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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105/154)

105화

하지만 일말의 두려움이 있었던지 비에 젖은 작은 새처럼 가늘게 몸을 떠는 서희였고, 비담의 몸에도 그녀의 조그마한 경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미안하오. 이처럼 사랑스러운 그대를 두고 두 번 다시는 훌쩍 떠나지 않겠노라 천지신명께 맹세를 하리다.”

비담은 맹세의 말과 함께 서희를 번쩍 안아 들었다. 그리고 서희가 묵고 있는 방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 들어온 비담은 서희를 살포시 침상에 내려놓더니 그림을 그리듯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부터 시작된 비담의 손길은 천천히 그녀의 눈과 코, 입술로 옮겨갔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그녀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되새기려는 듯 떠날 줄을 몰랐다.

서희 역시 촉촉하게 젖은 눈을 내리감고, 비담의 손을 꼬옥 붙잡은 채 그의 움직임을 따라다녔다.

비담은 그런 서희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해주었고, 점점 아래로 내려오며 그녀의 눈과 코끝, 입술에도 입맞춤을 하였다.

서희는 비담의 입술이 닿을 때마다 파르르 경련하였고, 비담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는 순간 달콤한 표정을 지으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순간, 비담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동안 수많은 여인과 동침을 하였으나 그럴수록 가슴 한구석 공허함은 어찌할 수 없었던 비담이기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절실했다.

‘내 마음의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여인. 사랑하는 당신을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오. 고맙소, 내 곁에 이리 돌아와 주어서.’

비담은 욕정이 아닌, 그리고 어떠한 목적이 아닌 순수한 사랑의 감정 그 하나만으로 서희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비담의 마음이 전달되었을까? 서희 역시 고조되는 열기와 뜨거운 사랑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비담을 받아들였다.

비담은 서희의 달콤한 입술을 음미하며 천천히 그녀의 옷고름을 풀었다.

비담의 정성스런 손길에 백옥처럼 하얀 서희의 살결이 세상에 드러나며 뽀얗게 빛났다. 비담은 서희의 매끄러운 피부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옷을 조심조심 하나씩 벗겨나갔다.

서희는 부끄러운 듯 몸을 살짝살짝 비틀었으나 의미 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오히려 비담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움찔 놀라며 달뜬 비음을 토해내었다.

비담에 의해 서희의 상체를 감싸고 있던 옷이 스르르 흘러내리고, 아담한 가슴가리개 역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비담은 눈부시게 빛나는 서희의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그녀의 가슴을 입 안 가득 물었다.

“흐으음!”

비담이 가슴 끝에 매달린 유두를 희롱하듯 혀로 굴리자 그만 참지 못한 서희가 신음을 토하며 한껏 고개를 뒤로 젖혔다.

비담은 소중한 보물을 만지듯 그녀의 전신을 조심스럽게 핥고 애무해주었다. 점점 고조되는 열기와 쾌감에 서희의 고운 아미가 살짝 찡그려졌다.

둘만의 오붓한 장소이기는 하나 흑막의 안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서희는 전신을 타고 흐르는 기분 좋은 간지러움을 참아내기 위해 입을 앙다물어야만 했다.

하지만 전신을 관통하는 쾌감 때문인지 앙다문 이 사이로 쉴 새 없이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비담의 손이 서희의 배를 쓰다듬다가 이내 하의의 고름을 풀어 서서히 아래로 벗겨 내렸다. 그런 다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비처를 찾기 위해 한 장 남은 속옷의 고름마저 풀어헤쳤다.

스르르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그녀를 감싸고 있던 마지막 옷감이 침상 아래로 흘러 내렸고, 무성한 수풀이 비담의 눈앞에 펼쳐졌다.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비담은 조심조심 그녀의 무성하게 자란 검은 수풀을 헤치고 나갔다. 수풀을 헤치고 더 나아가자 그곳엔 맑고 영롱한 물이 넘쳐흐르는 계곡이 목마른 나그네를 반기듯 손짓하였다.

탐험을 하며 갈증이 일었는지 비담은 계곡 사이에 입을 맞추고, 부드럽게 혀로 핥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조심스럽게 계곡을 열고 그 안에 감추어진 꽃잎들을 펼쳤다.

선홍빛으로 곱게 물든 꽃잎들이 수줍은 듯 다시 오므려졌다. 비담은 손가락을 이용해 접혀진 꽃잎들을 펼치고, 그 안을 부드럽게 위아래로 쓸어내렸다.

그러다 잔뜩 웅크린 채 수줍은 듯 모습을 감추고 있던 작은 열매 하나를 발견하였다. 비담은 검지손가락을 이용해 작은 열매를 간질이다가 이내 혀로 녀석의 동그랗고 매끄러운 부분을 핥아주었다.

비담의 혀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작은 열매를 희롱하자 급기야 참지 못한 서희가 침상의 이불을 있는 힘껏 그러쥐며 울부짖었다.

“으음! 사, 상공...너, 너무 기분 좋은데 참을 수가 없어요. 하악! 제, 제발...”

비담은 크게 울부짖는 서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 보였지만 행여 곤히 잠든 다른 이들에게 누가 될까 급히 그녀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틀어막았다.

“우읍, 하아! 하아!”

다시 진한 입맞춤이 오갔고, 비담은 서희와 계속 입을 맞댄 채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손으로 자극하였다.

물론 색공을 이용하면 손쉽게 그녀를 흥분시킬 수 있었겠으나 비담은 왠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그저 본능이 시키는 대로 충실히 움직일 뿐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마음을 느끼며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비담의 계속된 애무에 서희의 동굴 주위가 수축을 반복하다 애타게 무언가를 갈구하듯 부르르 떨리며 준비가 되었음을 알렸다.

입술을 뗀 비담은 서희의 눈을 들여다보며 신호를 보냈고, 서희는 상기된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살포시 눈을 감았다.

비담은 흘러넘친 물로 이미 흥건히 젖은 그녀의 동굴 입구로 자신의 양물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흐으음, 아!”

자신의 내부로 뜨거운 불기둥이 서서히 밀고 들어오자 조금 당황했는지 서희가 비담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

비담은 행여 서희가 아픔을 느낄까 걱정이 되어 그 상태로 잠시 동작을 멈췄다.

“괜찮으시오?”

“하아! 그게 아니오라...너무 뜨거워서 저도 모르게...소녀는 괜찮으니 괘념치 마시고...”

“알았소, 혹시 아프거든 참지 말고 꼭 말해주시오.”

“네...상공.”

서희의 질끈 감은 눈 위로 가늘고 긴 속눈썹들이 춤을 추듯 떨렸다. 비담은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짧게 입을 맞춰준 후 다시 자신의 양물을 천천히 전진시켰다.

서희의 동굴 내부가 급격히 수축하며 비담의 양물을 환영하듯 빨아들였다.

“으음!”

“아아!!”

비담은 색공을 익힌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쾌감에 아찔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고 말았다.

자신의 양물 끝에서 온몸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전율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였다.

‘이, 이런 느낌이라니. 이래서 그동안 수많은 여인을 품었음에도 공허함을 느꼈던 거로구나. 색공을 배제한 상태에서야 진정한 남녀 간의 교합이 무엇인지를 깨닫다니. 그동안 사랑이라는 감정 없이 색기를 모은다는 목적과 욕구분출만을 위해서 교합을 하였으니 당연히 공허해질 수밖에...’

비담은 태어나 처음으로 진정한 음양의 이치를 깨달았고, 더불어 사랑이 충만한 가운데 나누는 남녀 간의 정사야 말로 자연이 안배한 최고의 축복임을 깨달았다.

말이 내달리듯 전신을 타고 흐르는 짜릿함에 온몸을 맡긴 채 서희가 주는 따스함과 조임을 만끽하던 비담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입가에 미소까지 띠운 채 열심히 움직였다.

“하아! 하아! 너무 좋아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상공.”

“후우! 후우! 나도 태어나 이런 기분은 처음이구려. 정말 당신은 내게 크나큰 축복이고, 세상이 내게 안겨준 최고의 선물이라오. 다시는 그대 곁을 떠나지 않으리다.”

“아! 사랑해요. 흐윽!”

“나도 사랑하오!”

서희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다가 으스러져라 비담을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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