인연이 한 번으로 끝나는 건 너무 슬퍼."

그 말에 끓어오른 진혁의 가슴이 뭉텅뭉텅 뭔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하영은 아직 모르나 보

다. 하영이 더 깊이 껴안으며 한 그 다음 말은 기어코 진혁을 울려버렸다.

"다음 세상에서는 도련님 색시로 태어날게요.

그래서 도련님 아이 낳고 도련님이랑 행복하게 살 거야."

잇몸으로 혀를 깨물면서 참고 있던 진혁의 눈이 그 말에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감

정이 격해진 진혁은 하영을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사랑합니다. 형수님.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합니다."

그제야 진혁의 눈물을 본 하영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토닥였다.

"이 울보 도련님을 어쩜 좋아. 사랑해요. 도련님.

제가 약속했죠? 제가 도련님 더 사랑하고 귀하게 여길 거라고......

그러니 얼른 뚝~해요. 울보 낭군님."

부둥켜안은 채 서로를 어루만지며 토닥이고 쓰다듬는 두 사람을 바람이 지켜보고 있었다.

저만치 연인인 듯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그 바람은 갈대를 흔들어 진혁과 하영을 가려

주었다. 부둥켜안고 있어도 서로 그리운 두 연인을 샘내던 강물이 입을 삐죽이며 서해를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도련님, 이제 뭐 할까요?"

버드나무 숲길을 걸어 나오며 하영이 물었다.

진혁은 대답하기가 곤란한 상황이었다. 아까부터 일어서 있는 몸의 한 부분이 가라앉을 기미

가 안보였던 것이다. 대답을 못하고 얼굴이 빨개진 진혁을 보고 하영도 얼굴을 붉히며 '풋'하

고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도련님, 또 사랑하고 싶구나?"

진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씩씩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영이 돌아서며 진혁을 껴안았다. 자지가 하영의 아랫도리에 닿는 감촉에 진혁은 아득해졌

다. 지나가던 바람이 부끄러운지 아름드리 버드나무 뒤로 숨어 버린다.

"나도 사랑하고 싶어. 대신 약속해요.

사랑하고 난 뒤엔 그 형님께 어깨 보여드리러 가겠다고....."

저녁때쯤 형진에게 가보려던 진혁은 하영의 그 말에 또 아득해진다.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그대로 읽어내고 배려하는 형수가 여신처럼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그 신비한 여신이 자신의

여인이라는 것에 가슴이 벅차올라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그 자극에 하영이 달콤한 신음을 귀에 쏟아 넣었다.

"하아..도련님..얼른 사랑하러 가요."

주인만큼이나 단아한 느낌의 차 안에 매혹적인 향기가 가득 채워진다. 열린 창으로도 빠져나

가지 않는, 질감이 느껴지는 향기였다. 그 향기에 온몸이 어루만져지며 진혁은 숨이 가빴다.

운전하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는 진혁의 손을 잡고 있던 하영이 그 표정을 보고 미소 짓더니

손을 살며시 뗀다.

진혁은 손등에서 벗어나는 하영의 손에 서러워지기도 전에 아랫도리에 닿는 보드라운 감촉에

앉은 채 튀어 올랐다.

"헉! 형수님.."

진혁의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하영의 손은 옷 위로 자지를 쓰다듬었다. 그 자극에 진혁이 고개

를 뒤로 젖히며 부르르 떠는데 고혹적인 하영의 목소리가 귀에 파고든다.

"도련님, 눈 감지 말고 갈 만한 데 있나 찾아보세요."

북한강변엔 모텔이나 숙박업소가 많았지만 멀리서도 조악해 보여 내키지가 않는다. 만국기가

펄럭이고 무슨 성이나 궁전처럼 첨탑을 올린 그 외관은 얼핏 처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도저히 하영과는 어울리지 않은 모습들이었다.

아무리 사랑하고 싶어도 저런 곳에서 사랑하는 형수와 눕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그 와중에도 하영의 향기는 더 짙어지고 손길에 부푼 자지가 뭔가를 토해낼 듯 꿈틀거린다. 하

영의 손이 바지 앞에서 꼼지락거리더니 지퍼를 내렸다.

이미 아득해진 진혁은 제지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눈만 바쁘게 움직였다. 지퍼를 내린 하영

의 손이 스미듯이 팬티 속으로 들어와, 울고 있는 자지를 살며시 거머쥔다.

"허억.."

하영의 손길과 향기만으로도 자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진혁은 마음이 급해졌다.

그런 진혁의 눈에 저만치 산중턱의 하얀 건물이 들어왔다. 숙박업소인 건 분명해 보이는데 외

관이 다른 곳들과 달리 단아하고 품격이 있어 보였다.

"형수님, 저기......"

진혁이 가리키는 곳을 하영도 보았는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팬티 속을 점령한 하영의 손은 여전히 자지를 훑어 내리고 있었다. 그 보드라운 손에 포박당

한 자지는 극한의 쾌감을 온몸으로 전하며 울먹이고 있었다.

"흐읍..형수님..저.."

진혁의 표정을 본 하영이 고혹적인 눈웃음을 짓더니 손을 빼내 지퍼를 올리고 끝났다는 신호

로 자지를 톡톡 쳤다.

모퉁이를 돌자 그 숙박업소로 올라가는 샛길과 입구에 서 있는 '산장, 그리움의 시간'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하영은 망설이지 않고 이정표를 따라 핸들을 꺾으며 언덕으로 이어진 샛길

로 올라갔다. 산중턱까지 올라가서 옆으로 들어가자 산장이 보이고 하영이 탄성을 터뜨렸다.

"어쩜! 너무 예뻐요."

진혁도 산장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멀리서는 그냥 하얗고 단아한 모습으로만 보였는데 올라와보니 품격과 우아함을 제대로 갖춘

산장이었다. 언덕 아래로 북한강변의 풍광이 제대로 들어오는 곳이었다.

열쇠를 받아들고 객실로 오르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진혁은 터질듯이 설레는 가운데도 어깨가

쑤셨다. 아까 회전쟁반 위에서 무리하게 힘을 써서인지 뭔가가 속에 들어가서 배기는 느낌이

었다. 그 불편한 어깨 덕분에 일어날 일을 진혁과 하영은 아직 알 수 없었다.

놀랍고 눈부시고 황홀하면서 신비하기까지 한 어떤 세계가 자신들을 기다리는 것도 모른 채

진혁과 하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기품 있게 꾸며진 복도 끝의, 객실 문을 열었다.

열쇠를 받아들고 객실로 오르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진혁은 터질듯이 설레는 가운데도 어깨가

쑤셨다. 아까 회전쟁반 위에서 무리하게 힘을 써서인지 뭔가가 속에 들어가서 배기는 느낌이

었다. 그 불편한 어깨 덕분에 일어날 일을 진혁과 하영은 아직 알 수 없었다.

놀랍고 눈부시고 황홀하면서 신비하기까지 한 어떤 세계가 자신들을 기다리는 것도 모른 채

진혁과 하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기품 있게 꾸며진 복도 끝의, 객실 문을 열었다.

객실로 들어서자 북한강의 풍경이 창을 통해 그득하게 들어온다.

강을 내려다보며 창가에 선 하영의 뒤로 다가간 진혁이 그 황홀한 동체를 안았다.

폭신한 엉덩이에 닿은 자지가 옷을 뚫을 것처럼 튀어오르며 부르르 떤다. 하영이 다리를 벌리

더니 대포처럼 우뚝 선 자지를 탐스런 엉덩이 아래의 허벅지에 끼웠다. 뒤에서 안은 진혁의

손이 가슴을 어루만지자 허벅지로 자지를 비비며 하영이 신음을 터뜨렸다.

"하아..도련님, 너무 짜릿하고 좋아요. 하아..미치겠어.

흐응..내가 음탕한 여자가 되어버린 것 같아..하아.."

보지 아래에 낀 자지가 비벼지는 자극에 몸을 떨며 진혁은 하영의 가슴을 주물렀다. 봉곳하게

솟은 가슴이 손바닥 안에 쏘옥 들어오는 느낌에 콧등이 시큰해진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하영의 젖가슴은 진혁의 가슴에 딱 들어맞는 크기였다. 진혁은 손으

로는 정성껏 가슴을 만지며 귀에 뜨거운 속삭임을 쏟아 부었다.

"형수님 사랑해요."

자지를 허벅지에 끼우고 안긴 채 엉덩이로 진혁의 사타구니를 문지르던 하영이 고개를 돌렸

다. 치명적인 매혹이 일렁이는 눈으로 진혁을 보며 입술을 살포시 열었다. 그 입술 사이를 어

여쁜 혀가 비집고 나오더니 스스로 입술을 핥는다.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고 반짝이는 입술을

분홍빛 혀가 핥는 것을 본 진혁은 아찔한 가운데 다리가 풀렸다.

자신의 혀에 빨리던 하영의 입술이 다가오더니 진혁의 입술을 덮친다. 입술을 문지르고 핥던

하영이 고개를 들고 진혁을 보며 향긋하게 속삭였다.

"하아..나 도련님이 너무 좋아."

몸을 뒤틀어 눈을 마주한 채 엉덩이를 비비는 하영에게서 예의 그 매혹적인 향기가 피어나며

방안을 가득 채웠다. 그 향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에 진혁은 더는 놀라지 않고 그 감미로

움에 혼곤히 젖을 수 있었다. 하영이 진혁의 얼굴에 달착지근한 숨결을 쏟으며 할딱였다.

"사랑해줘요...하아.."

진혁은 하영을 안아들고 침대에 누인 후 그 위에 몸을 포갰다.

부드러운 면바지를 입은 하영의 허벅지와 진혁의 사타구니가 맞닿고 하영의 가슴이 진혁의

가슴에 눌린다. 하영의 배에 걸터앉은 채 카디건을 벗겨내자 실크 블라우스 속에 숨은 가슴이

어여쁜 자태의 윤곽이 보였다.

봉곳하게 솟은 봉오리가 하영이 숨을 들이 쉬고 내 쉴 때마다 높낮이를 달리하며 흔들렸다.

진혁은 하영의 아름다운 가슴사이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켰다. 따스하고 달콤한 감촉과 함

께 가슴의 온기가 볼에 전해진다.

진혁은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두 손으로 봉오리를 모으며 자신의 볼에 비볐다. 하영이 고개

를 뒤로 꺾고 자지러지다가 다리로 등을 감아 당기며 뜨겁게 몸부림쳤다.

"하아..도련님 벗겨줘요. 하아앙..더워. 흐응.."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를 벗기고 브래지어의 호크를 풀자 향긋한 가슴이 탐스럽게 드러났

다. 걸터앉은 채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주무르면서 하영의 얼굴을 바라보

았다. 그 아름다운 눈으로 쳐다보며 숨만 색색거리는 하영은 볼수록 더 설렘이 깊어지는 사람

이었다.

하영이 진혁의 목에 팔을 감고 일어나 무릎에 걸터앉더니 진혁의 셔츠 단추를 풀며 기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너무 달아올랐어요. 얼른 하고 싶어..흐으응.."

순식간에 진혁의 상체를 알몸으로 만든 하영이 부드러운 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더니 거꾸로

타고 앉았다. 바지의 혁대를 끌러내는 하영의 동그란 엉덩이가 진혁의 눈앞에서 흔들린다.

진혁은 엉덩이 아래로 손을 깊이 밀어 넣었다. 그 손끝에 하영의 보지둔덕이 닿는다. 아련한

그 둔덕을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나머지 한 손으로 하영의 가슴을 번갈아 만졌다. 하영이 몸

을 잘게 떨며 가쁜 신음을 터뜨린다.

"하으윽..도련님..하아.."

하영이 진혁의 몸을 쓸며 아래로 미끄러지더니 바지를 벗겨 개어서 침대아래에 내려놓는다.

이어 팬티에 닿는 하영의 손길에 진혁이 부르르 떨었다. 팬티위로 자지를 쓰다듬던 하영의 손

이 팬티 속으로 들어오더니 자지를 거머쥐었다.

"허억.."

그 감촉에 펄쩍 튀어 오르는 진혁의 몸부림에 아랑곳 하지 않은 하영은 한손으로는 자지를 훑

으며 나머지 한 손으로 진혁의 팬티를 다리에서 빼냈다. 하영의 눈앞에 우람하게 일어선 자지

가 드러나며 힘차게 끄덕거렸다.

한손으로 소중하게 잡고 들여다보던 하영이 망설이지 않고 그 고운 입으로 자지를 삼키려 했

다. 자지 끝에 닿는 숨 막히는 감촉에 벌떡 튀어 일어난 진혁은 하영의 얼굴을 자지에서 떼 내

려 했다. 하영이 머리를 흔들며 자지를 입술에서 놓지 않으려고 앙살했다.

"하아..도련님 자지 머금고 싶어."

앙살하는 하영을 진혁은 기어코 안아서 바로 눕히고 하영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눈을 꼭 감은 채 닥쳐 올 쾌감을 예상하며 파들거리는 하영의 벌어진 허벅지가 너무 화사하여

눈이 부시다.

허벅지에 낀 앙증맞고 보드라운 팬티만 남겨두고 하영을 나신으로 만든 진혁은 그 황홀한 여

체 위로 자신을 포갰다. 하영의 매끄럽고 탄력 있는 배와 진혁의 탄탄한 배가 맞닿고 서로의

다리가 엉켜들며 비벼졌다. 그 감촉에 하영이 머리를 흔들며 몸부림 치고 향기가 더욱 짙어진

다. 하영의 신음이 더 높아진다.

"하아..하아..하으응..흐으응.."

쾌감을 못 이겨 하영이 머리를 흔들자 풍성한 긴 머릿결이 물결치듯 흔들리며 진혁의 볼을 쓰

다듬었다. 명주실 같은 머리카락에도 진혁을 미치게 하는 마력과 향기가 숨어 있었다.

진혁은 고개를 들고 갈증으로 불타는 눈길로 하영을 쳐다보았다. 하영이 눈에 뜨거운 갈망을

담은 채 녹여버릴 듯한 숨결로 할딱였다.

"흐응..하아.. 키스해줘요. 흐음.."

입술이 포개지기가 무섭게 그 보드라운 혀가 입술을 핥으며 들어오더니 진혁의 혀를 휘감고

분탕질한다. 그 감촉에 쾌감이 등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진혁은 숨을 삼켰다. 자신의 혀

에 빨리는 하영의 입술이 간절한 신음을 토하며 진혁을 유혹했다.

"하아앙..흐응"

"허억.."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만 하영의 입술과 혀는 닿을 때마다 신천지였다. 어느 때는 황홀한

향기였다가 어느 때는 달콤한 꽃물이었다가 또 어느 때는 화사한 뱀처럼 휘감고 아득하게 했

다. 입안을 점령하고 마음껏 황홀한 노략질을 끝낸 하영의 혀가 물러갔다.

진혁은 그에 대한 응징이라도 하듯 하영의 귓밥을 입술로 깨물며 뜨거운 숨을 귓속으로 후욱

불어 넣었다. 하영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튀어 오른다.

"하아아악!! 하앙..흐으응.."

진혁은 혀는 입술을 노략질했던 하영의 혀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 귓속을 뱀처럼 파고

들어 귓속 구석구석을 핥으며 잇몸으로 귓밥을 잘근잘근 씹었다. 하영의 허리가 요동치며 꿈

틀거린다.

"흐으윽..으응..하아..도련님..하아..미치겠어."

진혁은 아랑곳 않고 앙증맞고 예쁜 양쪽 귓속을 분탕질하며 휘저었다.

진혁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하영이 허리를 활처럼 휘게 들어 올려 부르르 떨다가 털썩 떨어진

다. 그 출렁대는 반동이 사타구니에 낀 진혁의 자지에 고스란히 쾌감으로 전달되고 이번에는

진혁이 부르르 떨었다.

귓속을 점령하고 가녀린 목을 핥으며 아래로 내려가던 진혁의 혀가 아름다운 봉우리 두 개에

막혀 행군을 멈췄다. 행군이 막힌 혀와 입술이 황홀한 봉우리에 뛰어들어 핥고 빨아대기 시작

했다. 뜨거운 혀와 입술에 가슴을 빨리며 하영이 고개를 꺾고 몸부림치다가 자지를 잡고 훑어

대었다.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이 터진다.

"하아아악!!"

"허억!!"

보드라운 손에 자지를 점령당한 진혁이 만회라도 하려는 듯 탐스런 젖꼭지를 깨물었다.

그리고 잇몸과 이로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하영이 펄쩍 튀며 부르르 떨다가 털썩 떨어져 파닥거리며 자지를 훑어대었다.

혀와 입술이 젖꼭지와 가슴을 노략질하는 사이 진혁의 손은 하영의 부드러운 몸을 쓰다듬으

며 아래로 내려갔다. 그 손에 볼록한 보지둔덕이 만져진다. 진혁은 팬티와 함께 보지를 움켜

쥐고 문질렀다.

"하아아악!!!! 하아..도련님. 어떡해..하으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